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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9 다이어트 시켜주는 터키 길거리 체중계 77


터키 여행을 하는 동안, 길거리나 바자르에서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 풍경이 있는데
다름 아니고 체중계를 길에다 내어놓고 앉아 있는 부녀자나 노인들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는 사우나, 찜질방이 한 동네에도 몇 군데씩 있어서 갈 때마다 체중을 잴 뿐만 아니라
많은 가정이 체중계를 구비하고 있어서 하루에도 몇번 씩 자기 체중을 재곤 하는데
터키의 가정에는 체중계가 없는 집이 많다보니 길거리 체중계에 올라 자기 체중을 확인하는 사람이 많다.

오토가르(버스 터미널)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는
덩치가 아주 크고 화려하기까지한 전자식 체중계가 놓여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너무나 간단한 가정용 구식 체중계를 놓고 하염없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체중계를 지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아이나 부녀자, 노인들이 많은데
저렇게 하루종일 지키고 앉아 있으면 대체 얼마나 벌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사람들은 대부분 체중계 앞을 스쳐 지나가기만 할 뿐 체중계에 올라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는 없었다.


이스탄불에서 야경을 구경하러 술탄 아흐멧 지구로 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트램길 바로 옆에서 손뜨개 용품을 늘어놓고 파는 아주머니 앞에 저울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미 밤이 깊었고 거리에는 다니는 사람도 한산해지는 시간이라
뜨게용품을 사는 사람도 몸무게를 재는 사람도 없이 모두가 그 앞을 스쳐 지나가길래
체중 재는 장면을 기념사진으로 남기기로 하고 
사용료를 물어보니 두명에 1달러란다.
일행이 세 명이니 세 명에 1달러 해달라고 하니 아주 근엄한 표정으로 "No!"라고....ㅠㅠ
그래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깎아달라고 조르니 마지못하는 듯 허락을 한다.

 
K가 먼저 체중계에 올라가고 필자가 체중 재기 인증 샷을 남기기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니
히잡을 쓴 이 아주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강경한 어조로 "No photos !"라고 외친다.

대부분의 터키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걸 매우 좋아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서로 찍으려고 포즈를 잡기도 한다.
찍은
사진을 모니터로 보여주면 너무나 즐거워 하며 크게 웃고 고맙다고 하는데 이처럼 거부하는 케이스는 처음이었다.
사진 찍히기를 거부하는 이 아주머니는 다른 이슬람권에서 왔거나 콘야 지방에서 온 수피파 교도가 아닐까..짐작해 보았다.
그런데 체중 재는 K의 인증샷을 찍다보니 아주머니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같이 찍히게 되었다.
이 사진을 히잡 쓴 아주머니가 보면 자기 영혼이 빠져 나갔다고 싫어하실까....?

 K가 올라가서 체중계 눈금을 보니 원피스에 샌들까지 다 신고 올라갔는데 몸무게가 2kg나 덜 나간다.
그 다음 S가 올라가도 -2kg, 필자가 올라갔는데도 마찬가지로 체중이 -2kg이다!
와우~! 팬태스틱.....! 너무 착한 저울이에요~!

이 엉터리 길거리 체중계는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 이스탄불을 방문한 세 여자에게 <다이어트>를 시켜준 것이다.
너무나 쉽게 다이어트 시켜준 이 <착한> 저울에게 우리는 기분좋게 1달러를 지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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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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