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향한다.

수도 울란바타르의 동쪽 끝에 위치한 날라이흐 지구로 가기 위함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을 한시간 이상 달려가니 저 멀리 넓게 펼쳐진 마을이 눈 앞에 나타난다. 날라이흐 지구다.

 

 

 

 

울란바타르의 한 구(區)에 속하는 날라이흐는 인구 3만명 정도로 주로 도시 빈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니 들어가기도 전에 인부들이 앞길을 막는다. 진입로를 막고 도로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보수 공사가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라 도로를 운행하던 모든 차량은 임시도로로 우회해야 했다.

제대로 닦여지지 않은 임시도로로 인해 차량들이 지날 때 마다 모래 먼지가 뽀얗게 사방으로 날린다.

차창을 닫아도 스며드는 미세한 먼지로 인해 목안이 간질간질해진 승객들은 얕은 기침 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마을 어귀 주유소까지 이르니 맞은 편에 엄청나게 큰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몽골어인지라 무슨 내용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날라이흐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라는 표식이란다.

 

 

 

 

날라이흐의 풍경은 초원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고 많이 삭막하게 보인다.

예전에는 탄광마을이었던 이곳은 몽골에서 석탄 산업이 제일 먼저 이루어진 곳인데

지금은 우리나라처럼 석탄 산업이 사양화되어 탄광은 거의 버려진 상태이라고......

 

 

 

 

이 마을은 이제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아 새마을운동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중인데

날라이흐는 한국 새마을 운동 단체에서 지원을 받는 '새마을 운동 시범 마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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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건 지난 2004년.

우리나라 새마을운동을 받아들여 경제 성장을 준비하는 몽골은 지역 사회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방 정부들은 한국과 새마을운동 협약을 맺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경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이 새마을 운동으로 마을길이 넓어지고 구불구불하던 논길이 반듯하게 바뀐 것처럼

새마을 운동을 받아들인 날라이흐 지구도 우물이 없던 마을 입구에 우물이 생기고

콘크리트 벽돌 공장이 세워져서 천막집 게르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현대식 주택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날라이흐 여러 마을에는 회의를 위한 새마을회관도 지어지고 어린이를 위한 독서실도 마련될 뿐만 아니라

 외곽에도 가로등이 설치되어 지역내 야간 교통사고와 범죄도 크게 줄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많이 바뀐 것은 '열심히 일하면 잘 살수 있다'는 주민들의 의식인데

추운 겨울을 무사히 잘 넘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새마을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잘 살아 보자'는 의식이 몸에 배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교회나 학교 등지에서 친선 봉사 활동을 오기도 하는 날라이흐는 

대전광역시 서구와도 자매 결연을 맺는 등 한국과는 여러 방면으로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관공서와 은행, 상점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날라이흐의 메인 스트리트는 울란바타르 못지 않은 분위기이다.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빠르고 무엇보다 활기가 넘쳐 보인다.

 

 

 

 

공산주의 시절 소련의 영향을 받아 키릴문자(Cyllilic Alphabet)을 쓰는 몽골이라

간판만 보면 러시아 어느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거리에는 휴지 하나 없이 깨끗한데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메인스트리트 한가운데 소들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주택 앞이든 가게 앞이든 풀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소들이 점령하고 열심히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심지어 구청사나 구민회관 같이 보이는 크고 번듯한 건물 앞 잔디에도

털석 주저 앉아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소들에게 점령을 당했다. 역시 이곳은 몽골임이 분명하다. 

 

날라이흐 시내를 한바퀴 돌아 본 후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잠시 멈춘 버스를 향해 V자를 그려주는 사람들의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다.

나아진 생활로 인해 옷차림도 깨끗한 이곳 주민들.

순박한 그들의 얼굴에도 남다른 여유가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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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몽골의 투브 초원에서 양잡는 현장을 깜짝 공개해드린 바 있는데

오늘은 양 한마리로 몽골 전통 요리 '허르헉((Horhog)'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고자 한다.

허르헉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놀던 양 한마리를 골라내야 한다.

초원에서 의지할 식량이라고는 가축 뿐인 유목민들에게 양은 가장 귀하게 여기는 대상인데

귀한 손님이 자신의 집을 방문했을 때 손님을 대접하는 경우에만 잡을 수 있다.


