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도시 부산에는 지금 '바다 축제'가 한창이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위상에 어울리게 축제의 규모도 다채롭기 짝이 없는데
해운대, 광안리, 송정, 송도, 다대포, 일광, 요트경기장......등 부산 시내 전역에서
청소년밴드 해변가요제, 국제매직페스티벌, 상해 기예단 공연, 비치웨어패션쇼,
비치콘서트, 국제힙합페스티벌...... 등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행사들이 열려
부산 시민들을 비롯해 부산을 찾은 피서객들이 골라 참여하는 재미가 쏠쏠한 시기이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눈길을 가장 끈 행사는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8월 5일에서 7일까지 3일 동안 '음악+사람+자연(三樂 )'이라는 부제 하에
삼락공원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은 밴드 팬들에게는  빠뜨릴 수 없는 최고의 축제라고 하겠다.

2,000년에 시작되어 전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 록 페스티벌은
전야제에서는 신인 인디 밴드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실험 무대가 펼쳐지고
본공연에서는 최정상급 록 밴드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한국 록 음악의 발전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해 온 행사이다.




12회를 맞이한 록 페스티벌 답게 라인업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랏츠, 딕펑스, 고고스타..... 등 홍대 앞을 주름잡는 록밴드로 부터
몽골 800, Heaven Shall Burn, One Drop East, Blanks, Stranko..... 등의 해외 록 밴드에
크리잉넛, 노브레인, YB, 부활, 김창완 밴드 같은 국내 최고의 밴드까지.....

생각 같아서는 3일 내내 죽치고 지내며 모든 밴드의 연주를 다 섭렵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첫날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삼락공원을 찍은 후 부산으로 차를 몰았다.





첫날의 라인업은 디하이트, 랏츠, 딕펑스, 로맨틱 편치, 고고스타, One Drop East, Blanks, Stranko......
그리고 마지막 공연은 국내 최정상급 록밴드인 YB이다.
행사 시작인 4시가 되었는데 공연이 시작되어도 관중도 별로 없고 반응도 크게 시원치 않다.
앞에 옹기종기 모인 관중들과 뒤쪽에 놓여진 의자에 죽치고 앉은 점잖은 관중들을 합해도 1,000명 정도 될까 말까?
응......무슨 락페가 이렇게 사람이 없나.....급실망인데......!






하지만 청중들이 많지 않아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고 연주하는 록 밴드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이고
무대 앞에서 뿌려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시원하게 뛰어노는 록 밴드 팬들의 모습도 신나기 그지없다.
필자를 비롯해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도 다수 있었으나
스프링 쿨러와 소방차에서 쏘아대는 물대포 때문에 제대로 된 사진을 담을 수 없으니 
이럴 땐 아예 사진은 포기하고 함께 소리 지르고 뛰어놀며 즐기는게  상책이다.

 



덥고 습한 날에 7시간 짜리 올 스탠딩 공연을 즐기다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와서 

9시 20분 예정인 YB의 공연을 앞두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다시 공연장으로 오는데
저 멀리서 들려오는 낯 익은 목소리......"Are you ready~~~?"
"어~!!! 뭐야....!!  YB 벌써 나오나 봐....!!!"

걸음을 재촉하여 공연장에 다다르니 헐~!!!! 이게 웬 일.....
아까와는 달리 공연장이 사람들로 빼곡이 들어차 발 디딜 곳도 없다.




작년에 경주에서 열렸던 두번의 YB공연에서도 모인 사람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YB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고부터는 록 밴드 마니아가 아닌 일반 팬들도 YB를 보기 위해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YB 공연에 모인 사람이 삼만이라고 추정하는데 관중들 중에서는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람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가 록 페스티벌에 오다니....!
'나는 가수다'의 파급 효과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YB는 한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It Burns, 나는 나비, 꿈꾸는 소녀, 크게 라디오를 켜고, 빙글빙글.....등
자신의 히트곡과 함께 나가수에서 불렀던 노래도 선보여 운집한 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테크닉 없이 정직한 직구 같은 창법을 구사하는 YB 윤도현의 노래도 매력적이지만 
수많은 관중들을 노래로 쥐락펴락하며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리게 하는 YB의 파워풀한 무대는
콘서트에 온 사람들을 모두 YB의 골수 팬으로 변모시키기게 부족함이 없다.
나가수 출연 이후로 많은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 서면 거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것도 YB가 팬들의 인기를 얻는 요인인 것 같다.




