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중심 광장인 세나도 광장은 물결치는 듯한 모자이크바닥 깔사다와 함께

분홍, 노랑, 연두.......연한 파스텔빛으로 칠한 포르투갈풍 건물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광장 주변의 둘러선 알록달록한 건물들 속에서 유난히 하얀 건물 하나가 눈에 뜨인다.

 

 

 

 

동화속의 공주가 살 것만 같은 이 아름다운 건물은 자비의 성채(仁慈堂大漏, Santa Casa da Misericordia).

자애당이라고도 불리우는 자비의 성채는 네오클래식풍의 외관이 특히 아름답다.

 

 

 

 

자비의 성채는 1569년, 마카오의 첫 주교인 돈 벨키오르 까네이로(Don Belkior Carneiro)가 자선사업을 위해 건립한 곳이다.

돈 벨키오르 까네이로 주교는 선교를 비롯한 많은 선행사업을 하였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이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다.

 

 

 

 

건물 왼쪽 골목으로 돌아들어가니 자비의 성채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난다.

 

 

 

 

문을 밀고 들어가니 바로 앞에 나타난 석상. 돈 벨키오르 까네이로 주교의 흉상이다.

까네이로 주교는 마카오에 부임한 첫 주교이며 자선사업을 위해 자비의 성채를 건립한 인물이다.

 

 

 

 

2층 박물관으로 오르는 계단 위에는 오성홍기와 함께 마카오 깃발이 반갑게 맞이한다. 

 

계단을 올라서니 환한 미소로 방문자를 반기는 박물관지기 할아버지.

검은 베레모를 살짝 걸쳐쓰신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입장료가 얼마냐고 물으니 티켓은 5 MOP(약 700원)이지만 그냥 들어가서 구경하라고 한다.

저렴한 입장료이지만 돈을 받지 않는다니 너무 기분이 좋아 감사를 표하고 얼른 전시실로 들어갔다.

 

 

 

 

전시실은 크게 넓지 않고 아담한 편인데 정말 깔끔하게 잘 전시되어 있다.

 

 

 

 

2001년 12월에 개관했다니 박물관 자체의 역사는 오래지 않으나 소장품들은 모두 오랜 세월의 때가 묻은 것들로

하나 하나 마카오와 마카오의 카톨릭 선교 역사를 몸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들이다.

 

 

 

 

고대 필사본, 청동 벨, 유화, 상아상과 종교 예술품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중국, 일본, 유럽제 자기들이  작은 공간에 빼곡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작은 상자들은 얼른 집어서 주머니에 넣고 싶을만큼 정교하고 앙증맞은 것이 많이 있었다.

너무 예쁜 소장품들을 그냥 보고 돌아서기가 아쉬워서 소장품을 촬영해도 좋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을 한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다니는 여행인지라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사진은 모두 NEX-5로 촬영한 것이다.)

 

 

 

 

 

 

 

 

 

 

 

 

 

 

 

 

 

 

 

 

 

 

 

 

 

 

 

 

 

 

전시품을 돌아보고 밖으로 나가려니 박물관지기 할아버지가 여기도 보고 가라며 다른 방으로 안내를 한다.

들어가보니 오~!!! 여기가 바로 자비의 성채의 핵심이 되는 본관 홀이다.

가운데 회의 탁자가 놓여 있고 벽에는 마카오 역대 주교들의 사진이 빼곡이 걸려 있다.

 

 

 

 

깔끔하고 단아한 창에는 진초록의 휘장이 멋스럽게 드리워졌고 과하지 않은 멋을 부린 천정 샹들리에도 너무나 아름답다.

 

 

 

 

발코니로 나가보니 발코니 공간이 너무 평온하고 아름답다.

세나도 광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발코니에는

로맨틱한 철제 테이블들이 여기저기에 놓여 있어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런데 테이블 여기저기에 놓인 꽃다발들이 눈에 들어온다.

'참 아기자기하게도 꾸며놓았구나.'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박물관지기 할아버지가 오셔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테이블 앞에 꽃다발을 들고 앉으란다.

필자의 카메라를 가지고  대신 사진을 찍어주는데 일일이 포즈 지도를 다 해준다.

"다리를 꼬아 올리고......고개를 약간 숙이고......미소를 띠고......."

 

 

 

 

전시품을 돌아보고, 전시품 사진을 찍고, 너무나 기억에 남는 인증 샷을 남기고.......

자비의 성채 박물관에서 보낸 몇시간은 필자의 기억에 노래 남을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행의 여유와 즐거움을 배가시켜준 멋쟁이 사진가 할아버지가 부디 건강하셔서

자비의 성채를 지키는 행복한 시간을 오래 누리시길 기원해보며 자비의 성채를 떠난다.

