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마술사 훈데르트바서는 우리의 외피와 의복에 이어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집과 건물을 세번째 피부라고 표현했다.
행복한 집과 다채로운 집을 꿈꾸던 그는 자연스럽게 건축에 관심을 가졌고
자신만의 이념과 꿈을 반영하는 건축물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스스로의 창의성과 꿈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城)을 짓기를 바랬을 뿐만 아니라
집은 외부에서 건물을 바라 볼 때 누가 사는 지 알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이 담긴 집을 지을 수가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주거지의 창문을 에워싼 공간만이라도 스스로 만들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권리를 '창문의 권리'라고 불렀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쿤스트하우스빈,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등 그가 디자인한 모든 건물은
제마다 모양이 다른 창문으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뜨이는 건물은
오스트리아 그라쯔(Graz)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는 블루마우 온천 리조트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상이 공존하는 이곳의 건물은 땅에서 금방 솟아난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있는 느낌을 전해주고
금방이라도 동화 속의 난장이가 집안에서 불쑥 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마져 들게 하며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를 그대로 살려서 지은 집들은
유선형으로 물결치듯 서로 이어지다가 땅으로 연결되며 언덕으로 이어진다.
모든 지붕은 1m이상 흙으로 덮고 옥상 정원을 만들었는데 지붕이 온통 잔디와 나무로 우거져 있어
언덕을 산책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지붕 위로도 돌아다니게 된다.

312개의 객실이 있는 블루마우 온천 리조트에는 창문이 무려 2,200개나 된다.
하지만 창문이 이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양의 창문은 하나도 없다. 

블루마우에 머무는 동안 사람들은 2,200개의 서로 다른 창문을 통하여
그동안 억눌렸던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동화의 성(城)의 왕자와 공주가 되는 것이다.

2,200개의 표정을 가지고 있는 블루마우의 창문들.
그중 일부를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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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동화처럼 아름다운 마을 블루마우로 가기 위해서는
비엔나에서 베른바흐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고속도로 상에는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특이한 모양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다.





차에서 내려 휴게소 건물을 보니 "아!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이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직선을 거부하면서 모두 곡선으로 지어진 휴게소 건물 벽마다 강렬하게 내리그어진 원색의 선들.

그의 철학에 따라 유리창의 색깔과 모양 역시 어느 하나도 같지 않고 제각기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휴게소의 이름은 아우토그릴(Autogrill). 원래 이름은 바드 피샤우(Bad Fitchau)이다.





둥글게 휘어진 계단을 올라 휴게소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니

둥그런 천정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둥, 그리고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에는 어디든지 있는 분수가 여행자를 반긴다.




외부의 모습과 달리 레스토랑의 내부는 훈데르트바서의 분위기가 다소 약한 느낌이 든다.





곡선으로 처리된 인테리어, 다양한 색상의 타일로 덮은 바닥이나 천정은 훈데르트바서의 작품 스타일이 그대로 살아 있으나

내부 인테리어는 어딘지 살짝 특징을 잃은 느낌이 드는데......





알고 보니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이 건물의 초창기에는 훈데르트바서의 색깔이 짙었으나
휴게소의 소유가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간 이후에 인테리어가 상당 부분 바뀌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비엔나의 자랑거리인 '멜랑쥬'커피 한잔(3.78 유로)을 맛본 후 1층으로 내려가본다.





휴게소 1층에는 아담한 슈퍼마켓이 자리잡고 있는데  
슈퍼마켓의 바닥 또한 훈데르트바서의 예술 감각이 조화를 잘 이룬 하나의 작품이다.






하지만 1층에서 빠뜨리지 않고 돌아보아야 할 곳은 수퍼마켓이 아니라 바로 화장실이다.
입구로 들어서니 손으로 만지면 파란 물감이 묻어날 것 같은 문과 알록달록 개성있는 모양의 타일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화장실을 구경하기위해 휴게소에서 쉰다고 할만큼 오스트리아에서는 너무나 잘 알려진 화장실인데
훈데르트바서의 초창기 디자인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생활 속의 미술관이다.





