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내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충효동은 기와집을 비롯해 오래 된 주택이 많은 

경주 시내와는 달리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이 들어선 신주택단지이다.

서라벌대학과 경주대학이 있는 대학가이기도 한 이곳은 맛집도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충효동 끝자락에 자리잡은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대단지 아파트인 충효 이안을 지나면 듬성 듬성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리 넓지 않은 인공 저수지 바로 옆에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을 처음 왔던 것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한 점심 시간이었는데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인데도 식당 전체에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좀 놀란 기억이 있다.

 

 

 

 

 

식당 안에 들어가면 홀 전체로 걸쳐 커다란 창문 밖으로 저수지가 펼쳐지는 시원한 시골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이집의 주력 메뉴는 8.000원 짜리 다슬기탕과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

지난번 왔을 때는 돌솥비빔밥과 함께 주는 다슬기탕을 먹었는데

다슬기탕 국물이 유달리 진하고 고소해서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다슬기탕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에 먹어보지 못한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을 주문했더니

주문하자마자 강황을 넣어 부친 부추전과 함께 8가지의 맛깔스런 반찬이 베풀어진다.

 

 

   

 

   

 

  

 

  

 

 

반찬은 전체적으로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먹어보면 간이 잘 맞는 편이다.

반찬 중에서도 무쌈과 명태껍질 무침이 특히 인상적인데

명태 껍질 무침은 양념에 무쳤는데도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 계속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어 준다.

 

 

 

 

이윽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솥에 담긴 홍합비빔밥이 나왔다.

 

 

 

 

새싹, 팽이, 김, 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들이 돌솥 안에서 함께 지글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스윽 고인다.

 

 

 

 

홍합이 어디 갔나 하고 살펴보니 나물 아래 꼭꼭 숨어있기에 몇개를 집어서 돌솥밥 위에 올려 놓아본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홍합비빔밥인가......큼지막한 홍합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동하게 한다.

 

 

 

 

뜨거운 돌솥에 밥이 눌어붙기 전에 얼른 밥을 비벼야 한다.

한참이나 열심히 숟가락을 돌려 비빈 다음에 홍합과 함께 비빔밥을 한숟가락 푹 떠서 사진을 찍어본다.

 

 

 

 

비빔밥은 간이 잘 맞고 홍합 또한 입안에서 부드럽게 잘 씹힌다.

돌솥에 비벼 먹으니 음식이 다 끝날 때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으니 좋고

제일 마지막 비빔밥은 살짝 누룽지가 되어 눌어붙어있는지라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먹으니 그것도 먹을만 하다.

 

 

 

 

다슬기탕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홍합비빔밥을 시켰는데 이렇게 곁들인 국으로 다슬기탕이 나오니 더욱 반갑다.

다슬기탕만을 시켰을 때보다 살짝 양은 적지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밑에 가라앉은 다슬기와 채소를 함께 숟가락으로 퍼올려 한입 먹어본다.

와......! 역시나 다슬기탕은 이곳 시골풍경 식당의 다슬기탕이 최고인 듯 하다.

홍합 비빔밥 맛도 그런데로 괜찮았는데 곁들여진 다슬기탕이 본 메뉴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저수지와 시골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맛집 시골풍경.

신경주역을 통하여 경주 여행을 오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소박한 맛집으로 소개해 드린다.

 

 

여기에 올려드린 제품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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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수학여행의 계절 4월.......

요즘 경주 시내 곳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수학여행단 버스로 인해

주중이고 주말이고 할 것 없이 도로마다 심한 정체에 시달리곤 하는데

대릉원과 첨성대, 안압지 앞에 줄을 지어 재잘거리며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김밥 도시락 싸서 즐겁게 소풍가던 초등학교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곤 한다.

 

소풍 가는 날, 다른날보다 일찍 일어나신 어머니가 정성껏 싸주신 김밥은

어떤 김밥집 도시락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맛이었다고 기억이 된다.

누구나 자기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이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머니가 만드신 김밥은 다른 집 김밥과는 다른 특이한 맛이 있었다.

"김밥에는 우엉이 들어가야 제맛이지~!" 언제나 이렇게 말하시던 어머니는

진한 갈색으로 잘 조려진 우엉 몇줄기를 다른 재료와 함꼐 김밥에 넣어주셨는데

달콤하면서도 사각거리는 그맛은 다른 김밥에서 맛보기 힘든 특이한 맛이었다.

 

지인에게서 경주성동시장에 우엉김밥을 하는 가게가 있다는 말을 들은 날.

반가운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경주역 앞에 위치한 성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 우측으로 난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양 옆으로 떡볶이, 순대, 김밥 등 분식으로 가득한 먹자골목을 만날 수 있다.

이날 따라 카메라를 챙겨오지 못한지라 하는 수없이 폰카로나마 사진을 몇장 담아본다.

  

우엉김밥집은 바로 입구에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경주 성동시장 30년 우엉의 원조 보배김밥이라는 커다란 현수막 아래에는

6시의 내고향, 생생정보통, 조선미디어닷컴,봄업코리아.......등

여러 매체에 소개된 화려한 경력들이 자랑이나 하는 듯 나열되어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먹자골목 한귀퉁이를 겨우 차지하고 앉은 조그마한 김밥집치고는 화려한 소개글이다.

 

 

 

 

김밥집 앞에는 이렇게 커다란 양푼이에 우엉조림이 두 양푼이나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김밥집 아주머니는 일제시대에 언니랑 함께 일본에서 우엉을 넣고 많이 먹었던 것이 생각 나

이곳 성동시장에서 우엉을 넣은 김밥을 만들어 판지가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엉을 넣은 김밥을 상품화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우리 집이 원조일거라고 자랑하는 보배김밥 아주머니는

동영상을 찍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는 필자의 말에 "경주에 놀러 왔는교?"하며 흔쾌히 허락을 한다.

  

 "(사진 찍는데) 고개 좀 드소~!" 농을 거는 건너편 가게 아주머니의 말에

"아이고~~ 인자(이제) 고개 들면 안 된다..."하며 맞장구를 치면서도 

연신 바쁜 손놀림으로 김밥을 말아서 도시락에 담는 김밥집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굵어진 손마디에서 30년을 한결같이 한자리를 지켜온 연륜이 진하게 느껴진다.

 

 

 

 

김밥 속에만 우엉을 넣는게 아니라 김밥 옆에다 우엉 여러가닥을 곁들여주는 것이 우엉김밥의 특징이다.

보배김밥에는 앚을만한 공간이 없는지라 우엉김밥 두줄을 사서 김밥집 바로 앞에 위치한 순대집에 들어갔다.

 

 

 

 

김밥과 함께 성동시장의 명물로 꼽히는 매운찹쌀순대도 사서 함께 탁자 위에 놓아보았다.

 

 

 

 

우엉김밥은 김밥 위에 곁들여진 우엉 몇가닥을 얹어서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김밥 위에 우엉한가닥을 놓고 젓가락으로 함께 집어서 입안에 넣어본다.

우엉과 함께 먹으니 싱겁지 않고 짭쪼롬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입안에서 우엉조림의 쫀득한 맛이 느껴지니 그것도 또한 별미이다.

어머니의 소풍 도시락 이후 정말로 오랫만에 먹어보았던 우엉김밥.

시장의 먹자골목에서 만날 수 있었던 추억의 어머니 손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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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을 막론하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경주이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보는 이들을 유혹하는 요즘같은 봄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경주 시내 전역이 몸살을 앓곤 한다.

 

경주 여행객들은 관광 명소와 숙박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있는데

그중에도 어디에 가서 무슨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은 최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여행지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블로거들의 맛집 포스팅에 많이 의존하곤 하는데

심지어 여행 블로거인 필자의 블로그 최고의 검색어조차 <경주 맛집>인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광지의 맛집 검색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가 짐작이 간다.

 

경주를 찾아오시는 여행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평소 인터넷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 속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것을 즐겨하는 필자.

요즘은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여행길에 찾기 쉬운 오리백숙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소개해 드릴 오리백숙맛집은 정일품 식당.

경주시 하동 67번지에 위치한 정일품식당은 경주민속공예촌을 지나 불국사 가는 길인 보불로에 위치하고 있다.

 

 

 

 

메뉴 중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일품 정식은 15,000원, 쪽갈비 정식은 12,000원,

순두부정식은 7,000원으로 여행길에 오른 여러명의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다.

