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으로 인해 세간에 더욱 많이 알려진 경주의 삼릉.
남산 초입에 위치한 배리 삼릉 근처 동네에는 유달리 칼국수집이 많다.
남산으로 오르는 서쪽 길목에 위치했기 때문에 음식점이 많은 것이야 당연지사.
이곳에는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칼국수집이 늘어서있어 칼국수촌이라 이름 불리우기도 한다.
값싸고 영양분 풍부한 칼국수는 우리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남산 등반 후 다수의 사람들이 부담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 더욱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삼릉 근처엔 줄잡아 십여개소의 칼국수집이 성업 중인데
그중에 많이 알려진 집은 금오산칼국수, 송정칼국수, 단감농원할매집, 고향칼국수.....등이다.
이중에서도 외지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집은 '고향칼국수'이다.

휴일날 고향칼국수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을 보면 그 인기가 실감나기도 하는데
고향칼국수에서 여러번 식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사실 이집에서 특별한 맛은 느끼지 못했다.
그저 '음...우리밀 칼국수이니 몸에 좋겠지? 부담스럽지 않게 한끼 해결하기 좋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먹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많은 칼국수집 중에서 이집이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길 바로 옆에 위치해있고 주차장이 넓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게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삼릉 근처 내남면에 거주하는 어느 분에게서 삼릉에서 제일 맛있는 칼국수는 '옛집칼국수'라는 말을 들었다.
삼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는 그분은 손님이 오시면 항상 옛집칼국수에서 칼국수를 대접한다고 한다.
'얼마나 맛있길래?' 이런 생각이 들어 평일을 택하여 일부러 삼릉 쪽으로 운전대를 돌려본다.

삼릉 주차장을 삼릉으로 올라가는 길 건너편 초소 옆에 위치하고 있는 옛집칼국수.
옆집인 단감농원할매집과 멋지게 지어진 송정칼국수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집이다.
식당의 내부도 초라하고 어설프긴 마찬가지....(식당 외관의 인증샷을 남기지 못했네요.....죄송...^^)
휴일엔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지만 평소엔 할머니 한분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도 하는데다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시는 집이라 카드 결재도 되지 않는 집이다.
메뉴는 닭백숙, 파전, 우리밀 칼국수인데 이 집의 대표 메뉴격인 손두부와 우리밀 칼국수를 시켰다.

 



조금 기다리니 방금 쩌내어 뜨끈뜨끈 김이 나는 우리콩 손두부가 나왔다.
두툼하게 썰어나와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두부와 함께 김치가 두 종류 곁들여 나오는데 제철 배추로 담은 김치와 볶은 김치가 나온다.
가을, 겨울에는 포기 김치가 통째로 나오는데 손두부를 시키든지 칼국수를 시키든지 한포기씩 나오는게 특징인데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김치를 담그는건지 이집 김치의 맛은 한마디로 가히 '환상적이다'.






큼지막하게 설어놓은 두부 한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양념장에 찍어 먹으려고 하니 이집 손두부는 그렇게 먹는게 아니고
볶은 김치를 두부에 올려서 같이 먹어야 한단다.






잘 볶아져 알맞게 익은 김치를 손두부 위에 올리고는 젓가락으로 함께 집어 입으로 살며시 가져가본다.
"헉....! 뭐지..... 이 오묘한 맛은......!"
고소하고 쫄깃한 손두부의 맛도 일품이지만 도대체 뭘 넣고 볶았는지 김치 맛이 완전 예술이다.





"김치 완전 맛있다....!"  아예 접시에서 잔뜩 덜어 손두부 위에 놓고 본격적으로 집어 먹기 시작한다.
허겁지겁......@.@






손두부 한접시가 금방 동이 나고 마지막 한점의 손두부를 가져가는 용감한 사람은 과연 누구.....??





손두부 한접시를 세사람이 먹기엔 양이 많이 부족할 것 같은데 먹고 나니 은근히 배가 부르다.
하지만 이제는 이집의 메인 메뉴인 우리밀 칼국수를 맛 볼 차례.
칼국수 그릇을 받아 들고 살펴보니 다른 집 칼국수와 별다른 차이도 없어 보인다.





어릴적 할머니가 해주시는 국수처럼 직접 밀고 손으로 썬 우리밀 칼국수에 
채썬 감자, 호박, 부추 몇가닥을 함께 넣고 끓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수입 밀가루가 아닌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라 면발은 누렇고 칼국수 위에 화려하게 올려진 고명도 물론 없다. 





