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8.35˚, 해발고도 70m......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는 통일 전망대의 현 주소이다. 
금강산 비로봉과 해금강을 바라보며 민족의 분단을 실감할 수 있는 곳,
7번 국도의 종점 '통일전망대'로 향한다.  


 매년 150만명에 달하는 실향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통일 전망대는 민간의 출입이 금지된 '민통선'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10㎞ 남쪽에 있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고서를 작성한 후 소정의 교육을 거쳐야 관람이 가능하다.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차 여러 대가 단체로 줄을 서서 운전해 가야 하는데 중간에 개인 행동을 하다가 
혹 북한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행중 정차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통일 안보 공원을 지나 조금 가니 "여기서부터 민통선입니다"라는 표시가 나온다.
검문하는 군인들에게 출입 신고서를 주고 출입 허가증을 받아 차 앞에 부착한 후 출입할 수 있다.

 찍다가 혼날까봐 허겁지겁 급하게 찍은 사진이 아쉬워 조수석 옆에 선 군인에게
"아저씨, 사진 찍어도 돼요?" 하니 무표정하게 "안됩니다!" 한다.    으이그.....물어 본 넘이 바보지....^^ 
 


민통선을 지나 조금 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동해선 남북출입 사무소이고 직진은 온정,금강산이다.
 통일부 남북 출입 사무소란 안내판이 선명하게 보이는 이곳에서 금강산까지 27km...정말 지척이다. 
'금강산'이란 표지판만 봐도 가슴이 마구마구 설레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7번 국도다. 경주에서 여기까지 밟았는데도 아직도 7번 국도라니....!
부산에서 출발한 7번 국도가 북한땅까지 논스톱으로 쭈욱 이어질 날은 언제쯤 올까....


 드디어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통일 전망대를 일괄해본다.
저곳에 올라 북한 땅을 바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이 느껴진다. 



 높은 계단을 헉헉거리며 올라 통일전망대 마당에 서니 생각보다 장소가 협소하다. 



여기가 바로 통일전망대! 금강산, 해금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건물의 1층에는 북한 주민의 생활을 알 수 있는 북한 생활 용품과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고
2층은 북쪽이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좌석에 편안히 앉아 쉬며 금강산과 해금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앞에 있는 기념비는 동해안 최북단을 수복한 기념으로 세운 351고지 전투 전적비다.
351고지는 통일 전망대 앞쪽에 있는 고지로 한국 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산의 높이가 366m에서 351m로 낮아진 곳이라고....
산의 높이가 그 정도로 낮아지도록 치열했던 전투라면 군인들의 희생은 가히 어떠했을지...... 



 오른쪽에는 각도의 특산바위 13개로 우리나라 지도 모형으로 세운 민족웅비석탑이 서 있다. 



주차장의 남쪽에는 공군의 351 고지 전투 작전 기념비와 전투기가 전시되어 있고..... 



장갑차도 전시되어 있어서 어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본 건물 옆에는 통일 기원 범종각이 있는데 범종은 지름 1.25m, 높이 1.87m, 무게 500근 규모이며 종신에는 비천문이 새겨져 있다.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통일 기원 기도소 및 교육장도 있어서 

전면 유리를 통해 실내에 앉아서 북한땅과 해금강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통일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남한쪽의 동해 바다 풍경이 시원스럽다.



 통일 전망대의 동쪽에도 통일을 기원하는 상징물이 서 있는데 

 

성모 마리아상은 높이 10.5m로 천주교에서 1986년에 세운 것이고 



미륵불상은  설악산 신흥사에서 세운 것이다.

  



전망대에 올라 북쪽을 보니......아!.......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금강산이 있다.

 


금강산이 바로 눈앞에 있다.....그렇게 가까울 줄은 몰랐다.

 달리면 한달음에 갈 듯한 거리...거기에 금강산이 있는 것이다.



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는 최단 16㎞, 최장 25㎞ 밖에 되지 않아 일출봉, 월출봉...옥녀봉 등 금강산의 대표적인 봉우리를 볼 수 있고
최고봉인 비로봉은 맑은 날에만 보이는데 해금강은 전망대에서 더욱 가까워 만물상, 부처바위, 백바위·구선봉 외에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로 유명한 감호 등 해금강 전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왼쪽으로 보니 금강산 육로길과 철로가 보인다. 저렇게 길이 잘 뚫려 있는데 오고가기가 그렇게나 힘들단 말인가....  
 