어렸을 적 여자 화장실을 몰래 들여다보다 같은 반 여자 친구들에게 변태 취급 받은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필자의 시선과 함께 하시는 남성분들은 죄의식(?) 없이 여자 화장실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으니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마시고 살며시 필자의 뒤를 따라오시길 바라며......

유럽 많은 나라의 공중 화장실은 사용료를 지불해야 편안하게 근심을 풀 수 있지만
이미 레스토랑에서 멜랑쥬 한잔을 마셨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화장실로 들어서니 손을 씻는 공간이 정말 환하고 햇빛이 잘 비쳐 느낌이 너무 따스하다.
둘러보니 세면대 앞의 거울이 정말 환상적이다!





커다란 전면 거울은 어디서도 볼 수 없고 크고 작은 거울이 삐뚤빼뚤한 프레임 속에 오밀조밀 들어앉았다.





어떤 거울은 일부러 깨뜨려 놓았다.
깨진 거울을 세면대 앞에 붙일 생각을 하다니....정말 남들과는 다른 머리를 가진 훈데르트바서다. 






거울을 둘러싼 프레임의 색감이 정말 오묘하다.




바닥 타일도 컬러의 조화가 정말 예술이다. 왜 훈데르트바서를 색채의 마술사라고 하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세면대가 위치한 곳에서 보니 너무나 컬러풀한 문들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둥근 화장실의 가운데에는 훈데르트바서 건물의 큰 특징인 곡선 기둥이 자리잡고 있고
기둥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감의 문들이 반원을 이루고 늘어서 있다. 



컬러는 약간 어두운 원색들인데 훈데르트바서는 이를 암다채(暗多彩, 둥겔분트)라고 불렀다. 








원색인 컬러에 물기가 더해져 더 짙은 색감을 나타내주는 암다채는 그의 그림에서 주조를 이루는 컬러이다.





레드, 블루, 옐로우, 그린, 블루, 블랙.....그리고 화이트......
어쩌면 촌스러울 수도 있는 색감들이 한데 어울렸는데도 자연스럽고 세련되기 그지없다.





화장실 내부 색감의 조화는 벽과 문에서 시작하여 바닥으로도 이어진다.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훈데르트바서는 깨어진 타일 조각 하나도 버리는 법 없이 이렇게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화장실에 들어와서 넋을 잃고 돌아보며 셔터를 계속 누르느라  볼일을 봐야 한다는 본연의 자세는 그만 망각해버린 필자!
이제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설 차례이다.

 



음.....여자 화장실도 별거 아니잖아.....하시는 분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화장실 칸 마다 같은 모양의 벽과 바닥이 하나도 없이 모두 다른 모습, 다른 색감으로 장식해 둔 것을 볼 수 있다.

훈데르트바서가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을 재디자인했다는 것은 일전에 소개해 드렸다.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예술가, 색채의 마술사 훈데르트바서가
이런 한적한 고속도로 휴게소와 화장실까지 디자인했다는건 약간 의외였다.
하지만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고 보는 전시회에서만 접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예술이 아니라도
우리 삶 속에 들어와서 생활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예술,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예술이 아닐까.....? 

바쁜 일정 중이었지만 오스트리아인의 삶 속에 깊이 녹아들어 하나가 된 훈데르트바서의
친근하고도 특별한 미술관에 편안히 앉아 잠시 깊은 명상에 빠져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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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데르트바서의 미술 작품과 그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돌아보기 위한 오스트리아 여행,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빈,Wien)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km를 달려
스티리아(Styria, Steiemark)주에 위치한 바른바흐(Barnbach)로 향한다.
스티리아의 주도 그라츠(Graz,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에서 얼마 멀지 않은 바른바흐는 
스티리아주 보이츠베르크구에서도 가장 조그만 도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도시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곳에 훈데르트바서가 새롭게 디자인한 성 바바라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평화롭다 못 해 한산한 느낌까지 드는 시골 마을 바른바흐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성바바라 교회에 이르니
바로 앞에 보이는 교회 건물....
아.....교회가 너무 예쁘네....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유럽을 여행하는 중에 그 도시를 대표하는 교회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날아갈 듯 가벼워보이는 교회는 처음이다.
많은 유럽의 교회들이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과 함께 근엄하고 묵직하게 버티고 있다면
훈데르트바서의 교회는 쓸데없는 권위를 훌렁 벗어 던진 듯 가볍고 행복해 보인다.