명실 상부한 한국 최고의 밴드 YB.
팬이 선물해준 티셔츠를 입은 윤도현의 가슴에는 "대인배'라는 글씨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16년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록 밴드를 힘들게 지켜온 YB.
 그들은 비인기 장르인 한국 록을 꿋꿋이 지켜가는 '대인배'임이 분명하다.

 



 하루 종일 락페(록 페스티벌) 현장에 있었지만 사진은 몇장 담지 못했답니다.
락페에 한번이라도 참여해 보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락페에서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담는다는 것은 정말 최고로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산 락페에서도 무대 바로 앞에 설치된 여러 대의 스프링 쿨러에서 계속 물이 뿜어져 나오고
심지어 119 소방차까지 동원되어 물대포를 쏘아대는 통에
방수 기능이 없는 카메라로 공연 현장을 담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리고 평균 키 정도의 필자가 펄쩍 펄쩍 뛰며 광란하는 관중들의 머리 위로
까치발을 하고 머리 위로 카메라를 높이 들고 동영상을 담는다는 것은 정말 고역에 가까웠어요.
락페에서는 모두가 심히 광란하기 때문에 뛰면서 밀고 사람을 치게 되는건 예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대로 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거의 담지 못 해서 보여드릴만한 사진이 별로 없네요.

아래에 소개해 드리는 몇개의 영상은 연신 쏘아대는 소방차 물대포와 스프링 쿨러 물줄기를 피해가며

앞 사람의 머리 위로 겨우 겨우 담은 화면이라
흔들리고 소음도 심하지만 
부산 락페의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 올려드리니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보너스로 작년 '신라 록 페스티벌'과 슈퍼 쥬니어의 'Kiss the Radio'에서의

YB 공연 동영상도 함께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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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혹은 워터 파크로......
길지 않은 여름 휴가를 어디에서 보내야 최고의 바캉스가 될지 고민부터 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피서지는 뭐니뭐니 해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그렇게 사람이 많고 물도 더러운 곳에 뭐하러 가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고 비키니녀들의 터질 듯한 몸매와 함께
젊음이 살아 펄떡이는 해운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사람을 끄는 흡입하는 매력이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구별 안 될 정도로 자유롭고 화려한 해운대에서 즐길거리야 차고 넘치겠지만
오늘은 해운대 피서객들이 꼭 한번 경험해봐야 할 해운대 유람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해운대 유람선은 해운대 해변의 동쪽 끝부분인 미포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에는 '관광 유람선'이라는 간판보다 '마라도 횟집'이라는 간판이 훨씬 더 크게 눈에 뜨인다.
유람선 선착장 2층에 자리잡은 마라도 횟집은 영화 '해운대'에서 설경구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횟집으로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 너무나 많이 등장하여 눈에 익은 곳이다.

  



유람선 선착장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고 내부 시설도 그저 그런 편이다. 




승선권을 사려고 개찰구에 가서 보니 승선료가 의외로 무지 비싸다.
대인이 18,000원, 소인이 11,000원이니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이렇게 비싼 승선료를 지급하고 유람선을 탈 만한 가치가 있을까? 잠시 고민하다 승선권을 구입했다.
승선표에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꼭 기입해야 하는데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서 승선객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관광 유람선의 일주 코스는 두가지이다. '해운대 -  롯데백화점 광복점' 코스와 '해운대 - 오륙도' 코스.
필자는 해운대에서 출발하여 오륙도를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유람선은 2층으로 되어 있는데 뜨거운 여름 햇살을 피해 대부분 아랫층에 앉아서 유람하는 자리를 선택한다.






이렇게 작은 배로 바다 한가운데 나가면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조금 들었지만
선장님의 든든한 뒷모습을 보니 약간 안심이 된다.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그마한 미포 항구가 서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영화 '해운대'에서 하지원이 운영하던 포장마차 횟집은 사진 속의 빨간 등대와 노란 크레인 사이의 지점인 듯......

 



이윽고 속력을 내기 시작한 유람선, 하얀 물살을 흩날리며 부두를 떠나자 해운대가 뒤로 물러나고 달맞이 언덕이 한눈에 훤히 들어온다.




