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 상의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한 점이 있겠지만
약 8,000km의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한국과 터키는 흡사한점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언어의 유사성을 들 수 있는데 터키어와 우리 말은
같은 우알타이어족에 속하여
문장 구성,문법,모음 조화 등이 우리말과 거의 비슷하고
리 말과 어순도 꼭 같이  S+O+V 의 순이다.

 터키와 우리나라 사람은 언어가 비슷하여서 그런지
사고 방식 면에서 일면 상통하는 점이 상당히 많고 감정의 표현 방법도 비슷하며
전통적인 관습이나 살아가는 방식에서 우리와 유사한 점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길거리에서 'SU'라고 쓰인 트럭을 보았는데 물어보니 놀랍게도  'SU'는 터키어로 "물(水)'이란 뜻이란다. 
같은 우랄알타이어족이라는게 새삼 실감나는 부분이었다.

 

터키를 찾는 사람들은 상점이나 백화점마다 유명 브랜드가 쫙 깔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터키는 개방된 시장이어서 샤넬의 최신 디자인에서부터 각종 생활 용품까지 수입 안되는 것이 없는 곳이다.
우리들처럼 터키의 젊은이들도 나이키,아이다스,리바이스 등 
유명 상표의 옷을 입고 친구들 앞에 은근히 자랑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곳도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짝퉁 브랜드가 판을 친다.
 

 

 

 터키 사람들의 청결 의식은 대단하여 여자들은 하루 종일 집안을 쓸고 닦는데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해 열심히 자기 집을 쓸어서는 밖으로 휙...갖다 버리곤 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터키의 거리에는 노점상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참으로 다양한 물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노점상은 불법이지만 길에는 노점으로 넘쳐나고
아침부터 밤중까지 거리에서는 소리 높여 물건을 파는 여러 목소리가 섞여서 들려온다.
터키의 노점상들은 경찰이 나타나면 재빨리 몸을 피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목청도 좋아야 한다고......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터키 사람들은 이방인들에게 매우 친절하다.
필자가 탔던 차가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에 아무렇게나 주차해 놓은 승용차 때문에
전진도 후진도 하지 못하고 난감하게 끼어 었었는데 어디선가 한 
청년이 나타나
양 옆에 있는 가게들을 이리저리 다니며 운전자를 불러내어 차를 빼내게 하고
차 앞에 서서 "앞으로...뒤로...좀 더..."를 크게 외치며 차를 빼내게 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청년은 운전자가 고맙다는 말도 하기 전에 유유자적 자기 갈 길을 가버리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와 같이 터키인들은 친절이 넘치는데
시골 같은데서 누가 길을 물으면
자기 하던 일을 다 제쳐 놓고 아예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본 트럭 위의 생수병이 너무나 친근하다.
이스탄불 같은 대도시에선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돗물을 음료수로 먹지 않기 때문에  
물 배달 업체에 신청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커다란 물통을 배달해 주고 이렇게 빈 통을 수거해 간다.
신선한 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즉가하는 추세라서
이스탄불 곳곳에는 주유소와 비슷한 시설의 물 판매소도 등장했을 정도라고 한다. 

 

 

멀리 갈라타 타워가 보이고 그 앞에 샛노란 택시들이 지나가고 있다.
택시를 잡을 때에는 우리처럼 손을 들면 되고 요금은 미터기로 계산하며 야간 역시 할증료가 있다.
택시 요금을 바가지 씌우는 일은 거의 없으나 운전자가 목적지를 정확히 아는지는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몇년 거주했던 한 미국인이 '한국에서 차를 몰면서 살아남는 재주'라는 글을 한 잡지에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스위스의 어떤 자동차 경주 선수 또한 터키에서의 운전 경험은 '놀라운 일로 가득 찬 흥미진진한 경험'이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다반사인 끼어들기, 추월, 급브레이크,경적 울리기......이런 것 또한 이스탄불에선 보통의 일과라고.....
 