성 바바라 교회(Church of St. Barbara)입구에는 그가 디자인한 건물에는 빠질 수 없는 분수가 자리잡고 있다.





역시 겨울이라 분수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성모상인가 했더니 광부와 건축업자의 수호성인인 성녀 바바라상이란다.
전승에 의하면 그녀는 디오스쿠루스의 딸로서 뛰어난 미모를 지녔는데,
그의 부친은 수많은 청혼자들의 기를 꺾기 위하여 그녀를 탑 속에 가두었다고 한다.
어느날 부친은 그녀가 크리스챤이 된 것을 발견하자 그녀를 죽이려고 덤벼들었으나
아버지의 분노를 피하여 기적적으로 도망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곧 다시 붙잡힌 그녀는 이번에는 재판관 앞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였다.
이러한 벌로도 만족하지 못한 그의 부친은 그녀를 산으로 끌고가서 죽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녀는 끝내 순교를 당하게 되었다고.....




교회 파사드(facades)엔 마치 유치원 아이가 그린 듯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심볼들이 한가득 새겨져 있다.





교회 첨탑 높은 곳을 장식하며 화려하고 근엄하게 자리잡고 있기 십상인 시계는
여기서는 가볍게 변모했으며 심지어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두개의 시계 중 하나는 상식을 뒤엎는 시계!  아예 윗부분이 없다.
그리고 시계의 숫자도 8,9,10,11,12,1,2,3,4......뿐이다.  도대체 5,6,7은 어디로 실종된거지?
시간을 어떻게 보는건지 아무리 보아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하다....아시는 분 조언 주시길....




교회 파사드(facades) 왼쪽에 새겨진 이 심볼을 보고 왜 국민은행 로고가 여기에 있지? 하며 우스개 소리를 하는 분이 계셨는데
P자에 X자가 겹쳐진 이런 십자가 모양의 심볼은 카톨릭 교회의 제단이나 제구에 많이 쓰이는 것을 본다.
이는 그리스어인 '크리스토스(Xρωτδ = XPISTOS)'의 앞에 두 글자 X와 P를 따온 말로서
영어로는 크라이스트(Christ)로, 한국에서는 그리스도라고 읽으니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말이다.
읽을 때는 '엑스 피' 나 '피 엑스'로 읽으면 안되는데 이 단어는 그리스어이므로 '키로'(Chi Ro)로 읽어야 한다고.....
크리스 마스를 뜻하는 X-Mas의 X가 바로 이 키로 (XP)를 뜻하는 말로서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의 미사'를 의미하는 말이다.




파사드의 왼쪽에는 이렇게 돛을 단 배가 그려져 있다.
어쩐지 훈데르트바서의 자유로운 영혼을 감싸 주었던 보트 레겐탁(Regentag)과 같은 느낌을 준다.





파사드의 옆면엔 대형 십자가와 기도하는 사람의 형상이 모자이크로 되어 있다.





교회 첨탑에는 오스트리아의 교회에서 볼 수 없는 양식인 황금색의 꾸뽈(Coupole)이 눈에 확 들어온다.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에는 어디든지 이 꾸뽈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이는데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블루마우, 그리소 심지어는 슈피텔라우 소각장의 높은 굴뚝에도 이 꾸뽈 양식이 채용된 것을 볼 수 있다.

