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마지막 왕 '벅드 칸 겨울 궁전 박물관'에는 몽골인들의 다양한 풍습을 그린 세밀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아이락 축제'라는 그림에서는 몽골인들의 음주 문화가 세밀한 필치로 잘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축이 공간 가득히 늘어나기를 기원하는 제전인 '아이락 축제'는 
그 해 처음으로 말 젖을 짠 날이나 그 말 젖을 발효시켜 아이락을 만든 날 거행하는 축제이다.
아이락 축제를 그린 세밀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세숫대야보다 큰 술잔에 아이락을 채워서
마시다 토하고 또 마시거나 술 마시는 사람의 양 귀를 잡고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는 등 아이락 축제의 진기한 음주 풍습이 그림에 상세히 나타나 있다.



세밀화에 나타난 것 처럼 술 마실 때 사용된 엄청나게 큰 술잔은 실제로 몽골인들이 술 마실 때 사용했던 잔으로
'벅드칸 겨울 궁전 박물관'에 전시된 아이락 술잔은 크기가 거의 세숫대야 만큼이나 크다.



몽골의 대표적인 술, '아이락'은 '마유주(馬乳酒)'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말젖을 가죽 부대에 넣고 나무 막대기로 밤새 저어서 만드는 아이락은 발효되면 보글보글 소리가 나며 기포가 솟아오르며 술이 된다.



우리나라 막걸리 같이 약간 비릿하고 시금털털한 맛을 가진 아이락은 알코올 성분이 그다지 높지 않아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마시는데
몽골 사람들은 6~7도의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아이락은 술로 취급하지도 않을 정도이다.



그래서 아이락은 식사 대용으로도 쓰이는 몽골 최고의 영양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여름에는 한사람이 매일 3~5 리터의 아이락을 마시기도 하고 허약한 아이나 중환자에게는 영양식처럼 아이락을 마시게 하기도 한다. 
몽골에서 아이락은 행복을 상징하며 흰색의 종교적 의미 때문에 축제나 기념일에는 꼭 사용되는 대표적인 전통술이다.



음주는 몽골의 국가적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칭기즈 칸 시대 이후부터 40년전까지는 음주가 엄격히 통제되었으나 
1959년 처음으로 보드카를 만드는 증류소가 세워졌고 '절제된 소비'를 권장하는 홍보운동이 시작되었다.
몽골의 젊은이들에게 음주의 이점(?)을 알리기 시작한 결과 술의 소비와 함께 국가 재원 또한 급증하였다.
몽골인은 술과 함께 산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통계에 따르면 몽골인은 남녀 구분없이 연간 26리터 이상의 보드카를 마신다고 한다.


 

알코올 농도 39도가 넘는 독주 보드카를 물 마시듯 마셔대는 몽골인은 늘 술에 취해 있기가 일쑤이다.
기뻐도 술, 슬퍼도 술, 기분 나빠도 술....집에서뿐만 아니라 심지어 직장 내에서도 술을 마신다.

몽골인들은 손님을 맞이할 때도 술로 맞이하기 때문에 공항에서부터 벌어진 술 파티가 끝이 날 줄 모르고
손님이 돌아 가거나 먼 길을 떠날 때에도 어김없이 술판을 벌여야 그 사람을 놓아보내준다.
떠나는 손님에게도 그의 안전을 빌기 위해 술 마시기 전에 동서남북을 향해 고수레를 한 후 술잔을 주고 받는데
여행에 앞서 마시는 세잔의 술은 행운과 안전을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에 반드시 의무적으로 세잔은 마셔야 떠날 수 있다.
그래서 몽골을 사업이나 방문 목적으로 들리는 사람들은 몽골인들의 매일 계속되는 술 대접으로 인해 취생몽사하다 돌아오기가 다반사이다.