 

 

이스탄불의 도로는 언제나 차로 가득 차서 차간 거리같은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운전자들은 모두들 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서둘러 차를 몰며
엄지 손가락은 언제나 경적을 울릴 태세를 취하고 있다. 
경적을 울리는 방식도 우리와 비슷한데 짧게 한번 울리면 경고나 감사의 의미, 길고 끈질기게 울리는것은 강한 비난의 뜻이란다.
터키에서 운전하려면 이 모든 경고와 비난의 소음과 언제든 브레이크를 밟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운전 습관에서 느낄 수 있듯이 터키 사람들은 한국사람처럼 성격이 급하고 과격한 편이라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별 것 아닌 걸 가지고 핏대를 올리며 싸운다고 한다.
필자는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보딩을 기다리다가 항공사 직원과 승객이 다투는(!) 현장을 보게 되었는데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하다가 심하게 흥
분한 항공사 직원이
갑자기 데스크를 발로 밟고 올라 붕~ 날아서 승객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이었다.
구경 중에 최고가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고 했던가....?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둘러서서 보는데
항공사 직원이 승객을 때리며 싸우는 현장을 보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터키인들은 이렇게 주먹다짐을 하고 싸워도 술 한잔 마시고는 쉽게 용서하고 쉽게 잊어버린다고 한다.  

 

 

블루 모스크 부속 아라스타 바자르 옆 노천 카페에서 흥겨운 민속 음악이 흘러나오기에 가보니
남자들 여섯명이 서로 어깨를 잡고 일렬로 서서 즐거운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춤은
 중앙 아나톨리아의 민속춤으로 '할라이 댄스'라고 부른단다.
얼마나 신나고도 힘차게 춤을 추며 빙글빙글 돌아가는지
노천카페에 앉은 필자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같이 끼여 춤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터키 사람들은 우리처럼 노래와 춤을 좋아하고 특히 터키의 젊은이들은 대중 음악에 열광하는데
터키 팝은 음악은 터키 풍이면서도 악기나 비트는 세련된 유럽식이다.
시장,레스토랑,버스 안 어디서나 노래를 틀어놓아 사방에서 열정적인 노래 소리가 들려오며
젊은 운전사가 차를 몰고 지나가면 그 안에서 들려오는 강한 비트의 음악은 도로의 콘크리트 바닥이 울릴 정도이다.
 
  
                    터키의 뮤직 비디오에는 19금으로 분류해야하지 않나..생각될 만큼 야하고 섹시한 춤이 난무하는데 
           
 여자의 춤은 물론 남자의 춤도 섹시하게 허리를 돌리며 추는 춤이 대부분이어서 이 곳이 정말 국민의 95%가 무슬림인 나라가 맞나....하고 의심이 드는 신기한 나라이다. 

이슬람에선 음악과 춤을 금한다.
   하지만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의 정치와 종교를 분리시키는 세속주의 채택으로 인해
  터키는 법률상으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 비교적 자유로운 이슬람국가이다.

                                           

오늘날 터키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종교적 억압과는 거리가 먼 나라를 발견하게 되는데 
 터키인들은 단체 관광을 가는 버스 안에서도 통로에서 춤을 추며 흥겹게 노래 부른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관광버스춤을 추는 나라>라니.....정말 형제의 나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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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는 이방인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고 한다.


이방인 혐오증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종족으로 섞인 터키 땅,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서로 교차하고


융화되는 변화 속에서 사는 튀르키쉬(터키 사람)들은

누가 토종인지...누가 이방인인지를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다.

심지어 터키 땅에서 터키 말만 하면 다 튀르키쉬라고 느낄 정도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이희철 지음 '터키' 참조)

현대 복장을 한 여성과 히잡을 쓴 여성이 성 소피아 사원 입장료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현대 복장을 한 여성이 히잡을 쓴 여성에게 이 줄이 입장표를 사는 줄인지 아닌지를 물어본다.

       히잡 여성:(놀라며)아니..터키 말을 아세요?

       현대 여성:(당황한 듯)예...터키 사람이에요.

       히잡 여성:아~~ 전혀 터키 사람같지 않네요..외국인인줄 알았어요.

       현대 여성:당신도 전혀 터키 사람 같지 않네요. 아랍 사람이줄 알았어요.

      히잡 여성:엠함둘라(신에 감사하다는 뜻) 우리는 다 무슬림이고 터키 사람이죠..뭐....

