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스(군신)의 언덕(Mont de Mercure)'이라는 뜻이라고도 하고  



'
순교자의 언덕(Mont des Martyrs)'에서 유래하였다고도 하는



몽마르트르 언덕은 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129m의 언덕이다.

 

 

근처 길들은 좁고 구불구불하며 일방통행도로가 많다.

 


 

차에서 내려 몽마르트르로 가는 길은 약간 어수선하고 촌티나는 관광지 같은 모습이었다.

 

 

길 양 옆에 싸구려 관광 상품과 행운의 띠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운데 헉헉거리며 언덕을 올랐다.

 

 

언덕의 중간 쯤에서 숨도 돌릴 겸 크레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다.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있는데
주위를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발밑이 축축해진다.

 

 


놀라 발 아래를 보니 인도와 차도의 경계지점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파리의 대부분의 길가에는 쓰레기통이 없고 사람들이 길에다 쓰레기를 그대로 내버린다.

 

 

 

그러면 정해진 시간에 물을 흘려 내보내는데 물살로 쓰레기를 아래로 쓸려내려가게 하고 있었다.

 

 

물살에 의해 아래로 모인 쓰레기나 개똥은 하수구로 모이고

 



쓰레기 처치장에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철저히 분리한다고 하는데

 



심지어는 종이 쓰레기는 색깔조차도 분리해서 철저히 재활용한다고 한다. 

 

 

 

절대로 쓰레기를 바닥에 안된다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몸에 배인 나였지만

 

 

 

파리에서는 나도 해방감에 젖어 아이스크림 껍데기를 시원하게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파리지엔느처럼....!

 

 

 

 

 

 

 

몽마르트르 언덕 앞에서 언덕 쪽을 보니 푸른 하늘과 성심성당,큰 시계,

 

 

 

그리고 아주 고전적인 회전 목마가 조화를 이루며 자리잡고 있었다.

 

 


 

회전 목마를 끼고 왼 쪽으로 돌아 언덕 위에 오르니 성심 성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프랑스어로는 샤크레퀴르 성당이라고 하는데
파리가 프러시아에게 정복당하고 수도를 피로 물들인 전쟁 이후

 

 

진정한 신이자 인간이신 예수의 성심(聖心)에 바쳐진 교회당이라고 한다.

 

 


1876년에 기공하여 1910년 완성하였는데 과거의 여러 성당 모양을 본뜬
절충적 성당으로 비잔틴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이다.
 

 

 

종루에는 세계 최대의 종(26t)이 있다고 한다.

 

몽마르트르 언덕에 서니 장 피에르 주네가 감독한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가 눈 앞을 스쳐 간다.

 

 



아멜리에는 에펠탑에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에게 깔려 어머니가 사망하고부터 

 

 



어릴 적부터 외부와 차단되어 자라면서 공상을 일삼아 왔던 소녀인데

 

 


대부분의 영화가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을 비롯하여
기차역과 몽마르뜨르 언덕을 주 배경으로 전개된다.

 

유쾌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만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영화라서

 

 


한번 보았는데도 영화의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에 아주 많이 남았는데

 

 

 

이 언덕 앞에 서서 보니 아멜리에가 뛰어다니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 하였다.

 



몽마르트르를 오르는 분들은 '아멜리에'를 꼬옥 감상하신 후에 올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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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토 무슈(Bateaux Mouches)는 세느강 유람선의 이름이다.

파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람선을 타러 세느강으로 향하는데


한강의 위용을 늘 보고 자란 한국 사람들은 세느강을 처음 다다라서는 '겨우...이 정도...?'하며 실망하곤 한다.

드넓디 넓은 한강에 비해서 세느강은 강폭이 좁고 물도 탁하다.

청계천보다야 조금 더 넓지만 한강의 지류천 정도의 폭이랄까.......


하지만 세느강을 빛나게 하는 것은 강의 규모가 아니라

제각기 모양도 다르게 걸쳐진 아름다운 다리들과

강 주변의 수백년 된 건물들......그리고 세느강변에 모여드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랄 수 있다.  

 



자유의 여신상에서 시떼섬까지 세느강을 한바퀴는 도는 바토무슈에 오르면 에펠탑을 비롯하여

금으로 치장한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노틀담의 곱추로 유명한 노틀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콩코르드 광장.....그 외에도 이름도 모르는 고성같은 집들이 양쪽에 즐비하여

마치 프랑스 역사를 한 눈에 펼쳐놓은듯 하다. 

