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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6 미국인이 살고 싶어하는 웰빙 도시, LA 패서디나 22
  2. 2009.05.09 영국 사람은 인내의 달인...? 15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16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패서디나(Pasadena)'는 치페와어로 '계곡의 정상'이라는 뜻인데
도시 전체가 야자수와 올리브, 아보카도가 잘 어울려져 경관이 대단히 아름다운 곳이다.
고급 주택가와 각종 연구소, 대학, 미술관,식물원등이 밀집되어 있는 패서디나는 
미서부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힌다고 한다. 




1887년 산타페 철도가 개통되자 동부 해안의 부유한 사람들이
남부 켈리포니아의 따뜻한 태양아래 정착하기 시작하였는데
태양을 사랑하는 예술가와 보헤미안들도 이곳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창조력과 부의 결합은 패서디나를 현재의 화려한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게 만들어준 밑거름.

도시는 아주 잘 짜여진 계획 도시인데 중심지에는 멋진 건물들이 많고
특히 블록마다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운 바로크풍 교회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주 장관이다.
노턴 사이먼 박물관의 동쪽인 올드 패서디나는 1880년대와 90년대 상업 건물이 늘어선 12개의 블록을 복원하였는데
오래된 벽돌로 된 고풍스러운 시가지에는 레스토랑, 부티크, 카페, 바, 나이트 클럽 등이 늘어서 있고
빅토리아 양식, 스페인 식민지시대양식, 아르데코 양식의 혼합된 건물을 구경할 수 있다.

산 가브리엘 밸리 지역은 명문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을 비롯해
노튼 사이먼 미술관, 헌팅톤 라이브러리 & 정원, 퍼시픽 아시아 뮤지엄 등
볼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박물관을 갖추고 있는 학문적으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교외의 부호들의 대저택들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집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며
일반 주택들도 정원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공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패서디나의 인구는 십여만 정도인데 특히 매년 1월 1일에는 미식축구 결승전인 '로즈볼'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주일간 투숙했던 웨스틴 호텔 바로 옆에는 패서디나 시청이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크풍으로 웅장하게 지어진 패서디나 시청은 1925년 건립한 건물인데 특히 후원이 아름답다.

시청 후원과 내가 묵었던 웨스틴 호텔의 정원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안성 맞춤이었다.

점심 후 약간의 오침을 하고 호텔을 나와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들린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발을 옮기니 많은 사람이 시청 광장에 모여 앉아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고 있었다.
패서디나 시립 오케스트라의 자선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시청 앞 광장에 놓인 의자에나 뒷편 잔디에 앉아 자유롭게 연주를 듣고 있었는데
나도 하얀 포장을 친 자원 봉사자들의 노점에서 간식을 사서 들고 잔디밭에 앉아 편안하게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했다. 

레파토리는 대부분 많이 알려진 곡 위주로 연주되었는데 연주 실력이 아주 수준급이었다. 

시청 맞은 편 다운타운에는 유명한 메이시 백화점이 있고 이어서 아케이드식 상가가 이어져 있었는데
이곳은 LA 젊은이들에게 고급 캐주얼 패션 빌리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점포들은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고 특히 아름다운 장신구가 많아서 발걸음을 떼어놓기 힘들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쇼핑도 하고 차도 마시며 한담을 나누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국풍으로 지어진 켈리포니아 주립극장에서는 오페라가 연주되고 있어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입장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미술관 옆 주차장 입구 장식 또한 현대 미술 작품 같은데
특히 패서디나는 헌팅턴 사이츠, 노턴 사이먼 미술관 등 수십 개의 크고 작은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는 문화의 도시여서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시내의 여러 미술관에서 수준높은 작품을 감상한 것도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이다.



그 중 아시아 태평양 미술관에  들렸을 때의 일이다.
이 미술관에는 중국,일본,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미술품들이 많았는데
미술품의 수준들이 상당히 높았고 소장품 또한 수준급이라 단순한 동네 미술관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다.
인구 13만이 좀 넘는 도시에 이렇게 문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니....정말 부러운 부분이었다.