관련 포스트 : 초원의 법칙 - 몽골 유목민의 양 잡기 현장 습격 리얼 리포트 

 


 

 

양을 잡을 때는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칼로 양의 앞가슴을 5cm정도 찢은 후

찢은 틈새로 손을 넣어 심장 동맥을 갑자기 움켜쥐어 바로 숨통을 끊어버린다.

이것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동물에 대한 미덕인데

피 한 방울 땅바닥에 흘리지 않고 양를 잡고 가죽을 벗기는 과정은 거의 신기에 가깝다.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양을 잡고 가죽을 벗겨낸 게르의 바깥 주인은

바닥에 양가죽을 넓게 펴 놓고 먹기에 알맞은 크기로 고기를 하나 하나 잘라낸다.

이때 뼈는 절대로 자르지 않으며 관절을 꺾어서 고기를 해체한다고 한다.

 

 

 

 

남자들이 양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먹을만한 크기로 자르는 동안 여자들은

손가락 사이에 창자를 끼고 훑어나가며 양의 창자 속에 들어있는 배설물을 하나 하나 뻬내는데

내장 속에 들어 있던 덜 삭은 풀에서부터 똥까지 빠져나와서 주변에는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 

 

 

 

 

모든 과정에서 물은 전혀 쓰이지 않는데 몽골사람들은 고기를 물로 씻으면 본래의 맛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양을 잡을 때는 땅 바닥에 한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잡는 것이 기술인데

양의 뱃속에 고인 피는 그릇으로 떠내어 커다란 그릇에 옮겨 담는다.

피를 받은 안주인은 피 한사발을 땅바닥에 뿌리는데 이는 대지의 신에게 주는 고수레인 듯......

 

 

 

 

양 뱃속에서 나온 피는 밀가루와 소금을 넣고 골고루 주물러 섞는다.

 

 

 

 

손으로 주물러 잘 섞은 피를 양의 창자 속에 넣고 익히게 되면 바로 오리지널 피순대가 되는 것이다.

 

 

 

 

양고기를 자르고 피순대를 만들고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난로에 장작불을 피워 '초토'를 굽는다.

초토는 몽골 초원의 자갈로 탄소 함유량이 높아 허르헉의 맛을 좋게 하는 돌멩이이다.

 

 

 

 

이제 고기도 준비되고 순대도 만들어졌고 불도 준비되었으니 고기를 넣어 익힐 일만이 남았다.

 

 

 

 

고산지대인 몽골 초원은 기압이 낮아서 요리할 때 냄비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야 하는데

오늘 요리는 양 한마리를 다 넣고 익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큰 압력솥이 준비되었다.

튼튼하기 이를데 없는 이 압력솥은 몽골의 군대에서 주로 사용되는 압력솥이라고 한다.

 

 

 

 

허르헉을 만드는 맨처음 과정은 큰 압력솥에다 물을 조금 붓는 것이다.

 

 

 

 

그리고는 압력솥 안에 기본 양념인 소금을 적당량 투입한다.


 

 

 

 

그 다음에는 난로의 뚜껑을 열고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초토를 꺼낸다.

 

 

 

 

불길 속에서 빨갛게 달아오른 돌멩이 초토를 꺼내서 압력솥 안에 집어 넣는다.

 

 

 

 

달아오른 초토를 넣으면 압력솥 안의 물은 금방 피시시......하며 수증기가 피어오르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큼지막하게 자른 고기들을

초토와 함께 차곡차곡 압력솥 안으로 던져 넣고 정성스럽게 만든 피순대도 넣는다.

 

 

 

 

관광객들을 위해 만드는 허르헉은 감자, 당근, 양파는 물론 마늘까지 넣어 누린내를 없애도 먹기 좋게 한다는데

사실 몽골인들은 채소나 양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에 와서 채소를 먹는 몽골인들도 늘어났지만 양파와 마늘 정도가 고작이라고 하는데

마늘도 구하기 힘든 초원의 오늘의 허르헉 양념은 '소금'과 조그마한 '양파 2개'가 고작이다.

 

 

 

 

물과 소금, 초토, 양고기와 피순대, 양파를 솥에 넣은 후에 난로에 다시 새 장작을 투입한다.

 

 

 

 

그리고는 뚜껑을 단단히 닫은 압력솥을 난로불 위에 얹어 놓는 것으로 준비 단계는 끝이 났다.

 

 

 

 

이렇게 해서 1시간 반 정도 푹 쪄야 한느데 양을 잡고, 고기를 자르고, 순대를 만들어 솥에 넣어 익히는데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걸리는 허르헉은 진정한 의미의 슬로 푸드가 분명하다

 

 

 

 

1시간 반 정도 지나 난로에서 압력솥을 내려도 뚜껑을 바로 열지 않고 한참 동안이나 뜸을 들인 후에 뚜껑을 열게 된다.