 


세느강의 다른 부분. 세느강에는 작은 섬들이 여럿 있는데 사진의 작은 섬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이다. 이섬에서 유람선이 다시 돌아서 가게 된다. 

 



세느강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다리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만국박람회 기념으로 세워졌는데 

황금 조각상과 가로등이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다리 건너편에는 황제 나폴레옹이 잠들어있는 황금돔의 교회 앵발리드가 보인다.

루이 14세가 세운 퇴역 군인들을 위한 요양원이었으나 지금은 군사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이란다. 

 

 

 



일반적인 유람선 (바토무슈)은 8유로 정도에 탈 수 있는데 가다 보면 아주 고급인 유람선도 지나간다.

모두 정장을 하고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레스토랑 유람선인데 수준 높은 악단의 연주도 겸하여 들을 수 있다.

유람선은 보통 2층으로 되어있는데 대부분 2층에 올라가서 구경을 한다.

시원하기도 하고 전망도 좋아서 아주 일품이다.


유람선 내에선 여러 나라 말로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말 방송도 나온다.

6개 국어로 방송을 한다는데 우리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우리나라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나보다. 

낮에 돌아본 세느강변이 약간의 회색 빛으로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다면

밤에 바토무슈를 타고 돌아본 세느강변은 새롭게 찬란한 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듯 했다.  

 

 


'노틀담의 곱추'로 유명한 노틀담 성당도 지나간다.  저 꼭대기에서 곱추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부르며 뛰어내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메마른 마음을 가진 사람도 사랑과 낭만에 젖어들것만 같은 곳....파리.....그리고 세느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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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직접 보기전까지는 에펠탑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흥미도 없었다.

 

사진이나 TV에서 많은 사진으로 접해본 구조물이지만 그다지 아름답다고 생각지도 않았고

 

오히려 파리의 경관을 해치는 건물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파리에 도착하여 이동하는 동안 차 안에서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처음 본 순간.....



나의 지금까지의 생각은 선입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파리의 어느 곳에서 보든지 에펠탑이 눈에 잘 뜨였는데 



생각보다 아름다웠고 안정감이 있었으며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건축물이었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높이 300 미터의 철탑이다.

 

교량 건축학자 에펠의 설계로 세워졌는데 건설 당시에는 많은 사람의 반대에 부딛혀야 했다.



당시에는 이런 건물의 예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이 탑은



성베드로 성당의 돔이나 기자의 대피라미드보다 2배나 높은 높이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이 엄청나게 큰 철탑이 파리의 경관을 헤친다는 많은 사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탑은
그 당시의 싼 노동력으로  몇 달 만에 세워지게 되는데

 


1930년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될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 자리를 지켰다.  



반대 가운데 건립되었던 에펠탑은 마침내 그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파리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 되었다.



에펠탑 바로 아래에 가서 서보니..... 그 위용은 입이 쩌억 벌어질 정도였다.



얼마나 크고 높은지.....새삼 그 크기와 높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펠탑 엘리베이터 입구에 서니 수많은 사람들이 구불구불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리를 입은 인도 여인네들......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인네.....동양인....유럽인......



이곳은 세계 각국의 인종 전시장이었다.

 

구불구불한 줄을 따라 기다리기 한시간 이상.....

 



마침내 바로 아래 입구에 도착.....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거기도 사람이 인산 인해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탑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사선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탑의 1/3 쯤 와서 또 직선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그곳에서도 기다리는 줄이 탑 내부를 빙빙 돌아가며 줄지어 있다. 

 



미국의 오티스 엘리베이터회사에서 설계한 유리 엘리베이터는 이 건축물의 주요특색인데

 

에펠 탑을 세계 최고의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로 부각시키는데 일조를 했다고 한다.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한꺼번에 운행하는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몰리니 질서란건 하나도 없었고

 

완전 무질서의 현장 그 자체였다.



서로 먼저 타려고 밀고 당기고......우리나라 사람만 질서 없는건 아닌가 보다.

 

내 차례 쯤이 되었을 땐 엘리베이터를 걸어서 들어간게 아닌라 밀려서 겨우 끼어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뒤에서 밀치는 바람에 백팩을 문에 세게 부딪히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는데

 

나중에 나와서 보니 로마에서 샀던 선물용 시계의 케이스가 무참히도 부서져 있었다....ㅠㅠ

 

유리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에펠탑의 골조및 엘리베이터를 끌어올리는 도르레도 훤하게 다 보였는데

 

움직이지 못할 만큼 끼어서 올라가는데도 마침 가장자리에 있었으므로 사진 한장 건질 수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원래 에디슨의 발명품인데 탑 꼭대기 방에는 에디슨과 그의 딸의
 밀랍인형도 전시되어 있다.