달맞이 언덕이 뒤로 물러나면 해운대 해변에 위치한 호텔과 아파트 들이 차례로 시야에 나타나고

 



이윽고 동백섬이 눈 앞에 펼쳐지면서 둥근 지붕의 누리마루 에이팩 하우스가 그 멋진 모습을 보인다.
누리마루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운대 마린시티는 얼마나 높은지 숨이 턱 막힐 정도이다.
지난번 엄청난 화재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우신골든스위츠도 깔끔하게 새단장을 했다.





해운대 마린시티의 위용은 정말 대단하다. 여기가 도대체 한국인가.....의심될 정도로......
지금까지 마린시티의 스카이 라인을 뽐내던 더샵 아델리스나 대우월드마크콘도, 우신골드스위츠를 눈 아래에 두고
새롭게 들어선 해운대 아이파크나 대우 트럼프 월드 마린은 해운대의 스카이 라인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유람선이 속력을 더 높이니 해운대 서쪽에서 동쪽까지 한눈에 다 들어오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답답하던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이런 맛으로 비싼 돈을 지불하고 유람선을 타는거로구나!





마린시티가 뒤로 서서히 물러나니 이젠 광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의 자태는 정말 수려하다. 광안대교 야경투어도 있다는데 다음번에는 꼭 밤에 유람선을 타봐야겠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하고 유유자적 항해하는 요트는 마치 한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유람선 2층에 서 있는 사람들이 새우깡을 던지니 갈매기가 전속력으로 유람선을 따라온다. 





인천대교 유람선에는 수많은 갈매기가 새우깡을 받아 먹으려고 전속력으로 유람선을 따라 온다는데
해운대 유람선을 따라오는 갈매기는 의외로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해운대 갈매기는 까칠한 도시 갈매기인가 보다.




한참을 가니 이윽고 저 멀리 오륙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륙도와 함께 엄청나게 높은 고층 아파트가 눈 앞에 나타난다. 언덕 위의 성곽처럼 우뚝 서 있는 아파트는 오륙도  SK뷰이다.




오륙도가 보이기 시작하자 선장님은 마이크로 오륙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질 낮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은 유람선의 엔진 소리에 묻혀서 소음으로만 들릴 뿐이고......



 
유람선이 북쪽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드디어 하나 하나 갈라진 섬들이 그 모습을 나타낸다.

 



오륙도는 부산 북쪽 육지인 승두말로부터 가지런히 들어서있는 바위 섬들로
오륙도란 이름은 1740년에 편찬된 동래부지 산천조(東萊府誌 山川條)에
“오륙도는 절영도 동쪽에 있다. 봉우리와 뫼의 모양이 기이하고 바다 가운데 나란히 서 있으니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되어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
(五六島在絶影島東 峯巒奇古列之海中 自東視之則爲六峯 自西視之則爲五峯 故名之 以此)”라 기록된 바와 같이
 보는 사람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승두말에서 가까운 섬부터 우삭도(밀물시에는 방패섬과 솔섬으로 나눠짐),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의 순서로 늘어서 있는데
각 섬마다 수직에 가까운 해안절벽과 짙푸른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오륙도는 섬의 수가 5개 또는 6개로 보인다는 신비감과 함께
명실상부한 부산을 대표하는 섬으로 그 상징성이 너무나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유람선으로 오륙도를 한바퀴 돌아보니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노래가 저절로 입 안에 흥얼거려진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작곡자 황선우씨가 해운대 유람선을 타고 영감을 받아 이 노래를 작곡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해운대 - 오륙도 유람선에서 보는 풍경과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너무나 많이 닮아 있다.




오륙도를 돌아봤으니 아쉽지만 이제 출발지인 해운대로 돌아갈 시간이다.

유람선 선착장이 가까워지니 벌써 다왔나 생각이 들며 내리기가 너무 아쉽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유람선을 타고 부산 앞바다를 돌아보는 기분은 유람선 투어를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밤에는 광안대교와 부산 야경을 즐기는 야경 유람선도 있다는데 다음번에는 광안대교 야경투어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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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먹거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성의 시대에 특정 음식을 대표 먹거리로 지목한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부산 밀면, 동래파전, 돼지국밥, 냉채족발, 부산어묵, 조개구이, 곰장어구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해운대 시장 대표 먹거리인 곰장어 시식기를 소개할까 하는데 
해운대 시장은 해수욕장 중앙 광장에서 도로를 건너 50m 쯤 가면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 재래시장이다.(아래 Daum 지도 참고)
재래시장이지만 시장 도로는 색색의 보도 블럭으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시장길 양쪽의 간판들도 모두가 단정하게 통일되어 있어 보기가 좋다.
의류, 부식, 주방 용품, 분식 가게.....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는 해운대시장에는
해변에 위치한 동네 특성 상 횟집도 눈에 많이 뜨이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식당은 단연 곰장어구이집이다.





