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묵칼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06 라오디게아(데니즐리)는 왜 미지근했나? 36
  2. 2009.11.26 눈부시게 하얀 목화의 성 터키 파묵칼레 64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라오디게아는 현재 터키의 에페수스(에베소)의 동쪽 150km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데니즐리이다. 라오디게아는 인근에 있는 히에라볼리(파묵칼레)의 뜨거운 온천수를 수로를 통해 끌어다 썼는데 뜨거운 온천수가 히에라볼리에서 9km 떨어진 라오디게아까지 흘러오다 보면 물이 식어서 미지근하게 되었으므로 라오디게아 주민들은 뜨겁지 못하고 미지근한 온천수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서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라오디게아 교회에 보내는 말씀에는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 같이 미지근하여 더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내치리라(계시록 3:15~16)" 라고 라오디게아 교회의 미지근한 신앙에 대해 책망하는 구절이 나오게 된다. 

 

미지근하다고 책망 받았던 라오디게아 교회의 폐허에 내리니 작열하는 태양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온천수는 미지근하였을지 모르나 오후의 햇살은 살갗이 따갑도록 강렬하여 모든 것을 다 녹아내리게 하는 듯 했다.

 

완전히 구워삶을 것만 같은 뜨거운 햇살 아래 폐허가 되어 잡초가 무성한 유적지를 돌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순례의 길과도 같은 여정이다.



유적지의 상세 배치도는 터키어로만 되어 있어서 읽어보아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영어로도 함꼐 써 주면 좋으련만.......

 

 

라오디게아는 AD 60년의 지진으로 말미암아 폐허가 되어 현재는 건물과 기둥들이 퇴락한 벽채가 되어 흩어져있는데 지진으로 무너진 폐허 위에서도 기둥 몇개는 용케도 남아서 서 있었다. 

 

 

라오디게아 교회의 유적지는 복구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크레인으로 무너진 건물과 기둥을 다시 쌓고 있었다. 

 

라오디게아 교회 유적지의 문은 아름다운 아취형으로 되어 있었다.

 

 

아취형 문앞에는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어서 공사중인 교회 담벼락 위로 올라가서 내부를 보았다.

 

내부는 제법 넓은 편이었고 건물은 문을 통과해서 또 다른 문으로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크고 무거운 돌을 반듯하게 잘라서 하나하나 올려놓은 건축 기술은 정말 놀랍기만 했고

 

나동그라져 있는 대리석 조각에는 소용돌이 치는 듯한 문양이 바로 어제 새겨놓은 듯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열심히 라오디게아 교회의 여기저기를 찍고 있는데 갑자기 공사장에서 홍길동 같은 아저씨가 아취 위로 나타나더니 사진을 찍는 필자를 보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만국 공통어인 바디 랭귀지를 나름 해석해보니 여기는 유적 복구중이라 출입 금지이며 사진을 찍어서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냥 물러설 수 없다! 작업 반장인 듯한 이 터키 아저씨에게 유적 사진은 안 찍겠는데 당신 사진은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이 사람은 영어가 전혀 안 통해서 바디 랭귀지로...^^) 갑자기 이 아저씨.....입이 찢어질 듯 반가워하더니 잘 찍으라는 듯한 행동을 하며 카메라를 보며 폼을 있는대로 잡는 것이었다. 한컷을 찍고 나니 너무나 좋아하며 옆에 서 있던 S양도 같이 사진 찍자고 손짓해서 부르더니 카메라 앞에서 갖은 포즈를 다 취하는게 아닌가....


얼마나 우스웠던지......사진을 찍은 후 모니터로 보여주었더니 아주 만족해하며 아까의 태도와는 정반대로 잘 가라고 친절하게 인사도 해주었다. 심심하고 허전하던 라오디게아의 폐허 위에서 만난 이 아저씨의 위트있는 행동은 라오디게아의 빈터를 보고 돌아가는 얼굴에 웃음이 그치지 않게 만들어 주었고 아직도 라오디게아를 생각하면 이 아저씨의 능글능글한 웃음이 살포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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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차로 12시간 거리를 가면 나타나는 파묵칼레는 터키에서 손꼽히는 온천 휴양지이다.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인 파묵칼레(Pamukale)는 목화솜을 깔아놓은 듯한 신기한 순백색 석회층으로 인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 복합유산(세계에서 단 20 곳임)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에 오는 여행자는 신비한 경관 뿐 아니라 고대 '히에라폴리스(히에라볼리,Hierapolis)'의 유적도 함께 돌아볼 수 있어 좋다.

히에라폴리스는 BC190년에 페르가몬왕 에우메네스 2세에 의해 만들어졌다. 옛날에 파묵칼레 테르말 뒤 쪽에 있는 아폴론 신전의 플루토니움이라는 구멍 속에서는 마시면 죽는다고 알려져 있는 유독 가스가 나왔는데 이곳에 들어갔던 한 사제가 소량의 가스를 흡입한 뒤에 혼수 상태에서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진 이후부터 히에라폴리스(성스러운 도시)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이 도시는 비잔틴 시대까지 인구 십만명이 넘는 도시로 오랫 동안 결쳐져 번성하였으나 결국 셀주크 터키에 의해서 멸망하게 된다. 