 

 

 

 

드디어 압력솥의 뚜껑이 열리고 커다란 솥 안에 들어 있는 허르헉의 실체가 드러났다.

사이사이에 까만 돌멩이 초토가 보이는데 솥 입구까지 고기와 순대가 놀랄만큼 가득히 들어있다.

 

 

 

 

양 한마리를 통째로 요리하면서도 왜 채소는 고작 양파 2개가 전부일까 생각했는데

사실 몽골의 전통적인 요리에서 채소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초원에서 고기보다 구하기 힘든 것이 채소이기도 하지만 

선입견을 가진 대부분의 몽골인들은 감자 등의 야채에서 땅 냄새가 난다면서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몽골 사람들에게 채소는 전통적으로 가축들이나 뜯어먹는 목초같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도 많이 뜨끈뜨끈한 고기와 순대를 집게로 집어 커다란 쟁반에다 덜어낸다.

 

 

 

 

고기를 다 덜어낸 후 압력솥을 보니 압력솥 안에는 기름이 둥둥 떠 있고

그 속에서 고기를 익힌 일등공신 초토가 헤엄치고 있다.

 

 

 

 

초토는 고기가 다 꺼내고 난 후에도 손에 한참 동안 쥐고 있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초토를 손에 쥐고 이리 저리 굴리면 원적외선이 나와 혈압과 심장 등에 좋다고 하길래

 초토 하나를 얻어 손에 살며시 쥐어 보았다. 따스함이 온 몸에 퍼진다.

아....기분이 좋아진다. 몸도 절로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 허르헉을 양손으로 들고 뜯어먹는 일만 남았다.

침을 굴꺽 삼킨 후 쟁반에 담긴 허르헉 한조각을 집어 입안에 넣고 살며시 뜯어먹어 본다.

그런데 헉.....! 엄청 질기고 또 느끼......하다.

그렇게 오래 익혔는데도 뼈에 붙은 살코기가 좀체로 뜯어지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누가 보든말든 양손으로 뼈다귀를 붙잡고 마구마구 뜯어먹어야 했다.

 살점을 힘껏 물어 뜯어 입안에 넣고 질근질근 씹어 보니

헉.....!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와 느끼함이 온 몸을 파고든다.

 

몽골로 오기 전 습득한 정보에는 허르헉은 감자, 당근, 양파, 마늘 등 야채가 많이 들어가 느끼하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다더니 그 요리는 한국 관광객을 위해 특화된 퓨전 허르헉이었던가 보다.

양 한마리에 달랑 양파 2개만 넣은 초원의 허르헉은 완전 느끼함 그 자체였다.

김치나 겉저리와 함께 먹는다면 느끼하지도 않고 환상적일텐데......

새삼 한국 음식의 귀중함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언제 또 몽골에 와서 유목민이 만든 오리지널 허르헉을 먹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리나라의 시큼한 막걸리 맛과 비슷한 아이락(마유주)으로 살짝 입을 축인 후에

접시에 놓인 허르헉 고기를 집어 꼭꼭 씹으며 음미하다 보니 어느덧 허르헉의 구수한 맛이 입안에서 느껴진다.

 

 

 

 

기름기가 엄청 많은 허르헉을 먹은 후 설거지를 하는 모습도 보았다.

여러 사람이 먹고 난 그릇을 거의 물 두 바가지로 다 씻어낸다.

주방 세제를 푼 바가지에서 문지른 그릇은 다른 바가지의 맹물로 한번 슥 행궈내면 끝이다.

한국에서라면 경악할 일이겠지만 물 없이 살림하는 것이 몸에 배인 몽골여인에게는 물 두 바가지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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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여름철은 어느 계절보다 바쁜 하루가 계속된다.

여름에는 가축들이 풀을 뜯고 젖을 많이 생산하기 깨문에

유목민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가축의 젖을 짜기에 바쁘다.

젖짜는 일은 주로 여성들이 하며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에 맞추어 젖을 짜서는 겨울용 식량으로 비축해둔다.

 

여름철의 몽골 사람들은 특히 인심이 좋다고 한다.

여름에는 가축의 젖이 넘쳐나고 먹을 것이 넉넉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유제품을 나눠주고 고기도 나눠주는데

외국 여행자들을 특히 신기해하여 음식을 베풀며 대대적인 환영을 한다.

