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빌딩으로 가득 찬 대도시에서 하늘을 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하늘을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 더욱 맞는 말일 듯 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던 일을 잠시 쉬며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참으로 필요한 부분인데...


나 또한 카메라를 손에 들기 전에는 하늘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나서부터는 틈날 때 마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하루의 일과가 거의 끝나가는 저녁 무렵에도 시선은 언제나 하늘에 머문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하루해와 함께 붉게 물드는 저녁 노을은 항상 나를 사로잡기 때문이다.
해가 서서히 서산 아래로 내려가며 하늘 색이 서서히 불타기 시작하면
가슴이 겉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하여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 정신없이 하늘을 보며 헤매이곤 한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경주의 저녁 노을은 유달리 붉게 타오른다.
옛날부터  '선도산의 아침 햇살(선도효색,仙桃曉色)'과 '금오산(남산)의 저녁 노을(금오만하,金鰲晩霞)'은
신라의 '3기 8괴(三機八怪,3가지 기이한 물건과 8가지 괴상한 현상)'중의 하나로 유명한데
경주의 아름다운 노을은 이렇듯 옛 성현들의 기록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질 정도이다.
 
경주에 몸담아 사는 동안 멋진 노을을 많이 보았지만 미쳐 담지 못하고 스쳐 지날 때가 많았는데
지난 가을 서쪽 하늘을 완전히 불태웠던 저녁 노을은 운좋게도 카메라에 남길 수가 있었다.
마치 '지구 종말의 날'인 것처럼 낮게 드리워져 '무섭게' 불타오르던 저녁 노을.
생애 최고로 환상적이었던 그날의 저녁 노을을 떠올리며 사진 몇 장을 살포시 올려본다.


2007년 11월 27일, 경주 알천에서 찍은 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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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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