몽골에서 술을 마실 때에는 만취하는 것이 예의인데 취하지 않으면 술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여 계속 술을 먹인다.
특히 남의 대접을 받았을 때에는 주인의 호의에 답하는 듯으로 만취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취해서 저지르게 되는 주사에 대해서도 아주 관대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격이 급한 몽골인들은 술마시다 조금만 이상한 소리를 들으면
금방 주먹질과 욕설이 난무하며 치고 받고....난투극이 벌어지는데 술이 다 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이 만취하는 풍습은 칭기즈칸 시대로 올라가는데 다른 종족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취한 척하고 있다가 주인을 살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남의 집을 방문해서 술을 마실 때에는 손님이 주인을 해치지 않을테니 안심하라는 표시로 만취하는 습관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몽골에서 '만취는 영원한 우정'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오른쪽 목을 튕기기도 하는데 이는 '완전 필름이 끊어지도록 마셨다'는 표현이라고 한다.

어느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몽골인들은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가 모자라 쉽게 술에 취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몽골인들은 음주에 의해 쉽게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몽골의 모든 범죄의 80%이 술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몽골의 매월 1일은 국가에서 정한 '금주일'이다.
이날은 몽골의 모든 술집은 영업을 하지 않고 다 문을 닫아야 한다.
국민들의 과다한 음주로 인해 부작용이 많이 일어나니 한달 중에 하루 만이라도 술을 마시지 말자고 정해 놓은 날이란다.
금주일에 본 몽골 시내의 유명한 Pub Bar 의 풍경은 실외 의자까지 모두 홀 안에 쌓아두어 마치 폐업한 가게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나 술을 좋아하는 몽골인들이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고 견딜 수가 있을까....
이와 같이 앞에서 단속반이 오는지 웨이터를 문 앞에 세워두고 몰래 몰래 지하에서 영업을 하는 술집도 있다는 사실....



강남의 어느 바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어느 Lounge Bar 안에는 금주일에도 몰래 한잔 하러 오는 젊은이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몽골의 젊은이들도 우리와 비슷하게 처음에는 맥주로 시작하지만.....
맥주로 인해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알코올 함유량이 39도나 되는 보드카병을 쉴 새 없이 비우고 폭탄주도 서스럼없이 들이킨다.



몽골 젊은이들이 최후에 마시는 술은 항상 칭기즈칸 보드카이다.
엄청나게 비싼 가격의 술이지만 몽골 사람들은 칭기즈칸 보드카를 비워야 끝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오늘도 몽골 사람들은 술잔을 부딪히며 크게 외친다.
"토토이(건배)!"

Copyright 2010.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


어느 도시의 참 모습을 보려면 밤거리를 다녀 보아야 한다고 한다.
대마도의 주도 이즈하라의 밤은 어떠할까....

낮에도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이즈하라...
밤에도 예외는 아니었다...아니 더  조용하였다. 도대체 어디에 사람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호텔 일층은 타쿠시(택시) 승차장이었다.
백미러가 본네트 가운데 떡 하니 달린 모습은 에전에 우리 나라에 한 때 다니던 승용차들을 보는 듯 하다.
택시를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택시가 지루하게만 보인다. 

가로등만 붉은 불빛을 내뿜고 있는 이즈하라 메인 스트리트엔 오가는 사람도 차도...별로 없이 적막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우리 일행의 두런거리는 소리만이 건물에 울려서 되돌아 올 뿐.. 

이즈하라 시내를 흐르는 개천 양 옆에 자리잡은 선술집들만 호박빛의 조명으로 행인을 유혹한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지.....이름조차 아예 '부산정'이다.  

간판이 많이 낡아 있던 식당문에는 '생선회'라고 메뉴가 적혀져 있었다.
생선회는 일본어로  '사시미(刺身)'인데 이 말의 원뜻을 살펴보면 좀 무시무시하다.
'찌르다', '꽂다' 등을 의미하는 '刺'에 몸 또는 물고기나 짐승의 살을 뜻하는 '身'이 합쳐졌으니 “살을 찌르다”라는 말이다.
이처럼 무서운 말이 음식명이 된 데에는 유래가 있다. 옛날 일본의 막부시대에 오사카 성의 한 장군이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을맞이했다.
수많은 음식과 더불어 특별히 준비한 여러 종류의 생선회를 먹던 중
손님이 "이것은 무슨 생선이기에 이처럼 맛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생선의 이름을 몰랐던 장군은 생선회를 만든 요리사를 불러 직접 대답하게 했다.
그 후부터 요리사는 장군에게 생선회를 올릴 때 작은 깃발에 생선 이름을 적은 다음 생선회의 살에 꽂아서 상에 놓았다고 한다.
이처럼 생선의 살에 작은 깃발을 꽂았다 하여 '사시미'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낮에 보았던 '야끼또리(焼鳥,やきとり)'라는 이름의 술집(이자까야,居酒屋)은 야경이 더 아름답다. 