 

 

 

 

초원의 유목민들에게 풀은 생명과 직결되는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초원의 풀을 이용하기에 따라 가축의 젖의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소, 말, 양, 염소 등 여러 가축을 함께 먹이는데

 

 

 

 

가축에게 풀을 뜯기는 것도 조상 대대로의 전수받아온 비법이 있다고 한다.

 

 

 

 

그 비법은 가능한한 풀을 짧게 뜯어 먹을 수 있도록 가축을 순서대로 몰고 다니는 것이다.

 

 

 

 

소나 양, 염소를 같이 사육하는 유목민은 양보다 소가 먼저 나가며 풀을 뜯게 하는데

소는 풀뿌리 근처까지 뜯어먹지 못 하므로 소가 먹고 남긴 풀을 양이나 염소가 샅샅이 헤쳐 먹는다고 한다.

 

 

 

 

고비지방 같이 낙타와 양을 함께 유목하는 지방에서는 양에게 풀을 먼저 뜯기게 한다는데

양은 가시가 있는 풀을 먹지 않기 깨문에 거친 풀을 잘 먹는 낙타를 양 뒤에서 뜯어먹게 한다.

 

 

 

 

한낮의 더위로 인해 한동안 조용하던 초원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한다.

게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유목민들이 모두 일어나더니 갑자기 염소들을 한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한다.

 

 

 

 

염소의 뿔을 잡고 끌고 오는 사람들 중에 태반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학기중에는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방학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일을 돕는다.

몽골의 여름 방학은 6, 7, 8월로 세달이나 되는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기숙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와
부모를 도와 양을 치거나 말을 훈련시키거나 하며 자신들의 몫을 훌륭하게 해 낸다.

 

 

 

 

염소를 잡아서 끌고 오는 방법은 제각기 다른데

염소를 안고 오는 아이도 있고 염소의 한쪽 뿔을 잡고 끌고 오는 방법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염소의 목 위에 올라타고 끌고 오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한다.

두 뿔을 손으로 잡고 염소 목에 올라타서 끌면 염소는 순순히 따라 오게 된다고......

 

 

 

 

끌고 온 염소는  서로 마주 보게 한 후  길다란 끈으로 굴비 엮듯 목을 엮는다.

 

 

 

 

아이들이 염소 뿔을 잡고 끌고 오면 엄마는 끌고 온 염소들을 한마리씩 굴비 두름 엮듯 엮어 나간다.

 

 

 

 

이제 상당히 많은 염소가 긴 노끈에 차곡차곡 묶여졌다.

 

 

 

 

목을 노끈으로 묶으면 답답해서 금방이라도 반항하고 도망갈 것 같은데

묶인 염소들은 전혀 요동도 않고 가만히 순종하고 있는게 참 신기하기만 하다.

 

 

 

 

 머리를 서로 마주하고 묶인 염소들의 뒤를 보면 엉덩이만 보여서 약간은 우스꽝스러운데

이렇게 염소를 굴비 두름 엮듯 엮는 이유는 바로 젖짜기에 수월하게 하려는 것이다.

 

 

 

 

유목민 아낙은 커다란 양동이를 염소 궁둥이 아래에다 놓고 젖꼭지를 사정없이 잡아당기며 젖을 짜낸다.

 

 

 

 

젖을 짜는 것은 여성들이 도맡아서 하는 일인데 여름에는 하루에도 10여 차례씩 쉬지 않고 젖을 짜낸다고......

 

 

 

 

울란바타르대학에 다니는 여대생도 염소 뒤에 앉더니 거침없는 손길로 염소젖을 쭉쭉 짜낸다.

차도녀인 그녀가 염소젖을 능수능란하게 짜내는 모습은 필자를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 도시 학생들이 농촌 생활에 데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데 반해서

몽골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도 말타기, 젖짜기 등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젖을 다 짜내면 이렇게 궁둥이 부분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 많은 젖을 생산한다고......

 

 

 

 

양이나 염소의 젖짜기보다 말의 젖짜기는 훨씬 더 중노동인 것 같다.

염소젖을 짤 때에 바닥에 편하게 놓았던 양동이를 무릎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고 말젖을 짜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한쪽을 보고 모여있는 양이나 염소와는 달리 말들은 스스로 머리를 한데 모으고

 엉덩이를 밖으로 내고 있는지라 노끈으로 묶을 필요없이 바로 젖을 짜내면 된다.