꾸뽈(Coupole)이란 러시아 -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양파 모양의 돔을 일컫는 말인데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있는 바실리 성당의 돔 등에서 볼 수 있는 러시아 정교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꾸뽈은 신에 대한 간절한 기도를 형상화한 것으로 둥근 양파 머리는 촛불을, 그 위의 십자가는 촛불의 심지를 의미하는데
러시아 정교회 건물에 하나같이 꾸뽈이 서 있는 것은
꾸뽈이라는 촛불이 인간의 간절한 기도의 염원을 하늘을 향하여 대신 태운다는 의미라고 한다.





종탑의 옆면과 뒷면에도 역시 시계가 있는데 옆면의 시계를 자세히 보면 '스마일'의 형상이다.
이마에 해당되는 윗부분에는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하트가, 웃는 입 모양은 움직이지 않는 믿음을 상징하는 닻이,
그리고 두 눈은 알파와 오메가로 되어 있는데 이는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
하는 요한계시록 1:7~8절의 말씀에서 따 온 것이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슥슥 그린 것 같은 이 형상들을 보니 보는 필자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교회를 둘러싼 마당에는 특이하게도 세계 모든 종교를 의미하는 열두개의 문들이 서 있다.
기독교, 유태교, 불교,  이슬람교, 일본의 신도, 기타 원시 종교의 상징물까지.....





Friedrich  Zeck 신부의 계획에 따라 훈데르트바서는 세인트 바바라 교회를 재 디자인하는 일을 허락했는데
훈데르트바서는 교회 주변 또한 이 계획에 포함시켜 달라고 했고 세계 모든 종교를 의미하는 열두 개의 문들을 디자인했다.













유대인인 훈데르트바서가 카톨릭 교회 마당의 12개의 문에 각 종교의 상징을 박아 둔 것은 그의

종교 다원주의 성향 때문인 듯.....
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자신의 민족이 겪는 아픔을 똑똑히 목도했기에 종교가 서로 관용하고 대화함으로 평화를 유지하길 원했다.





이 교회를 재디자인한 것은 1987년인데 화가인 훈데르트바서가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기능주의와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현대 건축들이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는 신념이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의 메마른 건축들을 치료하여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동거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크고 작은 건축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게 되면서 ‘건축 치료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의 예술이 ‘행복한 삶의 추구’에 기초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그가 인간이 실질적인 삶을 영유하는 공간인 건축물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자연의 굴곡을 그대로 보존하고 바닥의 갈라진 틈 사이에 식물이 자라나며 불규칙하며 둥글게 굴려진 구석과 모서리’ 등
그가 추구한 공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행복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암다채(暗多彩)를 좋아하지만 성 바바라 교회 벽의 색감은 전혀 어둡지 않고 너무나 가볍고 밝다.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둡고 음산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오묘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톤의 벽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마력까지 있다.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에 대한 철학을 생각하며 교회 건물과 마당의 상징물들을 다 훑어 본 후 내부를 보기 위해 교회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눈 앞에 펼쳐지는 교회의 내부는 의외로 외부와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훈데르트바서가 재디자인한 건물이니 교회 내부도 의례히 구불구불한 곡선과 울퉁불퉁한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교회 안은 의외로 평범하다고 느껴질만큼 단순하고 간결하다.


 

 
이렇게 외부와 내부가 다른 것은 훈데르트바서는 교회의 외부 디자인과 마당의 종교적 상징물을 디자인하고
교회 안 인테리어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 내부 장식도 훈데르트바서 스타일로 했더라면 더욱 통일미가 있었을텐데.....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훈데르트바서는 교회 내부의 두군데만 디자인했는데 그 중 하나는 교회 출입문 왼쪽 세례반 뒤에 있는 나선형 창문이다.





훈데르트바서는 나선은 생명의 원초적인 형태이며 자연과 닮은 유기적인 형태라고 생각했고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나선은 인간의 삶과도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했다.
하나의 나선은 가늘고 약하지만 돌고 돌아 겹쳐질수록 그 세계는 견고해지고 풍성해지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인 동시에 다른 존재와 존재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훈데르트바서의 나선창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양과 색의 배합이 우리나라 부채 태극선과도 흡사한 느낌을 준다.





또 하나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은 제단 위 예수 그리스도상의 후광 부분이다.





