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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19 감은사지 느티나무, 다정한 연인 같아 28


 달력은 분명히 3월이고 남녘에는 꽃소식이 들려오는데도 불구하고
경주에선 겨우내내 내리지도 않던 눈이 3월 중순에 내리고
볼에 와 닿는 바람도 여전히 차기만 하다.

눈 내리고 비 오고....변덕스러운 봄날씨 속에
간만에 해가 나긴 했지만 황사 탓인지 하늘이 그다지 곱지 않다.

하지만 간만에 감포로 향하는 길이니 기분은 파란 하늘처럼 상쾌하게.... 
보문 리조트를 지나 구불구불 덕동댐을 넘어 바다를 향해 기운차게 내달려 본다. 

 감포 바다가 아스라히 보이는 산 아래 웅장하게 선 감은사지 3층석탑이 보인다. 

 수년 동안 서탑 보수 공사로 인해 가림막이 쳐져 있었고 동탑만 외로이 서 있었지만 
지난 2008년 말, 기나긴 보수 공사를 마치고 가림막을 철거하여
지금은 높이 13.4m의 거대한 탑이 양쪽으로 버티고 서 있는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감은사지 3층 석탑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상세히 설명한바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감은사지 관련 포스트 : 보수공사중인 감은사지를 돌아보니
                         감은사지 신비로운 일몰과 야경
                             문무대왕릉, 정말 수중릉일까?

 

 오늘은 금당 뒤에 있는 느티나무에 눈길을 돌려 본다. 

 

 한 그루 같기도 하고 두 그루 같기도 한 이 느티나무는 수령 45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15미터에 밑둥 둘레만도 어른 둘이 안아야 할 정도로 큰 나무이다.   

 감은사터 발굴조사는 1923년 일제에 의해 시작되어 1997년 발굴 조사보고서가 발간될 정도로 방대한 작업이었지만
감은사가 폐허가 된 뒤에도 이곳을 묵묵히 지켜온 느티나무에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나무 보호 울타리와 표석도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감은사지 느티나무는 연리지인가?' 하는 질문이 지식 검색에 올라온 것이 생각나 나무를 살펴 본다.
 여름에는 많은 잎으로 둘러싸여 나무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으나
잎을 다 떨구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지금은 생긴 모습을 자세히 살필 수 있는데
두 나무가 자라 가지가 서로 연하고 뿌리가 서로 하나로 엉기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붙어서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목(連理木),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붙어서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지(連理枝),
서로 다른 나무의 뿌리가 서로 엉기어 하나가 된 나무를 연리근((連理根)이라 하는데
이 나무는 아래서 보면 연리지인 것 같기도 하고 연리근인 것 같기도 하다.

 연리지는 백거이가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애절하게 읊은 '장한가'에 나오는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길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길 원한다(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라는 부분에서 유명해진 말이다.
(이 때 비익조는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새로 날개도 눈도 하나여서 암수 두마리가 나란히 붙어야 날 수 있는 새를 말한다.) 

 세간에서는 연리지를 '사랑나무'라고도 말하는데... 연리지이든..... 연리근이든..... 
오랜 세월 동안 이 두 나무는 마치 하나처럼 마주 보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들이 만나 하나가 되어 서로를 바라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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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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