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14 YMCA 야구단 영화 촬영지, 전주 향교 20
  2. 2010.03.26 은밀한 햇살에 몸을 맡긴 밀양 영남루 22


 글 공부보다 운동을 더 좋아하는 선비 호창은 

어느날 우연히 YMCA 회관에서 야구를 하는 신여성 정림과 선교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호창의 아버지는 호창에게 서당을 물려받길 권유하지만 

호창은 정림에 대한 감정을 키워가며, 야구라는 신문물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에 조선 최초의 야구단인 'YMCA 야구단'이 결성되고 황성 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은 일본의 강압에 의해 을사조약을 체결하게 되고 

YMCA야구단의 연습장이 일본군의 주둔지로 바뀌게 되는데.....

조선시대에 결성된 야구단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송강호(호창) 김혜수(정림)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긴 여운을 남겨주었던 영화 'YMCA 야구단'.

전주 한옥 마을 한 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전주 향교가 바로 이 영화의 촬영지이다.


한옥 마을에서도 사람이 잘 찾지 않고 조용하기만 한 곳. 전주 한옥 마을 속의 또 다른 세상, 전주 향교를 찾아가 본다.


가을이 되면 노란 은행잎으로 채색되는 전주 향교는 우리나라 향교 가운데 온전히 보존된 향교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
고려 공민왕 3년(1354년)에 경기전 북편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건물은 조선 선조 때 건립되었다고 한다.


전주 향교의 현존 건물의 배치 형태는 들어가는 누각인 만화루를 지나면 정면에 일월문이 있고 일월문을 지나면
대성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 서무가 있자리잡고 있으며 대성전 담 뒤로는 명륜당이 있는데
 서쪽으로 장판각, 계성사, 양사재와 사마재 그리고 주위에 고직사 등 여러 건물이 있다.


대지 3130평에 모두 19동, 100칸에 이르는 방대한 전향교는 사적 제 379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성전을 중심으로 양쪽의 동무와 서무는 배향 공간이고 명륜당을 중심으로 양편의 동재와 서재는 강학공간으로 이분되는데
대성전 중앙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안자, 자사, 증자, 맹자 등 다섯 성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고려조 처음 지어진 건물은 경기전 옆에 세워졌는데 경기전이 지어진 뒤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 때문에 태조의 영령이 편히 쉴 수 없다 하여
      화산 기슭(중화산동)으로 이전되었다가 좌사우묘(左社右廟)에 어긋나고 전주성 밖이라 다니기에 불편해서 선조36년(1603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향교에는 다섯 그루의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가 눈에 뜨이는데  향교 내 서문 앞 은행나무는 수령이 400년이나 된다.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은 뜻은 은행나무가 벌레를 타지 않듯 유생들도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대성전을 지나면 강학 공간인 명륜당이 나온다.


 명륜당은 광무 8년(1904)에 군수 권직상이 고쳐 지었는데 앞면 5칸, 옆면 3칸의 규모이다.


강학 공간인 명륜당은 대성전과는 달리 전혀 단청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이 명륜당 앞에서 촬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명륜당을 중심으로 역시 강학 공간인 동재와 서재가 대칭을 잘 이루고 들어서 있다.




동재의 마루에 앉아 명륜당 마당을 보니 탁 트인 정경이 시원하기 그지없고
특히 수백년 된 은행나무가 그늘을 넓게 드리워 여름에 더위를 식히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한옥마을의 중심거리인 경기전 앞이나 전동 성당 앞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을 때도
마을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향교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일기 화창하고 신록이 짙어지는 오월, 한옥마을 속 또 다른 세상, 전주 향교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은행잎 떨리는 소리, 작은 새소리와 함께 느림의 미학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봄은 어떠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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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밀양(密陽, Secret Sunshine)'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지긴 했다지만 
밀양은 그저 경상도 한 구석에 짱 박혀 있는 그런 조그만 소도시에 불과하다.
도시 자체가 그다지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여전히 나직한 돌담들이 우리를 반기는 곳.
'은밀한 햇살'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밀양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조차 온화하다.