 

 

에펠탑 맨 위 꼭대기에 올라가니 아쉽게도 철망이 쳐져있었다.

 

발밑은 아찔하게 느껴지는 낭떠러지......

 

자살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이렇게 철망을 쳐 놓았다고 하는데 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다.

 

 

에펠탑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니 주변은 녹지가 조성이 잘 되어 있었다.

 

탑 아래 잘 꾸며진 녹지대에서는 각국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이 잔디에 누워서 하늘과 함께 에펠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여유로와 보였다.

 



탑의 바로 아래에 세느강이 보이는데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와

 

세느강 유람선 바토무슈가 마치 장난감처럼 보인다.

 

 

 

세느강에는 작은 섬들이 여럿 있는데 사진의 보이는 작은 섬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이다.

 

유람선은 이 섬을 돌아서 다시 원위치로 가게 된다. 

 

 

황혼 무렵의 에펠탑의 모습은 더 아름답다.

 

하늘에는 아직 푸른 빛이 남아있는데 에펠탑에는 약한 조명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밤에는 에펠탑의 조명은 더욱 환상적으로 변하고 

 

의 맨위에는 레이저 불빛이 어두운 파리의 밤하늘을 이리 저리 비춘다.



파리 어느 곳에서든 이 멋진 에펠탑의 야경을 볼 수 있는데



이 사진은 세느강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다가 찍은 것이라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멋진 야경 사진을 원하시는 진사들이 이곳에 오신다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을 것 같다.

 

삼각대를 버텨 놓고 이 멋진 에펠탑의 야경을 내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날이 다시 온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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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에서 파리 드골 공항까지는 약 2시간.


비행기는 파리 상공으로 진입하더니 도시 위를 아주 낮게 날기 시작했다.


장난감 같은 집들이 쭈욱 펼쳐지고 눈에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다.

 

방사선으로 쭈욱 뻗은 도로와 그 주변의 집들......개선문이었다!

 

파리는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도로가 뻗어 있다던


사회 공부 시간의 학습 내용을 
눈으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에펠탑도 보이고 세느강도 눈에 바로 들어왔다.

 

비행기가 이렇게 낮게 날아가며 프랑스의 수도 파리 중심지를 훑어 볼 수 있다니.....

 

흥분된 마음에 눈을 떼지 못하고 창에 매달려 파리를 살펴보고 있는데......  

 

 

도착한 곳은 파리의 관문 샤를 드골 공항.

 

공항의 모습도, 공항의 사무처리도 낭만적인 도시 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일처리 느리고 착오가 많기로 유럽에서도 악명 높은 드골 공항.....

 

여러 항공 편을 섞어 수속을 하다 보니 승객의 짐이 엉뚱하게 다른 항공기로 가는 경우도 많고

 

잦은 파업으로 짐이 한꺼번에 쌓여 짐찾는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단다.


프랑스인의 사무 처리는 이미 에어 프랑스에서 실감을 한지라
공항 일 처리도 그러려니 하고 아예 체념을 해버렸다. 

 

엄청나게 오래 걸려서 짐을 찾고 차에 오르니 파리의 공기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텁텁하다.  

 

졸린 눈으로 공항을 지나 시내를 들어가니 조금씩 다가오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상가나 아파트로 쓰고 있는 건물들도 오래 된 듯 빛 바랜 색을 하고 있는 것이

 

이제야 파리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파리의 일반적인 길가의 건물들은
오래된 듯한 고풍 스러운 건물들이 많고 5층 이상의 건물이 잘 없었다.

보통 1층은 상가이고 2층 이상은 아파트로 쓰이는데

건물 외부는 개조를 하지 못하는 지역이 많지만 실내는 최첨단 시설로 개조한다고 한다.
 


사람들 사는 모습은 어디든 비슷한지 거리에는 노점도 있고 횡단보도 건너는 모습도 우리와 별반 다를바 없었다.
 



차를 타고 가다 발견한 프랑스 월드컵 경기장이다.



생 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이름도 길다).....

 

프랑스 월드컵이 여기서 열렸고 이 때 프랑스는 우승의 영광을 안게되었으니

 

프랑스인들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경기장이다.
 

 

 

 

 


생 마리 마들렌 교회의 뒷편으로 돌아가며 찍은 사진이다.

이 교회는 콩코드 광장에서 개선문 방향으로 서면 오른 쪽으로 보이는 교회이다.

