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으로 2014년을 맞이한게 엊그제같은데 올해도 이제 2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를 위해 동해안으로 몰려드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해맞이장소는 누가 뭐라 해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대보면)에 위치한 '호미곶해맞이광장'일 듯.


떠들썩한 새해맞이행사를 마친 사람들이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갈 때는 대부분 구룡포항을 지나서 가게 되는데

과메기, 오징어, 대게 등으로 유명한 구룡포에 핫한 관광 명소로 주목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이다.





고기잡이 배들이 늘어선 구룡포항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길 하나를 건너면 바로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를 만날 수 있다.

1910~1930년 사이에 지어진 일본인 가옥(적산가옥)들이 늘어서 있던 구골목이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만난 한떼의 아리따운 일본인(?) 여성들을 만났다. 

인력거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아가씨들은 일본인 여성이 아니라 

이곳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색다른 추억을 남기고 싶은 우리나라 아가씨들.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는 기모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이 있어서

누구나 이색적인 기모노를 입고 색다른 컨셉의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단다.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기모노를 빌려준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좀 의아해했다.

아무리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지만 기모노 체험은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두운 역사를 부등켜 안고 아파하고만 있어서는 진정한 일등국민이 될 수 없다.

지난 시대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구룡포 종로골목, 또는 적산골목이라고 불리우던 이 거리는 일본인이 개발한 구룡포항이 한창일 때는 

기생을 둔 고급 술집이 10군데가 넘을만큼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해방이 되어 일본인들이 떠나게 되고 그들이 거주하던 일본인가옥(적산가옥)은 그대로 남겨졌는데 

1991년에는 '여명의 눈동자'가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우중충한 일본 적산가옥들이  늘어서 있던 좁은 골목에 개발의 바람이 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포항시가 '구룡포근대역사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한 것이 2010년 3월이니 몇년만에 그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오래 되어 낡고 삐꺽거리는 목조가옥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힘겹게 서 있던 일본인 가옥거리는 

1930년대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해 버렸고 주말에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좁은 거리가 가득 메워질 정도이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수탈하는 과정에 생겨난 구룡포항과 적산가옥들이 

이제는 일제강점기의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지역 관광 자원으로 삼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일본인이 개발하였고 해방 후에는 버려졌지만 지금은 핫 플레이스가 된 거리,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이다. 





근대문화역사거리 바로 위에는 구룡포공원이 있다. 구룡포공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신사(神社)가 있었던 곳이다.

공원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이렇게 특히한 돌기둥들이 서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원래는 구룡포항을 건설한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해방이 되자 구룡포주민들은  

일본인들의 이름이 쓰여진 돌기둥의 이름을 시멘트로 발라 땜질을 하고 뒤로 돌려 다시 세웠다.





 그리고 그 돌기둥에 신사를 무너뜨리고 충혼각을 짓는데 일조한 구룡포 주민들의 이름들 다시 새겼다. 





구룡포공원에 올라 뒤로 돌아보면 올라온 계단이 까마득하다. 그리고 계단 저 너머로 구룡포항이 한눈에 보인다. 




충혼탑 바로 아래에는 7m높이의 거대한 비취색 비가 눈길을 끈다.

구룡포 개발을 위해 힘 쓴 일본인 '十河 彌三郞’(도가와 야사부로)'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인데 

일본인들이 물러간 후  '十河 彌三郞 頌德碑(십하 미삼랑 송덕비)'라는 글귀에 시멘트를 덧발라 씌웠다.

이 또한 구룡포공원의 재활용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제수탈의 역사가 뭐가 그리 자랑스러워서 이렇게 관광상품화까지 시키느냐고 언짢아 하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를 보면 식민지시대의 아픈 상흔까지도 민족의 역사적인 사료로 온전히 보존하고 

아픈 상처를 넘어 온전히 관광상품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쓰리고 아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인 것을......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자만이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의  예전 모습이 궁금하세요? 아래 포스트를 클릭해 보세요~


관련 포스트 : 영화세트장 같은 구룡포 적산가옥 골목

관련포스트 : 일제 잔재 재활용의 역사 구룡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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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건설 소식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다. 배가 주교통수단이던 옛날도 아니고 요즘 시대에 웬 운하?

쓰잘떼기 없는 일(?)에 또 국고를 낭비하는구나하고 내심 못 마땅했던게 사실이다.

2012년 5월에 착공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미 착공이 되었고 10월에 운하 축제도 열렸다고 한다.

포항에 오래 살았던 필자, 운하가 있던 지역이 어떻게 변했나 궁금해져 난생 처음 운하 구경을 나서본다.





포스코 맞은편 형산강 둔치에 마련된 포항 운하관에 이르니 운하관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미지 출처 : http://innerharbor.ipohang.org/


 

포항 운하는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운하와 해안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고 한다.