밀양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영남루(嶺南樓)'이다.


추화산을 등지고 남천강(밀양강) 맑은 물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절벽 위에 좌우에 익루를 끼고 날아갈 듯 서있는 누각 영남루.
그 당당하고 날렵한 모습은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보물 제147호인 영남루는 조선시대 밀양부의 객사인 밀주관에 부속되었던 건물이다.
고려 공민왕(1365년)때 이전에 있던 누각을 철거하고 규모가 큰 누각으로 세워졌는데 임진왜란때는 밀양 객사와 함께 소실되기도 했다.


현재의 건물은 1844년(헌종 10년)에 중건된 것으로 우리나라 조선 후기의 목조 건축물 중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1931년 당시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의 16경을 선정할 때 영남루가 16경중에 하나로 선정된 것을 미루어 볼 때 수려한 경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각의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누의 양옆에는 각각 1채씩 부속 건물이 있는데
본루를 기점으로 좌측에는 침류당(枕流堂)을 우측에는 능파각(凌波閣)을 익루로 거느리는 특이한 형태이다.
특히 침류각과 본 누각 사이를 달월(月)자형의 계단형 통로로 연결하여 건물의 배치와 구성에 특징을 배가시킴으로
 당당하면서도 날렵한, 회화적인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멋진 누각이다.


특히 기와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사래 끝에 부착된 귀면와(鬼面瓦)인데 이것은 조선시대 귀면와 중 걸작품이다.


영남루 전면의 현판 글씨는 추사체의 대가 구한말 송파 하동주의 글이다.


마당 쪽에서 올라가는 계단 위에도 많은 현판들이 붙어 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인 중층 누각의 내부 모습은 시원하도록 넓다.
건물의 기둥이 높고, 기둥과 기둥 사이를 넓게 잡아 매우 웅장하고 당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누각의 내부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한 충량과 퇴량은 물론 대형 대들보가 모두 화려한 용신으로 조각되어 있는가 하면


봉황 등 화려한 꽃 무늬가 가득하여 특이한 내부 구조와 함께 하나하나 바라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의 현판 중 유명한 것은 1843년부터 1844년까지 이 건물을 중수할 당시
이인재 부사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인 이증석, 이현석 형제가 쓴  현판인데 '영남제일루'는 이증석이 11세 때 쓴 글씨이다.


그리고 '영남루'는 이현석이 7세 때 쓴 글씨인데 각각 7세, 11세인 어린아이들이 이렇듯 힘차고 큰 글씨를 썼다니 믿어지지가 않는 일이다.
이 두 현판은 서예가들로부터 불가사의한 필력으로 전해내려 온다고 한다.


그 외에도 누각 안에는 당대 명필가와 대문장가들의 시문 현판들이 즐비하다.




퇴계 이황이 영남루를 예찬하여 쓴 시도 눈에 뜨인다.


누각의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바라보니 눈 앞에 펼쳐지는 보는 남천강(밀양강)의 전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눈부시다.


강둑과 둔치의 체육 시설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여름철이면 마루바닥이 비좁을 정도로 누각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영남루의 맞은 편에는 천진궁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역대 왕조의 위패를 모신 건물이다. 


내부에는 단군의 영정과 위패를 비롯해서 부여, 고구려, 가야, 신라, 백제의 시조 위패와 고려 태조, 조선 태조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일제시대에는 일본헌병대가 역대 시조의 위패를 땅에 묻어버리고 건물을 감옥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천진궁은 건축적 가치에 앞서 일제가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말살하기 위해 감옥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민족의 수난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루 마당을 자세히 보면 바닥에 돌들이 도드라지게 올라온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석화(石花)라고 한다.


연한 납석으로 이루어진 석화는 영남루 전체와 부근에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그 형태가 국화꽃 모양으로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비 온 후에는 그 자태가 선명하고 아름다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자연 유산이다.


영남루를 한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니 누각 아래 목련이 아름답게 피어 여행자를 반긴다.
은밀한 햇살은 밀양에 먼저 도달하여 꽃샘 추위 속에서도 아름다운 봄을 재촉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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