평소에 부담없는 가격의 식사를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이집의 특미라는 <한방특미전복오리백숙>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닭백숙이나 오리백숙은 조리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미리 예약하고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연잎이 그려진 정갈한 접시에 담긴 갖가지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샐러드, 김치를 비롯하여 새송이무침, 잡채, 도토리묵 무침......등

기본반찬들은 대부분 정갈한 편이고 샐러드는 약간 매운 편이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샐러드, 잡채 등 미리 나온 반찬들을 몇 점 집어먹지도 않아 바로 넓은 백숙 그릇에 오리백숙이 담겨져 나왔다.

 

 

 

 

백숙을 보니 주재료인 오리고기 위에 떡 하니 올려진 전복 몇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리고기만 먹어도 절로 몸이 좋아지는 기분일텐데 커다란 전복까지 함께 들어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끓고 있는 백숙 국물 속에 담겨 있는 대팻밥처럼 얇게 저민 나무토막이 인상적이다.

오리백숙 안에 들어 있는게 뭐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헛개나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오리고기의 영양 성분이야 자세히 열거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헛개나무 오리백숙은 간 피로 해복에는 최고의 영양간식이라고 한다.

 지방간과 숙취해소 변비, 술독을 푸는데 특효라고 본초강목에도 기록되어 있는 헛개나무는

오리와 함께 끓여 먹으면 헛개나무만 넣고 끓여먹는 것 보다 3~4배 정도의 간 해독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전복과 헛개나무를 살펴본 뒤 주재료인 오리고기를 한점 집어 자세히 살펴본다.

 

 

 

 

오리가 큰놈인지 닭백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크고 먹음직스럽다.

 

 

 

 

중간크기의 앞접시인데도 한다리 집어 앞접시에 올려놓으니 접시가 그득하다.

뼈다귀를 과감하게 손으로 잡고 뜯어먹어보니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헛개나무를 넣고 끓여서 그런지 오리고기의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연한 닭백숙처럼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엄청 많은 오리백숙의 양 때문에 금세 배가 봉긋하게 불러왔지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드러운 오리백숙의 식감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자꾸 고기를 뜯어먹게 된다.

 

 

 

 

오리백숙을 거의 다 먹어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는 상태인데 종업원이 뚝배기에 담긴 영양죽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검붉은 죽 위에 하얀 통깨와 검은 통깨가 살짝 흩뿌려진 영양죽을 보니 다시 식욕이 돋아 죽그릇 앞으로 몸을 당겨 앉아본다.

 

 

 

 

숟가락으로 죽을 한숟가락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곡식이 함께 들어있는 영양죽이다.

흑미, 녹두, 찹쌀을 함께 넣어 오랫동안 뭉근히 끓인 죽에 통깨를 살짝 올렸단다.

 

 

 

 

작은 그릇에 한국자 퍼서 넣고는 한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정말 맛이 그만이다.

죽이긴 한데 푹 퍼져버린 죽이 아니라 흑미와 찹쌀, 녹두 등 주 재료가 그대로 살아 있어 하나 하나 씹히는 맛이 있다.

그런데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것이 정말 오묘한 맛이다. 이렇게 죽을 잘 끓일 수가 있다니.....!

 

 

 

 

커다란 오리백숙 한마리를 두사람이 먹어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영양죽 맛에 빠져들어 계속 퍼 먹다 보니 어느덧 영양죽 뚝배기가 바닥을 드러낸다.

 

 

 

 

배가 너무 불러 바지 단추를 끌르고 뒤로 물러 앉아 벽에 기대어 한참 쉬고 있노라니

종업원이 흑미식혜라며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내어 놓는다.

슬러시 상태로 되어 있는 빨간 흑미식혜는 보기에도 좋지만 맛이 정말 예술이다.

시원하고 상큼하게 입안에서 톡톡 부서지는 맛이 오리고기를 먹은 후의 기름진 뱃속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찾아가 먹어 보았던 경주 정일품식당의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부드럽고 담백한 오리고기의 맛도 물론 좋았지만 이 식당만의 특징인 흑미영양죽과 흑미식혜는 반할만한 맛이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사이에 위치한 보불로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많은 식당이 있고

그중 많은 곳에서 오리 백숙을 맛볼 수 있지만 이곳의 오리백숙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어서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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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도심에서도 한참 떨어진 한적한 국도변에 위치한 시골 식당 '용산회식당'.

이집은 서울, 부산 등지에서도 소문 듣고 먹으러 온다는 소문난 맛집이다.

 

일전에 사무실의 동료로부터 경주 삼릉을 지나 내남면 쪽으로 가면 

회덮밥이 정말 신선하고 맛있는 회식당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횟감이 다 떨어지면 오후 2시가 되기도 전에 문을 닫기 때문에 

꼭 점심 때 가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라 시간전에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삼릉주차장을 지나 5km 정도  가서 경주시 내남면에 위치한 식당 근처에 이르니

길가 여기저기에 승용차들이 빈 자리 없이 빼곡이 주차되어 있다.

차들 사이에는 삐까삐까한 수입승용차들도 많이 보이길래

근처에 있는 최고급 한식당 '수리뫼'에 온 손님들인가 생각했더니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모두 다 '용산회식당' 쪽으로 몰려 간다.

 

 

 

 

식당 앞에 이르니 아직 12시 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35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어떻게 밖에서 기다리나 싶어 잠시 걱정하고 있으니

종업원이 안에서 문을 열고 "18번 손님 들어오세요~!"한다.

아,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거구나~ 얼른 종업원에게서 번호표를 하나 받아들고

시원한 차 안에 앉아서 30분 정도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니 어느덧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짐작대로 식당 안은 상당히 협소하다.

테이블 4개 정도가 놓여 있는 홀 하나와 3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내실 하나가 전부이다. 

좁은 홀이지만 테이블마다 사람들로 빼곡이 들어차있다.

과연 얼마나 맛이 있길래 한적한 시골마을의 자그마한 식당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걸까?

  

방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니 테이블 하나에 합석인 듯 잘 모르는 사람끼리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뜨이고

아직 테이블도 제대로 치우지 않았는데 종업원 뒤에 서서 준비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기도 한다.

 

 

 

 

 

 

이곳저곳에 식당을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싸인들이 남아 있는데 액자가 아니라 벽지에 싸인을 휘갈겨 쓴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방 한구석에 걸린 액자를 보니 이집도 '생생정보통 나영피디의 맛집 습격' 편에 소개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이런 싸인이나 방송 출연 홍보 액자가 음식의 맛을 대변해 줄 수는 없는 것!

경주 도심에서도 십여km나 떨어진 시골에 자리잡은 회식당의 진가는 음식 맛으로 평가해야 할 일이다.

 

 

 

 

이 집의 메뉴는 단 하나!  주문할 것도 없이 자리에 앉으면 바로 기본 세팅이 되고

곁들여진 숭늉을 마셔보기도 전에 후다닥 나오는 이 식당의 대박 메뉴, 바로 회덮밥이다.

 

 

 

 

커다란 면기에 담겨져 나온 회덮밥을 보니 입이 짝 벌어진다.

푸짐한 회를 보는 순간 너무 만족스러워 "우와아~! 회 진짜 많이 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회가 푸짐한데 회덮밥 가격이 8,000원이라니! 대박이다!

 

 

 

 

밥이 아래에 깔리고 그 위에 회가 얹어져 푸짐한가 생각했는데 밥은 이렇게 따로 나온다.

 

 

 

 

커다란 면기에 싱싱하고 탱탱한 회가 한가득이다.

바닷가도 아닌 경주 시골마을 식당에서 이렇게 싱싱한 회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니!

 

 

 

 

이 집 회덮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비법 첫번째는 새벽 4시 해도 뜨기 전에 포항 구룡포로 가서 공수해온 신선한 회이다.

 

수족관에 오랫동안 들어 있던 생선이 아닌  구룡포 바다에서 그날 그날 갓잡아 팔딱거리는 생선만 구입해 오는데

숭어, 전어를 비롯하여 계절에 따라 광어, 우럭, 학꽁치까지 제철 맞은 생선만 횟감으로 쓴다고 한다.

생선을 가지고 새벽길을 달려 식당으로 오면 싱싱함을 보존하기 위해서 온 가족이 동원되어 빠르게 회를 떠내는데

횟감으로 만든 후에는 반드시 2시간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무르지 않고 씹으면 꼬들꼬들한 회맛이 난다고 한다.