십자가상의 예수상에서 비치는 후광은 빛의 습성상 똑바로 나가지만 
직선으로 된 부분도 자세히 보면 삐뚤빼뚤한 모자이크 타일을 붙여서 완성했다.
직선의 표현도 곡선으로 하는 훈데르트바서. 정말 누구도 하기 힘든 발상의 전환이다.




훈데르트바서의 색채 감각과 그의 남다른 생각이 함께 빚어낸 멋진 작품 성 바바라 교회.
날이 흐리고 우중충한지라  아이들의 그림 같이 천진난만한 이 교회를 환하게 담아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 날아갈 듯 가볍고 쾌활하고 즐거운 교회에 찬란한 햇살이 비추어주었더라면 더욱 화사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아쉬움 때문이었을까.....그의 천진함과 자유에 대한 감동 때문이었을까.......
떠날 시간이 되어서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재촉하는 소리를 여러번 들은 후에야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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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수도 빈(Wien)에서 130km, 제 2의 도시인 그라쯔(Graz)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 블루마우가 

오스트리아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가축들을 키우던 전형적인 농촌 마을 블루마우에 1997년 온천 리조트가 개장되면서부터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온천 리조트의 정식 명칭은 '로그너 바드 블루 마우 호텔 앤 스파(Rogner Bad Blumau Hotel & Spa)'.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트라이히 훈데르트바써(Frieden  streich Hundertwasser)가
건축주인 로버트 로그너의 제안을 받아들여 호텔과 온천 시설 계획에 참여하여 설계한 이 독특하고도 예술적인 휴양지는
찾는 사람들을 스트레스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특별하고 자유로운 세계로 초대해준다.




1997년에는 오스트리아 관광 환경상을,
1998년 독일 여행 기자 협회에서 수여하는 관광 서비스 상을 받기도 한 
이 작은 마을 블루마우는 동화의 나라를 그대로 현실로 옮겨놓은 듯 아름답고 독특하며 기발하고 놀랍다.





도시 건물의 주조색을 이루는 회색 건물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핑크, 블루, 화이트, 레드......보기만 해도 포근한 느낌이 들고 행복한 느낌이 드는 건물들 뿐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상이 공존하는 건물은 땅에서 금방 솟아난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있는 느낌을 전해주고
금방이라도 동화 속의 난장이가 집안에서 불쑥 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마져 들게 한다.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를 그대로 살려서 지은 집들은 성냥갑처럼 반듯한 전형적인 집 모양을 거부하고
한쪽은 낮고 한쪽은 높으며 지붕은 유선형으로 물결치듯 서로 이어지다가 땅으로 연결되며 언덕으로 이어진다.



"자연에는 자로 잰 듯한 반듯한 곡선은 없다."라는 훈데르트바서의 생각처럼 
건물은 자연스러운 곡선을 통해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 준다.





블루마우의 건물은 찌겔 하우스, 스타인 하우스 등으로 구분되는데
찌겔 하우스는 재활용기와를 사용했고 스타인 하우스는 돌을 주워 쌓아서 환경 보호에도 일조를 했다.





블루마우의 모든 지붕은 1m이상 흙으로 덮고 옥상 정원을 만들었는데
지붕이 온통 잔디와 나무로 우거져 있어
언덕을 산책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지붕 위로도 돌아다니게 된다.




이는 훈데르트바서가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건축물을 지으면서 빼앗은 초원의 공간을
옥상 정원으로 다시 만들어 초원에게 다시 충분한 자리를 얻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훈데르트바서는 이를 '나무세입자'라고 불렀는데 나무세입자는 인간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맑은 공기를 제공하며,
먼지와 소음을 막아주고, 나뭇잎 지붕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줌으로써 세입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나무를 심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항상 주장하였다.




또 훈데르트바서는 집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생각하는 집은 획일화되고 지루한 전형적인 집 스타일에서 벗어나 높게, 길게, 둥글게, 각지게도 지을 수 있고
돌, 벽돌, 금속, 유리, 나무, 짚 등 건축 소재에도 전혀 구애를 받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인간의 공간을 자연과 결합시키는 것이었다.


