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린 하우스에서 아마 사원을 가기 위해 서쪽으로 난 일방통행로로 걸어가본다.
마카오의 이면도로는 도로 폭이 너무나 좁고 일방통행인 곳이 대부분인데
이는 마카오 시내 전역에 퍼져 있는  옛 건물들과 세계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다.





노폭이 조금 넓은 길을 가다 보면 느닷없이 길이 좁아지고 심지어는 보행자도로조차 끊기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차라도 지나가면 건물에 바싹 붙어 서서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우리 같으면 도로를 넓히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거나 이전하고 도로를 낼텐데.....
전통 건물과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생활의 불편함도 감수하는 마카오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면도로 양옆에는 이렇게 건물과 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서민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좁은 도로와 건물도 답답해 보이는데 베란다조차 모두 창살로 가려져 있어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대부분의 사무실과 가게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
간혹 가다 문을 연 동네 구멍가게가 보이길래 한장 살짝 찍어보았다.
우리나라 시골 점방처럼 가게 안에는 갖추어진 물건들도 얼마 없어보이지만 친근감이 드는 것은 웬 일인지......





조금 걸어가니 느닷없이 근처 서민아파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독톡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난다.
마카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르투갈풍도 아니고 중국풍도 아닌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의 이름은
'무어리쉬 배럭(Moorish Barracks, Quartel dos Mouros, 港務局大樓)'라고...... 






1874년에 이탈리아 건축가인 카슈토(Cassuto)의 설계로 지어졌다는 무어리쉬 배럭은 
무굴제국의 요소가 가미된 신 고전주의 양식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본래는 인도 고아(Goa)에서 파견된 용병을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현재는 마카오 해상청으로 쓰이고 있는지라 관광객들에게는 건물의
테라스만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일인지라 테라스 참관도 하지 못 하고 바깥에서 한바퀴 돌면서 사진만 담았다.
아마 사원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야경 사진을 한번 담아보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그것 또한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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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하 성당 마당에서 마카오 타워와 마카오의 멋진 다리들이 보이는 시원한 경치를 감상한 후
성당 담장 왼쪽으로 내려가는 급경사로 서망향사항(西望洋斜巷)길로 내려가 보았다.
좁고 경사가 급한 골목을 한참 걸어 내려가니 눈 앞에 조그마한 사거리가 나왔다.
사거리에는 세계문화유산의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들이 서 있기는 한데 분명하지가 않다.
동네 아주머니께서 반려견을 데리고 주변을 지나가릴래 물어보려고 하니
그분은 영어를 전혀 모르고 우리는 광동어를 전혀 모르고....

얼른 지도를 펴서 손가락질로 물어보니 금방 눈치 채신 아주머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바로 길 아래 가파른 계단으로 내려가란다.





난간도 없는 가파른 시멘트 계단 위에서 내려다 보니
경차 하나도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길이 발 아래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잘 모르지만 주민들이 자주 다니는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 위를 올려다 보니 마카오 서민들이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서민아파트들이 양 옆으로 펼쳐진다.




다닥다닥 붙은 서민아파트를 몇채 지나니 갑자기 시야가 환해지면서
눈앞에 노란색, 민트그린......등 파스텔톤의 화사한 집들로 둘러싸인 광장이 나타난다.




파스텔톤의 포르투갈 주택으로 둘러싸인 광장이 바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릴라우 광장이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아도 커다란 성당이나 별다른 큰 건물은 보이지 않고 평범한 동네 마당 같다.
관광객들도 많지 않고 동네 주민들이 벤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조그만 광장이 세계문화유산이라니! 약간은 실망스럽다.




커다란 나무 몇 그루와 조그만 매점, 벤치 몇개가 놓여있는 작은 광장인 이곳은
포르투갈 사람들의 첫번째 거주지 중 한곳이라고 한다.

릴라우는 포르투갈어로 '산에서 솟는 온천'이란 뜻으로
이곳에서 나오는 물은 마카오의 주요 용수원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지금은 벽쪽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분수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광장을 둘러싼 가옥들은 대부분 핑크색이나 민트크린, 화사한 개나리색으로 칠해져 있어 밝은 느낌을 주고




가옥들의 창은 포르투갈풍의 색색의 덧문들로 장식되어 아시아가 아닌 것 같은 느낌도 가져다 준다.




광장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광장을 비롯한 주변 포르투갈 주택의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광장을 떠나 만다린 하우스, 아마 사원 등을 구경하고 밤에 돌아올 때 다시 릴라우 광장으로 와 보았다.
낮에도 비교적 한가하던 길인데 밤이 되니 길에는 사람도 별로 안 다니고 너무 조용하고 한가롭다.




낮에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담소를 나누던 광장에도 고요함만이 감돈다.




우리도 이 동네 주민인 것 처럼 벤치에 앉아 새소리도 듣고 동네 개가 지나가는 것도 보고 잠시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저기 다니느라 지친 다리와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한결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았다.





몇개의 포르투갈 주택으로 둘러싸인 작은 광장 릴라우(Largo do Lilau, 亞婆井前地).
우리 눈에는 평범한 동네 마당 같이 보이는 이런 공원도 마카오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재들은 왜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고 세계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 우리 모두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세계인들도 우리 문화 유산의 가치를 인정해 줄텐데......
부러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함께 가지고 릴라우 광장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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