 

 

 

 

회덮밥에 쓰이는 횟감은 보통 2~3가지인데 오늘의 횟감은 싱싱한 숭어와 전어이다.

그릇에 담겨진 숭어, 전어회를 보니 살빛이 투명하고 탱탱한 것이 한눈에 보기에도 회의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회를 살펴본 후 젓가락으로 회를 뒤집어 회 아래에 깔린 야채의 상태를 보니 

무채, 당근채, 깻잎, 상추 등 채소들이 상당히 싱싱해 보인다.

 

회덮밥에 들어가는 싱싱한 채소는 이 대박맛집의 두번째 비법이라고 하는데

이집에서 쓰는 모든 채소는 모두 식당 바로 옆에 위치한 텃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이다.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서 농약 한번 치지 않고 기른 채소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소량씩 수확한다는데

이렇게 손수 재배하고 발품 팔아 준비한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듬뿍 푸짐하게 얹어 주기 때문에

한번 이집을 들른 사람은 누구나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집 회덮밥의 맛을 좌우하는 비법 초고추장!

보통 횟집에서 튜브에 담겨져 나오는 시판 초고추장을 쓰는 것과는 달리

아들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초고추장이 국그릇에 정말 푸짐하게 담겨져 나온다.

 

 

 

 

많이 넣으면 너무 시큼하거나 짠 시판 초고추장과는 달리 이집 초고추장은 국자로 푸욱 떠서 듬뿍 넣어도 전혀 짜지 않다.

 

 

 

 

회 전체가 빨갛게 될 때까지 초고추장을 국자로 두어번  퍼 넣어 스윽슥 스윽슥 숟가락으로 마구 마구 비벼본다.

 

 

 

 

메뉴의 이름이 회덮밥, 또는 회비빔밥이니 회와 야채만 비벼서 될 일이 아니다.

 

 

 

 

회덮밥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갓지어 고슬고슬한 밥을 통째로 회 양푼이에다 붓는 것이다.

밥은 차지면서도 고슬고슬하여 회와 함께 비볐을 때 고슬고슬한 맛이 나는데

밥을 함께 비비기 위해 초고추장을 또 한국자 부어 비벼본다.

 

 

 

 

자! 이제 완성이다.

잘 비벼진 회덮밥을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서 씹히는 싱싱하고 꼬들꼬들한 회가는 바다를 통째로 삼키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활어를 다듬어서 회덮밥의 재료로 쓸 때에는 초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금방 물이 날건데

생선을 냉장고에서 2시간 숙성시켜 내온 회덮밥인지라 

초고추장으로 비벼 다 먹을 때까지도 전혀 물이 나지 않고 입안에서 고들고들 쫀득쫀득한 맛이 남아 있어서 좋다.

그리고 회에다 초고추장을 그렇게 많이 들이부었는데도 짜거나 심하게 맵지 않고 

적당히 새콤 달콤한 것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 인상적이다.

 

 

 

회덮밥을 열심히 먹다보니 결들여 나온 열무김치, 부추김치, 재첩국 등은 채 먹을 새도 없다.

아! 회덮밥의 맛을 더욱 즐기는 방법은 잘 비빈 회비빔밥을 한숟가락 떠서 상추에 싸서 먹는 방법이다.

상추와 함께 어우러져 부드러운 맛이 기가 막히는데 허겁지겁 먹느라 바빠서 상추쌈의 인증샷도 남기지 못 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앞에 차려진 회덮밥을 다 해치우고 나니 뱃속이 너무 행복하다.

필자는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은 후에 뱃속에 조미료 맛이 너무 강해서 속이 불편한 경험을 한 적이 많다.

음식을 먹을 당시엔 너무 맛나게 먹었는데 막상 한참 지나 집에 오면 '괜히 먹었나?

속이 더부룩하고 너무 불편하구나. 이래서 식당 음식은 사먹을게 못 돼.....'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은데

이 식당의 회덮밥은 빨간 초고추장을 상당히 많이 넣어 비볐는데도 불구하고

속이 전혀 불편하지 않고 저녁까지 속이 상당히 편안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입맛으로 본다면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음식을 만든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방송에 출연했다고 홍보하는 맛집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용산회삭당의 회덮밥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은 식당이다.

음식 맛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주 사람들이 상당히 무뚝뚝하고 불친절한데 반해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계속 웃는 얼굴로 손님을 대해 주는 것도 이 식당의 좋은 점이다.

회를 많이 달라면 더욱 푸짐하게 얹어주기도 하고 공깃밥을 추가시켜도 추가 밥값을 더 받지 않는 등

우리네 시골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는 문전정시 대박맛집 경주 용산회식당.

 

먹고 돌아서면 또 먹고 싶은 용산회삭당의 회덮밥을 한번쯤 먹어보려면 좀 서둘러야 하는게 흠이다.

구룡포에서 공수해온 횟감이 다 떨어지면 바로 장사를 마치는데 그 시간이 오후 두시 쯤이라고 한다.

또 월요일은 휴일이니 모처럼 멀리서 가셨다가 헛걸음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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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이 연일 30여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 될 때에도

동남부 해안 지역은 한낮에도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그동안 여름 무더위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지내곤 했다.

하지만 주말에 비가 내린 후 두텁게 끼어 있던 구름이 물러가더니

언제 시원했냐는 듯 따가운 햇살이 내리쪼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더워지니 입맛도 없어지고 따뜻한 밥은 입에 대기도 싫어진다.

어디 뭐 시원하게 한끼 해결할 음식이 없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경주 대릉원 맞은 편에 유명한 밀면식당이 있다더라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밀면은 부산이 원조인지라 부산에 가야 제대로 된 밀면을 먹을 수 있다는데

경주에서 밀면을 제대로 하는 식당이 있을까 약간의 의혹도 들었지만

점심 때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서

대릉원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길을 건너 청기와쌈밥 옆 작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골목에 들어가자 마자 밀면전문이라고 쓰인 식당이 보이는데

이집이 유명한 식당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홀에 사람이 별로 없다.

긴가민가 하면서 골목 안쪽을 보니 몇집 건너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아항......이 집이 아니고 저 집인가 보다.

처음 눈에 뜨였던 식당을 가볍게 패스하고 밀면식당이라는 곳으로 향해본다.

  

경주밀면의 원조 밀면식당이라고 써져 있는 간판 윗부분의 since 1972 라는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이라면 여느 집과는 다른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줄지어 선 사람들 뒤에 서 기다리니 주인 아저씨가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미리 주문을 받는다.

비빔인지......물인지......곱배기인지 보통인지 물어보는 걸 보니 주방에서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주문을 받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먹을 것 같은 기대감에 기다림이 덜 지루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주방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식당 안을 슬며시 살펴보니 좁은 줄 알았던 홀 안에는 테이블이 제법 많이 놓여있고

의자와 함께 좌식 테이블도 한쪽에 갖추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밀면전문식당 답게 메뉴는 물밀면, 비빔밀면 딱 두가지이다.

보통은 4,500원, 곱배기는 5,000원이니 냉면보다는 약간 저렴한 편이다.

 

 

 

 

부산이 원조인 밀면은 서울 등 중부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식일 수 있는데

1950년대 피난시절 이북사람들이 내려와 냉면을 만들어 먹을 때에 메밀이 부족하자

미군의 주식인 밀가루를 응용하여 만든 것이 곧 밀면의 시초이다.

 

 

 

 

한동안 경주에 서늘한 날이 계속 되어 물밀면에 얼음육수가 안 담긴 것이 조금 서운하다.

보기에 시원해 보이지 않아서 그릇을 만져보니 얼음만 없을 뿐 육수는 상당히 차갑게 느껴졌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아마도 살얼음 낀 육수를 부어서 내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 맑은 육수에 돌돌 말린 면이 앉아 있고

오이채, 무 위에 갖은 다대기로 양념을 만들어 얹었는데 제법 큰 수육이 두점이나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냉면을 먹을 때에 편육이 너무 얇고 작은 것이 늘 불만이었는데

이집의 편육은 두터울 뿐 아니라 맛도 퍽퍽하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었다.

