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다가오면 기다리는 마음들도 설레이고 준비하는 발길들도 분주해지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에서는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다. 

 

 

 중국에서 설날은 '춘지에(春节,춘절)'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멀리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고향에 돌아가서 식구들과 함께 지낸다.
영토가 넓은데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춘지에 기간은 중국 땅 전체에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기간이다.
예전에는 춘지에 기간 동안 거의 한달여를 휴가 기간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대화의 영향으로 쉬는 기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춘지에는 다른 말로 '꾸어니엔(年,과년)'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옛날에 니엔(年)이란 괴물이 겨울에 인가로 내려와 가축과 사람을 잡아 먹었는데
사람들이 이 괴물이 붉은색과 불빛,큰 소리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대문 양쪽에 붉은 색의 '춘리엔(春联,춘련)'을 붙이고 폭죽을 터뜨려 괴물을 내쫒은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춘리엔(春
联,춘련)이란 신년에 대문이나 기둥 등에 붙이는 댓구로써
해마다 풍성하고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춘에 붙이는 춘련을 입춘서,또는 입춘방이라고 한다.



춘지에 때에는 니엔이란 괴물을 쫒아내기 위해 밤새도록 성대한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으로 인해 많은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지금은 법으로 금지한 구역도 늘어 났다.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설날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노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 나게 되는데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특히 '상서롭고 기쁘다'고 생각하고 귀신을 쫒는데에도 특효가 있다고 생각하여
명절이나 중요한 날이 되면 붉은색으로 집안과 주변을 엄청나게 치장해두기 때문이다. 

 

 

특히 길상용품을 파는 가게 앞을 보면

온통 붉은색의 지앤즈(剪紙,전지) 종이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요대)로 가득하다.
붉은색의 요대는 중국에서 '번밍니엔(本命年,자신이 띠에 해당하는 해)'가 된 사람들이
허리에 두르게 하여 액땜을 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며
액막이로 착용하는 붉은색의 양말,브래지어,팬티 등 속옷도 불티나게 잘 팔린다고.....  


 

지난 12월 부산에 새로 개점한 롯데백화점에는 문을 열기 몇시간 전부터 고객들의 장사진으로 긴줄이 이루어 졌는데
이는 '새로 지은 백화점에서 개점 첫날 붉은 속옷을 구매하면 복이 온다'는 영남 지방의 속설에 따른 것으로
이 백화점은 개점 첫날에 17억원 원어치의 속옷이 팔렸다고 하니
이런 정서는 중국의 붉은색 선호 현상에서 영향받은 것이리라... 
 

 

 

 

 

 

중국에는 우리나라처럼 세배드리는 풍습은 없지만
홍빠오(红包)라고 하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줌으로 받는 사람을 축복한다.
붉은색은 잡귀를 쫓고 부귀를 부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뱃돈이나 축의금을 우리나라처럼 하얀 봉투에 넣어주면 큰 실례인데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에게만 하얀 봉투를 쓰니까 아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왕에 받는 세뱃돈을  '大吉大利'처럼 이렇게 축하문구가 쓰여진 홍빠오와 함께 받으면
받는 사람의 기분은 배가되고 기분좋은 설날을 맞이하지 않을까.....

 

 

 

 

 하여튼 중국인들의 설날은 왁자지껄하고 요란하다.
설날에 우리들이 즐겨 하는 덕담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지만
중국인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꽁시 파 차이(恭禧發財,공희발재)'다.
이는 '돈 많이 버세요' 라는 뜻.

 

새해 덕담 역시 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답다. 
한동안 유행했던 우리나라 덕담 "부자 되세요~"는
중국인의 이 새해 인사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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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없던 강추위와 폭설로 인하여 어깨가 움츠려들기만 했던 이번 겨울

언제나 봄이 올까..... 먼먼 훗날의 일 같더니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어김없이 2월이 오고
봄의 시작을 알려주는 '입춘'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 왔다.

우리네 풍속에는 해마다 입춘이 되면 새 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입춘을 맞이하는 글을 써붙이는데
대궐에서는 신하들이 지은 '춘첩자(春帖子)'를 붙이고 민간에서는 '춘련(春聯)'을 붙였다.