 

아시아 태평양 미술관의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아시아 태평양의 문화재 중
1층에는 특히 도자기가 많았고 2층에는 서예나 그림이  전시되어있었고
우리 나라 도자기나 서예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내 눈길을 끌었다 

미술 작품을 돌아보던 중 2층 서예 전시실에서 미술관 수업을 하러 온 미국 어린이들을 만났다. 
한 1~2학년 쯤 되는 어린이 20명 정도가 서예 작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수업 태도가 너무나 진지하였다.
떠들거나 돌아다니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고 모두가 교사의 설명을 눈을 반짝이며 숨을 죽이고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들의 진지한 태도가 너무나 기특해서 나 또한 아이들 옆에 서서 교사의 설명을 경청해 보았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그날 작품을 설명하는 교사(박물관 직원인가...?)의 태도였다.
중국의 서예 작품을 설명을 하더니 미리 준비한 그림을 아이들에게 내 보여 주었다.
그것은 A4용지에 인쇄된 글자를 애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무슨 글씨일까요...? 라고 묻는 것이었다.
A4 용지 한 장에 커다랗게 그려진 한자(漢字) 한 글자였는데 아주 획수가 복잡한 것이 나도 잘 알 수가 없었다.

교사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은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 하였는데
그 중 한 아이가 옆에 서서 설명을 듣던 나를 보더니 눈을 찡긋하며 도와 달라는 눈치를 보내는 것이었다.
동양인인 내가 한자를 잘 이해하리라 생각이 들었던가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글자인지라 난 어깨를 치켜올리며 나도 모른다는 표현을 했다. 

잠시후 교사는 "이 글씨는 How are you 에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나는 그 글씨를 자세히 보니 붓글씨로 How are you 를 한자처럼 위,중간,아래로 합해서 써놓은 글씨였던 것이다.
아마 영어만 아는 아이들에게 한자 문화를 더 친근하게 접근시키기 위함이었으리라......
그 날 나는 그 교사의 재치와 멋진 수업 준비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박물관 수업을 보면서 놀랐다는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도시 패서디나.....
마치 잘 가꾸어진 공원 같은 패서디나의 거리를 거닐며 아늑함과 편안함을 온 몸으로 느껴보니
왜 이 도시가 미국인들의 살고 싶은 도시 베스트에 손꼽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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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스타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 도착한 런던의 워터루 역.
역을 나서니 이미 저녁 때가 되었으므로 먼저 식사부터 하기로 하고
다운타운의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오드리'라는 100년 정도 된 레스토랑이었는데 2층에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벌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실외에서 식사하는 것이 더 인기가 있어서 모든 예약은 실외부터 찬다고 해서 왜 그런가 했더니

런던에 가니 그 까닭을 알 수가 있었다.

실내에 들어가니 몇 년 만에 찾아온 더위에 식당안은 거의 찜통이었다.

그런데 에어콘은 커녕 선풍기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덥다고 했더니 종업원이 창문을 위로 올리더니 창틀에다 의자를 하나 끼워넣었다.

창문이 오래 되어 의자를 꺼내면 창문이 다시 덜컥하고 닫겨 버리기 때문이었다.

 

영국 사람들은 집에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없이 사는 사람이 제법 많다고 한다.

물론 위도가 높아 우리나라보다 훨씬 시원하고 여름도 그다지 덥지 않긴 하지만 체감하는 더위는 서울의 더위나 비슷하였다.

그런데 버스에도 에어컨이 없고 레스토랑에도 선풍기조차도 없이 사는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이 왜 선풍기가 없냐고 물으면 도리어 그 물음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이렇게 되묻는다고 한다.

"아니....여름 한달 정도밖에 안 더운데 왜 선풍기를 사서 돈을 낭비해요?" 라고...  

특히 대부분의 혼자 사는 노인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 지내다 보니

몇 년 만에 한 번 씩 유럽에 살인적인 더위가 찾아오면

그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여 시체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란다.

우리 나라의 경우 여름이 덥고 습하여 정말 견디기 힘들기도 하지만 조금도 불편한 걸 못 참는 국민성 때문에

달동네에 가도 집집마다 에어콘이 있는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식사로 나온 음식은 생선 커틀렛에 감자 튀김,그리고 빵과 수프가 전부였다.