 

 

 

 

밀면을 맛있게 먹는 법을 말씀드리자면 면은 부드러우니 가위질은 한번만 하는 것이 좋고

기호에 맞게 식초, 겨자를 넣고 모든 양념이 잘 섞이도록 부드럽게 풀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계란은 위를 보호하니 반드시 먼저 먹어야 한다고 한다.

 

 

 

 

모든 양념을 고루 섞이게 한 후 그릇을 통째로 들고 후루룩 마셔 육수의 맛을 음미해 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다는 육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해서 입안이 너무나 개운하고 시원하다.

밀가루를 이용해서 바로 뽑은 면이라 그런지 면발은 상당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메밀로 만든 냉면보다 목으로 술술 더 잘 넘어간다.

 

 

 

 

물밀면의 새콤달콤한 맛에 취했다면 이제 비빔밀면의 맛도 어떠한지 음미해볼 때이다.

 

 

 

 

사실 물밀면이나 비빔빌면이나 재료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밀면과 다른 점이라면 육수가 조그만 그릇에 따로 담겨나온다는 것과

물밀면보다 비빔밀면이 약간 더 매콤다는 것 외에는 별로 다른 바가 없어 보인다.

 

 

 

 

비빔밀면을 받아 한참을 비볐지만 양념이 여전히 바닥에 많이 가라앉아 있다.

비쥬얼상으로는 그다지 매워보이진 않지만 젓가락으로 한번 두번 먹다보니 한참 후에는 입안이 얼얼해진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거나 더운 날에 상큼한 음식을 워하는 분들에게는 물밀면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

 

 

 

 

보통을 시켜서 양이 좀 적으려나 했더니 여자들이 먹기에는 전혀 적은 양이 아니다.

삭삭 긁어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바로 일어나기에 조금 힘들었지만

식당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상큼하고 시원한 기운이 한참이나 입안에 남아 한낮에 찌는 더위도 물러가게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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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천년고도 경주.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이라 먹거리도 풍성할 것 같이 생각되지만

한두번 거쳐 가는 손님을 위한 눈가림식의 식당만이 즐비할 뿐

현지에 사는 사람이 자주 찾으며 단골로 둘만한 식당은 좀체로 없는 편이다.

가족 외식이나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함께 할 때에도

오늘은 어디 가서 뭘 먹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 때도 많다.

 

 

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어느 날.

"시청 근처에 갈치 정식 잘 하는데 있다는데 가봤나?"라고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청 앞 골목 안에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인데 식당 내부나 분위기는 많이 허술하지만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을 먹는 것 같은 편안한 음식 맛을 맛볼 수 있다기에

시청 앞 골목으로 향했다.

 

 

 

 

시청 사거리를 지나 동천 우체국 골목으로 접어들어 조금 가니 '경주 칼치 불낙'이란 상호가 눈 앞에 나타난다.

80년대의 2층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듯 식당은 한눈에 보기에 약간 허름하게 보이는 외관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홀은 없고 고색창연(?)한 나무문들로 둘러싸인 방들이 나온다. 

방 크기에 따라 식탁이 둘, 셋 정도 놓여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 본다.

 

 

 

 

상호는 '경주 칼치 불낙'인데 지금은 메뉴에서 불낙이 빠져 있는건지 가격이 적혀 있지 않고

갈치 찌개, 갈치 구이가 12,000원, 추어탕, 열무비빔밥이 7,000원의 가격대이다.

 

 

 

 

갈치 구이 2인분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지 않아기본 반찬들이  후다닥 상 위에 차려졌다.

 

  

    

    

    

    

    

    

 

 

코다리 조림, 멸치 조림, 표고버섯 무침, 콩나물 무침, 부추전, 고추 장아찌, 호박 나물, 가지 나물......

몇 가지 나물과 함께 쌈을 싸 먹기 위한 강된장도 곁들여져 나왔다.

반찬은 모두 평범하지만 맛은 하나 같이 깔끔하면서 간이 잘 맞다. 반찬의 맛은 이만하면 합격점이다. 

 

 

 

 

제일 마지막으로 메인 메뉴인 갈치구이가 나왔다.

 

 

 

 

갈치 한 마리 만원 주고 사먹기도 힘든 요즘에 두툼하게 구워져 나온 갈치 도막을 앞에 두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

 

 

 

 

방금 구워져 지글거리는 채로 상 위에 올려진 갈치 도막의 허리를 댕강 분질러 들고 보니 두께도 제법 두툼하니 먹음직스럽다.

 

 

 

 

자! 이젠 갈치 도막을 관찰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방금 지어져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 위에 올려놓고

살과 뼈를 잘 분리해서 입 안에서 그맛을 음미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갈치와 함께 밥을 조금 먹다 보니 식탁 바로 옆에 참기름병이 올려진 것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눈에 뜨인 것은 먹음직스럽게 잘 담아진 열무 김치.

 

 

 

 

비빔밥 그릇과 고추장을 부탁해서 먹던 밥을 모두 비빔밥 그릇에 투하해 넣고는

 

 

 

 

열무김치를 밥 위에 듬뿍 올린 후 호박나물, 가지 나물, 통나물, 산나물......등

나머지 반찬을 모두 함께 쓸어 넣고 그 위에 고추장을 척하니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비비기 신공 발휘,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비고 마구 마구 비빈 후에 

숟가락 척하니 걸쳐서 허겁지겁 입 속으로 가져간다.

갈치구이 시켜놓고 열무 비빔밥도 함께 먹게 되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갈치구이와 열무 비빔밥......상 위에 올려진 음식을 모두 싹쓸이하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벽에 기대 앉아 다리를 쭈욱 펴고 허리를 풀고 앉으니 그때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진다.

큰 기대 없이 찾아갔던 '경주 칼치 불낙'의 갈치 구이 정식.

마치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같이 풍성하고 푸근한 맛이 일품인 우리 동네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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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통일전으로 가는 은행나무길에 자리잡고 있는 맛집 호박고을.
북적이는 시내나 유명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호박고을은
경주 사람들과 여행객들에게 소리 소문없이 소문을 타던 맛집인데
얼마 전에 '우결'에서 가상 부부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박소현과 김원준이
경주 보양 여행으로 호박고을을 찾아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우결(우리 결혼했어요)' 녹화 현장에서 박소현, 김원준은 호박고을의 주 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와 버섯 오리백숙을 맛나게 먹고 너무 맛있다며 표장까지 해 갔다고 하는데
필자도 외식이나 회식으로 몇번 찾았던 호박고을인지라 이번 기회에 간단하게 소개해 볼까 한다.

 

경주 시내에서 배반 사거리를 지나 경주 - 울산 도로에 접어들어 불국사 쪽으로 가다보면
남산 입구인 통일전과 서출지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호박고을은 삼거리에서 100m 정도 지난 오른쪽길에 위치하고 있다.
특이한 기와를 머리에 얹은 황토집 호박고을은 너른 마당에 주차 공간도 널찍하고 
주변에도 주차공간이 많아 회식 단체 손님들이 찾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호박고을의 주메뉴는 단호박을 재료로 한 여러가지 음식들.

메뉴판을 쭈욱 훑어보니 단호박 오리 훈제, 단호박 영양밥, 단호박 해물구이, 단호박 돼지 훈제,
버섯 오리 백숙, 버섯 오리 전골.......등
여러가지 건강 메뉴들이 눈에 뜨인다.
그중에도 많이들 찾는 메뉴 단호박 오리 훈제는 38,000원, 단호박 영양밥은 25,000원이다.


그 외에 3~4인 손님들을 위한 코스 훈제 요리들도 많이 보이는데
함께 갔을 때 주문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그중 A 코스는 단호박 오리 훈제 + 오리 훈제 수육 + 부추전 + 호박전 + 잔치 국수이고
B 코스는 단호박 돼지 훈제 + 돼지 훈제 수육 + 부추전 + 호박전 + 잔치 국수인데
3~4인용이라는 A, B, C, D 코스 요리의 가격은 대부분 60,000원 선이다.

예전에 회식 때에 찾았을 때 4명이 A 코스를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여성 4명이 먹기에는 비교적 알맞은 양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두명이 식사하게 된지라 38,000원 짜리 단호박 오리 훈제를 주문하였다.
단호박을 굽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으려면 예약은 필수인데 (예약전화 054- 777 - 5202)
필자는 미쳐 예약을 하지 못하고 찾아간지라 약간은 긴 시간을 무료하게 기다려야 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조금 있으니 노르스름한 호박죽이 에피타이저로 나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호박죽을 한수저 떠서 입 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쌀알갱이가 입 안에서 느껴지면서 너무나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한참을 기다리니 주문한 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가 한상 눈 앞에 차려졌다.



