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여행을 마치고 LA로 돌아오는 길에 칼리코 은광촌을 들리게 되었다.

칼리코는 한 때 은광촌으로 1881년부터 많은 양의 은과 붕사를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그 후 수지가 맞지 않아 1907년에 폐광이 된 곳이다.

 

폐광 후 사람의 발길이 끊어셔 거의 유령의 도시가 되다시피 한 이 곳은
 1951년 Walter Knott란 사람의 개발로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폐허가 되어 방치되었던 이곳을 옛 모습 그대로 복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에 있던 관리 사무소,우체국, 술집,극장등 당시 건물이 그대로 재현되었는데 
 이를 보기 위해 많은 미국인들이 모여들고 있어 지금은 당시보다 더 수입이 많은 마을이다.
 이른바 미국판 민속촌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칼리코 입구에 들어서니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광산촌이라 그런지 모든 집들이 다 판자집 수준이다.
우리 나라 민속촌은 여기 비하면 아주 아기자기한 편..... 

 

 

 입구에서 주차요원이 카우보이의 차림으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가죽 카우보이 모자에 가슴에 탄창까지 두른 모습이 포스가 넘친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멋진 모습으로 포즈를 잡아주었다.

 

 

  집들은 다 어설픈 서부 개척시대의 목조 건물이라 초라하기 이를데 없고
나무와 진흙으로 대충 얼기설기해서 만든 집이 대부분이다. 

 

 

 술집 앞이었던가......지붕 위의 남녀 조각상이 이채로웠다. 

 

 

 목조 건물이 많은 은광촌인지라 소방서의 역할은 더욱 귀중했을 듯....

 

 

 술통이 놓여있는 술집앞에서는 육두 문자를 섞어 쓰면서 총잽이가 걸어나올 것 같았다. 

 

 

 술집 앞에 놓인 오르간 앞에 앉은 할아버지가 포스터의 민요를 연주하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식사와 음료를 파는 카페는 이 마을에서 제법 고급으로 보인다. 

 

 

 메인 스트리트라고 해봐야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은을 채취하던 당시의 도구들이 재현되어 있는데 암석을 부수어서 물과 함께 흘러보내어서 은을 채취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사금 채취 방법을 이용하여 열심히 은을 찾아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아직도 이런 방법으로 채취하면 소량의 은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사금 채취업자 또한 폐광에서 방금 걸어나온 것 같은 차림이다. 

 

 

 광도에서 광석을 실어나르던 웨건도 길 가운데 전시되어 있고....

 

 

 그 당시에 타던 마차에는 많은 사람을 태워 닳은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칼리코는 정말 어설픈 민속촌이었지만 미국 사람은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보존하고 있었다.
짦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그들인지라 우리 같으면 소흘히 여길 유적이나 유물도 아주 귀하게 보존하는데
반만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자랑하는 우리는 재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우리의 살아온 흔적을 너무나 쉽게 밀어버리는 것을 본다.

자랑스러운 것이든 자랑스럽지 못한 것이든
우리가 살아온 흔적은 너무나 귀중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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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친구 부부와 함께 경산 와촌에 있는 모 카페에 들렸다.

팔공산 갓바위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대구 근교의 연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주변의 산세와 잘 어울리는 건물에 소박한 마당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리를 향해 뛰어나오던 강아지.....갑자기 옆 풀밭으로 가더니.....편안한 자세로 실례를 한다.......^^
"아줌마!! 카메라 못 치워요? 개에게도 견격(犬格)이 있단 말이에욧!! 초상권 침해로 고소할거에욧!"
그래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찍었을 뿐이고....^^



손님 맞이가 끝난 다른 진돗개는 다시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열심히 간식을 먹는다.

 열차 침목으로 된 테라스에는 앙징맞은 화분들이 손님을 반기고.....

 카페 안은 오래 된 오르간 등 예전의 향수을 불러 일으키는 물건으로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잘 손질되어 반들반들한 가구와  두쪽 구병풍 앞에 엉뚱하게 놓여진 단지 안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처음 보는 물건이 있어서 물어보니 한약 짜는 틀이라고 한다.  

 

60년대 면사무소 옆에나 붙어있었음직한 표어들이 벽에 붙어 있다.
이런 표어들을 버리지 않고 보관한 사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라는 책자. 가운데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보이는걸 보니 엄청 오래 된 책...

 빛바랜그림과 글씨들이 쓰다가 꽂아둔 것처럼 놓여 있고.....

벽에 붙여둔 국민학교 졸업 사진은 보관을 잘 못 했는지 아코디언 처럼 구겨진 것을 펴서 붙여 놓았다.
4288년(1955년) 진량 국민학교 졸업 사진에서 여자 아이들은 한복을...남자 아이들은 까만 교복을 입었다.
요즘의 두껍고 화려한 졸업 앨범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지만 초등학교가 학업의 전부였던 아이들에겐 그 무엇보다 귀중한 졸업 사진.

 

 영화 전문 잡지'국제 영화' . 지금은 할머니가 된 여배우들이 수영복바람으로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잡지 속의 낯 익은 인물이 박준규인가...했더니 그 아버지 박노식이다. 그 옆의 아가씨는 조미령...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출연했다는 '들장미'의 영화 포스터.

 

 '내가 낳은 검둥이'......영화 이름이 너무나 특이하다.
'국제 혼혈아들의 고민과 가시덤불의 생활 백서'라고 카피가 쓰여진 걸 보니 영화의 내용이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이민자,최지희,최무룡,김동원,윤일봉.....이런 사람들의 배우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제 얼마나 될까.....

 

책이 귀했던 시절, 손으로 써서 책으로 묶은 천자문이다. 자기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손으로 쓴 것일까...... 

차 한잔 씩을 시켰더니
양갱,과일,무화과,볶은 콩......등 여러가지 특별 다식이 따라나와서 푸짐하기 이를데 없다.
주인 아씨의 푸근한 손님 맞이는 오래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데도 부담이 없다.



타임 머신을 탄 듯한 시간여행에서 돌아와 카페 '고운 님 오시는 길에'를 나서니 
엄마 진돗개가 졸린 듯한 시선으로 우리를 배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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