고대 그리스 신전 풍의 외관과(파리에 있는 유일한 그리스풍의 건축이다) 19세기 조각들로 유명한 교회라고 한다.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나가다가 건물이 이뻐서 담아 보았다.

 






시내의 평범한 건물도 벽에는 예술 작품과도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거리 자체가 살아 있는 미술관인 파리에 이제 도착한 것이다...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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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5시에 로마의 Four Point 호텔을 나섰다.

 

7시에는 파리로 가는 에어 프랑스 편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에어 프랑스에 올랐다.

 

국제선이지만 로마-파리간은 거리가 짧은 노선이라 우리 나라 제주편 항공기 정도의 크기였다.

 

 이윽고 이륙 시간이 되어 비행기는 엔진을 걸고 뒤로 약간 후진하는 듯하더니 한참이 지나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간혹 가다 쿵 쿵 소리만 날 뿐 도무지 출발하지 않는데 30분 이상 안내 방송 한번 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승객들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거의 한시간이나 지루하게 기다렸을까.......

 

안내방송으로 멘트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처음엔 불어인줄 알았다.


자세히 들어보니 영어다...ㅋ


프랑스인들의 영어란 거의 불어라고 느껴질 정도...

 

방송이 나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아무 말없이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가지곤 모두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


황당해서 방송을 다시 자세히 들어보니 비행기가 고장나서 이륙할 수 없으니 다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것이었다.

 

헉....비행기가 고장이라니.....


그런데도 유럽 승객들은 한 마디의 웅성거림도 없이 짐을 내리더니 그냥 질서정연하게 비행기를 나가는 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모두 조용히 내려서 다시 공항 대기실로 나왔는데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대치할 다른 항공편이 없으니 비행기를 수리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비행기를 고쳐서 타야한다니.....

 

그것도 출발 시각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로......

 

할수없이 공항 대기실에서 노숙자처럼 누워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심심해서 여기저기 돌아 다녀 본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은 지은지 오래 된듯

 

천정에는 여기저기 물이 샌 흔적과 그리 깨끗하지 못한 화장실이나 바닥들.....

 

지은지 얼마 안 되어 깔끔하고 안락한 우리 인천 공항과는 무척 비교가 되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별로 면세점 같지도 않은 어설픈 면세점들도 여기저기 돌아보고

 

피자도 시켜먹고, 에스프레소도 한잔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길 거의 일곱 시간....


오후 2시가 넘어섰을 즈음 비행기 탑승 싸인이 났는데 


헉.....고장이 났던 그 비행기를 고쳤으니 다시 타라는 것이다....ㅠㅠ



정말 기분 찜찜했다.


하지만 별 도리 없어서 다시 비행기에 탑승하니


스튜어디스들은 미안한 기색 별로 없이 
씩씩 웃으며 'Re- Hi~' 라고 인사를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도 조마조마하기만 한 것이 발끝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한참 날아가다가 "비행기가 고장이오니, 승객 여러분은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지는 않을까..?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 편안히 앉아 쉴 수도 없었지만 


비행기는 더 이상의 사고 없이 이탈리아 영공을 한참 날아가더니 이윽고 알프스 산맥 위로 지나간다.
"

 

지금 내려다 보이는 산은 몽블랑이고 몽블랑의 빙하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고 기장의 멘트도 들려온다.



비행기의 창으로 내다본 몽블랑은 아름답고 고요하게만  보였다.


만년설에 덮힌 산꼭대기와 그 위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의 모습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었고 경외심마져 느끼게 해주었다. 





로마에서 파리로 가는 동안 경험한 에어 프랑스의 스튜어디스들은

 

정말 우리나라 항공사 스튜어디스들과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었다.

 

우리 나라 스튜어디스들의 친절함은 가히 세계적인 수준인데 비해 

 

프랑스 스튜어디스들은 친절은 커녕 좌석 사이를 걸어 다닐 때에 얼마나 씩씩하게 걸어다니는지

 

이 여자들이 복도를 쿵쿵거리며 다닐 때마다 비행기의 흔들림이 내 좌석까지 느껴져 불안감까지 줄 정도였다.

 

게다가 승무원실 주변에 서서 얼마나 웃고 깔깔거리는지 조용한 기내가 울릴 정도였고

 

심지어는 장난치며 때리니 도망간다고 좌석 사이를 뛰어다니는 등의 몰상식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항공사에서 승무원 교육을 시키기는 하는건지......  

 

한국 항공사의 친절한 서비스가 내내 그립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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