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룡발자국 화석과 침식동굴로 유명한 경남 고성 상족암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상족암은 중생대 백악기 시대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유라시아 대륙 최대의 공룡발자국 화석지인데

주변에는 새발자국도 있어 그 다양성과 선명도에 있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석지라고 하네요.

 

천연기념물 411호로 지정된 곳은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제전마을에서

해안을 따라 남서쪽으로 약 8km 거리인 덕호리 등대가 있는 곳까지인데

저는 상족암군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해안을 걸어서 상족암까지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상족암 군립공원 캠프장을 지나 해안으로 내려서니 여느 해안과는 그 느낌이 상당히 다르네요.

해안을 빙 둘러가며 검은 색 퇴적암 지층이 바다쪽으로 낮게 기울어지며 물결 흐르듯 펼쳐져 있고

선명한 공룡발자국이 여기저기에 찍혀있네요, 처음 보는 광경이라 너무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공룡발자국을 몇번 보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공룡발자국은 생전 처음이네요.

덕명리 해안에 드러난 공룡발자국은 네발로 걷는 용각류 공룡의 둥근 발자국,

두발로 걷는 조각류, 수각류 공룡발자국 등 모두 3,000여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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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화석들은 호숫가 늪지대였던 이곳에 백악기 시대 공룡들이 집단으로 서식하면서 발자국이 찍히고

그 위로 퇴적층이 쌓이면서 수천년 동안 암석으로 굳어졌던 지층이 다시 지표면으로 올라오면서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의해 퇴적층이 침식되자 공룡발자국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걸어가다 보니 이렇게 울퉁불퉁한 지형도 나타나네요. 퇴적암이 쌓인 후에 암석으로 굳어지기 전에 공룡들이 계속해서 밟으면

물을 머금은 퇴적층이 울퉁불퉁한 표면구조를 갖게 되는데 이를 공란구조라 한답니다.

 

 

 

 

상족암 전체에는 퇴적암층이 이렇게 물결처럼 펼쳐져 있는데 이런 것을 연흔구조라고 한답니다.

 

 

 

 

연흔 또는 물결자국이라 불리는 퇴적구조는 흐르는 물이나 파도에 의해 퇴적물이 쌓이면서

지층의 표면에 만들어지는 물결모양의 구조입니다.

 

 

 

 

공룡발자국을 감상하여 경남 청소년 수련원을 지나 산책로를 한참 걸어가니 상족암이 지척으로 다가옵니다.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참 희한한 모양으로 생겼네요. 

이곳의 지형이 코끼리 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상족암(象足巖)이라고 한답니다.

 

 

 

 

상족암의 암벽이 시루떡처럼 겹겹이 층을 이루는 모습이 밥상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상족(床足),

또는 여러개의 다리 모양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쌍족(雙足)이라고도 부른답니다.(지역주민들은 쌍발이라고 부른다네요.)

 

 

 

 

상족암의 전체 모양을 살펴보려면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낭떠러지 모퉁이를 돌아가야 합니다.

혹시나 실족해서 바다에 풍덩 빠질까봐 아이가 두려워하고 있네요.

 

 

 

 

아주 좁은 낭떠러지 모퉁이를 돌아서면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놓은 모양같은 바위 덩어리가 나타납니다.

마치 부안의 채석강을 연상케 하는 모양이네요.

 

 

 

 

상족암 앞 평탄한 암반층에도 공룡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이는 중생대말 쥬라기와 초기 백악기에 번성했던 조각류 공룡의 발자국이라고 하네요.

 

 

 

 

상족암 앞 바다의 멋진 경관을 감상하며 이곳을 쿵쾅거리며 밟고 다녔을 공룡들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들과 함께 거니는 모습을 상상하며 저도 같이 발자국을 찍어 봅니다.

