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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6 유로스타로 건너간 도버해협 20


파리를 떠나 런던으로 가는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파리 북역 (Gare du Nord)에 도착했다. 

어디서나 역 근처는 약간 어수선하고 너저분한데 파리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것이 도리어 약간의 친근함마저 가져다 주었다.

 


기차를 타기에 앞서 역 주변 약간 허름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달팽이 요리를 먹었다.

파리에서 먹는 달팽이 요리는 분명 최고의 것이어야 하는데

역 근처의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맛은 그럭저럭이었다.

 

도리어 경주의 현대 레스토랑 '피사'에서 먹은 것이 더 훌륭한 맛이었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꼭 화장실은 사용하고 나온다.

우리 나라에서 후한 것 중에 하나는 화장실 인심과 물 인심일 것이다. 어느 식당을 가든지 앉으면 먼저 물부터 주고 '뭘 드실래요...'하고 물어보지 않는가....


그런데 유럽이든 미국이든 가는 식당 마다 물은 절대 주지 않는다.


자기 물을 가지고 가서 먹든지 아니면 물을 주문해서 먹고 꼭 돈을 지불해야 한다.


공짜로 물을 주면 물을 남기게 되는데 돈 주고 산 물은 어찌 그리 빨리 병이 비워지는지....ㅠㅠ


물이 먹고 싶어도 꾹 참고 목이 마른채로 다니기가 일쑤였다.


 

 

 

 

 

 

거기다 유럽에는 화장실 인심이 어찌 그리 고약한지.....

 

 

 

다니는곳 마다 화장실 입장료를 치뤄야 하는 곳이 많았다.


이 화장실 인심은 이탈리아가 제일 지독한데


어디서든 화장실 앞에 관리인이 버티고 앉아 25센트나 50센트를 받는다.


 

제일 황당한 것은 잔돈이 없는 경우.....


거스름돈을 내주기도 하는데 어떨 땐 울며 겨자먹기로 1유로를 내고 볼일을 보기도 했다.


 

 

 

 

 

 

돈을 주고 화장실에 가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가는 곳 마다 화장실은 어찌 그리 자주 가고 싶은지......^^


게다가 길거리에 있는 유료화장실중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문이 저절로 열리는 화장실도 있다지 않는가.


6분이라던가?....지나면 스르르 문이 열려 지극히 황당했다는 사람의 얘기도 생각이 난다.

 

 

 

 

 

 


레스토랑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파리 북역으로 향했다.


파리에는 "파리'라는 이름이 붙은 역은 없고 북역,동역,생라자르역, 리옹역,몽빠르나스역.....이런 이름의 역들이 있는데


북역은 보통 프랑스 북쪽의 벨기에나 덴마크,네덜란드,독일,영국으로 가는 기차들을 탈 수 있는 곳이다.

 

 

 

 

 

 


역 앞에는 쓰레기도 널부러져 있고 노숙자들이 퀘퀘한 냄새를 풍기며 누워있기도 했다.
역 안은 매우 넓었으며 안은 현대식으로 되어있었다.


'아멜리에' 영화에서는 기차역 안의 즉석 사진을 찍는 부스에서 찢어진 사진들을 주워 앨범에 붙이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는데


그게 북역이었던가...어디서 많이 본 듯한 친근한 건물이었다. 


 


 

 

 

 

 

 

 


기차표를 받아서 보니
파리 북역에서 런던 워터루역이라고 적혀있었다. 이제 유로스타를 타는 것이다! 

 

국경을 지나기 때문에 검색대도 지나서 플랫폼에 내려가니 수려한 모습의 유로스타가 서 있었다.
유로스타는 우리의 KTX랑 내부 구조나 시트가 거의 비슷하다.
좌석간 길이나 좌석의 넓이나 가운데 마주 보고 있는 것,입구의 짐칸까지 모두 닮은 꼴이다.



기차는 서서히 움직이더니 이윽고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차창 뒤로 날아가는 전원의 풍경.....평화롭고 고즈녁한 프랑스 농촌의 풍경이다.


서서히 집들이 줄어들더니 갑자기 차창 밖이 시커매졌고 기차의 굉음이 우리의 귀에도 전해졌다.

 

 

 

터널로 들어선 것이다.

 

 

 

이제 도버 해협을 지하 터널로 건너는 것이다.

 

파리와 런던 간을 운행하는 유로스타는 이렇게 구간의 대부분을 해저 터널로 운행한다.

 

 

 

옛날 같으면 배로 오랜 시간을 풍랑과 싸우며 건너가야할 뱃길을 기차 안에 편안하게 앉아서 담소하며 건너가고 있는 것이다.


 

 

 

 

 

 

 

 

유로스타는 이윽고 워터루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오니 모든 표지판의 글씨가 <영어>로 되어있었다. 영국이니 영어가 쓰인 것이 당연한 일인데 왜 그리 신기한지...... 사실 독일,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를 거쳐오는 동안


영어는 구경도 못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독일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만 봐왔던 터이다.

우리 나라는 모든 표지판이 한글,영어,심지어 중국어로 친절하게 표기되어있는데

 

 

 

독일엔 독일어로만, 프랑스엔 프랑스어로만,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어로만 표지판에 표기되어있었다.우리 나라 언어가 제일 우수하니 답답하면 너희가 배워서 와라....이렇게 말하는 듯이 보였다.
제각기 자기 민족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여행객으로써는 지독히 불편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표지판이나 다른 안내 문구를 볼 때마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하고 영어와 비교해서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팠던게 사실이다.

 

 

 

 

 

 

이탈리아어는 그나마 영어가 유추되는 단어가 많았지만 불어란....@.@
학교 다닐 때 불어를 공부하기는 했지만 생각나는건 "봉 쥬르 무슈~"와 "메르시 보꾸" 뿐이었으니....ㅋ

우리 나라 사람에게 영어는 거의 제2 국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듣고 웬 희한한 소리가 다 있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워터루역에 내려 영어를 보는 순간 갑자기 모든 글자가 눈에 들어오며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영어를 보면서 그렇게 눈이 시원했던 때는 그 때 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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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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