      현대 여성:맞아요.  



토종이 이방인이 될 수 있고 이방인이 토종이 될 수 있는 것이 터키다.



눈이 작고 골격이 작은 우리 나라 사람도 터키에 가서 터키 말을 구사하면서

투르키쉬와 가장 가까운 친족 관계에 있도 한국 사람과 비슷한 얼굴을 가진

'타타르'라고 하면 의심들 하지 않고 믿는다고 한다. 
 


튀르키쉬의 이방인에 대한 환대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방인이 '메르하바(안녕하세요)'란 말 한 마디만 해도 그들은 깜짝 놀라며

그들이 큰 일이라도해낸 것처럼 좋아하며 도와줄 만반의 태세를 갖춘다. 

 


그들은 경제적 여유와는 상관없이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손님을 접대한다.



아나톨리아(터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말한다.)에선

여행자가 아무 집에서나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면  묵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방문객을 그렇게나 반기는 것은 낯선 방문객이 신이 보낸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터키의 가정에서 손님이 물을 청하면 받침 접시 위에 예쁜 수가 놓인 천이나 레이스로 된 컵받침을 받쳐서 물을 내오며

손님이 물을 마시는 동안 안주인은 받침 접시를 들고 기다린다.

이런 일은 손님 접대에 대한 터키인의 정성을 알 수 있는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 수년간의 인구 이동과 그에 따른 문제로 인해 도시에서는 이런 손님 접대를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지만
 
터키 제일의 도시 이스탄불의 구석 구석에서도 이방인을 환대하는 터키인의 따스한 정()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가 있다. 



 'Dynamic Korea'처럼 터키를 상징하는 언어는 'Mosaic Turkey'이다.

 투르키쉬, 유러피안, 아메리칸, 아시안이 하나가 되는 곳.

분주함과 여유로움과 다양함이 한데 뒤섞여 있는 곳, 터키.  

터키의 거리를 자유롭게 거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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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가 어디냐고 물으면 터키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없이 '코니아(콘야,Konya)'라고 대답한다.
수도 앙카라에서 250 k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구 80만이나 되는 대도시가 왜 제일 보수적인 도시일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코니아에 내려보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성경에서 '이고니온'이라고 불리웠던 코니아는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로마,헬라 제국 시대에는 브르기아 지방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바울 시대에는 수리아와 에베소를 연결하는 유명한 상업 도시였다.

바울은 1차 전도 여행 때 바나바와 함께 이 곳을 방문하여(사도행전 13:51)
많은 유대인과 헬라인 신자를 얻게 된 기록도 있으며(사도행전 14:1~7)

1071년부터 1308년까지는 셀주크 투르크 제국의 수도이었기도 한  유명한 도시이다.


그런데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코니아가 알려진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곳이 '메블레비'로 불리우는 터키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 종단의 발상지라는 사실 때문이다.
메블레비 교단의 창시자인 '메블라나 젤라렛딘 루미'는 글을 모르는 일반 대중도
쉽게 신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마'라는 수행 방법을 고안해냈는데
'세마'는 흰 옷을 입은 수행자들이 음악에 맞춰 끝도 없이 뱅글뱅글 돌며 신과의 합일을 느끼는 방법이다.

수피즘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한 번 정도는
팔을 하늘로 치켜 들고 뱅글뱅글 도는 세마 명상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세마 명상춤은 무스타파 케말 대통령의 정교 분리 정책에 의해서 일시 금지되었으나
지금은 완화 정책으로 인해서 다시 볼 수가 있다고 한다.

메블레비에서 세마를 추는 사람을 '세마젠'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의상이 흰색인 것은 수의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춤이 시작되기 전에 그들이 걸치는 검은 색 망또는 무덤을 뜻하고 머리에 쓰는 긴 모자는 묘비를 의미한다고.....
인간이 가장 겸손해지고 솔직해지는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신과의 합일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란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나. 

이 곳 코니아의 메블라나 박물관에는 수피파의 시조 메블라나의 묘가 있으며
터키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온 몸을 검은 차도르로 휘감은 여성도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 도시이다.