반찬은 비교적 깔끔하고 맛도 훌륭하다. 
두번째 반찬인 땅콩 조림에 같이 들어있는 것이 밤인가 하고 먹어봤더니 무화과이다.
말린 무화과를 당콩과 함께 조렸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무화과를 처음 먹어본지라 신기하게 맛을 보았다.




주메뉴인 단호박 오리 훈제는 훈제된 오리 고기를 단호박 안에 넣어 참숯가마에서 한 시간 동안 구워낸 것이라고 한다.




훈제 오리고기인데다 단호박 안에 넣어 한시간 동안 구웠기 때문에
기름기가 쫙 빠져버린 오리고기는 다른데서 먹는 것 보다 훨씬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곁들여진 샐러드나 상추, 깻잎에 싸먹어도 좋겠지만 먼저 레드비트로 물들인 무쌈에 싸먹어 보기로 한다.




오리 훈제 두어점을 소스에 찍어 분홍색 무쌈에 올려서 입 안에 넣으니
새촘달콤한 무쌈의 맛과 쫄깃 탱탱한 오리 훈제 고기의 맛이 너무 잘 어우러진다.



단호박도 한 덩이 떼어내어 앞접시에 담고는 숟가락으로 살포시 퍼서 맛을 본다.
오랜 시간 동안 참숯가마에서 구워내서 그런지 단호박 껍질은 새카맣게 타버렸지만 
오리 기름이 듬뿍 스며들어 잘 구워진 단호박은 호박만 구워낸 것 보다는 훨씬 더 촉촉하고 달콤하다.




오리 훈제를 다 먹고나니 마지막 입가심으로 소면이 나왔다.
소면의 양은 정말로 적다. 남자분들 같으면 두번만 집어 먹으면 금방 그릇이 비워질 듯....

2인분인 오리 훈제가 나왔을 때는 둘이 먹기에도 양이 좀 적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지만
훈제 오리고기와 단호박을 다 먹고 소면까지 먹으니 의외로 배가 불러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다.

호박고을에서 식사를 하고나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조금은 서운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카페 '세한도'에서 차 한잔도 좋고
아니면 바로 옆에 위치한 통일전과 서출지에 들러 산책을 하기에도 그만인 거리이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가을이 아니더라도 빤히 바라보이는 통일전을 보며
은행나무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손 잡고 한없이 걸어보는 것도 금상첨화!
영양과 맛 뿐 아니라 주변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주 맛집, 호박고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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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 속담에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리고기보다는 닭고기를 선호하는 우리네 식습관에서 생긴 오해인 듯 하다.
닭고기와 비교해서 오리고기의 영양성분은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하는데
오리고기는 모든 육류 중에서 특이하게도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오리고기는 다른 육류와는 달리
체내 지방 과다 축적에 의해 유발되는 동맥 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대사 조절 기능이 높아지게 되어
몸 안에 쌓인 각종 독을 풀어주고 몸의 산성화를 막아준다고 한다.

고기를 많이 먹어도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지 않는다니!
노화 방지 뿐 피부 활력까지 준다는 오리고기는 여성들에게 최고의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전국에서도 경주는 오리고기 사육 농가가 많기로 유명하다는데
경주 삼릉에서 내남면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오리고기 전문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와 가족들이 자주 찾는 곳은 경주시 내남면 용장리에 위치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
남산 등산길 초입인 삼릉을 지나 가다 엄청나게 주차장이 넓은 식당을 도로 좌측으로 만나게 되면
그곳이 바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집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곳은 식당 규모도 크지만
수십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 공간 때문에 회사 회식이나 단체 관광객에겐 안성맞춤인 집이다.




비교적 쾌적한 실내는 홀과 내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홀에는 이렇게 특이한 모양의 테이블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상판이 전혀 없이 세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진 철제 테이블은 
가운데는 불판을, 사이드에는 반찬을 담은 사각 쟁반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의 메뉴 생오리 숯불구이는 한마리 30,000원, 오리 양념 불고기는 25,000원, 오리 훈제는 35,000원인데
25,000원 짜리 오리 양념 불고기 한마리를 시켰더니
반찬이 사각 쟁반에 담긴 채로 테이블 양쪽에 떡 하니 올려진다.
나중에 테이블을 치울 때도 쟁반만 달랑 들고가면 되니 누가 만든 아이디어인지 모르지만 종업원들에겐 정말 편리하겠다.




곁들여져 나오는 기본 반찬은 비교적 단순한데 먹어보면 하나 하나 다 상큼한 맛이 있다.  




살얼음이 동동 든 물김치도 시각과 미각을 함께 자극하고......




부추, 상추 등을 머무린 겉절이는 새콤 달콤한 맛이 예술이다.




겉절이를 집어 먹으며 조금 기다리면 오리 양념 불고기가 돌불판에 담겨 상 위에 올려진다.

얼른 보기에는 춘천 닭갈비와도 그 모양새가 흡사한데 빠알간 양념오리고기 위에 올려진
녹색의 대파, 노르스름한 색깔의 수제비, 하얀 새송이와 양파 등이 묘하게 잘 어울려 보는 이의 식감을 자극한다.




 불을 켜고 고기를 집게로 뒤적여보니 미친 듯 빨갛게 버무려진 양념 때문인지 익히기도 전에 벌써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집게가 손에 쥐어졌으니 이제 맛있게 익히는건 먹는 사람의 몫이다.
이리저리 뒤적여 가며 오리고기와 야채가 골고루 익도록 정성을 들여준다. 





함께 곁들여져 나온 마늘도 넣고.......불판이 데워지니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고기가 익기 시작한다.
고기가 익어가니 기름기가 전혀 없던 불판에서 빨간 오리 기름이 고이기 시작한다.




불판 아래로 기름이 빠지긴 하지만 불판 위에는 여전히 빨간 오리 기름이 고여 있어 혹시나 했는데
오리고기의 기름은 물에 녹는 수용성이라 몸에 해롭지 않다고 한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 중국 사람들이 오히려 고혈압 환자가 적은 것도
오리고기와 같이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선호하는 중국 사람들의 식습관 때문이라나!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오리 고기 기름은 피 속의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게 하여
체내의 산소 공급을 수월하게 하여 준다고 하니 안심하고 열심히 먹게 된다.
 



오리 한마리를 다 먹고 나면 포만감에 배를 두드릴 지경이지만
오리불고기집에서는 마지막으로 밥을 볶아 먹어야 모든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법!

밥 한공기를 볶아달라고 주문했더니 밥에다 김치, 부추, 김을 넣고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볶아준다.
"아이고......볶음밥 진짜 고소하네....맛있다 그쟈?"
베부른줄도 모르고 열심히 먹다가 보니 아차! 사진 찍는걸 잊어먹었다!
 몇숟갈 안 남은 걸 허겁지겁 사진에 담다보니 볶음밥의
맛을 전해드리는데 다소 아쉬움이 느껴진다.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도 불구하고 1박2일의 영향인지 경주 남산을 찾는 발걸음들이 여전하다.
많은 이들이 찾는 남산의 대문 격인 삼릉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는
남산 등정길에서 내려와 허기진 배를 다스리고 돌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강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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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몰려드는 여행객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경주.
경주를 방문하시는 분에는 막상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하는지 난처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비해서 이렇다하게 내놓을만한 유명 맛집은 별로 없는 곳이 경주인지라
이곳에 사는 필자조차 모임이나 외식 때가 되면 '뭘 먹어야 하지?' 하고 고민을 하기가 일수다.
이렇듯 내세울 음식이 별로 없는 경주에 콩고기로 도전장을 내민 채식전문점이 있다기에 찾아보았다.




경주 보문단지 한화 리조트 뒷편 골프장을 돌아 시골길로 한참을 가야하는 곳에 자리잡은 다유(茶由)는
한적하여 좋기는 하나 승용차 없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엔 위치가 좀 애매한 곳이다.


 

 

넓다란 주차장에 이르러 차를 세워놓고 내리면 황토로 정성스럽게 지은 집이 손님들을 반긴다.
민박과 찻집, 채식요리전문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식당 다유(茶由)의 문을 밀고 들어서본다.