 

 

 

 

상족암의 퇴적암 층은 뒤에 뚫고 들어온 화성 암맥들에 의해 단단히 구워지고

오랜 세월 파도에 견디며 이렇게 공룡발자국 화석들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제 상족암을 자세히 보기로 합니다. 동굴 안과 밖에는 많은 공룡 발자국과 연흔 등의 퇴적구조가 나타나며

파도의 작용에 의해 움푹 패인 돌개구멍이 여러개 있다고 하네요.

 

 

 

 

동굴 안에서 바깥을 보니 남은 지층이 정말 코끼리 다리 같이 보이네요.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이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동굴이 만들어지고 남은 부분은 코끼리 다리 모양을 띠게 되었다고 하네요.

 

 

 

 

좁은 동굴 아래 움푹 패인 이 웅덩이는 선녀탕이라는 전설을 가진 웅덩이라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새로운 옷을 좋아하던 옥황상제가 하루는 상족암의 절경에 감탄하여 여기에서 베를 짜면 좋은 옷이 될 것이라며

선녀들과 베틀을 함께 내려보내니 선녀들은 쉬지 않고 베를 짜서 옥황상제께 황금옷을 만들어 올렸다고 하네요.

 

 

 

 

상족암의 동굴 안에서 바깥을 보며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재미있는 실루엣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저도 한국의 쥬라기월드 상족암에 온 기념으로 실루엣 사진 하나 남겨 보았습니다.

건너편 퇴적암 층을 거닐고 있는 백악기 공룡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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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고향 경남 함안으로 떠난 한여름 여행. 

고요한 연못과 소박한 정자가 잘 어울리는 무진정을 떠나 또 다른 정자 '악양루(岳陽樓)'로 향한다.

무진정에서 악양루까지는 약 13km. 제법 가까운 곳이지만 초행길에 악양루를 찾기는 그리 쉽지가 않았다.

 

 

 

 

네비의 인도를 받았지만 입구를 지나치기를 두어번. 한참을 돌다 악양루의 입구라는 식당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악양루의 입구가 맞는걸까? 악양루라고 써둔 조그만 안내문을 보니 맞기는 한 것 같은데 입구치곤 무언가 상당히 어설프다.

 

 

 

 

안내판을 따라 길을 나서니 이내 벽처럼 커다란 바위가 길을 가로막는다. 이곳이 악양루로 가는 길이라고?

도무지 아닌 것 같아 발걸음을 돌리려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바위 사이를 더듬거리며 올라 좁은 길을 계속 걸어가본다.

 

 

 

 

이곳을 찾는 이는 거의 없는 것일까?

아래로 남강이 흐르는 좁은 오솔길은 길게 자란 잡풀이 다리를 스치고 거미줄은 기분 나쁘게 눈앞을 가로막는다.

 

 

 

 

조금 가다하니 나무 데크로 된 계단이 나타난다. 오~! 이 길이 맞긴 맞는가 보다.

툭 튀어 나온 바위에 머리를 부딛힐라 조심해서 계단 위로 올라보니 발 아래 남강이 시원하게 옷자락을 드러낸다. 

 

 

 

 

벼랑 끝에 놓인 울타리를 잡으며 한참 올라가니 악양마을 벼랑 끝에 자리잡은 정자의 기와지붕이 빼꼼이 드러난다.

 

 

 

 

그런데 정자가 자리잡은 장소가 정말 너무 좁다. 정자 하나 들어앉은 것 외에는 발디딜 틈도 하나 없을 정도이다. 






절벽 위 작은 암반 위에 정자 하나 들어앉아 있을 뿐이다. 누가 이런 가파란 벼랑 위에다 정자를 지을 생각을 했는지......





정자의 규모도 지극히 작다.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무척이나 소박하고 장식도 배제된 정자이다.

찾는 이가 별로 없는지 정자 여기저기에는 거미줄이 얽혀 있고 천정에는 말벌마져 날아다닌다!





정자 마루에 걸터앉아 아차 발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낭떠러지 아래 물속으로 다이빙할 것 같다.

지금은 목책이라도 세워놓았지만 그 예전 처음 정자가 지어졌을 땐 정자 마루에 앉으면 발바닥이 간질간질 했을 듯......