 전망대를 내려와 전망대 왼쪽 후미진 곳으로 가니 통일 전망대 교회가 나온다.
이 교회는 대한민국의 최북단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교회이다.



통일전망대 교회의 앞면은 이렇게 창고같이 되어있지만 후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교회 의자에 앉아서 금강산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는데

지난번 통일전망대에 왔을 때에 교회 안에서 본 해금강의 기억이 너무나 강하게 남아 이번 7번 국도 여행의 최종목적지로 삼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교회의 문을 미는 순간.....헉.....교회 문이 잠겨 있다. 이런 난감한 일이 있나.....
그 때서야 "제가 없을 때 잠겨 있을 수가 있으니 다음에 오실 때에 전화하고 오세요..."라던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지난번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왔지만 기도하고 있던 목사님도 만나뵙고 앉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조그만 예배당에 앉아서
금강산을 바라보며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고 갔기 때문에 올해도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올라온 것이 불찰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인테넷 서핑으로 교회 안에서 본 금강산 사진을 찾아내어 첨부해 본다.
이 사진들은 '속초 중앙 성결 교회' 카페에서 모셔온 귀한 자료이다..게시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리며.....



  

  


교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교회 마당에서 철조망이 쳐진 북한땅을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교회 앞에서 보니 금강산이 더욱 가깝게 보이고 해금강의 물빛은 더 오묘하게 아름답다.
발을 크게 디디면 닿을 듯한 금강산에 가보지 못하고 이대로 가야 하다니....
언젠가는 저 그리운 금강산에 나 꼭 올라 보리라.....다시 한번 다짐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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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 새해 새날이 밝아왔다.

부지런한 분들은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잠도 안 자고 기다리며
새해 첫 일출의 시간을 맞이하고 멋진 사진도 찍어 블로그의 탑을 장식하는데
난 편안하게 거실의 창문을 열고 '명활산성'위로 찬란하게 떠오르는 새해를 맞이했다.

 원래 번잡한 곳을 가는 것을 좀 안 좋아하는데다 예전에 동해안으로 해맞이를 가는 길에
엄청나게 밀려 있던 차 안에서 신랑이랑 사소한 일로 대판 싸우고 차를 되돌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  해맞이 알러지가 좀 생겼기 때문....^^
그 이후론 1월 1일의 번잡합을 피해 그 다음날이나 다른 조용한 날에
동해안으로 가서 늦은 해맞이도 하며 여유를 즐기곤 한다. 


 동해안 7번 국도는 부산에서 시작해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국토를 종단하는 국도.
그 길이도 대단하지만 7번 국도길의 풍광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치이다.
많은 구간의 도로가 바다와 나란히 뻗어있어서 눈부시게 푸른 바다와 함께 차를 모는 맛은 정말 운전의 피로를 잊게 해 줄 정도이다.
바닷길 어디든지 가다가 세우기만 하면 해맞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7번 국도의 장점.


 7번 국도의 수많은 해맞이 명소 중에서도 베스트에 꼽히는 망양정에서 바다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울진군 근남면에서 왕피천을 옆으로 끼고 바다를 향해 해안도로를 달린다.

실직국(悉直國)의 왕이 이곳으로 피난해 숨어 살았다고 하여 마을 이름은 왕피리,
마을 앞에 흐르는 냇물은 왕피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은 특히 은어의 서식지로 강태공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낚시 명소로
어느 지인은 여
름 휴가 때만 되면 왕피천에서 은어를 잡느라 휴가를 다 보낼 정도..
또 바로 근처에는 천년기념물 155호인 성류굴이 있어서 함께 돌아보면 금상첨화이다.



 해변에 위치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상가 뒤쪽으로 난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야트막한 야산 정상에 바다 위로 날아갈 듯이 정자가 앉아 있다.


 이름하여 '망양정(望洋亭)'이니 이는 바다를 바라보는 정자란 뜻이다.


망양정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옆으로는 왕피천이 흐르고 앞으로는 푸르른 동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드넓은 해변은 맑고 오염이 없는데다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모기떼를 전혀 볼 수 없는 곳이라
여름밤에 텐트를 치고 해변에서 밤을 새워도 모기에 물릴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이 이 곳의 장점이다.



 본래 강원도의 동해안지방에는 명승지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여덟 곳의 명승지를 일컬어 관동팔경이라 부르는데 



 강원도 통천의 총석정, 고성의 삼일포, 간성의 청간정, 양양의 낙산사, 강릉의 경포대, 삼척의 죽서루,
경상북도 울진의 망양정, 평해의 월송정이 이에 해당하고 간혹은 월송정 대신 시중대를 넣기도 한다. 
 


