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 정연복(1958 )

 

나는 뻥 뚫린 큰길보다

작은 골목길이 좋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고만고만한 높이와 크기에

 

따스한 햇살도 찬바람도

골고루 나눠 가지는

 

야트막한 집들이

다정히 어깨를 맞대고

 

고향도 얼굴도 다른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

 

가난하지만 삶의

기쁨과 슬픔이 한데 엮여

 

한 폭의 가슴 찡한

풍경화가 만들어지는

 

골목길이 나는

예나 지금이나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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