왜 이렇게 위험한 곳에 정자를 지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정자 위에 올라보면 저절로 풀리게 된다.





조선 철종 8(1857)에 세웠다니 악양루의 나이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치 하나는 정말 대박이다. 

중국 4대정자인 악양루는 산을 뒤로 두고 강을 굽어보는 자리에 세워져 두보를 비롯한 시인과 문장가들이 감탄사를 쏟아냈다던데 

함안 악양루에 올라 정자의 풍류와 경치를 보니 중국의 악양루에 못지 않는 비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자에서 바라보니 물길이 두갈래가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는 넓은 들판과 법수면의 제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함안 대산면을 굽이치는 남강의 물길이 함안천과 만나는 합수머리라고 한다.


 



악양루는 정자 안에서 바깥을 볼 때의 풍경 뿐 아니라 건너편에서 보는 풍경도 빼어나다고 한다. 

강 건너편에서 악양루를 바라 보기 위해 정자에서 내려가 차를 몰고 강 건너편 제방 아래로 향했다. 





악양루 위에서 처마 아래로 펼쳐지는 남강의 물길과 끝없이 이어지는 제방의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제방 아래에서 짙은 숲 속에 매달린 악양루의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나 근사한 풍경이다.





강 건너편에서 줌렌즈로 당겨서 보니 악양루(岳陽樓)라는 현판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옛날에는 '기두헌"(倚斗軒)'이라는 현판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청남 오재봉이 쓴 "악양루"라는 현판이 남아 있다. 





악양루의 직벽 아래에는 남강을 건너는 나루가 있었다고 한다.

이 나루에서 낙동강 강 바람에 치마폭을 적시며로 시작하는 노래 처녀뱃사공의 가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6·25전쟁이 막 끝난 1953년 9월,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부친인 윤부길씨가 함안 공연을 마치고 

나루터 주막에서 하룻밤을 머물 때에 군에 입대한 오빠를 기다리며 배를 젓던 뱃사공 처녀를 만났다고 한다. 

그날 윤부길씨는 처녀뱃사공을 주제로 한 노랫말을 품고 있다가 1959년 작곡가 한복남 씨에 의뢰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나룻터가 '처녀뱃사공'의 무대였다는 사실은 거의 40년 후에나 밝혀지게 되어 

나룻터가 있던 자리에는 지난 2000년에 노래비가 세워졌고 제막식에는 아들 윤항기씨가 참석했다고 한다. 

이때 처녀뱃사공의 나이는 19살이었고 소식이 없던 '군인간 오라버니'는 23살이었는데 

기다리던 오빠는 한장의 전사 통지서로 돌아오고 말았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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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모르겐슈테른, 마인스, 하이디 하우스, 괴테하우스,

쿠텐베르크, 헤네프하우스, 뮌헨하우스, 겔베하우스, 요한네스......

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낯선 이름은 유럽에 위치한 어느 집들의 이름이 아니다.

 

이 집들의 주소는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133.

바로 남해군에 위치한 '독일마을'에 있는 집들의 이름이다. 

 

 

 

 

'독일마을'에서 만나는 집들은 모두 하얀 벽에 붉은색 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다.

 

 

 

 

특이한 모양새의 우편함도 자이퉁겐이란 이집의 이름도 너무나 이색적이다.

 

 

 

 

알프스에서나 만날 듯한 집 문 앞에 서면 금방이라도 노란 갈래머리의 하이디가 나풀거리며 뛰어나올 것만 같다.

 

 

 

 

푸르른 야산을 뒤로 하고 아담하게 꾸며진 정원을 거느린 집은 마치 재벌가의 별장같은 느낌도 주는데......

 

 

 

 

너무나 이국적인 '독일마을'은 독일에서 일하다 돌아온 간호사와 광부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 마을이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첫 독일집이 생긴지도 벌써 십여년째이다.

