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13 초라하기 짝이 없는 다이애나 기념 거리 20
  2. 2009.04.23 지중해의 푸른 보석 이탈리아 카프리섬 26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은 영국 여왕의 공식 런던 거주지인데

18세기초에 버킹엄 공작 가문을 위해 지었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생겼다.
1761년에 조지 3세가 왕비를 위해 이 궁전을 사들인 뒤에
'왕비의 집'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1825년 개축했다. 
버킹엄궁의 동쪽 정면은 1913년에 애스턴 웨브 경이
빅토리아 여왕 기념상의 뒷배경으로 어울리도록 다시 설계했다고 한다. 


국왕으로서는 빅토리아 여왕이 처음 이 궁에 살았는데
국왕이 궁전에 있을 때면 왕실기가 휘날리고 날마다 근위병 근무교대식이 벌어진다.
유명한 왕실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했으나 시간이 잘 맞지 않은 관계로
30분 이상 기다려도 볼 수가 없었다.
생각 외로 버킹엄 궁전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고
궁전 앞 마당도 좁은 것이 약간 초라하기까지 하였다.
관광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궁전 담 창살에 붙어서서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는데
나도 창살을 부여잡고 안을 들여다 보았으나 한참을 들여다보아도 뭐 별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버킹엄 궁전 바로 정면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기념비가 위풍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었는데 동상은 화려한 금 도금이 되어있었다.
궁전 앞 잔디밭은 넓고도 시원하여 남녀 노소 할 것없이 기념비 옆 분수 주위나 잔디밭에 널부러져 일광욕을 하고 있었는데
나도 잔디에 한번 길게 몸을 뻗쳐 보았지만 높은 위도에서 내리쪼이는 햇볕도 동양인에게는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나무 그늘 밑 잔디에서라도 런던의 오후를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으나
조급증이 병인 한국 여행객에게는 잠시의 시간도 아깝게 느껴지는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궁전 담장의 코너를 돌아나오려는데 궁전 담장 창살에 꽃다발이 여러 개 꽂혀 있는 것이 보인다.
뭐지...하고 살펴보고 있는데 담장 옆 길
바닥에 눈에 띄는 특이한 문장이 있는데 자세히 보니 다이아나 기념 거리 표시였다.
가운데 꽃문장이 새겨져있고 가장자리를 빙 돌아가며 'The Diana Princess of Wales Memorial Walk'라고 쓰여있었다.

영국 황태자의 아내로 세기의 결혼식을 올려 전셰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이제는 버킹엄 궁전 앞 길바닥에
초라하게 이름을 남기고 있는 다이애나......
웅장한 빅토리아 여왕의 기념비와는 너무나 비교가 되는 모습이다.
비운의 삶을 살고 훌쩍 가버린 그녀를 생각하니 한 동안 가슴에 찐한 연민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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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손꼽히는 나폴리.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See Napoli and die)라는 속담이 나올 만큼 나폴리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나폴리에 속한 섬은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카프리섬(Isola di Capri)이고 하나는 이스치아섬(Isola d' Ischia).

나폴리만에서 페리로 1~2시간정도 걸리면 닿는 아름다운 섬들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나라에선 음료수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 '카프리'는 너비가 1.6km, 길이가 2km인 작은 섬인데

감청색과 옥빛이 넘실대는 바다, 아름다운 자연과 집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이 곳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황제와 귀족,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 왔으며

황태자와 다이애나비의 허니문으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탄 이후로 연중 여행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카프리로 떠나기 위해 이른 아침 나폴리 항구에 갔지만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린 후에야 나폴리-카프리 간 페리호를 타게 되었다.

페리호의 승선 티켓을 받아들고 열심히 들여다보며 해석을 해보려 하였지만 나에게 이탈리아어는 역시 난해하기만 하였는데...... 

카프리로 실어줄 페리호는 기대와는 달리 우리 나라의 일반적인 섬들을 오가는 배들과 흡사하였고

선미의 헤어지고 빛바랜 삼색기만이 선적이 이탈리아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배에 오른지 한시간 여....갑판 위에 서서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카프리!' 하고 외치는데 보니 저 멀리 바다 가운데 섬하나가 보였다 

처음 보는 카프리섬은 생각보다 평범하였고 우리 울릉도나 별반 다름없는 평범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섬으로 점점 다가서니 섬의 산 중턱까지 새하얀 집들이 밀집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해안에서 본 카프리의 바다는 시리도록 푸르고 깨끗했으며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런 요트들이 항구에 줄지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부호들의 별장 천국 카프리에 왔다는게 실감되었다 

 

 

 

 

 먼저 카프리에서 가장 유명한 '푸른 동굴'로 향했다.