5월에서 10월까지 크루즈를 타고 외항까지 돌아보는 A코스가 성인이 10,000원, 어린이가 8,000원 정도이다.

외항까지 한바퀴 돌아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기상 악화로 내항인 운하만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B코스 6,000원)

운하 크루즈 체험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도보로 산책하면서 운하를 돌아보기로 했다.





포항운하관 바로 앞 형산강 건너편에는 포스코(포항제철)이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외지에서 오시는 분들은 포스코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보면 대부분 입을 쩌억 벌리곤 한다.

 





포항 살면서도 몰랐던 일! 원래 포항은 상도, 하도, 분도, 죽도, 해도 등 다섯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라고 한다(!)

포항의 동빈 내항은 각종 수산물과 어선들이 몰리는 항구요 포항 유일의 갯벌지역으로 철새들의 도래지였다.

1960년대에 포스코의 건설과 함께 형산강 물길이 바뀌자 동빈내항은 일부 매립되어 막혀 버리게 되었는데 

종 어선으로 분주하던 동빈 내항은 점점 퇴적된 뻘층으로 인해 물이 썩어가고 내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울창한 송림으로 덮혀 있던 송도해수욕장 또한 1970년대 몰려온 해일로 인해 해안 모래 대부분이 유실되었는데

해일로 인한 피해는 그 자체가 자연 재해라기 보다는 바뀐 형산강 물길과 방파제 건설로 인한 인재였던 것. 

모래가 유실된 송도해수욕장은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의 명성을 잃고 폐장되고 주변은 슬럼가로 전락했는데......

현재의 포항 운하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썩어버린 동빈 내항의 물길을 다시 연결하여 관광자원화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키 위한 포항시의 노력이라고 한다.





새로운 운하 물길을 도보로 돌아보려면 운하관 2층에서 출발하여 아래로 난 길로 쭈욱 걸어가면 된다.





운하의 현재 구간은 포항운하관이 있는 형산강 둔치에서부터 죽도시장이 있는 송도교까지니 크게 멀지 않은 구간이다.

 




운하관과 연결된 육교에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하면 운하 옆길로 갈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운하는 생각처럼 크게 넓지는 않았고 수심도 그다지 깊지 않아 보인다.

어선이나 상선이 다닐 수 있는 수상로라기 보다는 유람선 정도가 다닐 수 있는 관광 운하로 보인다.





운하가 자리잡고 있는 송도와 해도는 6~70년대 단독주택이 밀집한 곳인데 포항에서는 비교적 낙후된 지역이다.

그런데 운하가 들어선 이후로 주변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게 변모했다. 새로운 건물도 들어서고 커피전문점까지 들어섰다.





운하길에는 가로수와 쉼터가 잘 조성되었는데 곳옷에 다양한 조각들이 설치되어 있어 돌아보는데 심심하치 않다.







시골 개울을 건너는 것 같은 징검다리도 있고......여기저기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두었다. 





 운하의 물색은 비교적 탁해 보인다.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바닷물이니 탁하기도 하겠지만 날이 흐려서 물빛이 더 탁해 보이는 것 같다.





설치물 중에서 거대한 꽃다발을 연상시키는 Flower Tree가 너른 광장에 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아직은 주변 나무들이 많이 자라지 않아서 조금은 썰렁하지만 이곳에 심었던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

포항 시민들이 쉬며 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휴식 공간이 될 것 같다.





운하 주변을 산책하는 동안 크루즈 유람선들이 쉴새 없이 스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후로 배 타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크루즈 유람선마다 승객들로 가득하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니 배를 타더라도 안전하겠지?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운하 주변과 유람선의 모습을 더 생생히 보기 위해 육교 위로 올라가 본다.





운하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은  두 종류인데 17인승 규모의 유람선 리버 크루즈는 

바닷바람을 직접 얼굴에 맞으며 운하를 관람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외항으로 나기지 않고 운하만 돌아보기에 적합한 크루즈 유람선인 듯......





46인이 탈 수 있는 연안 크루즈는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더 멀리 나가 외항을 한바퀴 돌아 보는데는 안성맞춤이다.





운하 구경이 뭐 그리 즐거운 일이라고....생각했는데 유람선에 탄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다.





육교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 환한 얼굴로 소리 지르며 손을 흔든다. 모두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운하를 걷다 보니 어느새 포항 운하의 끝지점인 송도교 부근까지 오게 되었다.

송도교 바로 앞에는 동해안 최고의 시장인 죽도시장과 함께 커다란 회센터가 여행객을 손짓해 부른다.

포항 운하 여행의 종착점은 죽도회장 회투어인가? 싱싱한 생선회를 생각만 해도 스르르 배가 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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