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경주 캔싱턴 리조트 뒷편 채식전문점 '다유'에 대해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보문리조트와 불국사 여행길에 들리기 좋은 채식 전문 한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관련포스트 : 콩고기로 유명한 채식전문점, 경주 '다유'


 

 

채식전문점 '다유'가 일품요리 스타일의 채식전문점이라고 한다면

경주시 보불로 147-5(하동)에 위치한 '쑥부쟁이'는  채식 코스 요리를 주로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식당 주변은 상당히 한적한 편이며 길에서 진입로로 들어서면 한옥을 고쳐서 만든 식당이 나타난다.

 


 

 

식당 내부는 상당히 넓은 편인데 전통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방도 있고 레스토랑처럼 의자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메뉴는 선덕반상이 25,000원, 쑥부쟁이정식이 20,000원, 구절초정식이 15,000원,연잎밥 정식이 15,000원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15,000원 짜리 구절초 정식을 맛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쑥부쟁이정식을 주문해본다.

 


 

 

수저, 물잔, 앞접시가 다 놋으로 되어 있어 보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 보인다.

첫번째 현미호박죽이 나왔는데 다 먹고 나니 아뿔싸~! 사진을 안찍었구나......ㅠㅠ

 


 

 

현미호박죽 다음으로 나온 것은 계절 샐러드. 특히 분홍빛 소스가 상큼하고 맛나다.

 


 

 

연이어 나온 삼색부꾸미. 색갈이 삼색이라 좋은데 두사람이 먹고 나면 하나가 남아서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그다음은 새송이, 팽이버섯,고사리......등 야채를 들깨로 버무려 찐 들깨야채찜.

 

 


 

 

들깨야채찜을 덜어 놋접시에다 놓으니 참 먹음직스럽다.

 


 

 

그 다음에 나온 버섯잡채. 이것도 간이 적당하게 맞고 씹는 식감도 괜찮다.

 


 

 

콩고기 양념치킨. 양념치킨처럼 바삭하게 튀겨 내었는데 씹는 식감이 마치 고기같은 느낌을 준다.

 


 

 

7번째로 나온 것은 호박, 고구마, 쑥갓 등 세가지 색이 잘 어울리는 모듬튀김.


 

 

 

그 다음은 콩고기와 색색의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맛도 좋고 다양한 색감이 눈에 뜨이는 탕수.

 


 

 

예쁘게 잘 말아져 나온 야채 김밥말이. 김밥보다는 야채를 김말이한 것이 훨씬 맛이 좋다.

 


 

 

파프리카 도토리묵 무침 역시 색감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미 10가지의 코스가 나왔는데 11번째로 연잎 국수가 나왔다.

벌써 어느 정도 배가 부르지만 이것 또한 패스할 수가 없어 이것도 후루룩......

 


 

 

국수가 나온 후에 다시 나온 무쌈. 백년초물에 절인 무인가? 분홍빛 색감이 아름답다.

 

 

 

 

요거트는 바나나, 포도,사과 등 여러가지 과일이 들어서 달콤하고 신선하다.

이건 아무래도 후식의 필이 강한데 이제 음식이 다 나온건가? 이제 그만 먹어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런데 헉.....! 13가지의 코스요리를 다 먹고 나니 이제야 한정식이 나온다.

이 정도의 밥상만 해도 6~7000원짜리 기본 정식이 되기에 충분한데......

앞서 나온 코스 요리만 해도 이미 배가 한가득인데 이걸 다시 어케 먹으라고?

하지만 밥이나 반찬이 소량이니 먹을 수 있겠지? 배가 이미 한가득이지만 끝까지 도전해 보기로 한다.

 


 

 

기본 반찬은 한점씩 먹을 수 있도록 조금씩 담겨 있다. 새송이볶음, 땅콩조림, 멸치 볶음, 도라지 무침, 브로콜리 부침, 우엉조림......

반찬들이 올려진 투박스런 토기들이 음식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듯.(경주 서출지 부근에 이런 그릇을 생산하는 공방이 있다.)

 

 

 

 

그리고 삼색나물도 간이 잘 맞다. 통깨를 듬뿍 뿌려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지게 해준다.

 


 

 

코스 요리 후 나오는 찌개치고는 양이 좀 많다 싶은 된장찌개.

슴슴하면서도 팽이버섯, 양파 등....각각의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훌륭한 된장찌개이다.

한상 가득 차려진 이 정식을 어케 다 먹지? 했는데 된장찌개의 맛에 이끌려 잡곡밥도 한그릇 다 먹어치워 버렸다.




 

배를 두드리며 밥상을 물리니 마지막으로 차와 후식이 나왔다. 녹차 양갱과 견과류, 그리고 매실차와 오미자차이다.

코스요리와 정식 밥상을 다 해치운지라 배가 너무 너무 부른데 매실차 한잔 마시며 한숨 돌리니 소화가 되는 느낌이다.