마리나 그란데 항구에서 20여명 남짓 탈 수 있는 조그만 배를 타고푸른 동굴 인근 바다로 향했다.

그리고 동굴 앞에 이르러서는 바다 한가운데서 아주 작은 조각배로 갈아타는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흔들리는 배에서 배로 옮겨 타다니.....!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질까봐 겁도 났지만 뱃사공들이 손을 잡아주어 무사히 옮겨 탈 수 있었다. 그 짜릿함이란...!

이렇게 작은 배로 갈아타는 이유는 배가 동굴 안이 너무 협소하고 입구가 너무나 낮아서

마치 고무신같이 작은 조각배라야 동굴로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각배의 뱃사공들은 검게 그을린 피부에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노를 젓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가는 곳마다 쭉쭉 빼입은 최고의 멋쟁이들이 길거리에 널려 있는데

여기의 뱃사공들은 시커먼 얼굴에 진한 구렛나루, 기름기 묻은 벨빵 바지.....등 차림에서 생활의 진한 내음이 푹푹 풍겨나왔다 

태우는 인원대로 돈을 벌기 때문에 서로 자기 배에다 한사람이라도 관광객을 더 태우려는 싸움은

서로를 향한 걸죽한 욕질로부터 거의 싸우기 직전의 험악한 수준까지도 가고 있었다 

부호들의 천국 카프리에서도 이렇게 거친 바다 위에서 힘들게 노를 저어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조각배에다 몸을 맡기고 동굴 입구까지오니 멀리서 보이는 동굴 입구는 그야말로 오소리 굴 입구처럼 좁다.

입구에 다다르니 사공들이 큰 소리로 "머리를 숙여라"고 소리를 지른다.

놀라 몸을 팔딱 뒤로 젖히며 조각배의 바닥에 거의 누워버렸는데 그순간 바로 머리 위로 바위들이 슈욱.....하고 지나갔다.

얼마나 섬뜩...하든지.....그리고 잠시 암흑....온 사방이 캄캄하기만 하다. 

배의 바닥에 납작하게 누워 가만히 있으니 다시 눈을 뜨고 바닷물을 보라는 외침이 들린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그리 넓지 않은 동굴 안에 와 있다. 사방은 별로 볼 것도 없는데 뭘 보라는건지...... 

아래를 보라는 사공의 말에 배 아래 바다로 시선을 향했다.

 

 

 

 

.....동굴 속 바다는 눈부시게 푸르른 사파이어빛........

이 동굴 속 바닷물 아래 어디로 빛이 들어와서이리도 눈부시도록 푸르른 바다를 만든단 말인가.....

마치 바다 저 아래에 햇빛이 들어와 조명을 비추어주는 듯...

꿈결 같기도 한 푸른 바다는 배의 탄 사람들이 정신을 놓을만큼 환상적이었다 

조각배들은 넓지 않은 동굴 안을 둥글게 돌면서 사람들이 바닷물을 내려다보며 탄성을 지를 시간을 주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노랫 소리.....'돌아오라, 소렌토로'였다.

세상에나......! 옆 배에서 노를 젓던 뱃사공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나라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성악가도 그 정도 부를수 있을까...할 정도로 풍부한 성량과 아름다운 음색......

검게 그을린 팔뚝에 힘줄이 불끈불끈 솟아나온 카프리의 뱃사공이 부르는 노래 한곡은

내가 그 동안 들어본 어떤 성악가의 노래보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우리 나라의 성악가 한 사람이 이탈리아에 유학을 가서성악 공부를 하던 중

학교 유리창을 닦는 인부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자기 노래가 이탈리아 유리창닦이보다도 못하다고 느껴

성악 공부를 그만 두고 다시 돌아왔다는 유명한 일화가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언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나도 번역한 가사로나마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다.

이 날 푸른 동굴에서 본 오묘한 물빛과 뱃사공의 노래는 진하게 내 맘 속에 남아 언제라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푸른 동굴을 돌아 본 후 아나 카프리로 향했다.

카프리 섬에는 카프리(Capri)와 아나카프리(Anacapri), 두 개의 타운이 있는데

8천명이 카프리에, 7천명은 아나카프리에 살고 있다고 한다 

 

카프리 절벽 사이사이에 있는 꿈의 별장들이 세계의 부호들과 스타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는데

카프리 대부분의 길은 우리나라 달동네를 연상케하는 아주 좁은 골목과 계단들로 이루어져있다.

그 골목 사이 사이로는 이는 시원하게 부는 바다 바람과

섬 곳곳에 올망졸망 모여있는 하얀 회벽의 집들은 꿈을 꾸는 것 같은 풍경과 여유로움까지 느껴졌다.