 

Copyright 2013.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마카오여행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

포르투갈어로 '의회'라는 뜻의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의 공식적인 행사나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물결이 치는 듯한 무늬의 모자이크 바닥 '깔사다(Calcada)'로 덮힌 세나도 광장은

포르투갈풍의 아름다운 건물로 둘러싸여 볼 거리를 더하고 있는데

주변 건물 중 가장 눈에 뜨이는 건물은 뭐니 뭐니 해도 '릴 세나도 빌딩'이다.

  

마카오 정부 청사로 지어진 '릴 세나도 빌딩( Edificio do Leal Senado, 民政總署大樓)'은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현재는 '마카오 특별 행정구 행정청 및 의회' 역할을 하는 곳.

1784년에 남유럽 건축 양식의 색깔을 띄고 지어진 이 건물은

건축 이후 많은 수난을 거쳤는데 지금의 건물은 1874년에 재건된 것이라 한다. 

 

 

 

 

세나도 광장 주변의 건물들이 대부분 환한 개나리색이거나 핑크, 라이트그린인데 반해

릴 세나도 빌딩은 세나도 광장 제일 중심부에 순백색으로 서 있어 더욱 고고하고 당당해 보인다. 

 

 

 

 

빌딩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도서관이 자리잡고 있고 오른쪽은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 바로 앞에는 이렇게 조그만 기념품 코너로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포르투갈에 있는 콘벤토 드 마프라 도서관을 모방해 1929년에 개관했다는 1층 도서관은

많은 고가구로 장식되어 있다고 하는데 돌아보지는 못 했다.

이곳에는 17세기에서 1950년대를 망라하는 외국 서적들,

특히 아프리카와 극동에서의 포르투갈의 역할을 다룬 많은 문서들이 보관되고 있는데 

중국의 첫 포르투갈어 복사본인 <아 아벨하 다 차이나(A Abelha da China)가 소장된 곳이란다.

  

 

 

 

포르투갈풍으로 지어진 릴 세나도 빌딩도 역시 안쪽 벽면은 '아줄레주'로 되어 있어 너무 아름답다.

아줄레주(Ajulejo)라는 말은 '작고 아름다운 돌'이라는 아라비아어에서 유래되었다.

 

 

 

 

포르투갈왕 마누엘 1세가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 방문했을 때

이슬람문화에서 전해진 타일 양식에 매료되어 돌아온 후 자신의 왕궁을 아줄레주로 장식했다고 한다.

이후 아줄레주는 포르투갈 전국에 퍼져 나가기 시작해서 포르투갈 문화와 시대에 따라

포르투갈만의 독특한 아줄레주가 만들어졌고 포르투갈의 문화적 창작물로 자리잡았는데

400여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마카오에서도 곳곳에서 이런 아줄레주를 만날 수 있다.

 

 

 

 

몇명의 사람들이 2층 의회 문을 열고 들어가기에 슬쩍 따라서 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붉은 휘장이 드리운 창으로 둘러싸인 장방형의 홀에는 회의용 탁자와 의자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홀의 맨 앞부분에 '민정총서(民政總署, 의회)'라는 현수막과 함께 마카오 깃발이 걸려 있어

이곳이 마카오 특별 행정구 행정청 및 의회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마카오 의회에 들어와 보다니 영광인데?'이렇게 생각하며 사진 몇 장을 찍고 있으니

놀란 직원이 황급하게 두손을 저으며 안 된다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고개를 숙이고 예를 표한 뒤에 나왔지만 이미 볼 건 다 보고 사진도 찍은터라 느긋하게 밖으로 나왔다. 

2층 의회홀은 일반인 출입 금지지만 후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정원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정원이라길래 내심 약간의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이건 작아도 너~~무 작다.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 정도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넓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오산!

역시나 땅덩어리 좁은 마카오인지라 의회 정원도 정말 소박하고 아담하다.

 

 

 

 

정원 한켠에 세워진 자그마한 흉상이 특이하길래 명판을 읽어보니

포르투갈의 군인이자 국민 시인으로 알려진 루이스 데 까모에스(Luis de Camoes)라고 한다.

포르투갈의 영향을 오래 받은 마카오라 그런지 마카오에는 까모에스 공원도 있다.

이래저래 까모에스라는 사람은 포르투갈 뿐 아니라 마카오에서도 추앙을 받는 인물인가 보다.

 

 

 

 

작고 귀여운 분수, 벤치 몇개가 전부인 소박한 정원이지만 의외로 편안하고 조용하다.

건물 바로 앞은 마카오에서 가장 번화한 광장과 도로가 자리잡고 있지만

뒷편 정원은 새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한 곳이라 여행에 지친 다리를 한참이나 쉬어갈 수 있었다.

 

 

 

 

마카오를 여행하는 동안 릴 세나도 빌딩 앞을 수없이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 셔틀을 타고 릴 세나도 빌딩 앞에서 내려서 걸어다니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도시 마카오에 알맞는 자그마한 의회 건물, 릴 세나도 빌딩.

마카오 여행자들이 이정표처럼 생각하고 지나는 마카오의 대표적 건물이다.


Copyright 2013.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