 

20,000원 상당의 쑥부쟁이 정식은 여자 두명이 먹기에는 코스가 너무 여러가지이고 음식의 양이다소 많다.

이 정도의 음식 양이면 남자 두명 정도가 먹기에 알맞은 양인 듯(물론 개인차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15,000원 상당의 구절초 정식은 코스가 10가지 정도로 쑥부쟁이 정식에 비해서 3가지 정도가 생략된 밥상인데

양이 적은 여성들이 먹기에 알맞은 정도이고 쑥부쟁이 정식이나 선덕반상은 손님 대접하기에는 알맞은 밥상이라 생각된다,

 

식사를 한 때는 일요일 점심시간이었는데 손님이 정말 많았고 특히 외국인 손님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주말에는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자리잡기가 힘들 정도이니 식사를 하려면 하루 전 예약은 필수인 것 같다.

그리고 주말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그렇기도 하겠지만 서비스의 질이 많이 뒤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서빙하는 종업원들이 음식 이름도 제대로 모를 뿐만 아니라 음식의 순서가 뒤죽박죽 뒤바뀌어 나오고

차례대로 나와야 할 음식이 한꺼번에 나온다든지 하는 점은 시정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이곳에 와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으려면 주말보다 주중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쑥부쟁이 : 경주시 보불로 147-5 (054-748-3903)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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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천동에 제1회 고기요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홍은식당으로 길찾기해서 시청 근처에다 차를 주차한 후 걷다보니 네비 아가씨가 음침한 장소로 인도를 한다.

 


 

 

으응? 카네기 나이트 클럽 후문? 그리고 노래궁????  

 


 

 

홍콩 뒷골목도 아니고......들어가는 입구가 차암 요상도 하다.

 


 

 

노래궁이 있는 요상한 골목으로 들어가니 나오는 백설소갈비찜 홍은식당이라는 간판.

 


 

 

옛날 문짝을 붙인 듯 세월이 느껴지는 식당 문 입구에는 입춘서처럼 종이로 써붙인 홍은식당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얼마전 TV맛집 소개 프로그램에도 나왔다던데 좀 이른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데 식당 안이 정말 어수선하다. 선풍이, 에어, 오래 된 TV와 어울리지 않는 파란 벽에 붙은 각가지 한국화 그림들.

그리고 각가지 토기 복제품과 그림이 그려진 각가지 기와들. 찾아오는 길목과 가게 안이 비슷한 분위기다.

 


 

 

홍은식당의 메뉴는 단 한가지 뿐, 흰눈 백설 소갈비찜이다.

 4~5인이 먹을 수 있는 大자는 49,000원, 2~3인 즐길 수 있는 中자는 39,000원이다.

 


 

 

기본적인 반찬이 베풀어지고 난 뒤 한~참을 기다리니 만두 찔 때 쓰는 나무찜기가 식탁 위에 올려진다.

 


 

 

 뜨끈한 열기가 밖으로 전해지는 나무찜기 안에 소갈비찜이 어떻게 들었을까? 두근두근......

 

 

 

종업원이 찜기의 뚜껑을 열어젖히자 김이 슈욱 올라온다. 

 

 

 

 

올라오는 김을 손으로 이리저리 헤치고 백설소갈비찜의 풀샷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소갈비찜 위에 단호박, 은행, 대추 등이 올려져 있어 색감도 보기 좋고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갈비찜 위에 얹혀진 하얀 결정체는 뭐지? 왕소금은 아닐테고......

찹쌀 가루를 양념한 소갈비 위에 얹어 백설기처럼 정성들여 쪄낸 것이란다. 오! 희안하네!

 


 

 

이제 식기 전에 시식할 차례다. 얇게 썰어 잘 익은 단호박을 부러질라 조심스럽게 들어 앞접시에 올리고

 


 

 

소갈비찜 한점도 젓가락으로 집어 올려본다. 찹살가루가 떨어지지않고 고기에 얌전하게 잘 붙어 있는게 엄청 신기하다.

 


 

 

앞접시에 단호박 하나 깔고 그 위에 소갈비찜, 은행, 대추 하나 씩을 올려보았다. 비쥬얼이 아주 좋다.

 


 

 

참쌀가루가 없는 뒷면으로 뒤집어보니 LA갈비처럼 옆으로 넓게 썬 갈비다.

살짝 매운 맛이 있는 간장 양념에 재워 푹 쪄내어서 부드럽게 잘 익었다.

입에 넣으니 찹쌀가루와 함께 쫀득쫀득 씹히는맛이  엄청 특이하다. 

갈비찜 조각은 좀 커서 그런지 입에 넣고 씹어먹다 보면 조금 질기다는 느낌도 준다.

 

 

 

 

소갈비찜을 걷어내 보면 찜기 아래에 이렇게 맛난 고구마가 깔려 있다.


 

 

 

 갈비가 타지 않으라고 깔아놓은 고구마인데 갈비의 육즙이 고스란히 배어 엄청 맛있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

 



 

함께 나온 시래기국(시락국)도 먹을 만 하다. 갈비찜과 잘 어울리는 궁합인 듯.