지붕이 그대로 트여져 있는 식당의 내부는 시원한 느낌을 주고
기왓장을 이용해 황토로 쌓아올린 벽은 건강에 좋은 원적외선을 내뿜어주니 좋다.
 



식당 뿐 아니라 찻집의 기능도 겸비하고 있는 다유는 내부 곳곳에 이렇게 다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식 다기도 있지만 식당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고유의 다기들이다.
다유에서는 차만 주문해도 되고 식사를 하면 후식으로 차가 제공되기도 한다.


 


다기들 옆에는 이렇게 유기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다유의 모든 음식은 이렇게 건강에 좋은 유기에 담겨져 나온다.




다유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많지 않은데  채식전문점 답게 육류는 하나도 없고 모두 채식으로 만들어진 웰빙요리들이다.
콩고기밥과 매운콩 불고기밥이 11,000원, 채과밥이 15,000원 정도이니 식사의 가격은 결코 착하지 않은 편이다.




함께 한 일행들은 콩고기밥과 채과밥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서 주문했는데
전에 채과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 필자는 콩고기밥을 주문했다.
이윽고 네모난 소반에 잡곡밥과 시래기국, 김치, 그리고 일곱칸으로 나누어진 접시에
콩고기 두종류와 단호박, 강낭콩, 샐러드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전체적인 상차림은 아주 정갈하며 먹기 아까울 정도로 정성스럽게 차려져 손님 앞에 베풀어진다.


 


콩고기의 재료인 콩의 단백질 함량은 고기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지라 옛부터 콩을 일러 '밭의 쇠고기'라고 했다는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섬유질, 미네랄 등의 6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 현대인에게는 가장 필요한 웰빙 음식이다.




다유에서 만들어진 콩고기는 닭강정, 돼지고기. 쇠고기의 세가지 맛을 낸다고 하는데 
씹어보면 고기와 비슷하기는 하나 진짜 고기와 같은 육즙은 없고 살짝 질긴 맛이다.
전체적으로 좀 심심한 맛이라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이 밥반찬으로 먹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기에 담겨져 나온 잡곡밥은 쫀득하고 맛있으며 함께 나온 시래기국 역시 먹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콩고기밥을 받아들고 먹다보니 맞은편 식탁의 채과밥에 자꾸 관심이 간다. 남의 밥의 콩이 커보이는건가?




채과밥은 밥과 시래기국, 간소한 반찬 세가지, 그리고 큰 접시에 담긴 모둠 채소 한접시이다.
맵고 짜고 얼큰한 식사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사람들인지라 막상 채과밥을 받아들고 보면 
"뭐야......! 수박, 사과, 토마토, 바나나 이런 것을 반찬으로 해서 밥이 넘어가냐?" 하고 황당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한식 식당에서 만나 보기 힘드는 상차림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곤 하는데
다유의 대표 메뉴 채과밥은 채소, 과일, 견과류 등 30가지의 채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웰빙식사이다.




색깔을 잘 맞춰 보기 좋게 담겨진 모둠 채소 접시에는 오미자 소스가 듬뿍 뿌려져나오는데
각종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오미자 소스에 푸욱 담궈 절여 천천히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눈을 밝게 하여 기를 돋우며 폐와 신장 보호,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오미자 소스와
몸에 좋은 채소 견과류를 함께 먹으니 건강을 위해선 이 아니 좋을 순 없다.

 

 


후식으로는 매실차와 보이차가나오는데 약과와 달콤한 팥인절미가 함께 곁들여지는데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차나 다과의 맛은 손님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게 한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전원이 펼쳐지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맛보는 정갈한 채과밥과 웰빙 콩고기.
한국사람들의 입맛에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생소한 음식들인데다 음식값도 다소 비싼 편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채식, 웰빙 식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라고 생각된다.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주 먹는 고기나 찌개류의 메뉴가 식상하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화콘도 뒷편에 위치한 식당 다유(茶由), 경주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드는 웰빙 채식요리 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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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맛집을 발굴해내어 포스팅하는 것을 즐겨왔던 필자.
오늘은 경주를 대표할만한 맛집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도솔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입소문으로나 인터넷으로나 잘 알려진 도솔마을을 또 소개할 필요가 있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주에서 가장 경주스러운 맛집인 도솔마을을 소개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도 그래서
오늘은 도솔마을의 이모저모와 대표 메뉴인 수리산 정식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북적거리는 대릉원 앞을 지나 돌담길로 접어들면 7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한옥마을이 펼쳐지는데
하늘 높이 솟은 솟대 아래 멋스럽게 새겨진 서각간판이 이곳이 경주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도솔마을임을 알려준다.
100년이 된 한옥을 수리하여 식당으로 쓰고 있는 도솔마을은 오래전부터 경주의 문인들이 즐겨찾아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다.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면 도솔마을 작은 사립문을 지나 들어가는 골목이 더욱 운치가 있다.
 

 

어......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방 마다 사람이 그득그득하다.
평소에도 찾는 이가 많은 식당이지만 그래도 자리는 잡을 수 있었는데 주말 저녁이라 통 빈 자리가 없다.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고 해서 발걸음을 되돌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오늘이 도솔마을에 첫걸음인 동행이 꼭 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길래 평상에 앉아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니 사람이 적어지기는 커녕 점점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래도 온지 한참 되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방에 들어가 밥 먹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겠지?



 

안뜰에서 뒷뜰로 가보니 거기도 방마다 손님이 그득그득하다. 이런.....! 오는 날이 장날이구나.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기가 그지없다.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하니 다소 지루함이 덜해진다.




40분 정도를 기다리니 방에 자리가 나서 행랑채에 자리를 틀고 앉을 수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를 보니 글씨나 그림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어느 서예가가 도솔주 한잔에 써주고 갔을까?

도솔주(동동주). 여여주(소주), 법명주(사이다), 부질주(맥주), 청담주(막걸리), 소담주(매실주)....등
예스러운 이름을 붙인 주류와 함께
나오는 모듬전, 가오리무침, 도루묵 찌개 같은 안주류는
일만원에서 일만오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일만오천원짜리 모듬전을 시키니 둥그런 채반에 각가지 전이 잘 구워져서 나왔다.
(몇개 집어먹다가 생각나서 찍은 것이라 약간은 그림이 엉성하네요...^^)



 

 주류나 안주 외에 이집에서 주력하고 있는 식사류는 단 한가지. 수리산정식이다.
몇년전에도 가격이 팔천원이었는데 아직도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모든 식재료의 원가가 인상되는요즈음에 몇년간 음식값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주방 입구에는 음식재료의 인상으로 인해 추가 반찬을 제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주인의 인삿말이 커다란 플래카드에 적혀 있었다.
여름에 왔을 때만 해도 반찬 리필이 가능했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음식값을 인상하지 않으려는 도솔마을측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조금 기다리니 금방 수리산정식이 나왔다.
그런데 반찬이 어딘가 약간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반찬의 가짓수가 줄어든건가?


 

여름에 찍었두었던 수리산 정식의 사진을 꺼내 비교해 보았다.
여름에 먹었던 상차림에 비해서 감자알조림이 없어지고 호박잎 쌈이 지금은 김으로 변한 것 외에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경주에 있는 많은 쌈밥집과 한정식집에서도 맛깔스런 반찬들이 많이 나오지만
도솔마을의 반찬들은 세련미보다는 투박함이 느껴지는 반찬들이다.
마치 시골 할머니댁 툇마루에서 먹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그릇도 유기, 목기, 뚝배기에 양은냄비, 이빠진 사기그릇까지 각양각색이다.





반찬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목기에 담겨나온 호박전이 있고.....


 



붉은 색감이 맛나 보이는 닭볶음탕(닭도리탕)은 그 맛도 훌륭하다.


 



마늘쫑 무침은 푸르름이 살아 있는 색감처럼 입안에서도 상큼한 맛을 남겨준다.



 



메밀채에 김치와 계란지단, 김가루로 고명을 얹은 묵국이 보인다.
일반적인 쌈밥집 메뉴에서 잘 안 나오는 메뉴이다.



 

열무 물김치는 맛이 갈끔하면서도 심심하고........




어느 상에서도 빠지면 섭섭한 김치는 비쥬얼도 맛도 그저 그런 맛이다.


 

그리고 양배추에 돌돌 말린 반찬.....뭔가 했더니 두부 양배추말이이다.


