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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2 비엔나 전통 호이리게 레스토랑 Bach & Hengl 체험기 45


유난히 춥고도 길게 느껴지는 유럽의 겨울 밤.
오후 2시만 되어도 마치 저녁 5시 해질녘 같은 느낌이 들고
저녁 5시 쯤 되면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시계를 보지 않으면 한밤중인가 생각될 정도인데
어두워져 춥고 스산한 느낌마져 드는 비엔나 거리에서도 유난히 따스한 느낌을 주는 곳이 있다.

비엔나에 여행오는 사람들이 빠뜨리지 않고 들린다는 전통 레스토랑 '호이리게'.
호이리게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는 그린칭 마을은 도심에서 좀 떨어진 근교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마을의 전통적인 분위기는 비엔나의 고풍스런 맛을 한결 더해주고 있다.





'호이리게(Heuriger)'란 '그해 생산된 포도로 만든 햇와인(Heuriger Wein)' 이나 그런 '와인을 파는 선술집같은 레스토랑'을 이르는 말이다.

호이리게(Heuriger)는 올해의란 뜻을 가진 Heurig에서 기원되었다고 하니 오스트리아산 보졸레누보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되실 듯.



그린칭 마을에서도 가장 유명한 호이리게는 단연 Bach & Hengl.
호이리게 Bach & Hengl로 들어서니 노란 불빛과 함께 오스트리아 전통 장식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바깥에 탁자를 베풀어놓고 식사를 하며 호이리게를 즐기곤 한다는데
날이 추운지라 마당은 쓸쓸하기만 하여 레스토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독일 메르켈 총리와 클린턴도 왔다간 집이라고 알려진 Bach & Hengl의 벽에는
얼굴만 봐도 이름을 알 수 있는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빼곡이 붙어 있다.
사진이 깔끔하게 붙어 있으니 유명인들의 싸인이 붙은 우리나라 맛집보다는 어쩐지 품격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음식은 주문하면 웨이터들이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부페식으로 
닭고기, 돼지고기, 소시지, 각종 샐러드와 피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닭고기, 돼지고기, 모듬 소시지, 감자, 샐러드 등의 모듬 세트는 1인당 12.5유로 정도인데
이렇게 큰 그릇에 담겨져 나오므로 개인 접시에 덜어먹으면 된다.





화이트 호이리게(Heuriger, weiB)를 시키면 이렇게 큰 유리병에 담아서 내어오는게 특이한데
맑고 투명한 호이리게의 빛은 보는 이들의 미각을 유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주 약한 음주에도 '깨꼬닥'하고마는 필자이지만 비엔나 특산 호이리게를 맛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조금씩 맛을 보았는데 맛은 보졸레누보와 거의 비슷한거 같았다.(술맛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내릴 수 없는 필자라 정확치 않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호이리게를 소다수와 섞어 마시기도 한다는데 대체 어떤 맛일지 그것 또한 궁금하다.





샐러드 후에는 스프가 나온다. 손잡이 달린 스프 컵에 담겨나온 스프는 보기에는 그냥 멀건 국물이다.





스푼으로 건더기를 떠보니 우리 소면같은 국수가락이 건져진다. 이것도 스파게티 종류인가....?
맛은 고기국에다 국수를 만 것 같은 맛이다. 거부감도 없고 맛도 제법 훌륭하다.





스프를 먹고 나니 감자와 함께 메인 요리가 나왔다.
본 고장 소시지와 정통 햄, 닭고기 등.....접시에 하나 가득 담긴 육류 들이 보기만 해도 침이 줄줄 흐른다.





우리나라에서 '줄줄이 비엔나'라는 CF로 유명해졌던 비엔나 소시지(vienna sausage)는
미리 조리한 원료육을 작은 창자 굵기로 성형하여 훈열, 가열한 제품으로
비엔나에서 처음 생산되기 시작해서 비엔나 소시지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4cm정도의 작은 소시지를 비엔나 소시지라고 말하는데
본 고장 비엔나 소시지는 사진에서와 같이 15cm 길이의 양 내장에 충전된 소시지로 독일어로는 Wienner라고 표기한다.




소시지, 햄, 닭고기, 감자.....등을 한 접시에 세팅해 보았다.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환상적인 음식이지만 채식을 주로 하는 한국인들이라면 왠지 약간은 느끼한 식단.....
그것도 바로 앞에 산더미 같이 쌓인 각종 햄, 소시지들을 보며 먹으니 몇개 못 먹고는 금방 질려 포크를 놓아야 했다.

기타와 바이올린, 아코디언의 앙상블로 특징지어지는 슈라멜 음악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호이리게를 찾는 사람도 많다는데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두 팀이나 와 있었던터라 
이들을 위해 비엔나 전통 음악 보다는 만남 등 한국 음악을 더 많이 연주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아....그리고 이 연주는 무료가 아니므로 반드시 팁을 준비해서 주어야 한다고 한다.





멋진 슈라멜 음악을 들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쳐가니 드디어 후식이 나왔다.





후식은 오스트리아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사과 파이 아펠 스트루델(Apfelstrudel)이다.
아펠 스트루델은 크기가 보통 가로 30cm 정도 되는 두툼한 크기의 빵으로 
그 안에 사과를 통으로 썰어 넣고 말린 건포도를 함께 넣어 잘 구워낸 파이이다.





우리는 느끼한 육류를 먹고 난 후에 엄청나게 달콤한 파이나 케이크를 후식으로 먹는 서양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서양인들은 속이 썩도록 달콤한 파이나 케이크가 육류의 느끼함을 없애준다고 생각한단다.
하긴.... 술 먹은 다음 날 해장으로 계란 후라이나 햄버거를 먹는다니......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 같다.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아펠 스트루델.
하지만 속이 뒤집어지도록 달콤한 스트루델을 햄과 소시지, 닭고기등 육류를 잔뜩 먹은 후에 먹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뜨겁고 얼큰한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면서도 "어...시원하다..!"라고 말하는 우리는 한국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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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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