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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0 경복궁 향원정, 왕과 왕비의 데이트 코스 14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보면 왕과 왕비가 산책하다가
궁궐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심심찮게 나오는데
아름다운 연못 위에 그림같이 지어진 2층 정자는
바로 경복궁 건청궁 앞에 있는 향원정이다.

사실 사극 드라마에서 이 향원정을 거니는 장면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향원정은 대부분의 사극 드라마보다 한참 뒤인 고종 때에 건립된 것이므로
웬만한 사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옥의 티가 되는 것이다.
  

  1873년 고종은 건청궁을 지으면서 옛 후원인 서현정 일대를 새롭게 조성하였는데
연못을 파서 한가운데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육모지붕을 얹은 2층 정자를 지어서
'향기가 멀리 퍼져 나간다'는 뜻으로 향원정(香遠亭)이라 불렀다.

향원지를 건너는 구름다리도 만들었는데 '향기에 취한다'는 뜻의 취향교(醉香橋)이다.
취향교는 조선시대 연못에 놓인 목교로는 가장 긴 다리이다. 

 지금은 남쪽에서 나무다리를 건너서 섬에 가게 되어 있지만
원래는 취향교가 북쪽에 있어 건청궁 쪽에서 건널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의 다리는 한국전쟁 때 파괴되고 이 다리를 남쪽에 다시 지은 것은 1953년이다.

 향원지의 근원은 지하수와 열상진원샘이며, 이 물은 경회루의 연지를 거쳐 밖으로 흘러 나간다. 

 정자는 정육각형으로 장대석으로 된 낮은 기단 위에 육각형의 초석을 놓고
그 위에 1·2층을 관통하는 육각기둥을 세웠다.
1층에는 평난간을, 2층에는 계자난간을 두른 툇마루가 있다.
겹처마이며, 추녀마루들이 모이는 지붕의 중앙에 절병통(節甁桶)을 얹어 치장했다. 

 연이은 추위로 인하여 향원지에는 얼음이 두텁게 얼어 있는데
눈을 단단하게 뭉쳐서 연못 위로 던져 보았더니 눈덩이가 쭈욱 미끄럼을 탄다.
예전의 어느 문인이 쓴 회고담에서 자기가 연애할 때
경복궁 담을 넘어가
향원지 얼음 위에서 몰래 스케이트 탔던 기억을 더듬던데...
요사이는 만들어내기도 힘든 추억같이 들렸다. 

따스한 봄이 오고 꽃이 피는 봄날이 오면 다시 향원정에 와서

왕비가 되어 저 다리 위를 한번 우아하게 걸어보고 싶다..

그럼 옆에 선 남자가 브레이크를 슬쩍 걸겠지?

"야...혼자 드라마 찍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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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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