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계절인 여름이 지나고 강렬한 태양빛이 대지를 달구는 여름, 
강으로, 바다로, 계곡으로...시원한 곳을 찾아서 전국민의 대이동이 이루어지는 요즘,
경주에는 때 아닌 꽃놀이가 한창이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유채꽃이 만발하는 봄이야 꽃놀이의 계절인게 확실하지만
태양이 작렬하는 이 한여름에 무슨 꽃놀이? 하시겠지만
경주엔 지금 한여름꽃축제가 열려 반월성을 비롯한 인근 꽃단지엔
연꽃, 황화 코스모스를 비롯하여 각종 꽃들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반월성 옆을 지나니 길가에 무궁화가 한창이다.
근데 무궁화치고는 키가 나즈막하네....심은지 얼마 안 되어 그런건가...하고 자세히 보니
무궁화와 흡사하기는 하나 꽃잎과 이파리가 다른 모양이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무궁화와 헛갈리게 만드는 이 꽃의 이름은 '부용'이라고 한단다.
연꽃을 부용이라고 부르기도 하므로,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연꽃은 수부용(水芙蓉), 부용은 목부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국 및 타이완이 원산지인 부용은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서귀포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조선 숙종 때 씌어진 〈산림경제 山林經濟〉에 중국에서 부르는 목부용(木芙蓉)이 언급되어 있는 점으로 보아
한국에는 1,700년경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 부용의 키는 1~3m이고, 가지에 별처럼 생긴 털이 있다.
잎은 단풍나무 잎처럼 5~7갈래로 갈라지면서 어긋난다.
꽃잎이 5장인 담홍색의 꽃이 8~10월에 잎겨드랑이에 1송이씩 달려 핀다.
열매는 구형의 삭과(蒴果)이고 씨에는 흰색 털이 있다. 
 꽃의 색이 아침에는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점심 때는 진한 분홍색으로,
저녁에는 붉은 분홍색으로 바뀌었다가 시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용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송나라의 맹준왕처럼 부용을 좋아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는 궁궐 안의 모든 꽃은 뽑아 버리고 오직 부용만 심게 했는데
그것도 모라자 나중에는 성안에도 모두 부용을 심게 해서 그 길이가 40리에 달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말살정책 때문에 우리나라에 있는 무궁화를 일제가 모두 없애버리려 했다는데
그래서 무궁화 대신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의 집이라는 표식을 위해 독립운동가 집 앞마당에는 이꽃을 심었다고 전한다.



부용의 꽃말은 정숙한 여인, 매혹, 섬세한 아름다움이다.
이렇게 하얀 부용을 보니 꽃말이 정숙한 여인이라는게 어울리는데


붉은 빛의 부용은 정숙한 여인이라기보다는 섬세한 아름다움을 가진 절세가인인양 화사하게 피어 
더운 여름 길가를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매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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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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