신비주의 이슬람의 도시 코니아는 셀주크 터키 술탄의 궁정이나 알라딘 자미(사원)등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어서 도시의 풍경은 황량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신개발 지역이 더 많이 눈에 뜨이는데
이런 주택 지구는 밋밋하게 지어진 아파트, 나무 하나 없는 주차장 때문에 너무나 삭막한 느낌이 든다.

신주택지구에는 주상 복합 스타일의 아파트가 많은데 우리처럼 베란다가 새시 유리로 되어있는 경우는 많이 없고
대개의 경우 베란다에 커튼처럼 커다란 흰 천을 쳐놓았다가 한낮에 태양이 내리쪼일 때 가려서 열기를 막아준다. 

코니아 변두리는 훨씬 더 터키 색이 강하다.
삼륜 오토바이 뒤로 파랑과 초록문의 색감이 참 고운데 터키 사람들은 건물 색을 다양하게 쓰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의 어느 마을을 가도 그렇듯이 펩시의 간판이 자리잡고 있고
코딱지만한 잡화점에는 잡다한 생활 용품등이 길가에까지 전시되어있다.

가게 앞에 있는 엄청나게 큰 용량의 세탁 세제들이 시선을 끄는데 이것은 터키의 가정들이 예민할 정도로 청결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터키 주부들은 일상 중 많은 시간을 마룻바닥을 솔로 문질러 닦거나 속옷을 세탁하고 삶는 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TV 광고의 많은 부분이 청소용품 광고로 채워져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을 나섰다.
관광지도 아닌 보수 이슬람 도시의 거리를 활보하다 혹시 잡혀가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들고 약간은 무섭기도 했지만......
호텔을 나서니 길에는 어디에서인지 뿌연 연기가 나와서 거리 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저녁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울리며 온 도시를 내리덮고 있어
가슴을 찍어 누르는 듯한 두려움과 신비로움이 온 몸을 감쌌다 

그런데 아잔 소리가 나면 다 길가다 엎드려 메카 쪽을 향하여 기도할 줄 알았더니
아잔 소리가 나든 말든 길을 가는 사람들은 제 갈길을 가고 있다.

길에는 여자나 남자나  혼자서 다니는 사람들은 잘 없었고 가족 단위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히잡을 두르거나 검은 차도르를 발끝까지 덮어 쓴 여자 옆에는
자유로운 복장을 한 남편이 아이를 안거나 손을 잡고 따라 다니고 있어서

이슬람 가족들은 우리 생각과는 달리 매우 가정적인 분위기란 걸 한 눈에도 느낄 수 있었다. 

 

재래 시장은 우리나라 90년대 같은 분위기였는데  가게 마다 마네킨에다 옷을 입혀 세워둔 것이 특징이었고
특히 가운데 마네킨은 어디가 부러졌는지 노끈으로 목을 단단히 붙들어 매어 벽 사이의 철근에다 고정시켜 놓았다.  

 

가방, 신발, 속옷 등을 함께 파는 가게 앞의 남자 마네킨은 맨 머리에다 넥타이를 두르고 있다.
우리 나라의 노래방 패션이 터키로 옮아간건가...? 

 

터키의 극보수도시 코니아 재래 시장에도 어김없이 짝퉁은 넘쳐나고 있다.
마네킨들의 수염은 매직펜으로 직접 그려 놓는 센스....^^

시장에서 나와 다운타운을 걸어가니 조그만 애들이 떼를 지어 따라왔다.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 도시인지라 자기들과 다르게 생긴 동아시아 사람이 무척 신기한가 보다.
아이들은 큰 눈을 반짝이며 신기한 표정으로 졸쫄 따라다녔는데 그 중에 용기가 있는 애들은 "Hello~~"하며 인사도 건넨다.
손을 흔들며 웃어주면 부끄러움을 타며 도망가기도 하고 어떤 애는 같이 손을 흔들며 까르르 웃기도 한다.. 

