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3.19 감은사지 느티나무, 다정한 연인 같아 28
  2. 2009.11.13 깊어가는 보문호수의 가을 45
  3. 2009.11.09 경주 통일전의 찬란한 가을 풍경 41


 달력은 분명히 3월이고 남녘에는 꽃소식이 들려오는데도 불구하고
경주에선 겨우내내 내리지도 않던 눈이 3월 중순에 내리고
볼에 와 닿는 바람도 여전히 차기만 하다.

눈 내리고 비 오고....변덕스러운 봄날씨 속에
간만에 해가 나긴 했지만 황사 탓인지 하늘이 그다지 곱지 않다.

하지만 간만에 감포로 향하는 길이니 기분은 파란 하늘처럼 상쾌하게.... 
보문 리조트를 지나 구불구불 덕동댐을 넘어 바다를 향해 기운차게 내달려 본다. 

 감포 바다가 아스라히 보이는 산 아래 웅장하게 선 감은사지 3층석탑이 보인다. 

 수년 동안 서탑 보수 공사로 인해 가림막이 쳐져 있었고 동탑만 외로이 서 있었지만 
지난 2008년 말, 기나긴 보수 공사를 마치고 가림막을 철거하여
지금은 높이 13.4m의 거대한 탑이 양쪽으로 버티고 서 있는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감은사지 3층 석탑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상세히 설명한바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감은사지 관련 포스트 : 보수공사중인 감은사지를 돌아보니
                         감은사지 신비로운 일몰과 야경
                             문무대왕릉, 정말 수중릉일까?

 

 오늘은 금당 뒤에 있는 느티나무에 눈길을 돌려 본다. 

 

 한 그루 같기도 하고 두 그루 같기도 한 이 느티나무는 수령 45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15미터에 밑둥 둘레만도 어른 둘이 안아야 할 정도로 큰 나무이다.   

 감은사터 발굴조사는 1923년 일제에 의해 시작되어 1997년 발굴 조사보고서가 발간될 정도로 방대한 작업이었지만
감은사가 폐허가 된 뒤에도 이곳을 묵묵히 지켜온 느티나무에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나무 보호 울타리와 표석도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감은사지 느티나무는 연리지인가?' 하는 질문이 지식 검색에 올라온 것이 생각나 나무를 살펴 본다.
 여름에는 많은 잎으로 둘러싸여 나무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으나
잎을 다 떨구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지금은 생긴 모습을 자세히 살필 수 있는데
두 나무가 자라 가지가 서로 연하고 뿌리가 서로 하나로 엉기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붙어서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목(連理木),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붙어서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지(連理枝),
서로 다른 나무의 뿌리가 서로 엉기어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근((連理根)이라 하는데
이 나무는 아래서 보면 연리지인 것 같기도 하고 연리근인 것 같기도 하다.

 연리지는 백거이가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애절하게 읊은 '장한가'에 나오는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길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길 원한다(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라는 부분에서 유명해진 말이다.
(이 때 비익조는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새로 날개도 눈도 하나여서 암수 두마리가 나란히 붙어야 날 수 있는 새를 말한다.) 

 세간에서는 연리지를 '사랑나무'라고도 말하는데... 연리지이든..... 연리근이든..... 
오랜 세월 동안 이 두 나무는 마치 하나처럼 마주 보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들이 만나 하나가 되어 서로를 바라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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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오후, 보문 호수가 보이는 발코니에 선다.

 


푸른 하늘과 오색의 단풍이 어울려 호수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멀리 놀이동산과 경주 타워도 한눈에 들어온다.

 

 
기와 지붕의 무채색과 나무들의 화려한 빛깔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호수에 반영된
유람선 선착장은 더욱 아름답다.
 

 


다양한 오리배가 승객을 기다리며 무료함을 달래는 동안
 

 

작은 오리배 하나는 시원스레 물살을 가르며 호수를 헤엄친다.
 

 

오리배가 가른 물살은 잔잔한 파도가 되어 호숫가로 번지어 간다.
 

 

호숫가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
  

 

 벤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오묘하게 푸르른 물빛.
 .

.

모두 다

눈부시게 아름답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니 더욱 가을이 더욱 깊어졌음이 느껴진다. 
 

 

벚나무는 그 잎이 생명을 다해 가지만
 

 

아직도 느티나무들은 찬란한 빛을 자랑한다.
 

 

아.... 깊어가는 가을이 내 가슴 속으로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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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어가는 가을날에 찬란한 가을빛을 

눈으로... 가슴으로...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주에서도 남산 최고 명당 자리에 위치한 통일전. 
그 이름에서 대충 짐작이야 하시겠지만 통일전이란 곳은 통일 신라 시대 유적도, 조선 시대 유적도 아니고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삼국 통일의 정신을 계승하고 다가올 남북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국민의 전당이다. 
 