이렇게 짜낸 말젖은 아이락이라고 불리우는 마유주를 만드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루종일 가축을 돌보고 젖을 짜서 저장식품으로 만들어 비축하느라 분주한 나날이 계속되지만

여름에는 말랐던 아이들의 얼굴에도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유목민들의 생활에는 활기가 넘치며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 유목민 아낙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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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가도 끝없는 초원과 황무지만 계속될 것 같은 몽골. 이런 몽골에도 기암괴석이 펼쳐지고 울창한 수목 사이로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천국과 같은 곳이 있다. 바로 울란바타르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항헨티 산기슭에 있는 테를지(Terelji) 국립공원. 1993년, 몽골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테를지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는 몽골의 자랑거리이다. 일전에 몽골에 다녀온 분들이 찍은 사진이나 여행 가이드북에서 테를지를 처음 보았을 때 몽골스럽지 않은 의외의 풍경에  "와....몽골에도 이런 곳이 있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눈이 부시도록 파아란 하늘 아래 우거진 침엽수림과 그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은 유럽의 어느 나라인 것 처럼 착각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테를지로 향하는 날은 날씨 운이 없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몽골이지만 테를지로 향하는 날은 아침부터 궂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이 귀한 몽골 사람에게야 반갑기 그지없는 비이지만 어렵게 찾아간 여행자에게 비는 여행을 힘들게 하는 자연현상이므로 시작부터 힘이 빠지게 하고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테를지를 찍어봐야지.....하는 욕심은 살포시 접어두어야 했다.



누가 이곳을 몽골이라 했던가..... 끝없이 펼쳐지는 전나무 숲을 한참이나 달리던 버스가 숲길에서 느닷없이 멈춘다.
저쪽을 보라는 기사의 손짓을 따라서 올려다보니 저 멀리 산 정상의 바위 모습이 합장하는 스님의 모습이다.
차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내려 바위를 향하여 절을 하고 사진찍기를 마치니 버스는 다시 빗 속을 덜컹덜컹 달리기 시작한다.


테를지를 향해 한참을 가다보니 길 가에 차량들이 여기저기 정차해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한쪽에는 소방차도 보인다. 
어...무슨 일이지? 교통사고가 난건가?


알고보니 울란바타르 방송(UBS)에서 드라마를 찍으러 온 것이라고 한다. 오....이곳까지 와서 드라마 찍는 현장을 만나다니....

로 지나가면서 언뜻 보니 여배우가 아주 예쁘다. 좀 더 자세히 보게 고개 좀 들어보세요.....


한참을 달려 테를지 국립공원 매표소 앞에 이르니 앞에 이르니 잠시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찌뿌드드......시야는 뿌옇고 어둡기만 하다.
매표소 좌우에는 캠프촌들이 자리잡고 있고 마주 보이는 산세는 국립공원답게 웅장하게 보인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서니 이렇게 말을 대여해주고 있다.
말을 타고 테를지를 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하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손님이 아무도 없다.
몽골의 말들은 아라비아말들에 비해서 체구가 그리 크지 않다. 우리나라 조랑말보다 약간 더 큰 정도.....


테를지의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 비를 머금은 흙들은 붉은 황토빛을 머금고 있는데 그것이 더 자연스럽게 보인다.


거친 길을 한참이나 달려온 버스. 드디어 고장이 나 버렸다. 버스 안으로 들어가 고장난 차를 수리하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테를지 국립공원의 중심이 되는 곳에 이르니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가 눈 앞에 펼쳐진다.


몽골 관련 책자나 가이드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거대한 바위, 바로 '거북바위'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쳐들고 있는 머리, 등을 덮은 등딱지, 엎드린 형상이 영락없는 거북의 형상이다.


거북바위만 멋진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산세도 빼어나기 이를데 없다. 사진의 가운데를 자세히 보면 하얀 건물이 하나 보이는 데 이곳은 이 주변에 위치한 유일한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은 문이 전혀 없으므로 볼일을 보면서 주변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세계최고 경관(?)의 화장실이다.


웅장한 기암괴석과 쭉쭉 뻗은 침엽수림을 보면 마치 알프스 중턱의 어느 마을같다. 하얀 게르만 없다면......


주차장(?)에 가까운 곳에도 올망졸망하고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자리잡고 있어 심심치 않다.


맑은 날씨였다면 파아란 하늘 아래 이런 멋진 풍경들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정말 아쉽다.
 