이를 입춘서(立春書), 또는 입춘방(立春榜)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양반 집안에서는 손수 새로운 글귀를 짓거나 옛사람의 아름다운 글귀를 따다가 춘련을 써서 봄을 축하하는데
이것을 '춘축(春祝)'이라 하고  
댓구를 맞추어 두 구절씩 쓴 춘련을 '대련(對聯)'이라 불렀다.



이 춘련들은 집안의 기둥이나 대문, 문설주 등에 두루 붙이게 되는데

한번 붙인 입춘서는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그 다음해 입춘이 되면 전에 붙인 입춘서 위에 덧붙이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그리고 입춘서는 붙이는 시간이 중요한데 2015년 입춘은 1258분이므로

그 시간에 맞춰 붙여야 한다고 한다.

입춘을 맞이하여 안동 소재 고택의 문설주에 붙은 입춘서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린다. 

 


대련에 가장 많이 쓰이는 글귀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란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있고
새해가 시작됨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쓰인'건양'이란 19세기 말 고종 즉위 33년부터
다음해 7월까지 쓰인 고종 황제의 연호(1896∼1897)를 말한다.



 

  그 외 많이 쓰는 대련으로는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랍니다)와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등이 있다.
 


그 당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는 뜻에서 집집마다 '건양다경'을 써서 붙였다고 한다.

퇴계 이황 고택 솟을 대문 양쪽에는  '
봉천리(奉天理) 계오생(啓吾生)'이란 대련이 붙어 있다.
 


이는 '하늘의 이치를 받들어 나의 생을 깨우친다'는 뜻이다.

 


퇴계 이황 고택의 안채에도 여러 종류의 대련이 붙어 있는데
오른쪽의 '가금불상(呵禁不祥)'은 '불길한 것을 꾸짖어 금한다'는 뜻이고
왼쪽의 '신다(神茶)'는 '울루(鬱壘)' 와 짝을 이루는 대련으로써
신다와 울루, 이 두 신은 귀신들이 다니는 문의 양쪽에 서서 모든 귀신을 검열하는데
남을 해치는 귀신이 있으면, 갈대로 꼰 새끼로 묶어 호랑이에게 먹인다고 믿는다.
 


 
조선 때 천문, 지리, 측후를 맡아 보던 관청인 관상감에서는
붉은 물감으로 귀신을 쫓는 글인 '신다울루(神茶鬱壘)'를 써서 궁중의 문설주에 붙여 두었다고 한다.
 


'문신호령(門神戶靈)'은 문의 신과 집의 영이란 뜻이다.
 


'문신호령(門神戶靈) 가금불상(呵噤不祥)'은 문의 신과 집의 영이 지키고 있으니 불길한 것을 꾸짖어 금한다는 뜻.
 


'정자계자(正自啓自)'는
'스스로 바르게 함으로 자신을 깨우쳐라'....
 


 
'화복무문(禍福無門) 유인소소(唯人所召)' ....이 두 귀절이 보통 짝을 이루는 대련인데
'화와 복은 들어오는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이 불러오는 것'이란 뜻...
사자소학 수신편에 있는 글귀이다. 



'육오배헌남산수(六鰲拜獻南山壽) 구룡재수사해진(九龍載輸四海珍)'.
이름있는 고택도 아닌 안동의 어느 평범한 골목집 기둥에 붙어 있던 입춘서도 눈길을 끈다.

'육오배헌남산수(六鰲拜獻南山壽)'는 여섯 자라가 절하며 남산의 장수를 집주인에 바쳐주며


  
'구룡재수사해진(九龍載輸四海珍)'은
아홉용이 사해의 보배를 실어와서 자기 집에 가져다 주기를 기원하는 입춘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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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옥에 살 때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쯤이야 누구나 써서 문설주에 붙였다지만
아파트식 주거에 익숙해 진 지금은 입춘서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새 봄엔 입춘서에 쓰인 글귀들 처럼 세파에 찌들어 힘든 우리네 가슴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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