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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7 몽골에는 초등학교가 없다? 32


 

몽골 울란바타르 인근 '투브 아이막'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투브 적십자 여성 지도자와 자원 봉사자들은 
한국에서 찾아간 봉사대원들을 형제와 같이 반가운 마음으로 맞아주었다.

투브  아이막의 주민 현황과 적십자사 활동 현황에 대한 브리핑이 있은 후에는
중학생 두명이 마두금이라고 알려져 있는 모린호르를 아주 멋진 솜씨로 연주해 주었고
배, 가슴, 머리까지 사용하여 발성하는 몽골 특유의 노래 '흐미'도 들려 주었다.
이 학생들은 우리나라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도 출연한 몽골 전통음악의 유망주들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의 모린호르 연주 동영상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확인하시기 바라며....

한국에서 가져온 우정의 선물 상자를 전달과 양국 대원들과의 친교 시간 후 발걸음을 돌리려고 하니
투브 적십자 지도자의 절친인 인근 중학교 학교장이 한국 봉사대원들을 초청했다고 하며 방문하기를 강권한다.
학교 방문으로 인해 울란바타르로 돌아가는 일정이 다소 늦추어질 우려는 있었지만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인근의 중학교로 향했다.




중학교가 있는 마을에 도착하니 주변 초원의 낮은 구릉에는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학교 옆에도 벽돌로 지어진 연립 주택들이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학교의 사정도 일반 주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담장도 없이 을씨년스럽게 서있었다.




ㅁ자로 지어진 학교는 페인트칠이 되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쌓은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엉성한 모습이었는데
몽골 사람들은 외부 치장하는 부분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며 
보온과 단열을 위해 벽의 두께는 거의 1m 정도로 만들어 겨울 추위에 대비한다고 한다.




세월이 흔적이 느껴지는 학교 현관 앞에 서니 교패와 학교의 현판이 멀리서 찾아온 여행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곧이어 적십자 지도자의 친구인 학교장이 나와서 일행을 반겨주었는데 역시 4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사회주의 교육을 받은 몽골에서는 각 기관에서 여성 우두머리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몽골 또한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히 높은 편인데
울란바타르에선 물론이고 유목민들 조차도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고 애쓴다.
만약 아이들이 많아 모두 대학 교육을 시킬 형편이 못 되면 맏딸만 대학에 보낸다고 하는데
이는 딸만이라도 힘든 유목민의 삶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방학 중인지라 학교는 직원들만 근무하고 학생들은 하나도 없이 너무나 조용하기만 했다.





학교 복도는 어떤 부분은 돌이나 시멘트로, 어떤 부분은 나무로 되어 있는데




학교의 오랜 연륜을 말하는 듯 나무 복도도 많이 낡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교장의 설명을 들으니 몽골에는 초등학교가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는 없고 초등학교 과정이 포함된 중학교부터 학교 교육이 시작되는 것이다.
초등 과정 6년과 중등 과정 2년이 함께 들어있는 몽골의 중학교 과정은 8년이 되는데 
7세 때 중학교에 입학해서 중학교 8년, 고등학교 3년 , 대학교 4년의 과정을 거치게 되니 
대학 졸업 때까지의 기간은 우리나라보다 단축되는 셈이다.

공산주의 체제의 영향을 받은 몽골에서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한다.
우리에게는 아직 요원한 고등학교 의무교육이 몽골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사설 유치원도 있지만 유치원도 나라에서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수업료는 전혀 받지 않는다.
몽골 유치원 관련 포스트 : 너무나 귀여운 몽골 유치원 아이들





복도의 벽에는 우리나라처럼 학생들의 작품이나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간행물들이 붙어 있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었고....




시원하고 활달한 필치로 쓰인 음표와 글씨들도 한눈에 확 들어왔다.




환경 게시물에는 아이들이 삐뚤빼뚤 써놓은 낙서가 여기저기 눈에 뜨였는데




손이 근질근질한 아이는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인가 보다.




복도 한쪽 벽에는 이렇게 벽화가 그려져 있기도 했는데
초원에 뛰어노는 대형 말 그림을 보니  보니 "역시 몽골!"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교실로 들어가 보았더니 세상에! 교실이 온통 파란색 일색이다.
벽도 파랑, 천정도 파랑, 책상과 걸상도 온통 파랑.....역시 파란 하늘의 나라 몽골이다.




교실 넓이는 우리나라 교실 반 정도였는데 아이들의 책걸상 또한 너무나 작고 낮았다.
그 또한 얼마나 많은 세월이 이 책걸상을 거쳐 갔는지 낡아빠질대로 낡은 모습이었다.




컴퓨터, TV, 사물함....등 우리나라엔 보편적인 교실 집기들은 전혀 없고 달랑 칠판 하나 뿐인데
칠판에 쓰인 글씨를 자세히 보니 <금강 칠판> !
한국 자동차, 한국 물건이 몽골 전체를 평정하고 있다지만 이렇게 학교 교실에서 한국 물건을 만나니 그 또한 반가운 일이었다.




교실 뒤 환경판에는 알쏭달쏭한 몽골 고유 문자가 적혀 있었는데 몽골 고유 문자의 가장 큰 특징은 세로쓰기이다.




오늘날 몽골에서는 몽골 전통 문자와 키릴 문자(Cyrillic alphabet)를 병행해서 쓰는데




소련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몽골인지라 일상 생활 전반에서는 전통 문자 보다는 키릴 문자가 널리 쓰이고 있었다.




화장실을 가보니 칸마다 문이 없었고 작은 변기와 보통 변기가 바로 옆에 함께 있는 것이 눈에 뜨였는데
이는 초등에서 중등 과정이 한 학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인 듯....

학교장의 인도를 받아 도서실도 둘러보았는데 방학 중인데도 사서 교사가 나와 있었다.





열람실 없이 교실 반칸 정도인 도서실에는 책장 몇개 정도의 장서가 전부였고




도서실 가운데 책상 위에는 학생들의 교과서가 잔뜩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설명을 들어본 즉,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학교에 책을 맡겨 두고 가는데 이 책은 다음 후배들에게 물려주게 된다고 한다.




몽골의 여름 방학은 6, 7, 8월 세달이나 되는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기숙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
부모를 도와 양을 치거나 말을 훈련시키거나 하며 자신들의 몫을 훌륭하게 해 낸다.
새학기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9월에 시작되며 9월 1일이면 모든 학교가 입학식을 거행한다고.....




교실과 도서실 등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건물 내에 위치한 체육관으로 향했다.
농구대, 탁구대, 평균대, 늑목 등 운동기구가 여기저기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체육관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나라 운동장 정도의 너른 공간은 보이지 않았고 농구장 하나가 갖추어져 있을 뿐이었다.
학교만 나서면 다 초원이라 언제든지 달리고 뛸 수 있는 환경이라 운동장이 필요없었던 것일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안내를 받아 둘러 본 학교의 교육 환경은 많이 열악해 보였고
컴퓨터는 물론 참고 도서도 너무 부족하여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부모는 어렵게 살아도 아이들만은 이런 환경을 벗어나 살기를 원하는 
몽골 가정의 높은 교육열로 보아 몽골의 앞날은 어둡지 않다는 것이 피부로 전해져 왔다.
비록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더라도 앞으로 몽골을 한걸음 앞으로 인도할 귀한 인재들이
이 학교에서도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보며 튜브 중학교의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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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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