그래도 간만에 내린 비로 인해 주변 산의 나무들이 푸르름으로 가득해서 너무나 보기가 좋다.


중생대 화강암지대에 융기된 암산이 오랜 세월 바람과 비에 침식되어 형성된 높은 암벽과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 나지막한 계곡과 푸른 초원이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는 테를지의 지명은 이곳에 많이 자라고 있는 식물이름 '테를지'(우리말로 '각시 석남')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웅장한 기암괴석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테를지는 몽골인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몽골 최고의 휴양지이다.
거북바위를 지나 테를지국립공원 안으로 쑥 들아가서 만난 아름다운 톨강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울창한 삼림은 다음편에서 보여드리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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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타르 인근 지역을 여행하며 이동하는 동안에는 차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초원과 간간히 나타나는 게르와 말, 양떼들은
여행자의 시선을 차창에 고정시키고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시내나 초원 가운데로 난 길을 갈 때나 필자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인적없는 길을 따라 끝없이 늘어서 있는 전봇대였다.





몽골에서 전봇대는 길을 안내해 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광활한 초원에서 길을 찾지 못할 때 전봇대를 이정표로 해서 목적지를 찾아가곤 한다니 몽골 전봇대는 일석이조의 고마운 존재이다.





그런데 전봇대가 서 있는 모양은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몽골 전봇대 대부분은 그 모양이 A 자형인 것이 특징이다.





전봇개 바로 앞에 서서 찍어보았는데 이렇듯 절묘한 A자형 일수가...!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더러 우리네 것과 같이 콘크리트 전봇대가 서 있는 곳이 많지만....





조금만 외곽지로 나가면 어김없이 나무 전봇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근데 자세히 보면 전봇대의 주지지대가 땅에 박힌 콘크리트 기둥에 단단히 묶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땅에 박혀있는 전봇대 나무가 썩어서 내려앉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그럼 모두 다 콘크리트로 전봇대를 하면 될텐데....
나무가 별로 없는 초원지대조차 이렇게 나무 전봇대를 박아놓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A자형 전봇대는 옆으로는 튼튼해 보이는데 그대신 앞으로는 넘어지지 않을까도 의문 가는 점 중에 하나였다.
변압기가 올려진 더블 A 자 모양의 이런 전봇대는 정말 튼튼해 보이는데.....

몽골의 특이한 모양의 전봇대는 호기심 어린 이방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모양의 전봇대가 있을까...? 아주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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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라면 파아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리고 그 초원을 가로지르는 양떼와 말들이 먼저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몽골의 전부가 아니니.....
몽골에도 산이 있고 호수가 있고 침엽수 우거진 아름다운 숲도 있다.

지난 번 울란바타르 인근의 나이람달 캠프장 게르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캠프장을 둘러 싸고 있는 산 중턱에 하얀 자작나무 숲이 눈에 뜨였다.
소녀 시절 읽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로 인해 오랫동안 내 가슴에 남아있던 자작나무.
무언가에 모를 향수에 이끌려 일어나자 마자 아침 햇살 머금은 자작나무 숲으로 향했다.
로버트 포로스트의 '자작나무'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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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일상 생활을 컴퓨터 부팅으로 시작하는 분이 많다.
부팅하면 서서히 떠오르는 모니터의 화면..
컴퓨터 바탕 화면이다.



컴퓨터 바탕 화면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즐겨 사용하는 바탕 화면 이미지 '초원'은 바로 '몽골의 초원'이다.
몽골을 여행하시는 분들은 여행 내내 수많은 컴퓨터 바탕 화면을 접할 수 있다.
여기도 바탕 화면...
저기도 바탕 화면...
가는 곳 마다 온통 바탕화면 언덕의 천국이다.

여러분을 컴퓨터 바탕 화면 같은 몽골 초원으로 인도해본다.



나이람달 캠프에서 울란바타르로 가는 길목에서 찍은 언덕은 마치 바탕 화면 이미지를 이곳에서 찍은 것이 아닌가...착각할 만큼 비슷하다.



울란바타르 인근 날라이 지역의 말박물관 앞의 초원의 빛은 하늘 빛과 어우러져 한층 신비감을 더한다.



폭풍같은 구름이 낮고 두껍게 깔려 있던 날의 바탕 화면 언덕이다.



이런 바탕 화면 언덕에서는 어김없이 소들이 풀을 뜯거나...