말로만 듣던 피시 앤 칩스였다.

영국 음식은 소박하기로 이름이 나서 프랑스 요리와는 어느모로 봐도 비교가 된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는 프랑스 여자와 결혼하고 영국 음식을 먹고 사는 남자'라고 하는 우스개가 생겼나보다.

 

 

더운 여름날 찜통같은 실내에서 음식을 먹느라 땀을 흘리고 나니 빨리 바깥으로 나오고 싶었다.

실외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그제서야 현지 사람들이 왜 실외에서 식사를 하는걸 즐기는지 이해가 되었다.

식사를 한후 첼시 빌리지 호텔에서 묵게 되었는데 이 동네는 바로 유명한 '첼시'구단의 본산지라고 한다.

호텔 바로 옆에 첼시 구장의 담벼락이 연결되어 있었으며 호텔 안에도 첼시구단의 잡지가 방마다 자리잡고 있었다.

저녁이 되니 쭉쭉 뻗은 영국미인들이 속속 호텔로 모여들었는데

이 호텔의 나이트 클럽이 유명해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하였다.

한번 들어가서 구경해 보고싶은 마음도 간절하였으나 그러지 못하고

남편과 나는 런던 주재 선교사인 C선교사를 방문하기로 했다.

 

호텔에서 C선교사의 차를 타고 그 분의 집으로 갔는데 전형적인 영국의 주택이었다.

영국의 전형적인 주택은 2층집이 서로 연결되어있는 빌라 형태인데

잉글랜드에서는 대부분 이런 형태의 가옥에 살고 아파트는 20%정도이라고 한다.

실내 면적은 대부분 아주 좁았는데 선교사의 집은 10평 정도의 빌라가 1,2층이 연결되어있는 구조였다.

아래는 크지 않은 방이 두개 있고 거실과 주방이 조그마하게 이어져있었고 뒷편에는 조그마한 뜰이 붙어있었다.

(영국 사람의 대부분의 취미는 이 조그마한 정원을 열심히 가꾸는 것이란다.)

이런 구조의 집이 대부분의 런던의 가옥 형태인데

월세가 거의 2000유로 정도라고 하니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뉴욕의 집세가 살인적이라고 하더니 런던도 물가도 정말 만만치 않았다.

런던에 있는 중국 불법 체류자들을 집에다 재우며 돌보고 있는 C선교사는 본국에서 오는 선교비로 사역비를 다 채울 수 없어

택시 운전을 하여 생활비와 불법체류자 후원비를 충당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 분에게서 영국에 사는 여러 가지 고충을 들을 수가 있었다.

영국인의 생활태도는 아직도 전통을 사랑하고 변화를 싫어하며 매우 보수적어서 아직도 귀족제도가 남아 있고

판사는 여전히 가발을 쓰고 재판을 하며  일요일에 극장은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에 우체국을 가면 문을 열기 1시간전부터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어디서든 가면 오랜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너무나 불편한데도 전혀 바꾸려고 하지 않고 순응하며 사는 것이 성질 급한 한국 사람으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라고 하였다.

(번호표를 배부한다든지 하면 될텐데...... 우리 나라 사람과 성격이 비슷한 터키에 가니 기차표 살 때 조차

번호표를 뽑아 줄 서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영국의 의료제도는 다 무상인데 영국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더 힘들다고 하였다.

노인들이 병원에 줄지어 진료를 받고 있는데다 병원의 일처리도 무지 느려서

병원 진료를 한 번 받으려면 6개월은 예약이 차 있어 정작 아플 때 치료받기 힘들다고 한다.

선교사의 부인은 치아가 다 망가져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으나 1년의 예약이 다 차 있어서 기다리면 치아가 망가질 지경이 되어

나중에 할 수 없이 한국까지 와서 거금을 주고 치아 치료를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엔가 우리 뉴스에 영국 사람들이 치과 진료를 받으러

유럽의 다른 나라로 원정을 간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 생각이 났다.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한국식으로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더니.....

영국에 온 첫날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면서 자리에 들어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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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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