어른들도 마찬가지......길을 걸어오다가 마주치면 깜짝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외지 사람이 잘 오지 않는 코니아에 동아시아 사람이 나타나니 그들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는 자기네들끼리 힐끗거리며 쳐다보며 수근수근한다. 
"와...저 사람 봐라. 어디서 온 사람이야..? 중국 사람? 일본 사람? 아냐...한국 사람일거야....근데 여기에 웬 일로 왔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이다.  코니아 거리 구경을 하러 갔다가 도리어 그 사람들에게 한국 사람 구경을 시켜준 형편이 되었다. 

재래 시장을 지나 중심가를 한참 가니 상당히 큰 Multi-Flex 가 나타난다.
할인점, 영화관,레스토랑이 모두 모여있는 복합 건물이었는데 지하로 내려가니 'Afra'라는 엄청 큰 할인점이 있다.



할인점  'Afra' 입구에 있는 간판 중 indirim 은 discount라는 의미인 듯....아마 그 날의 특별 할인 품목을 광고하는 것 같다.

할인점 안은 우린 나라의 매장과 거의 비슷하고 없는게 없는데 매장 안이 갖가지 물건으로 넘쳐나고 있다.
남편,아내,아이들.....온 식구들이 같이 쇼핑을 나오는데 애들의 수는 둘이나 셋,경우에는 네 명 씩도 데리고 나온다.
카트에다 애들을 태우는 건 우리 나라와 모습이 꼭 같다.
하얀 치마,검은 상의를 입고 검정과 흰색의 스트라이프가 있는 히잡을 두른 뛰어난 패션 센스의 아줌마가 눈에 뜨인다.
히잡(스카프)은 여자들의 패션 품목으로 대부분 수십개씩 가지고 있어 옷에 따라 바꾸어 매고 다닌다고 한다. 

 

트렌치코트와 히잡, 숄더백의 색감을 잘 맞추어 입은 아줌마들이 여기도 눈에 뜨인다.
아내들의 장보기에는 남편들도 꼭 따라 와서 같이 물건을 고르는게 아주 보기가 좋아보인다.
뒤에는 경품으로 차 한 대를 준다는 광고가 걸려있는데 우리 나라 마티즈와 모양이 같다. 마티즈인가.....?



역시 할인점에선 세일하는 옷을 사야 본전을 뽑는 법......
사진 찍는 이방인 여자가 신기해 보이는지 건너 편에서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갖가지 모양의 수제 소시지가 먹음직스러운 가공 식품 코너.
우리 나라 소시지는 거의 돼지고기로 만들지만 이곳엔 돼지고기 소시지는 없다.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할인점의 식육 코너에는 양고기가 대부분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저씨인데도 몹시 수줍어한다.

 

촌두부같기도 하고 빨래 비누같기도 한 이것은 오리지날 핸드메이드 치즈.
수작업으로 만든 치즈라고 하니....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긴다.

 

땅이 기름지고 비옥한 터키는 과일과 채소의 천국이다.
모두 다 박스 채 과일을 사는데 우리 나라같이 과일 몇 개 사는 건 터키에서는 없다. 
그만큼 과일이나 채소등 농산물은 엄청나게 싸다.
터키가 국민 소득이 높지 않은데도 국민의 생활 수준이 그리 낮지 않은 것은
농산물이 아주 싸서 모든 식량이 자급자족되기 때문이라고..... 

과일 박스 뒤편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차도르로 둘러싼 여자 발견.....
이스탄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차도르 입은 여인이 콘야에는 여기저기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터키 사람들은 사진찍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주 시골 사람이나 골수 이슬람 신도들은 사진 찍는 것을 안 좋아하기 때문에 정면에서 찍을 수가 없어서 뒤에서 몰래 찍었다.

 

히잡이나 차도르로 둘러싸고 있지만 그녀들의 속옷은 우리네보다 더 화려하다.
소박하고 점잖은 여인들의 옷 속에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심히 야한 속옷들을 입고 있다고 한다.
검은 차도르로 온 몸을 감싸고 눈만 내놓은 여자들까지도.....