곰장어구이집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해운대 시장에 왔기 때문에 우선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대부분 식당들이  "아지매~~ 꼼장어 먹고 가이소~ 많이 드릴께요~"하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데 반해
호객 행위를 하지는 않지만 식당 안에 손님들이 바글거리는  한 집을 발견하고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수족관 앞에 선 주인 아주머니는 잠시도 쉴새없이 곰장어의 껍질을 벗기고 있는데
곰장어 한마리의 껍질을 벗기는데 3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이니 가히 신기에 가까운 솜씨이다.





부산 사람들이 곰장어, 또는 꼼장어라고 부르는 먹장어는 바다 장어를 이르는 말이다.
비타민 A가 소고기보다 200 배나 많다고 알려진 곰장어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곰장어 가죽으로
나막신 끈과 모자의 테를 만든 것이 시초가 되어 부산에 자리잡게 된 음식이다.
흔히 술도둑이라 할만큼 술안주로 각광받는 음식이 바로 곰장어라고......




곰장어구이 가격은 7,000원이다.
요즘 모든 식자재가 올라 7,000원짜리 정식도 만나 보기가 힘든데 곰장어 구이 1인분에 7,000원이라니.....!

기분 좋게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기본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반찬이라야 상추, 마늘, 고추, 당근, 된장 뿐이라 미리 집어먹을 것도 없다.






곁들여 나온 시래기국을 한 수저 떠서 먹어보니 시래기는 부드럽기 그지없고 들깨를 푼 국물은 정말 고소하다.
시래기국 하나 만으로도 최고점을 주고 싶을 정도이다.

  



기본 반찬들이 베풀어지자 마자 금방 알루미늄 포일을 얹은 불판 위에 뻘겋게 양념 범벅이 된 곰장어가 올려진다.
그런데......! 뻘건 양념 범벅을 뒤집어 쓴 곰장어가......모두 살아 있다!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틀 ~~~~~~
으아아~~~무셔라.....뜨거운 불판 위에서 뻘건 양념을 뒤집어 쓴 곰장어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친다.





갑자기 식욕이 뚝 떨어지면서 이렇게 살려고 몸부림치는 녀석들을 먹어야 하나......하는 심각한 고민이 스쳐지나간다.
이렇게 불쌍한 놈들을 어떨게 먹어치우지?




잠시 고민하는 동안 앞에 앉은 동료가 나무 주걱으로 열심히 곰장어를 뒤적거리니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대던 곰장어들의 움직임이 점점 둔화되기 시작한다.






얼마 되지 않아 처절한 몸부림을 하던 곰장어는 모두 장렬한 전사를 하고 불판 위에는 고요만이 감돈다.




잠시전에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였는데 이제는 잘 볶아진 곰장어 고기가 되어 입에 들어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란 참 잔인한 것이여....곰장어야, 널 죽여서 정말 미안하데이......"




잠시 마음 속으로 묵념(?)을 한 뒤 상추 위에 곰장어, 양파, 마늘을 얹고 살며시 입 속으로 가져가 본다.
오......입 안에서 퍼지는 매콤하고 쫄깃한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꿈틀대는 곰장어를 보고 "엄마야.....세상에.....징그럽게......살아 있는 걸 어케 먹어....."했던 말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와....맛 괜찮은데? 곰장어가 비타민C가 소고기보다 200배는 많단다.....몸에 좋다니 많이 먹자."
하며 허겁지겁 열심히 먹어대는 자신이 놀랍기만 하다.





어느새 불판 위의 곰장어가 다 비워지고 이젠 밥을 비벼 먹을 차례이다.
공깃밥은 1,000원인데 밥의 양은 제법 많은 편이다.




밥공기 하나를 불판 위에 엎고는 참기름, 김가루를 그 위에 얹는다.