 

 

유적 중에서도 '도미티안 황제의 문'이라는 3개의 연속 아치와 원통형의 탑으로 되어있는 건물이 눈에 뜨인다. 고대 도시의 남북을 관통하는 대로 끝에 위치한 이 문은 도미티안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AD 84~85년에 세운 문인데 로마 양식을 잘 표현하고 있어 '로만 게이트'라고도 불리우는 히에라폴리스의 상징적 건물이다.

19세기 말에 발굴이 시작된 유적 발굴 작업은 현재는 이탈리아가 중심이 되어 발굴 복원하고 있는데 히에라폴리스에서 순교한 빌립을 기념한 빌립 순교 기념 교회, 원형 극장, 목욕탕, 시장터, 체육관 등이 남아있다. 복원조차 힘들 정도로 방대한 유적으로 가득 차 있는 히에라폴리스의 유적들의 잔재는 당시 이 도시의 거대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 준다. 

 

 

히에라폴리스에는 무덤으로 이루어진 '네크로폴리스(죽은 자의 도시)'가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히에라폴리스는 옛날부터 온천으로 유명한데다 의학이 발달한 곳이어서 수많은 환자들이 이곳으로 찾아 왔는데 병 치료를 하러 왔다가 낫지 못하고 죽은 자들은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묻혔으므로 도시는 점점 무덤이 늘어갔다.
 

 

네크로폴리스의 무덤은 현재 12,000기 정도가 남아 있는데 그 중에는 도굴로 파헤쳐진 것도 많다. 형태는 석관,집 모양의 무덤,큰 규모의 사원 형태 등 다양한데 무덤의 형태에 따라 생전의 직업과 지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죽은자의 도시는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게 해주어 사람들은 일순간 숙연한 마음을 갖게 된다. 

 

 

히에라폴리스 박물관은 2세기에 만들어진 대로마 목욕탕의 벽과 아치,돔을 살려서 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신상,장식 조각,종교적 상징물과 히에라폴리스와 네크로폴리스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해 두었는데 너무 일찍 찾아간지라 문을 안 열어서 안을 돌아보진 못하였다.  

 

 

파묵칼레의 상징인 석회봉을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새하얀 설산처럼 보이기도 하고 빙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석회층은 대지 상부에서 흘러내려온 석회 성분이 함유된 물이 오랜 시간을 거쳐 결정체가 되고 대지 전체를 덮은 것이라고.....

 

 

이곳의 석회봉은 길이 약 3km, 두께 약 300m, 아래 평지에서 보면 약 100m의 높이로 형성되어 있는데 가까이 가서 올려다 보면 훨씬 더 높다는 인상이 든다. 윗 부분의 석회봉에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마치 개미같이 보이는 것을 보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석회봉 위에 올라가서 아래로 내려다 보니 석회봉 아래 마을이 훤하게 보인다.



예전에는 이곳을 마음대로 출입했다고 하나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이제는 석회층의 자유로운 출입은 금지되었다. 

 

 

파묵칼레의 석회봉은 정말 솜으로 만든 요새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 얼어붙은 폭포를 연상케도 한다. 온천수에 섞인 탄산석회 침전물이 수천,수억년 동안 두텁게 쌓여 만들어진 석회층이 마치 다랭이논처럼 펼쳐져있는데 여기에 고인 물은 아침 햇살을 머금을 때는 파아란 빛으로, 저녁 노을이 짙게 물들 때에는 붉은 빛으로 물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답다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터키에서 사 온 CD에 들어있던 사진 이미지에는 석회봉 온천풀장에서 수영하고 있는 환상적인 장면이 들어 있었는데 한때는 이렇게 수영을 즐길만큼 수량이 풍부했다고 하나 현재는 석회층 보호 차원에서 입장이 금지되어있으므로 여기서 수영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처럼 터키도 지나친 개발 붐으로 인해 온천은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 대지진이 있었던 14세기에 파괴된 석회층보다 사람들이 마구 들어가서 파괴시킨 석회층이 더 심각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석회봉의 윗 부분까지만 출입이 허가되어있어서 신발을 벗고 석회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입구 나무로 된 계단 옆에 아무렇게나 신을 벗어 놓고 들어가면 된다. 

 

 

 아침이라 사람들은 많이 없었지만 먼저 온 사람들이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놀고 있었다. 석회봉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 맨발로 걸으면 마치 지압을 하는 것처럼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다. 

 

 

파여진 도랑을 따라 온천수가 아래까지 흐르고 있는데 석회봉 위 물도랑 사이로 걸어보는 것도 특이한 경험. 도랑 안은 밖보다 암석이 거칠어 지압하는 것 처럼 발에 자극이 심하고 어린 아이발 처럼 연약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발이 따가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바닥에 깔려 있는 석회가루는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부의 주름 개선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관광객들은 하얀 가루를 얼굴에 바르기도 한다. 신발을 벗고 들어간 사람들은 석회봉 윗부분 여기저기에 고인 물에 너도 나도 발을 담그고 첨벙거리며 즐겁게 놀기도 한다. 고인 물은 그다지 깊지 않아 발목 정도 잠기는 정도이지만 따스한 물의 온기는 온몸으로 퍼져나가서 발에 났던 상처는 물론 지쳐있던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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