말들도 편안히 서로를 의지하거나 누워서 잠자고...



또는 주인을 저 멀리 초원으로 인도할 준비를 마치고 있다.



초원에 사는 아이의 하루는 말 돌보기로 시작해서 말 돌보기로 끝나고.....



걸음마보다 말타기를 먼저 배우는 곳, 바로 몽골의 초원이다.



요즘은 말 대신 자동차로 초원의 100 차선 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몽골 사람은 시력이 좋기로 유명한데 온 사방이 초원이다 보니 항상 먼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시력이 나빠질 수가 없을 듯.....
거기다 예로부터 초원 저 멀리에서 오는 사람이 적인지 아군인지를 육안으로 식별해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시력이 발달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초원에 사는 어떤 사람은 2 km 떨어진 사람의 옷을 보고도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맞혔다고 한다.
우리의 시력 측정표는 2.0 이 맥시멈일 뿐더러 측정 결과가 1.0 만 넘어도 눈이 좋은 편에 속하게 되는데
몽골 초원에 사는 사람의 시력은 4.0 혹은 5.0 인 사람도 있고 7.0인 사람도 있다니.....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매일 매일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 보느라고 눈이 혹사당하는 분들은 이 바탕 화면 언덕으로 올라가서 끝도 없이 펼쳐진 주변 초원을 바라보거나



또는 바탕 화면 언덕 바로 아래로 내려가 뭉게 뭉게 피어오느는 구름과 파아란 하늘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본다면
늘 피로에 지친 우리의 눈을 최고의 상태로 돌릴 수 있는 최고의 처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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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아침 이슬에 젖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폰 트랩 대령이 기타를 치며
'에델바이스'를 부르던 장면은 누구나 기억하실 것이다.

필자 또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볼 때마다 이
노래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함께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곤 했으니...


영화 사운드 트랙으로 인해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인 '에델바이스'
유럽의 알프스와 히말라야에서 자생한다는 '에델바이스(edelweiss)'는 스위스의 국화인데
고산 식물인 에델바이스를 우리 주변에서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에델바이스와 비슷한 솜다리꽃이 설악산이나 한라산의 고산 지역에서 자라나기도 하는데
일부 등산객들이 설악산에서 자라는 솜다리나 산솜다리를 에델바이스로 잘못 알고 마구 뽑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솜다리는 한국에서만 자라는 희귀 식물로 에델바이스와는 다르다고....


알프스에서만 만나리라 생각했던 에델바이스를 몽골 초원에서 만났다.
울란바타르에서 약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려가면 나오는 만쉬르 수도원은
몽골에서도 보기 드물게 초원과 침엽수림이 한데 어울린 곳인데
인적없는 만쉬르 수도원 입구에는 에델바이스가 지천으로 피어 찾는 이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소중한 추억'이 꽃말인 에델바이스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눈으로 뒤덮인 스위스의 알프스 산에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얼음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원래 '에델바이스'는 천사였는데 변덕스러운 신이 그녀를 인간으로 만들어 산꼭대기로 내려보낸 것이었지요.

어느 날 우연히 그곳을 발견한 등산가가 그녀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에 그만 매혹되었답니다.
산을 내려온 등산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했고 이를 전해들은 젊은이들은
'에델바이스'를 보려고 앞을 다투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에델바이스'를 보지도 못한 채 등산 도중에 목숨을 잃어 갔죠.
이 사실은 안 '에델바이스'는 몹시 슬퍼 신에게 자신을 멀리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신은 한줄기 빛을 보내 '에델바이스'를 다시 천사로 만들어 하늘로 올라오게 했죠.
그녀가 가버린 뒤 그 집에는 새하얀 꽃이 피었는데..사람들은 그 꽃을 '에델바이스'라고 불렀답니다.


그 이름과 자태처럼 아름다운 전설을 가진 에델바이스.
초원에서 만난 귀한 에델바이스는 눈과 사진으로만 담아 가지고 왔는데
몽골을 떠나던 날 뜻하지 않게도  책갈피에 곱게 말린 에델바이스를 진주라는 아가씨에게서 선물로 받았다.

 지금도 필자의 수첩 갈피에 곱게 끼워져 있는 에델바이스.
만쉬르 초원의 향기가 그대로 남아 몽골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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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인 초가집이나 기와집을 볼 수 있는 곳은...?

정답은 '민속촌'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 가옥인 초가집이나 기와집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옥은 이제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라고 말하는게 더 합당할 듯 하다.

