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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추위로 인해 사람들의 몸은 물론 주머니도 꽁꽁 얼어붙은 요즈음...
빠듯한 살림살이에 외식은 고사하고 자장면 한 그릇 시켜 먹기도 쉽지가 않다.
밀가루값의 상승으로 과자값도 오르고 밀가루를 재료로 한 음식값도 따라 오르다 보니
서민의 음식으로 사랑을 받던 자장면도 이제 4,000원 이하인 곳은 찾기가 힘든데...
며칠전 옆 동네를 지나다가 자장면 2,000원이라고 붙은 플래카드를 발견했다.
"아니..자장면이 2,000원이라고...? 그래 가지고 무슨 이윤이 남을까..." 호기심이 발동해서 차를 세우고 들어가 보았다.
문 앞에는 "물가 안정. 우리가 실천합시다!"라고 구호마져 쓰여 있는 이 집에 들어서니..
무슨 메달인가 보았더니 이 집 주인 아저씨의 마라톤 참가 메달과 완주 기록증이다.
마라톤에 심취하신 쥔장이신 듯...벽에는 온통 결승점에 골인하는 쥔장의 자랑스런 사진이 여기저기 붙었다.
2001년도에 대마도에서 있었던 마라톤 대회 완주증이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실소를 머금을 듯한 기념품이지만 이 집에서는 최고의 보물임에 분명하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 동안에 그릇에 가득하게 담긴 자장면이 나왔다.
양은 여느 자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고 언뜻 보기엔 크게 맛있어 보이지는 않다.
나무 젓가락을 쩍 하니 갈라서 쥐고는 사정없이 비벼 본다.
오른손으로 비비고~ ♬
왼손으로 비비고~♬ 양 손으로 비벼도 돼요~!
들었다 놓았다.....열심히 비벼 대니 처음 보다 훨씬 맛갈스러워 보인다.
한 젓가락 크게 집어서 입으로 가져가보니...음....2,000원짜리 자장치곤 꽤 괜찮은 맛인데...?
허겁지겁 그릇을 다 비우고 나니 배가 벌떡 일어난다.
앙증맞은 칠판에 적힌 메뉴판을 보니 자장면 2,000원, 짬뽕 2,500원...곱배기는 1,000원 추가이니 겨우 3,000원이다.
이렇게 싸게 받아서 남는 것이라도 있을까......
모두 다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과감하게 가격을 인하해서라도 살아남으려는 노력들이 안쓰럽다.
담에 한번 더 와서 먹어주어야지....생각하며 자장면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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