주인 아저씨가 직접 와서 불판에 남아 있던 곰장어 양념과 밥을 숙련된 솜씨로 열심히 볶아주신다.




슥슥슥.....슥슥슥......나무 주걱으로 열심히 비비니 이윽고 비빔밥의 형태가 갖추어진다.



다 볶아진 밥은 정말 먹음직스러워보인다.



상추 한 소쿠리를 더 부탁해서 잘 비벼진 밥을 상추에 싸서 먹으니 몇 수저 먹지도 않아서 금방 배가 부르다.
개인적으로는 곰장어 구이보다 곰장어 양념 비빔밥에다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이다.


생전 처음 먹어본 부산의 명물 먹거리 살아있는 곰장어 구이.
곰장어가 살아서 움직이는모습은 정말 그로테스크했지만 맛 하나 만큼은 기가 막혔다.
거기다 영양까지 듬뿍이라니......
맛과 영양이 고루 갖춰진 곰장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고 돌아 나오는 발걸음도 유난히 가볍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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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바다가 그리워 내달린 여행의 끝자락에서 만난 청사포.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최백호의 노래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 있는 작은 포구이다.
해운대와 광안리같이 세련된 바닷가와는 달리 청사포는 마치 작은 어촌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
양철 지붕집과 오래된 가옥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어깨를 마주하고 있는 청사포는
마치 때 묻지 않은 시골 아낙네의 모습와 같은 포구이다.




마주 보는 방파제 끝에 수려한 모습으로 서 있는 하얗고 빨간 등대는 청사포의 상징과도 같다.
하늘이 맑고 고우면 좋으련만......
멀리서 찾아간 여행자의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하늘은 뿌옇게 흐려만 있다.






방파제에 올라 하얀 등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본다.
요즈음 많은 등대들이 저마다 특이한 모양새를 자랑하곤 하지만 역시 등대는 이렇게 단순하고 깔끔한 모양의 등대가 좋다.
 



방파제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고 있으니 갑자기 바다 가운데서 일어난 해무가 달맞이고개 쪽으로 밀려오는 것이 보인다.
 



바다 가운데서 밀려온 해무는 순식간에 맞은편 포구가 안 보일 정도로 뿌옇게 청사포를 덮어버린다.

 



해무는 바로 지척인 건너편 빨간 등대도 뿌옇게 보일 정도로 청사포 전체를 휩싸더니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서서히 걷히면서 따스한 햇살이 바닷물을 비추기 시작한다.

 



해무가 서서히 물러가니 방파제 양쪽의 등대는 다시 원래의 생기를 되찾는다.




다시 생기를 찾은 포구 안으로 가까운 바다로 나갔던 낚싯배들도 기분좋게 파도를 가르며 포구로 돌아온다.




등대 바로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니 해무가 물러간 하늘은 눈이 아프도록 짙푸르다.





비록 등대지기가 아니더라도 저 아름다운 등대의 문을 통하여 위로 올라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 망망대해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푸른 모래의 포구'란 뜻의 '청사포(靑沙浦)'이지만 최백호의 노래에서처럼 푸른 모래는 이곳에서 만날 수 없다.




청사포의 명칭에는 이런 전설이 전하는데.......
아주 먼 옛날 금슬 좋은 한 부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남편은 고기를 잡으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슬픔에 잠긴 아내는 매일같이 남편을기다리던 해안가 바위에 올라 목 놓아 울었다.
이를 딱히 여긴 동해 용왕이 푸른 뱀의 형상으로 나타나 아내를 남편에게 데려다주었다.
이후 마을 이름은‘푸를 청(靑)’,‘ 뱀 사(蛇)’를 써 청사포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 이름에 뱀이 들어가는 게 좋지 않다며 ‘모래 사(沙)’를 써‘푸른 모래의 포구’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푸른 모래는 없지만 청사포의 물결은 유난히도 짙푸르고 
발 아래 포구에는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여 퍼렇게 멍이 든 물결만이 오늘도 변함없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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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 백합목 재첩과의 재첩속 민물 조개의 총칭이다. 

가막조개, 갱조개, 애기재첩, 재치 등으로 불리며, 하동 방언으로 강조개라는 의미의 갱조개라고 불리운다.