향수 매장에서는 매장 전체에서 유일하게 여자 점원이 향수를 팔고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엄청난 미인이다. 
터키의 젊은 여자들은 하나같이 초절정미인인데 그들의 신비로운 화장이 한 몫을 더 한다.
원래도 흰 피부에다 파운데이션을 하얗게 바르고 눈에는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하는지라 크고 검은 눈이 더 신비롭게 보인다.
그리고 머리에는 히잡을 두르는데 옷은 자유롭게 입고 심지어 최신식 청바지도 잘 소화시킨다.
히잡에 청바지라.....무지 언밸런스한 것 같은데도 그녀들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이스탄불 같은 대도시에는 청바지에 선글라스, 명품 백을 들고 히잡을 쓴 멋진 여인이 즐비하다.



터키 사람들은 여자나 남자나 미혼일 때는 환상적으로 몸매가 이쁘지만 결혼하면 다 엄청나게 살이 찐다는게 슬픈 일이다.

 

키 190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꽃미남 청년이 할인점에서 치즈를 팔고 있다.
민간인이 이 정도 수준의 외모이면 연예인은 도대체 얼마나 잘 생겨야 한단 말인가.
치즈 파는 청년을 사진 찍으려고 주위에서 머뭇거리자 시선을 의식한 이 청년, 필자 쪽을 쳐다보고 눈을 찡긋하며 눈웃음을 친다.
여자랑 눈을 마주치면 어김없이 살인 미소와 눈웃음을 보내는게 터키 남자들의 특징.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이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나 좋아하며
치즈 포장하던 일도 잊어 버리고 한참 동안 포즈 취하기에 열중한다.

 

여자들이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꺼리는 터키에서는 계산대의 직원도 남자다.

 

이슬람의 나라답게 할인점의 서점에는  코란을 파는 코너가 있다.
코란의 가격은 24.212 YTL(신터키리라) 이니 우리 돈으론 약 2만원 쯤 되겠다.
15세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이 소년은 
사진 찍는것을 의식하고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빠알개지며 말까지 더듬는 것이 너무나 귀엽다.

사실 터키의 국교는 이슬람교가 아니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는 이슬람의 오랜 인습이 터키 개혁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지 않고 정교 분리의 정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 단체가 정당을 만들 수도 없고 일부다처제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관공서나 학교에서에서 히잡을 쓰거나 예배 행위를 하는 것은 금물이며
종교의 자유는 보장을 받아 모스크,기독 교회,유대인 회당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금요일 예배 시간에도 모스크 안에는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 올리고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반면
모스크 밖에서는 그 시간에도 차 마시고 술 마시고 희희낙락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밤 늦게까지 코니아의 다운 타운 구경을 하고 호텔로 가서 누우니 시장에서 본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콘야는 골수 이슬람의 도시라 혹시 위험할지도 모르니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코니아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미소가 넘쳤고 그들이 보는 시선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먼 터키의 한구석인 이곳 코니아 역시 '사람이 사는 도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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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드라마'라면 터키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오르내린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역사의 주인공들이 흔적을 남긴 터키....
누구나 자기들만의 최고의 여행지가 있겠지만 터키만큼 여행자를 유혹하는 나라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세계사의 축소판, 동서양 문화가 만나 꽃을 피운 인류 문명의 박물관,사람과 신이 함께 사랑한 나라......
다시 가고 싶은 최고의 여행지 터키......

몽골 여행기와 병행하여 환상의 나라 터키 여행기를 함께 진행해나갈까 하니 부디 헛갈리지 마시길 바라며
터키로 향하는 항공기에 살포시 발을 올려 놓는다.





설레임을 안고 오른 터키 항공기에는 '튀르크 하바 욜라리(Tűrk Hava Yollari)'라고 쓰여져 있었다.
아마도 Turkish Airlines 이란 뜻인 것 같은데 어쩐지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듯한 어감이 듣기에 매우 좋았다.
기내에 오르니 스튜어디스들이 자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비행기 중간 칸막이 TV 바로 앞으로 좌석을 바꾸어주어서
13시간이 걸리는 운행 시간 내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터키 항공의 스튜어디스들은 얼굴은 뽀얗고 눈화장은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아주 진하게 했고
속눈썹은 모조 속눈썹을 붙여 마스카라를 한 것처럼 아주 검고 길게 컬되어 올라간 전형적인 중동 지역의 미인들이었으며
머리 모양은 대부분 쪽머리인 우리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에 비해 아주 자유로왔다.
올림머리,포니테일,심지어 길게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까지.......
얼마나 이쁜지 마치 인형같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비상구쪽에 앉아있는 스튜어디스들을 흘끔흘끔 쳐다보곤 했다.