특히 이들 팔경에는 정자나 누대가 있어 많은 한량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으며
이에 얽힌 전설과 문학등이 가사로 전해져오고있다.


 

망양정은 고려때는 현재의 기성면 망양리 현종산 기슭에 있었다고 하는데 1860년 철종11년에 현재 위치로 옮겼다.

 


 그 이후 허물어 무너진 것을 1958년에 다시 중건하였고



 2005년에 심하게 낡은 것을 다시 해체하여 새로 지었으므로 아직도 단청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산뜻하다.



 조선 숙종은 관동팔경중 이 곳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여 손수 어제시(御製詩)를 지어 하사하기도 하였고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글자를 써보내 정자에 걸도록 했으며



 정조대왕의 어제시(御製詩)의 흔적도 현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외 망양정을 그린 그림으로는 정선의 '백납병(百納屛)' '망양정도(望洋亭圖)가 유명하다.


 

강호에 병이 깁퍼 듁님의 누엇더니  관동 팔백니에 방면을 맛디시니,  어와 셩은이야 가디록 망극하다.

(중략)

쳔근을 못내 보와 망양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날이니 하날 밧근 무서신고.
갓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내관대,  블거니 쁨거니 어즈러이 구난디고. 
은산을 것거 내여 뉵합의 나리난 닷,  오월 댱텬의 백셜은 므사 일고.

(하략)

각중에(갑자기) 왠 사설인고...하시겠지만
우리들이 고교 시절 국어 시간에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본 적이 있는 싯귀일 것이다. 

바로 송강 정철이 읊은 관동별곡에서 망양정에 대한 구절이다.


선조의 명을 받아 관찰사로 강원도에 가게 된 정철이 금강산과 관동 팔경의 아름다움을 연시조로 읊어쓰는데 이것이 바로 관동별곡.
시조에선 한양에서 출발하여 철원,금강산,총석정,삼일포,경포호,촉서루를 거쳐 망양정에서 달맞이를 하고 신선을 만나는 것으로 끝맺는데
관동 별곡에서 많은 구절이 망양정의 묘사에 치중된만큼
망양정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경관은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아름답다.


망양정에  처음 오른 기억은 대학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울진 성류굴을 돌아보고는
망양정 바로 아래 살던 선배 집에 무작정 찾아간 것이 망양정에 처음 오르게 된 때.
처음 보았던 망양정 앞 바다는 무서울 만큼 짙푸르고 맑았으며 바람이 불면 파도 또한 거세게 밀려와서
30분 정도 바닷물에서 놀아도 수영복 안에 모래가 가득 차 있었던 황당한 기억이 떠오른다.



망양정은 해맞이 뿐 아니라 보름날 달맞이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
바다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정자에서 보는 것은 해맞이보다 더 감동적인데
보름달이 떠오르면서 주변 바다가 금빛으로 반짝이며 파도치는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빛에 부서지는 금빛 바다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데
새해 해맞이를 제대로 못 하신 분은 동해안 정자 위에서 대보름 달맞이를 해보심은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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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도시에 살아왔던 이유일까..

바다는 언제나 나에게 그리움이 된다.

한동안 의자에 앉아서 고개만 들면 동해 바다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지냈는데
그 때 바다는 시시각각 그 물빛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는 늘 눈을 떼지 못 했던 생각이 난다.





바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태양과 구름, 바람의 세기에 따라 매일 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바다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더 드라마틱한 얼굴로 바다에 선 사람을 맞이하는데

특히 태풍이라도 쳐서 바다가 뒤집히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바다로 나가 남의 집 처마 밑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든지
아니면 바다 위 높이 선 절벽 위에 차를 세워두고 폭풍으로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간신히 잠재우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경주도 바다를 포함한 도시라 감포 바다에 종종 나가기도 하지만
도시 중심에서 바다까지는 제법 거리가 멀기에 이전보다 바다에 나가는 일이 적어졌는데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한구석에 남아 있기 때문일까.
답답하거나 힘이 들 때에는 차를 몰아 동해안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부산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
몇년에 한번씩은 겨울이 되면 끝까지 달려서 그리움을 달래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고 영덕 구계항까지 달려보았다.

포항, 청하, 장사를 지나 조금 더 북쪽으로 달리면 오른쪽에 나타나는 조그만 항구.
세개의 등대가 서 있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곳인데
빨간 등대 , 하얀 등대가 잘 어우러진 구계항의 풍경을 사진으로 소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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