요즘 섬진강에서 재첩을 많이 채취하고 있어서 재첩이라고 하면 섬진강 재첩을 떠올리곤 하지만
예전에는 섬진강보다 낙동강 하류에서 재첩이 더 많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재첩의 본 고장 부산에서는 아직도 새벽 골목길에 울리던 할머니들의
'재칫국(재첩국) 사이소~'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데

낙동강 하구둑이 생기면서부터 민물 장어, 꽃게, 각종 조개류 등 수많은 식생과 더불어
그 많던 재첩은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가고
섬진강 재첩에 그 명성을 물려주게 되었다.

재첩국의 명성이 예전보다는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재첩국은 부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라 
사상구 삼락동의 재첩 골목은 식사 시간만 되면 주차할 곳도 없어 이중 삼중 주차를 하는 정도라고 하고
해운대에도 3대를 이어 재첩국 장사를 해온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해운대 온천사거리 후미진 골목에 자리잡은 이 식당의 이름은 '3대 전통 재첩국집'
이게 유명 맛집...? 싶을 정도로 외양과 내부는 다소 허름하기 짝이 없는데
식당의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많은 연예인들과 유명 인사들의 싸인이 남아 있어 이 제첩국집의 명성을 짐작케 했다.




재첩국을 시키니 금방 베풀어진 반찬도 깨끗하고 맛깔스럽다.
해초 두부 무침과 함께....




아삭한 고추 무침,




깔끔한 멸치 조림,




담백한 맛의 가지 무침,




빛깔이 좋은 나물 무침,




아삭한 콩나물 무침,




빛깔이 특이한 감자 볶음,




시래기 무침(?)




꼬막 무침도 빠지지 않고....




생선구이 한마리....  등 밑반찬들이 모두가 간이 잘 맞고 맛이 깔끔하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메뉴>인 재첩국.
국을 자세히 보니 뽀얀 국물 위에 부추만 동동 떠 있다.
재첩은 대체 어디에....? 하고 숟가락을 넣어 휘~저어 보았다.




생각 외로 숟가락에 재첩이 많이 걸려 올라온다.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니 참 시원하고 뒷맛이 개운하다. 


'동의보감'에는 "재첩은 다른 음식과 함께 섭취해도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특히 간 기능을 개선하고 향상시키며 황달을 치유한다.
위장을 편안히 하고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영양학적으로 증명되었는데, 재첩에 들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타우린이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해독 작용을 돕는다고 하며 
또한 비타민B12가 간기능을 높여준다.
재첩에는 칼슘과 인의 구성비가 약 1대1로 되어 있어 칼슘 흡수율이 높은 까닭에 악성 빈혈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재첩국에는 대개 부추를 썰어 넣는데, 부추가 재첩에 부족한 비타민A를 보충해 절묘한 음식궁합을 이룬다고 하겠다. 
과음하거나 야근 후 해장으로 먹으면 간 해독과 함께 피로 회복의 효과도 볼 수 있으니 애주가들과 직장인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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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Sand, Feel Sand,Enjoy Sand.......
6회째를 맞이하는 '해운대 모래 축제(Haeundae Sand Festival)'의 축제 컨셉은 '보고, 느끼고, 즐기고'이다.

6월 4일에서 7일까지 해운대 해변에서 개최된 이 모래축제는 종래 관람 위주의 축제에서 벗어나
관람하고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모래를 소재로 한 친환경 축제이다.
3박 4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축제 동안 축하 공연과 불꽃쇼를 비롯해서 전통 의상 패션쇼,
샌드 보드 패스티벌, 비치 발리볼, 비치 사커, 씨름왕 선발,모래길 따라 해운대 삼포 걷기 등
모래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전시 행사와 체험 행사가 개최되는데 많은 외국인들을 비롯하여
연인원 10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명실상부한 해운대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여러 전시 행사 중에서도 모래축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판타스틱 모래 조각의 세계'.
너른 해운대 해변 여기저기에 국내외 모래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모래조각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작품 마다 작가들의 아이디어와 정성이 가득하여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6월 7일을 마지막으로 해운대 모래축제는 막을 내리게 되고
며칠 동안 공들여 만든 모래조각 작품들은 그대로 무너져 다시 해변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원하지 않은.... 순간의 아름다움이기에 모래 조각 작품들은 더욱 귀하게 보이는건 아닐까....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해변으로 돌아가버릴 모래조각 작품을 파인더 속에 담아 잠시라도 그 생명을 연장시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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