 

두부양배추말이 역시 다른 집에서는 잘 보지 못한 반찬인데 비쥬얼과 함께 맛도 훌륭하다.




콩나물, 울릉도나물, 고사리의 삼색이 잘 어울리는 나물. 특히 고사리와 울릉도나물의 풍미가 좋다.




경상도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삭힌 콩잎 김치......안 먹어본 다른 지방의 사람들은 콩잎의 맛을 모를 것이다.




굽지 않고 찢어서 간장을 얹어서 먹는 김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간장을 얹어서 먹는 생김에 맛을 들이면 조미하여 구운 김은 맛이 없어 못 먹게 된다.




비지 찌개는 보기에는 허전해 보이지만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끓여 보기보다 맛이 아주 훌륭하다.


 



그리고 양은 냄비에 끓여져 나온 꽁치 김치찌개는 너무 시큼하고 맛이 너무 짜다.  너무 시어버린 김치로 찌개를 끓였나 보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지 않고 텃밭에서 따온 듯한 비쥬얼의 상추도 양은냄비에 담겨 한쪽에 놓여졌다.




제일 맛난 것은 자작하게 끓여낸 강된장이다.
상추에 밥 한숟가락과 함께 올려서 먹는 매콤한 강된장은 시골 할머니댁에서 맛보던 바로 그 맛이다.



 



도솔마을의 8천원 짜리 수리산정식은 다른 집 찬에 비해서 특별히 세련되지도,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솔마을을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이곳에서 고향집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강된장이며 생김, 비지찌개, 양푼이에 담긴 상추쌈......예전부터 누구나 먹어와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시골 할머니가 해주신 것 같은 반찬들을 먹으며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오래전부터 경주 지역 문화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던 도솔마을은 시월의 마지막날에는 음악회도 열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그날 매출의 전액을 이웃돕기를 위해 내어놓기도 한단다.
나눔을 실천하는 경주 대표 맛집 도솔마을, 다음번에는 마지막 수요일에 들려봐야겠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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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대구 막창, 마산 아구찜, 안동 찜닭,
부산 동래파전, 의정부 부대찌개, 충무 김밥, 통영 굴국밥......

어떤 지역을 떠올리면 함께 연상되는 그 지역 대표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러면 제일의 문화 관광 도시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
길 가는 경주 시민들을 붙잡고 이 질문을 던져본다해도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뭐가 있지? 하며 갸우뚱하실 분이 많으실 것이다.

한참 생각한 끝에 "경주빵? 쌈밥? 순두부? ....." 라고 말하긴 하지만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다.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손꼽히는 경주이지만 경주를 대표할만한 음식은 사실 별로 없는 형편인데
2011년에 이르러 경주시와 농업기술센터가 손을 잡고 상표등록을 한 경주 대표 음식이 생겼다.
경주 농특산물과 문화가 접목된 경주의 대표 향토 음식은 바로 <별채반>.



 



경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에 <별채반>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역사를 품고 미래를 지향한 경주의 별을 정갈하게 담아낸 한 그릇, 하나의 정찬>이란 의미를 담기 위해서이다.

비옥한 평야와 높고 낮은 산, 청정한 동해안 바다가 골고루 분포한 천혜의 고도 경주는
예로부터 곡류, 산채, 해산물이 풍부하고 좋은 식재료가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경주의 풍부한 곡류, 산채류, 해산물이 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별채반>은
여섯부족의 화합을 의미하는 '6부촌'처럼 경주의 화합과 융합의 문화를 잘 대변해준다.





이제 출범한지 얼마 안 되는 경주 향토음식 <별채반>을 선보이는 전문식당으로는 
황남동 교동쌈밥점과 황성동 장원숯불가든점이 지정되었는데
그중 하나인 교동쌈밥점을 찾아가 보았다.




첨성대, 대릉원을 지나 서쪽으로 100m쯤 가다보면 고분 여러기가 있고 
길 옆에 커다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우뚝 솟아있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맞은 편이 교동쌈밥집이다.

교동쌈밥은 지난 7월 24일 방영된 SBS 런닝맨 경주 레이스에서 유재석, 최민수를 비롯한 런닝맨 맴버들이
상 위에 차려진 쌈밥 재료들이 나온 순서를 알아맞추는 퀴즈 게임을 촬영한 곳이어서 관광객들에게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식당 입구 나무 대문으로 들어서니 한쪽에는 경주 음식 <별채반>이라는 글이 붙어 있고
또 한쪽에는 쌈한정식 교동쌈밥이라고 쓰여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별채반을 비롯하여 쌈한정식을 주 메뉴로 선보이는 교동쌈밥점은 오래 된 집은 아니지만
경주 토박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외부 관광객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 집이다. 

실내는 상당히 너른 편인데 이렇게 의자가 놓여있는 홀과 온돌이 놓여 있는 룸이 반반 정도를 차지한다. 

단체 관광객들은 주로 룸에서 식사를 하는 편인데
마주 보이는 저 방에서 런닝맨 경주 레이스 편의 쌈밥 재료 알아맞추기 게임이 이루어졌다.





교동쌈밥점의 식탁에 앉으면 창 밖으로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앞에 덩그러니 고분이 자리잡고 있고 옆에 그림같은 메타세콰이어가 4그루가 하나의 나무처럼 서 있는
이런 풍경은 경주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다.





경주에서 나는 건강한 지역 농산물로 만든 경주 향토 음식 <별채반>은
<육부촌 육개장>, <곤달비 비빔밥>등 두가지 메뉴로 선보이는데

<육부촌 육개장>은 경주 천년한우와 단고사리, 곤달비, 대파 그리고 양, 곱창 등
경주 산과 들의 6가지 친환경 식재료로 끓여낸 담백한 궁중식 육개장이다.

커다란 유기에 하나 가득 담겨나온 <육부촌 육개장>의 가격은 10,000원인데
필자는 <곤달비비빔밥>을 주문한지라 육개장의 맛은 보지 못했고
다른 분이 받은 음식을 양해를 구한 후 사진만 한컷 찍었다.





이윽고 필자가 주문한 <곤달비 비빔밥>이 나왔다. 가격은 9,000원이다.

<별채반>은 다른 음식과 달리 이렇게 하나의 소반에 밥, 국, 반찬이 1인분씩 담겨져 나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한식집에 서너명이 가서 음식을 시키면 밥과 국만 개인용이고
반찬과 찌개는 다 공용으로 같이 먹도록 나오는 것에 반해서 
<별채반>은 몇 사람이 함께 가던지 항상 1인분씩 소반에 차려져 나오기 때문에 너무 깔끔하고 위생적이다.





황성동 장원숯불가든점에서도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교동쌈밥점의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의 재료와 반찬들을 비롯해서 그릇과 소반까지 꼭 같았다.
경주를 대표하는 음식의 특성에 맞게 전문식당의 환경을 개선하고
표준 조리법 기술 이전 교육으로 음식 메뉴와 맛을 고정했기 때문에 
어느 지정식당에 가서 먹던지 음식의 재료와 맛이 꼭 같은 것이 <별채반>의 특징이다.





곤달비 비빔밥의 찬은 다섯가지인데 작은 유기에 담겨져나온다. 반찬에는 강하지 않고 심심한 맛을 내는 김치가 있고....




바다에 면한 경주의 특성을 잘 살린 구운 상어 고기 두토막이 눈길을 끈다. 
경상도에서는 상어고기를 '돔배기'라고 부르는데 제사상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돔배기이다.




그리고 고소하게 잘 부쳐내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김치전이 한조각 올라온다. 

  



경상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삭힌 콩잎김치도 있다.
경상도 사람들이 콩잎을 먹는다면 서울사람들은 "사람이 무슨 소야? 콩잎을 먹게?"하고 놀라기도 하지만
삭힌 콩잎 김치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콩잎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된다.




그리고 열무 물김치가 곁들여진다.
반찬은 비교적 소박한 편이고 양도 적은 듯 하지만 리필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그리고 역시 경주 인근 동해 바다에서 난 미역으로 정성스럽게 끓인 미역국도 곁들여진다.
미역이 파랗고 국물이 맑고 깔끔한 서울 미역국에 비해
자연산 미역으로 꿇이는 경상도 미역국은 미역이 검고 국물도 뿌옇고 걸죽하다.