그럼 몽골을 대표하는 전통 가옥, 유목민의 이동식 천막집은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 분.....?
학교다닐 때 사회책에선 '파오'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이것은 중국어 'bao(包)'에서 기인된 말이고
영어로는 유르트(Yurt), 몽골어로는 게르(Ger)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에 초가집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로
아무리 몽골이라도 도시에는 현대식 건물이 있고 멀리 떨어진 초원에 가면 게르를 볼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나의 예상은 완전 어긋나버렸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시내 한복판에 게르가 즐비하다.

울란바타르를 둘러선 나즈막한 야산에 온통 게르 천지다.
현대적인 아파트 앞에도 게르, 차들이 분주하게 다니는 길가에도 게르, 심지어는 빌딩의 옥상에도 게르가 올라 앉아 있다.
수도 울란바타르 주민의 반이 게르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몽골은 온통 게르천지여서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울란바타르 인근에서 돌아다니며 찍은 <게르 풍경>을 소개해 드린다.
게르 짓는 과정과 게르의 내부 구조....등 게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 기회에 다시 자세히 설명드리기로 하고...



울란바타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이승 전망대에 올라서 시내를 본 풍경이다.
저 멀리 울란바타르를 둘러싼 산중턱까지 집들이 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집들의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카메라의 렌즈를 줌으로 당겨 자세히 보니 헉...울란바타르 산중턱에 있는 건물의 반이 게르다.



판자로 울타리를 친 구역 안에 게르가 한두채 씩 자리잡고 있다.



자이승 전망대의 남쪽에는 이렇게 게르 집단촌이 보인다. 게스트 하우스나 캠프촌이 아닐까...추측을 해 본다.



손기노-카이르칸 지역의 주택들. 2층 양옥과 게르가 한 동네에 섞여 있다.



게르는 초원에 가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건 완전 오산. 아파트 앞에 게르가 있다.



이렇게 관공서 앞 마당에도 버젓히 게르가 있고



공터만 있으면 어디든지 게르가 빠지지 않는다.



달동네의 앞의 게르...



가게 앞에도 게르가 버티고 있는데 게르 앞에 간판이 있는 걸로 보아 상점의 용도로 쓰이는 듯 하다.



때로는 옥상 위에 이렇게 버젓이 올라앉아 게스트 하우스로 쓰이기도 한다.



다운 타운의 고급 아파트 앞에도 게르가 버티고 있는데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이런 게르는 대부분 영업용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게르 갤러리도 있는데 엄청나게 규모가 큰 게르 갤러리의 안에는 수준 높은 미술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게르의 모양과 게르를 둘러싼 울타리는 어느 지역을 가도 비슷한 모습이다.



시골 동네에 자리잡은 게르나...



민가가 별로 없는 길가에 자리잡은 게르나 다 판자로 담을 둘렀다.



담장은 판자로 , 대문은 함석으로 된 곳이 많이 보인다.



때로는 이렇게 컬러풀하게 담을 장식한 집도 보인다.



물론 초원 한가운데서 사는 유목민들에게야 구역을 정하는 담이야 필요조차 필요가 없겠지만
도시 변두리에 사는 주민들의 게르 주변은 담을 판자로 둘러친 모습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울란바타르의 휴양지구인 나이람달로 가는 길목에도 별장들과 게르가 섞여 있다.
몽골 사람들은 조금만 살만 하면 누구나 별장을 가지고 있는데 부자들은 여름 별장, 겨울 별장도 따로 있다고 한다.



테를지 국립 공원에서 본 풍경. 웅장한 산 아래 게르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나이람달 캠프장의 게르. 몽골에도 이렇게 멋진 숲이 있고 이런 곳에는 맑은 물이 졸졸 흘러가는 개울도 있다.



이런 게르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별도.... 달도....은하수도 고스란히 게르 위로 쏟아진다.



몽골에는  울란바타르와 테를지 단 2곳에 골프장이 있다는데.......골프장의 게스트 하우스도 게르다.



부족의 깃발이 나부끼는 이렇게 멋진 게르 안에서는 당장이라도 칭기즈칸이 칼을 차고 나올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게르라면 역시 이렇게 초원의 하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어야 제격이다.
파아란 하늘과 눈부신 초원의 푸르름 속에 있는 게르의 하얀 색은 초원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게르 앞에 이렇게 양떼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몽골의 초원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후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초원의 게르 주변 풍경들은 몽골을 떠나온 여행자의 마음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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