통일전은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고 본받자는 뜻으로 건립된 만큼 바로 옆에 위치한 화랑 교육원과 함께
초중등학생들의 이념 교육장 형태로 이용되어 왔으며 경주를 찾는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곳은 특히 바로 옆에 서출지가 있고 남산 답사를 위해서는 꼭 거쳐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서
잠시 들려 둘러보고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더우기 통일전으로 들어가는 2km의 진입로는 환상적인 은행나무길로 유명하고 


주차장에 들어서서도 방문객들의 탄성이 이어지는데 
주차장 주변이 온통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으로 어우러져 가히 환상적인 경치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곳의 느티나무는 단풍나무보다 더욱 빨갛게 물들어 그 자태를 뽐내곤 하는데

 느티나무 단풍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할 정도로 고운 색을 자랑한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수련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연못에는 
 아직도 몇 송이 남아 있는 수련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이 연못 주위의 벤치는 남산 답사로 지친 발걸음을 쉬어 가기에 안성맞춤이고 

 연못 건너편의 금강 소나무 숲 주변 산책로는 솔향기가 그득하다. 

 너른 경내에는 귀한 수목들이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다투어 뽐내는데.... 

 목련잎도 노란 물이 이쁘게 들었고... 

 단풍의 고운 자태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매일 매일 낙엽을 쓸어야 하는 관리인 아저씨의 마음 속에도 고운 단풍의 빛깔이 남아 있겠지..?
 

정문을 지나 너른 정원을 지나면 흥국문(興國門)이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는데 

 흥국문을 계단으로 오르지 않고 옆으로 난 야트막한 언덕으로 올라본다. 

 담장 옆에서 본 목련은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 오고...  

 담장 기와 위에 떨어져 소복이 쌓인 솔잎은 가을의 정취를 한결 더하여 준다. 

 흥국문(興國門)이라고 쓰여진 현판....나라를 일으키라는 뜻으로 이름한 문이겠지?  

 흥국문을 지나면 두번째 정원이 나오는데 저 멀리 계단 위에 또 문이 하나 보인다. 

 흥국문을 지나서 나오는 두번째 정원에는 사적비(무열왕,문무왕,김유신장군)를 비롯하여 삼국통일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제일 왼쪽은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사적비가 자리잡고 있고 

 가운데는 문무대왕의 사적비이며.. 

 그리고 마지막은 태대각간 김유신의 사적비이다.

 두번째 정원에서 본전이 있는 마지막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서원문(誓願門)이다.
삼국 통일의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 통일을 기원한다는 뜻이리라.. 

 서원문을 들어서면 본전인 '통일전'이 그 위용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궁궐 건축 양식을 따랐으나 울긋불긋한 단청을 칠하지 않고
서까래는 연갈색으로, 기둥과 벽은 하얀색으로 칠하여 무척이나 깔끔한 인상을 주는 전각이다. 

 통일전(統一殿)이란 현판 아래 전각의 문 또한 순수하게 하얀색으로만 칠해져 있다.
 

본전 안에는 삼국총일의 대업을 달성한 세 분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제일 왼쪽에는 태종 무열왕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데 무열왕의 얼굴은 비교적 자애롭게 그려져 있어서 
얼굴이 백옥과 같고 온화한 말로 말을 잘하였다는 화랑세기의 기록을 떠올리게 한다.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역을 맡았던 유승호가 나이들면 저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혼자 상상해 본다.

 왼쪽에 모셔진 문무대왕의 눈꼬리는 올려져 날카롭게 표현되어 있는데
무열왕과 문무대왕의 영정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다. 

 오른쪽은 태대각간 김유신의 영정으로 장우성 화백의 작품이다.

 또 본전을 돌아가며 사면에 회랑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전각의 옆과 뒷편 회랑을 따라 삼국 통일의 격전을 생생히 보여주는 기록화가 전시되고 있다.  
긴 회랑을 따라 전시된 17점의 기록화는 그림 보존을 위해 유리 액자 안에 넣어져 있는지라
반사로 인해 그림의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회랑의 구석에서 본전과 정원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맛인데 특히 여기서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궁'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회랑의 양쪽 코너에는 누각이 두개 있는데 신 벗고 올라서 보니 통일전 경내와 저 아랫 마을까지 훤히 다 보인다. 

 왼쪽 누각에서도 아름다운 경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누각에서 바란 본 풍경은 느티나무,은행나무,반송,목련...각가지 나무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서원문 앞 계단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발 아래 은행나무가 줄지어 사열하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일전을 다 돌아본 후 은행나무길로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차창을 내리고 비행기 날개처럼 팔을 길게 옆으로 뻗어 보았다.
옆으로 스치며 지나가는 세찬 바람 소리...
이 가을.....이 아름다운 곳에서 나는 날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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