탐색이 끝났으니 이젠 시식할 차례이다.
실파가 띄워진 양념장을 조금 올려 휘이.....젓고는 크게 한젓가락 떠서 입으로 가져가본다. "오.....괜찮은데?"

면발을 맛본 후 뿌연 칼국수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구수한 맛이 온 입안에 퍼진다.
"와......국물 진짜 구수하다!!!!!"
들깨를 갈아서 듬뿍 넣은 칼국수 국물은 여느 칼국수집에서는 맛보기 힘드는 환상적인 맛이다.





손두부로 인해 이미 약간은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중독성이 있는지 자꾸 자꾸 먹게 되는 맛이다.





다른 곳에서는 칼국수 국물을 적당하게 남기기도 했겠지만 이집의 칼국수 국물은 배가 터지려고해도 남길 수가 없다.
조금 남아 있는 볶은 김치도 넣고 신나게 한 그릇을 다 비우니 배가 남산만해졌다.
부른 배로 인해 얼른 일어나지 못하고 뒤로 제치고 앉아 그제서야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을 걸어본다.
"국물 맛 정말 예술이제.....그쟈?"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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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주부들의 이마의 주름살이 날로 늘어가는 요즈음.

가족끼리 외식 한번 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다.

물가가 천정 부지로 올라가니 한끼 외식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정식 일인분이 싸도 육,칠천원.

칼국수 한 그릇도 사천원 이상은 값을 치뤄야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인데...



거리를 지나다가 '솔잎손칼국수 2000원'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식당을 발견했다.


솔잎손칼국수가 이천원이라고....??


재래 시장의 좌판에서야 이천원짜리 음식을 간혹 접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식당에서 이천원짜리 한끼 음식을 대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은 일이다.


거기다 건강과 맛까지 겸비한다면 이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경주시 구황동, 분황사에서 시내 쪽으로 100m정도 지나있는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팔팔 손칼국수.

첨성대,안압지,경주 박물관에서도 차로 오분이 안 걸리는 거리이므로 경주에 관광 오시는 분들께는 꼭 권하고 싶은 식당이다.




길 건너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문으로 들어서면 오래 된 한옥 기와집을 개조한 식당이 나타난다.

실내도 좁고 앉을 수 있는 탁자도 많지 않은 이 식당의 요리사들은 모두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들이시다.




메뉴는 솔잎 손칼국수 외에 우리 콩 손두부, 보쌈 등이 있는데 우리는 솔잎 손칼국수 두 그릇을 시켰다.

칼국수 한 그릇은 이천원.

혹 식사량이 많으신 남자분들은 곱배기를 시키면 되는데 여자들에겐 양이 너무 많다.

그럼 곱배기는 ? 겨우 삼천원이다.

잠시 기다리니 금방 뜨끈뜨끈한 손칼국수가 상 위로 올라왔다.




우리 솔잎 가루를 넣어 반죽하여 직접 손으로 밀고 썰어서 만든 솔잎 손칼국수.

파아란 국수 면발이 먹음직스럽다.

보쌈에 직접 만든 우리 콩 손두부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




양념장을 얹어서 휘저어 입으로 들어가기 직전...

빨리 먹고파 죽겠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입에 고인 침이 흐르려고 한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후루룩...소리만.....

들깨를 갈아 넣은 국물도 너무 맛있다.


다른 곳에서는 칼국수를 먹고 국물을 남겼지만 이 구수한 국물을 절대 남길 수 없다!


국물도 남기지 않고 싹 비우니 이천원 짜리 칼국수 한 그릇에 배가 부르다.



둘이 배 부르게 한끼를 해결하고 식사대를 치르니 사천원.

주인 아저씩께 이 가격을 받고도 장사가 되냐고 하니까 예전에는 더 쌌는데 너무 안 남아서 올린 가격이란다.

요즘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오른지라 주변에서는 가격을 올리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찾아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가격을 못 올리고 있다는 말씀을 하신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간 사람은 입맛이 까다로워 웬만한 음식은 먹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데

저녁으로 솔잎 손칼국수 먹고 집에 가서는 야밤에 생각이 나더라며 다음에 또 다시 먹으러 가잔다.

사진을 보며 글을 쓰고 있으니 또 칼국수 생각이 난다.

아...배고파....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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