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29 밀양 아랑각에 어린 아랑의 슬픈 전설 24
  2. 2010.03.26 은밀한 햇살에 몸을 맡긴 밀양 영남루 22


밀양 '영남루(嶺南樓)'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멋진 건축물이다.


남천강(밀양강) 건너편에서 당당한 모습의 영남루를 마주 대해 바라보노라면 오른쪽 언덕 아래에 사당이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남루를 돌아본 후 동쪽 문으로 나와 남천강변으로 난 계단을 한참 내려가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당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배산임수의 멋진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문을 통해서 계단 위에 있는 사당이 보이는데 노랑과 빨강이 주를 이루는 단청의 색감이 곱다.


아랑각(阿娘閣)이라 불리우는 이 사당은 은 조선 명종(재위 1545∼1567) 때 미모가 뛰어났던 밀양 부사의 외동딸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은 얼굴만큼 마음씨도 고울뿐 아니라 글과 바느질 솜씨가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흠모를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관아에서 심부름을 하는 통인이 아랑의 고운 모습을 본 후. 그만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랑의 유모에게 뇌물을 주고 아랑을 꾀어내게 되었다.

보름달이 뜬 어느날밤, 통인은 영남루에서 달 구경을 하던 아랑에게 나타나 그동안 혼자 연모해 온 것을 아랑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하였는데 그 말을 들은  아랑은 냉정하게 통인의 무례함을 꾸짖었다.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한 통인은 사모하던 마음이 그만 증오로 변하여  갖고 있던 비수로 아랑을 찔러 죽이고 말았다. 
아랑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후 밀양에는 부임하는 신임부사들마다 죽음을 당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밀양 부사로 오는 것을 꺼려했다.



이때  서울 남산골에 사는  한 대담한 선비가 자원하여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정말 소문대로 부임한 첫날 밤에 여자의 혼령이 나타났다. 
그는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이렇게 부사가 오기만 하면 나타나느냐"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랑은 통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이 선비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내일 한 나비가 나타나서 한 사나이의 머리에 머물테니 그가 곧 자신을 죽인 범인이라고 말했다.
부사는 처녀 귀신과 약속한 대로 통인을 잡아 처단하고 처녀의 묘까지 만들어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밀양 주민들은 아랑각을 지어 그 처녀의 정절을 기리고 소원을 기원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가 <밀양 아리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16일이면 소복한 처녀들이 제관이 되어 제등을 밝히고 그의 정숙한 넋을 기리는 아랑제가 열린다.


아랑각 문을 통해서 보는 남천강은 푸르고 깨끗하기만 해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겼던 곳이란걸 짐작하기 힘든다.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와 같은 인면수심의 치한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 시기에
아랑처럼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우리의 딸들이 이 땅에 다시는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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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밀양(密陽, Secret Sunshine)'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지긴 했다지만 
밀양은 그저 경상도 한 구석에 짱 박혀 있는 그런 조그만 소도시에 불과하다.
도시 자체가 그다지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여전히 나직한 돌담들이 우리를 반기는 곳.
'은밀한 햇살'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밀양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조차 온화하다.


밀양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영남루(嶺南樓)'이다.


추화산을 등지고 남천강(밀양강) 맑은 물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절벽 위에 좌우에 익루를 끼고 날아갈 듯 서있는 누각 영남루.
그 당당하고 날렵한 모습은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보물 제147호인 영남루는 조선시대 밀양부의 객사인 밀주관에 부속되었던 건물이다.
고려 공민왕(1365년)때 이전에 있던 누각을 철거하고 규모가 큰 누각으로 세워졌는데 임진왜란때는 밀양 객사와 함께 소실되기도 했다.


현재의 건물은 1844년(헌종 10년)에 중건된 것으로 우리나라 조선 후기의 목조 건축물 중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1931년 당시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의 16경을 선정할 때 영남루가 16경중에 하나로 선정된 것을 미루어 볼 때 수려한 경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각의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누의 양옆에는 각각 1채씩 부속 건물이 있는데
본루를 기점으로 좌측에는 침류당(枕流堂)을 우측에는 능파각(凌波閣)을 익루로 거느리는 특이한 형태이다.
특히 침류각과 본 누각 사이를 달월(月)자형의 계단형 통로로 연결하여 건물의 배치와 구성에 특징을 배가시킴으로
 당당하면서도 날렵한, 회화적인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멋진 누각이다.


특히 기와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사래 끝에 부착된 귀면와(鬼面瓦)인데 이것은 조선시대 귀면와 중 걸작품이다.


영남루 전면의 현판 글씨는 추사체의 대가 구한말 송파 하동주의 글이다.


마당 쪽에서 올라가는 계단 위에도 많은 현판들이 붙어 있다.





정면 5칸, 측면 4칸인 중층 누각의 내부 모습은 시원하도록 넓다.
건물의 기둥이 높고, 기둥과 기둥 사이를 넓게 잡아 매우 웅장하고 당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누각의 내부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한 충량과 퇴량은 물론 대형 대들보가 모두 화려한 용신으로 조각되어 있는가 하면


봉황 등 화려한 꽃 무늬가 가득하여 특이한 내부 구조와 함께 하나하나 바라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의 현판 중 유명한 것은 1843년부터 1844년까지 이 건물을 중수할 당시
이인재 부사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인 이증석, 이현석 형제가 쓴  현판인데 '영남제일루'는 이증석이 11세 때 쓴 글씨이다.


그리고 '영남루'는 이현석이 7세 때 쓴 글씨인데 각각 7세, 11세인 어린아이들이 이렇듯 힘차고 큰 글씨를 썼다니 믿어지지가 않는 일이다.
이 두 현판은 서예가들로부터 불가사의한 필력으로 전해내려 온다고 한다.


그 외에도 누각 안에는 당대 명필가와 대문장가들의 시문 현판들이 즐비하다.




퇴계 이황이 영남루를 예찬하여 쓴 시도 눈에 뜨인다.


누각의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바라보니 눈 앞에 펼쳐지는 보는 남천강(밀양강)의 전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눈부시다.


강둑과 둔치의 체육 시설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여름철이면 마루바닥이 비좁을 정도로 누각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영남루의 맞은 편에는 천진궁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역대 왕조의 위패를 모신 건물이다. 


내부에는 단군의 영정과 위패를 비롯해서 부여, 고구려, 가야, 신라, 백제의 시조 위패와 고려 태조, 조선 태조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일제시대에는 일본헌병대가 역대 시조의 위패를 땅에 묻어버리고 건물을 감옥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천진궁은 건축적 가치에 앞서 일제가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말살하기 위해 감옥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민족의 수난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루 마당을 자세히 보면 바닥에 돌들이 도드라지게 올라온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석화(石花)라고 한다.


연한 납석으로 이루어진 석화는 영남루 전체와 부근에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그 형태가 국화꽃 모양으로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비 온 후에는 그 자태가 선명하고 아름다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자연 유산이다.


영남루를 한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니 누각 아래 목련이 아름답게 피어 여행자를 반긴다.
은밀한 햇살은 밀양에 먼저 도달하여 꽃샘 추위 속에서도 아름다운 봄을 재촉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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