우리 나라 사람은 대부분 표정이 없고 무뚝뚝한데 비해 우리나라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상냥의 극치를 달한다.
"커피 드시겠습니까?"하는 말도 끝을 과장되게 올려서 발음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는 영어조차도 한국식 스튜어디스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국제선을 타 보신분은
"What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을 한국말 "무엇을 마시겠습니까↗~~"와
거의 같은 억양으로 발음하고 있는 우리 스튜어디스들을 만나시게 될 것이다.

거기에 반해서 다정함의 나라 터키의 스튜어디스들은 도리어 잘 웃지도 않고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다소 무섭기까지 해서 그들을 향해 사진 하나 남기지 못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튀르키쉬(터키 사람)들은 지극히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웃지 않는 진지한 표정으로 있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이륙하고 얼마 안 되니 스튜어디스들이 투명 비닐 팩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받아서 보니 안에는 조그만 치약과 조잡하고 거칠거칠한 작은 칫솔이 들어있고 
구두 주걱(튀르키쉬들은 아직도 구두 주걱을 쓰는 가보다....), 안대(비행기 안에서 뿐 아니라 집에서도 낮잠 잘 때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다소 황당한 길이 30cm정도의 커다란 양말이 한 켤레......바로 수면 양말이다.
이 양말은 발모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마치 푸대자루를 꿰매놓은 것 같이 생겼는데
13시간 이상 기내에 머물다 보니 기내용 슬리퍼보다 이 양말이 더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스타, 샐러드, 치즈가 함께 나온 터키 항공의 기내식을 먹은 후 한숨 자려고 허리엔 베개를 괴고 담요를 덮고 누우니 기내가 너무 써늘하다.
아까 받은 우스운 수면 양말을 다리까지 잡아당겨 늘려서 신고 담요를 목까지 덮고 누웠는데도 한기가 온 몸을 업습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인듯한 사람들은 대부분 추워서 담요를 목까지 둘둘 싸서 자고 있는데
튀르키쉬(터키 사람)나 서양인들은 대부분 몸에 열이 넘치는지 짧은 팔 셔츠에 담요도 안 덮고 자고 있다. 

이탈리아 여행 때에 에어컨을 엄청나게 쎄게 틀어놓은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하도 추워서 양말 신고 티셔츠에 가디건, 윈드 브레이크까지 입고 차 안에서 지냈던 기억이 생각났다.
고기를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지 서양인들은 추위라는 걸 모르는 듯 했다.

몸이 차서 에어컨에 지극히 약한 필자는 하는 수 없이 스튜어디스에게 담요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하나는 다리에서 가슴까지 덮고
또 하나는 어깨에 둘러서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서야 떨지 않고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한 숨 자고 다시 기내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이 지루한지 웅성거리고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좁은 기내에서 어디 돌아다닐 곳이 있다고 사람들은 복도를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운동한다면서 계속 좁은 기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두가 제각기 자기 편한데로 다니는 모습이 참 천태만상이었는데
담요를 수퍼맨처럼 어깨에 두르고 휘날리며 다니는 아줌마가 있는가하면 아예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는 서양 남자,
초미니에 가슴부분만 가린 탑을 입고 기내에서 주는 양말만 신고 돌아다니는 서양 여자......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비행기에 오를 때 가지고 올라온 터키 신문을 펴 보았다.
내용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신문 전체가 올 칼라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터키 신문의 사진은 야하기가 그지 없었다.
수영복 차림의 광고 사진은 물론이고 상당히 민망스러운 벗은 여자 사진과 만화들이
신문에 여기저기 커다랗게 박혀있어서 나는 약간은 혼란을 느꼈다.

터키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을 신봉하는 나라가 아니던가......
여자들은 아직도 히잡을 둘러쓰고 다니는 나라인 터키인데.....
도착하기도 전에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감이 더해지며 이스탄불 공항에 착륙하는 시간이 너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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