 

 

 

 

6,70년대 어려웠던 시절,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간호사나 광부일을 하기 위해 독일로 파견되었는데

이분들 중 상당수는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 남아 공부하거나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

수십년이 지나 독일에 체류하던 이들은 개별적으로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오랫 동안 고국을 떠나 있었던터에 문화의 차이 때문에 귀국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해군에 독일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김두관 남해군수의 끈질긴 설득은

이곳에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고

붉은 지붕, 하얀 벽이 아름다운 34채의 집이 있는 이국적인 마을이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실거주의 목적보다는 펜션이나 별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집이 많은데

이 마을에서도 유난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집이 있다.

독일마을에 들리는 관광객들이 빠뜨리지 않고 들리는 집은 바로 철수네집.

 

 

 

 

 오지호, 한예슬, 김성민, 박한별이 주연했던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장철수(오지호 분)의 집으로 나왔던 집이다.

 

 

 

 

극중 철수네집에서 장철수와 나상실이 짜장면을 먹던 장면은 '환커폐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면인데

 1박2일 남해 특집에서 김종민이 철수네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미션을 수행하기도 해서 더욱 유명세를 탄 집이다.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면 물건리 앞바다가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오는데 바닷가에 길게 늘어선 방조림이 특히 장관이다.

370년전부터 조성된 이 방조림은 천년기념물 150호로 지정된 '물건방조어부림'.

 

 

 

 

물건방조어부림은 바닷가를 따라 초승달 모양으로 1500m나 계속 이어지는데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참느릅나무, 보리수나무, 동백나무.....등

만여그루의 나무가 우거진 방조림은 독일마을에서의 추억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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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嶺南樓)'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멋진 건축물이다.


남천강(밀양강) 건너편에서 당당한 모습의 영남루를 마주 대해 바라보노라면 오른쪽 언덕 아래에 사당이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남루를 돌아본 후 동쪽 문으로 나와 남천강변으로 난 계단을 한참 내려가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당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배산임수의 멋진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문을 통해서 계단 위에 있는 사당이 보이는데 노랑과 빨강이 주를 이루는 단청의 색감이 곱다.


아랑각(阿娘閣)이라 불리우는 이 사당은 은 조선 명종(재위 1545∼1567) 때 미모가 뛰어났던 밀양 부사의 외동딸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은 얼굴만큼 마음씨도 고울뿐 아니라 글과 바느질 솜씨가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흠모를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관아에서 심부름을 하는 통인이 아랑의 고운 모습을 본 후. 그만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랑의 유모에게 뇌물을 주고 아랑을 꾀어내게 되었다.

보름달이 뜬 어느날밤, 통인은 영남루에서 달 구경을 하던 아랑에게 나타나 그동안 혼자 연모해 온 것을 아랑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하였는데 그 말을 들은  아랑은 냉정하게 통인의 무례함을 꾸짖었다.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한 통인은 사모하던 마음이 그만 증오로 변하여  갖고 있던 비수로 아랑을 찔러 죽이고 말았다. 
아랑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후 밀양에는 부임하는 신임부사들마다 죽음을 당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밀양 부사로 오는 것을 꺼려했다.



이때  서울 남산골에 사는  한 대담한 선비가 자원하여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정말 소문대로 부임한 첫날 밤에 여자의 혼령이 나타났다. 
그는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이렇게 부사가 오기만 하면 나타나느냐"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랑은 통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이 선비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내일 한 나비가 나타나서 한 사나이의 머리에 머물테니 그가 곧 자신을 죽인 범인이라고 말했다.
부사는 처녀 귀신과 약속한 대로 통인을 잡아 처단하고 처녀의 묘까지 만들어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밀양 주민들은 아랑각을 지어 그 처녀의 정절을 기리고 소원을 기원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가 <밀양 아리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16일이면 소복한 처녀들이 제관이 되어 제등을 밝히고 그의 정숙한 넋을 기리는 아랑제가 열린다.


아랑각 문을 통해서 보는 남천강은 푸르고 깨끗하기만 해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겼던 곳이란걸 짐작하기 힘든다.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와 같은 인면수심의 치한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 시기에
아랑처럼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우리의 딸들이 이 땅에 다시는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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