 

 

 

작은 섬 카프리에는 길이 좁아 대형 버스가 없으며제일 큰 교통 수단이 25인승 정도였는데  

그 버스마져도 아주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곡예하듯 운전하였다 

  

 

 

허니문 온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멋진 승용차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나 카프리(Ana Capri)는 영어로는 upper capri (높은 곳의 카프리)란 뜻.

그 정상의 몬테솔라로 산에 올라 카프리를 내려다 보기 위해 산 정상까지 1인승 체어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한다 

 

 

 

 

체어리프트를 보니 너무나 기가 막혔다.

오래 된 유원지에서나 봄직한 부실한 일인승 나무 의자와 안전과는 거리 멀게 폼으로 달린 듯한 안전바.....

빙빙 돌아가는 체어 리프트 옆에 안전요원이 서서 한명씩 리프트 체어에 탑승을 시킨다.

엄청 빠르게 의자가 다가오는데 챤스를 잘 맞춰서 앉아야 한다.

내 앞으로 리프트가 오길래 얼떨결에 풀썩 앉아버렸다.

발을 떼니 어느새 의자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원래 고소공포증이 없고 높은 곳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별로 겁이 나진 않았지만

허술하기 그지 없는 체어리프트에 얹혀 산정상을 올라가니

신발이 벗겨져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에 저절로 발바닥이 간질간질하였다.

그러나 조금 올라가니 금새 그 상황이 즐거워지며 아래로 내려다보고 경치도 즐기며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혼자 달랑 타야하는 부실한 체어리프트. 겁많은 사람들은 간이 오그라붙는것 같다고 했는데 내려올 때가 더 무섭다.

이 사진은 정상에서 내려올 때 찍은 것인데 아래 카프리 마을이 보이고 쾌속선 하나가 흰 꼬리를 만들며 지나가고 있다.

 

 

 

산에 오르니 구름이 산 정상에 걸려 멀리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소렌토도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운무에 휩싸인 몬테솔라로는 좀체로 주위의 모습을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좁은 산 정상을 이리저리 거닐며 아래로 내려다 보니 산 아래 바다는 천길 낭떠러지다.

산 아래는 구름이 없는 듯 바다는 맑고 푸르게만 보였다.

  

 

정상에는 아주 조그만 카페가 있고 등나무 의자들이 있었다.

휴게소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시켰더니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 사람의 커피니 너희들은 못 먹는다고 하길래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니까 걱정 말고 두잔을 달라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에스프레소를 뽑아 준다 

남편과 나는 아나카프리의 꼭대기의 야외 카페에서 몸을 젖히고 편안히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여행 중의 낭만을 즐겼다.

다 마신 후 잔을 갖다 주며 맛이 좋다고 했더니 뚱뚱하고 콧수염을 기른 카페의 이탈리안이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서 왔다고 하니 갑자기 외면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 이탈리아인이 있다는건 월드컵 후유증인가...? 

 

 

 

 

아나 카프리에서 내려와 소렌토를 경유하여 폼페이로 가기 위해 쾌속선을 탔다.

카프리의 마리나 그란데 항구에서 소렌토로 가는 쾌속선이다.

카프리-소렌토 간 쾌속선 승선 티켓을 보니 이탈리아 승선티켓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카페리에 비해 갑판을 나갈 수 없는 쾌속선은 좀 지루했지만 대신 빠르게 우리를 소렌토로 안내하였다.

  

 

 소렌토 항구에 도착하여 아주 고전적인 부두를 거쳐 바닷가 골목을 지나 마을 구경을 했는데

해변에서 평화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그 중에서도 아슬아슬하게 높은 절벽 위에 지은 집들과 깎아지른 듯한 해변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었다.

 

EBS 고전영화에서 보았던가....?

아주 오래 된 '물망초'라는 음악 영화 중에서 바닷가 절벽 위 잔디위에 천을 깔고두 주인공이 피크닉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성악가 '탈리아비니'가 바다를 향하여 손을 펴들고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부르는데

카메라가 주밍 아웃을 하면서 절벽 위 잔디 위의 모습과 바다의 절경들을 점점 넓게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 기억난다.

여기 소렌토에 와서야 그 영화 속의 장소가 바로 이곳 소렌토 언덕임을 알게 되었다 

나도 소렌토 언덕 위에서 탈리아비니처럼 팔을 벌리고

'돌아오라 소렌토'를 한곡 불러보고 싶었으나 살짝 참기로 하고..... 발길을 폼페이로 돌렸다. 

 

서양 속담에 '나폴리를 돌아보고 죽으라'고 했다는데

나폴리,카프리,소렌토를 다 돌아보았으니 이제 죽을 준비는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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