 
눈 구멍 집(Eye-slit house), 숲의 마당 (Forest-courtyard house), 롤링 힐(Rolling-hills)과 이동 언덕 집 (Shifted-hills house)과 같은

훈데르트바서의 다양한 건축 컨셉들은 모두 이곳 블루마우에서 처음으로 실현되었다.
반지의 제왕의 호빗 마을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훈데르트바서였기에 가능한 작업이었으리라.....





훈데르트바서는 인간에게는 5개의 피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첫번째 피부는 우리 자신의 일부인 외피를 의미하며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의복은 두번째 피부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세번째 피부는 우리 몸을 위한 옷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사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의 덮개인 집과 건물이며
4번째 피부는 우리가 속한 사회, 5번째 피부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직선의 감옥 같은 건축들을 혐오하며
아름답고 사람들이 스스로의 창의성과 꿈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城)을 짓기를 바랬을 뿐만 아니라
집은 외부에서 건물을 바라 볼 때 누가 사는 지 알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도시 주택 단지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이 담긴 집을 지을 수가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주거지의 창문을 에워싼 공간만이라도 스스로 만들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권리를 '창문의 권리'라 했다.




이곳 블루마우의 2,200개나 되는 창문은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는데
블루마우에 머무는 동안 사람들은 창문을 통하여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의 동화의 성의 왕자와 공주가 되는 것이다.





호텔 입구에는 이렇게 3가지 색깔의 돌에서 온천수가 흘러내리고 있는데 이는 물 온도가 제각기 다른 이 온천의 세가지 물줄기를 상징한다.
제일 뜨거운 온천수는 무려 100도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이 뜨거운 물을 잘 활용치 못하고 그냥 내버렸다고 한다.





동화 마을 블루마우 리조트에는 온천수가 나오는 237개의 객실과 24개의 아파트, 다양한 스위트룸 등 총 312개의 객실이 있다.



앞으로 객실 수는 400개로 확장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객실 312개의 편의를 위한 종업원은 무려 320명이나 된다.




모든 객실과 온천욕을 즐기는 워터 월드와 사우나 시설등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 통로로 이어져 있는데
복도나 계단도 직선을 거부하는 곡선으로 물결치듯 이어져 있다.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의 객실은 옥상에 자라는 식물들로 인해 에어컨이나 난방 시설이 없이도 사시사철 적정온도를 유지히게 된다.




객실에는 객실 번호가 쓰인 명찰이 붙은 가운이 준비되어 있는데 
투숙객들은 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사우나, 마사지를 받으러 갈 때 이가운을 입고 리조트 안을 활보한다.




욕실 또한 훈데르트바서의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뜨이며 욕실 바닥조차도 직선을 거부하며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블루마우 리조트의 자랑거리는 단연 스파 시설이다.
312실의 객실에는 모두 온천수가 공급될 뿐만 아니라 대형 워터 월드 시설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넓은 워터월드는 실내외 수영장, 자쿠지, 어린이 수영장, 파도풀, 사우나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한겨울에도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리로 된 방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mickeyeden

실내 온천에는 핀란드식 사우나, 로마식 욕조, 터키식 스팀 욕조, 아로마 룸 등 다양한 사우나 및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데 
실내 스파 시설은 너무나 넓고 미로처럼 되어 있어 마치 놀이 동산에 온 것처럼 여기저기 구경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이다.

완벽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심신의 회복을 꾀할 수 있으며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리조트의 다양한 시설을 섭렵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45홀의 골프코스가 있어 골프 마니아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훈데르트바서가 진정한 예술가로 불리는 이유는 꿈을 꾸는 몽상가이면서 그 꿈을 현실에 옮겨놓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를 통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낭만적이고 단란한 건축물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현실로 실현되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모두가 함께 꾸면 현실이 될 수 있는 것!
훈데르트바서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했던 꿈을 일깨워 그 꿈을 현실로 바꿔 놓은 마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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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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