오늘의 주메뉴인 <곤달비비빔밥>은 경주 산내면 해발 1,013m 문복산에서 자생하던 야생곤달비를 채취하여
청정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하여 맛과 향이 뛰어난  곤달비와 양송이, 미나리 등
산채가 어우러지고 계란지단, 당근채, 경주천년한우 고명을 곁들인 맛깔나는 비빔밥이다.





비빔장 또한 특이하다. 일반적인 비빔장으로 쓰이는 고추장 대신
된장, 멸치가루 등으로 만든 독특한 양념장을 곁들인 것이 특이한 점이다.
 

 


 



고추장 대신 된장 양념장을 넣어 비빈다니.....! 어떤 맛일까? 엄청 궁금하다.


 



비빔 나물에 밥을 들이붓고 된장 양념장을 넣고 열심히 비벼보았다.
붉은색을 내는 고추장을 쓰지 않으니 비쥬얼로는 고추장 비빔밥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빨갛게 비벼진 비빔밥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한숟갈 떠서 맛을 보니 처음에는 고개가 약간 갸우뚱해진다.
응? 이게 무슨 맛이지?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졌던 것일까?
고추장의 매콤달콤한 맛이 빠진 비빔밥은 약간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한숟갈, 두숟갈 먹다보니 점점 맛이 적응되어 가고 입안에 친근감이 든다.
보통 비빔밥은 고추장의 맛이 너무 강한지라 나물의 맛보다는 고추장의 향이 너무 강한데
곤달비 비빔밥은 된장 양념장으로 비비니 훨씬 더 부드럽고 나물의 풍미가 살아난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300 년전 쯤인 영조시대이니
그 이전의 우리 조상들은 된장으로 비빔밥을 비벼 먹었으리라......
신라시대 6부촌에서 먹었던 비빔밥이 바로 이런 맛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한술한술 음미하며 먹다보니 벌써 커다란 그릇이 다 비워졌다.
처음으로 맛본 경주 대표 브랜드 음식 <별채반 곤달비 비빔밥>.
맛이나 상차림이나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내놓기에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거기다 친환경 곡물, 산채, 해산물이 골고루 들어있는 웰빙 음식이니 말이다.

앞으로는 "경주의 대표 음식은 무엇인가요?"라고 누가 물으면 기분좋게 대답할 수 있을거 같다.
"경주에 오시면 경주 대표 음식 <별채반>을 꼭 드시고 가세요~!!"라고.....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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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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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중심지에서 포항쪽으로 약 16km정도 떨어진 형산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양동마을은
하회마을의 북적거림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한적한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장료도 없을 뿐더러 제대로 갖춰진 휴식 시설조차도 없는 이곳은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서너집 밖에 되지 않는다.
대대로 내려오던 조용하고 고조녁한 양반마을인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마을의 모습이 변해버리고 몰려드는 관광객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상업화될까봐 걱정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아직은 옛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 많으니 양동마을 방문 계힉이 있으신 분은
마을의 모습이 바뀌기 전에 빠른 시일 내에 방문해 보시길 권하며......




루비와 함께 떠나보는 경주 맛집 기행.
오늘은 세계문화유산 경주양동마을 내에 위치한 우향다옥을 소개해드릴까 한다.





마을 주도로에서 무첨당 가는 길목 어귀에 자리잡는 우향다옥은 
여느 식당처럼 번듯하고 큰 간판이 내걸리지 않아서 처음에는 식당이 맞나 하고 주저하기도 하는데

이 집은 시인이자 문화유산해설가이신 이지휴 선생이 운영하는 한정식 및 민박집이다.




기와로 된 사랑채 모퉁이를 돌아가면 초가로 된 안채가 나오고 마당에는 평상을 베풀어 탁자를 놓아두었다.




안채의 불타는 아궁이 위 커다란 솥 안에는 무슨 음식이 준비되고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느 시골집이 그렇듯 이집도 마당 안 텃밭에 고추가 잘 자라고 있고 세간살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우향다옥이라는 이름에 맞게 잊비에서는 차와 식사가 다 제공이 되는데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 6,000원, 청국장 7,000원이고 닭백숙은 40,000~4,5000원 정도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덕정식은 14,000원, 우향정식은 13,000원이라고 하기에
청국장과 함께 나오는 13,000원짜리 우향정식을 주문했더니 평상 위 탁자 가득히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반찬을 하나 하나 집어서 맛을 본다. 아삭한 맛의 애호박 나물.




짭쪼롬하니 맛있는 조갯살 무침.




간이 잘 배어있는 깻잎 김치.




삼색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감자채 볶음.




빨간 색감이 입맛을 자극하는 더덕고추장 무침.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그만인 참나물 무침.




깔끔하게 볶아낸 버섯 볶음.




빨갛게 무쳐낸 오이 무침.




얘쁘게 지져낸 동그랑땡.





빨간 색이 보는 이의 식감을 자극하는 건새우볶음.





입 안에서 짝짝 달라붙는 견과류 볶음.




비린 맛이 나지 않는 멸치 고추 볶음.




깔끔하고 시원한 백김치.




짭짤하니 입맛을 돋구는 꼬막 무침.




계란을 입혀 두툼하게 지저내고 양념을 올린 두부 구이.




손에 하나씩 들고 베어물면 아작하니 씹히는 맛이 그만인 알타리무김치.

 



한식상에 빠지면 섭섭한 삼색 나물 등등 상 위에 올려진 반찬들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그리고 잘 구워진 조기까지 잔뜩 베풀어진 반찬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메인 메뉴는 역시 청국장이다.
뚝배기에 보골보골 끓는 채로 나왔지만 김 때문에 찍을 수가 없어 한 김이 나간 후에 한컷 찍어 보았다.





청국장을 개인접시에 덜어놓고 맛을 보니 집에서 직접 담은 청국장의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양동마을의 몇집 안 되는 식당 중에서도 우향다옥은 차와 식사를 즐기며 한담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한상에 13,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긴 하지만 양동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식사이다.
특히 이집의 주인장이신 이지휴 선생은 가양주인 송국주의 기능 보유자이기도 하니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한정식과 함께 송국주 한잔 기울인다면 최고의 세계문화유산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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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다녀오고 복직해서 직장 생활 잘 하고 있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곧 결혼 한다고...그동안 잘 대해 주신 것 감사하다고 그러며 한 턱 쏜단다.
좋아하는 후배의 결혼 소식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날을 잡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
첨성대에서 최부잣집 가는 길 오른편에 자리잡은 양지 식당. 

 식당에 도착해서 식당의 외관을 본 나는 약간 어이가 없었다.
이런 넘이 있나....
나는 그 친구가 군대 잘 다녀오라고 거창한 곳에서 밥도 사주었는데
이런 허름하기 짝이 없는 곳으로 하늘같은(!)  선배를 부르다니....
여자들이란 밥맛보다 분위기가 최고인데....
남자들이란 역시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식당의 문을 밀고 들어섰다. 

내부는 그나마 조금 나았는데 식당의 방문 위에는 불국사, 반월성....등 유적지의 이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고
경주 유적지의 사진 작품들과 토속적인 실내 장식품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메뉴는 손칼국수와 콩나물밥인데 후배 말로는 콩나물밥이 아주 맛나단다. 

기다리면서 먼저 나온 시원한 물김치를 숟가락으로 한 숟갈 떠먹어보니 상큼한 맛이 온 몸에 전해진다. 

 

이윽고 나온 콩나물밥...색감이 너무 먹음직스럽다.
당근,미나리,팽이버섯,김채....색색의 잘 썰어진 야채가 콩나물밥 위에 곁들여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쌈장이이었는데 보통의 비빔밥 쌈장처럼 고추장이 아니고
붉은 고추를 잘게 다져서 갖은 양념으로 되직하게 버무린 양념장이었다. 

식욕을 돋구는 고명들의 아름다운 색감에 반한 우리는 양념장을 넣고 마구 마구 비벼대었다. 

 잘 비벼진 콩나물밥.
콩나물 위에 곁들인 야채가 다 생채이어서 신선할 뿐 아니라
고추장이 아닌 특유의 고추 다데기로 비빈 것이라서 맛이 정말 상큼하다.

 배 부르게 먹고 즐겁게 얘기도 나눈 후 기분좋게 식당 문을 나선 나.
허름한 식당으로 날 불러낸 후배 녀석을 너그러운 맘으로 용서해 주기로 하고
단골집 목록에 이 식당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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