불빛과 광고 플래카드가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한자와 히라카나가 합쳐져 문자라는 느낌보다는 또 다른 회화적인 느낌으로 내게 다가 왔다. 

들어 가는 입구가 참 이쁜 선술집(이자까야,居酒屋)앞에 서 보았다. 

분위기가 좋게 보여 들어가 보려고 하니 한국인 출입 금지다.
"죄송합니다...저희 가게에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로 인한 트러블을 막기 위해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으니 양해바랍니다."
굉장히 우회해서 안내문을 써놓았지만 결론은 한국인 손님 안 받는다는 소리...--;;
언어 소통이 아닌 그 무언가가 배후에 있는 것 같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불빛과 함께 가게 앞에 내걸린 노렌이 참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는데...... 

일본의 식당이나 선술집(이자까야,居酒屋)에서는 어김없이 가게 문 앞에 그 가게의 이름이 쓰인 '노렌(暖簾,のれん)'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게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노렌(暖簾,のれん)'을 가게 주인들은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데
아침에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내다 걸고 저녁에 문을 닫을 때엔 제일 나중에 걷어서 가게 안에 소중히 간직하며
가게에 불이 나면 다른 귀중한 물건을 꺼내기 앞서 노렌을 제일 먼저 구해 낸다고 한다.
백년이 넘게 된 가게 문 앞의 노렌은 역시 백년이 넘게 된 것이라 보면 된다고.....
일본의 가게의 전통과 역사를 나타내어 주는 가게의 심볼이라 할 수 있다.  

'미자만(味自慢...ㅋㅋ)'이라고 쓰인 노렌을 들추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래 된 영화 포스터를 내거는 것이 여기도 유행인 듯 하다. 

여치인지 귀뚜라미인지 모를 장식물이 걸려 있고... 

아주 간단한 종이 공예품도 귀엽게 걸려 있었다. 

술집 안은 지극히 작았고 제일 안에 코딱지 만한 방이 하나 있었다.
많지도 않는 일행들도 다 앉을 수 없어 문턱에 걸터 앉아 술집 문 쪽으로 보고 내부를 찍어보았다. 

역시 방 문에 걸터 앉아 찍은 주방의 모습인데 주인 아저씨.....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방 벽에 걸려 있던 수많은 싸인 종이들을 보니 대미도 관광객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아! 오늘 밤 죽겠다....우째 자꼬....다녀 감......밤이 무섭다!!
한국 관광객들이 남긴 글귀를 읽으니 피식......웃음이 나왔다. 

선술집 벽장에는 커다란 댓병의 술병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술병마다 다 화이트로 이름이 써져 있는 것이다. 술병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먹다가 남은 술이 다 들어 있었다.이런 소주 댓병 한 병에 2,800 엔 정도이므로 우리 돈으론 거의  28,000 원이니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소주 한 병 따면 다 마시는게 당연할 뿐 아니라 때론 한 명이 서너병은 기본으로 비우는 우리네 음주 문화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한 병 사서 얘기하면서 마시다가 남으면 술집에다 맡겨 놓고 다음에 와서 다시 자기 술병을 찾아 마신다.
물론 다음에 자기 술병을 찾기 위해서 술병에다 이름을 써놓는 것은 기본... 

마침내 나온 안주는 족발. 우리네 족발과는 달리 튀겨서그런지 기름기도 많다.
한 접시에 600엔(6000원)인데 양이 너무 적어서 하나씩 맛보니 금방 없어졌다.
나마 비루(생맥주) 한 잔은 580엔(5800원,우리네 생맥주 값은 얼마인지 궁금)이었다. 

 일행 중 한 분이 기념으로 싸인을 남기셨다.한글을 모르지만 받으며 좋아하는 주인 아주머니.
혹 다음에 대마도를 다시 오게되면 여기에 와서 저 싸인을 다시 볼 수 있겠지?


Copyright 2009.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