그리고 공깃밥은 정말 맛이 괜찮다. 멥쌀밥이 아닌 하얀 찹쌀밥이라 정말 식감이 쫄깃쫄깃하다.

보통 식당에 가면 밥은 반공기만 먹고 남길 때가 많은데

이미 갈비찜과 고구마를 많이 먹어 배가 많이 부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밥공기를 비우게 된다.

듣도 보도 못한 신개념 메뉴인 '흰눈(백설)소갈비찜'을 만날 수 있는 곳. 경주 동천동 맛집 홍은식당이다.


홍은식당 : 경북 경주시 대안길 54 (054-772-8450)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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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릉원 돌담길 옆은 황오동 쪽샘지구 발굴 작업이 계속 중인지라 아직도 정비 안 된 곳이 많다.

이전에 유명한 요정들이 있던 집은 대부분 다 헐리고 몇채 안 되는 집들이 남았는데 그중 하나가 숙영식당이다.

 

 

 

 

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찰보리밥 정식을 선보이고 있는 숙영식당.

경주사람들에게나 여행객들에게나 잘 알려진 유명한 식당이다.

 

 

 

 

식당 내부는  6~70년대 여관이나 식당의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흔한 내부 리모델링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댓돌을 딛고 들어가 방 안에 앉아 마당의 정원을 보고 있노라면 시골 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숙영식당의 메인 메뉴는 찰보리밥 정식 하나 뿐이다.

2인 이상의 찰보리밥 정식은 9,000원, 이곳에서는  1인 밥상도 주문을 받는데 1인 밥상의 가격은 10,000원이다.

1인 밥상을 시켜도 반찬은 2인 밥상과 똑 같이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음식의 가격은 비싼 편이다.

 

 

 

 

반찬은 많지 않으며 반찬 그릇에 아주 조금만 담겨 나온다. 너무 적은 듯 하긴 하지만 사실 적게 담긴 반찬도 다 먹기는 힘들다.

조기 한마리가 구워져 나오고 계란부침개가 하나 곁들여져 나오는 것이 전부인 정도. 반찬 맛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반찬은 고만고만한 맛이지만 숙영식당의 된장찌개는 제법 괜찮은 편이다.

 

 

 

 

직접 담은 것 같기도 하고 시판 된장과 집 된장이 섞인 것 같기도 하지만 고향의 맛을 연상케 하는 맛이다.

 

 

 

 

구수한 된장찌개 맛에 일조하는 것은 된장 맛도 있지만 이렇게 논고둥이 들어있기 때문인지도......

 

 

 

 

보리밥을 비벼먹을 수 있도록 커다란 그릇에 신선한 야채가 담겨 있는 것이 찰보리밥정식의 특징이다.

 

 

 

 

커다란 그릇에 한꺼번에 담겨 나오는 찰보리밥은 보리쌀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잘게 썬 야채 위에 보리밥을 주걱으로 퍼서 척 올려놓고 그 위에 고추장 한숟가락을 놓아보았다.

흐음.....제법 맛갈스러워 보인다.

 

 

 

 

논고둥이 들어간 된장찌개를 밥 위에 놓은 후 야채와 밥, 고추장, 된장이 잘 섞이도록 버무려 보았다.

이렇게 자알 비빈 비빔밥 한 그릇이면 반찬은 없어도 무방할 지경이다.

 

 

 

 

반찬은 그럭저럭한 맛이지만 된장찌개와 비빔밥은 기대 이상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식사에는 잘 맞지 않은 것 같고 고향의 맛을 원하는 어른들에게는 알맞은 메뉴이다.

식당이 있는 곳은 대릉원(천마총), 첨성대 등 경주 시내 관광지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라

특별한 기대없이 방문하여 한끼 식사하시기에 좋은 숙영식당 찰보리밥 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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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릴 경주 맛집은 경주시 노서동 54-4(경주시 봉황로 39-1)에 위치한 '가마솥 족발'.

경주 시내 유적지인 대릉원, 봉황대, 금관총에서 1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식당이다.

 

 

 

 

'족발은 배달시켜 먹는다'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에게는 '모처럼 경주까지 여행가서 웬 족발?'하시겠지만

이 가마솥 족발은 경주에서 너무~~~ 유명한 족발 맛집이다.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손님들 덕에 늦게 가면 족발이 다 떨어져 못 먹고 돌아서기도 한다는데......

 

 

 

 

소문을 증명이라도 하듯 필자가 있는 동안에도 홀과 내실을 비롯한 방들은 꽉꽉 들어차서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메뉴는 족발 * 보쌈, 족발, 보쌈, 쟁반국수....등인데 두사람이 먹기에 적당한 족발 소(小)자 22,000원 짜리를 주문했다.

차림표를 자세히 보니 원산지 표시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식당에서처럼 쌀 국내산, 김치 국내산......으로 적어둔게 아니고

쌀 국내산 성동동구미정미소, 배추, 성동시장내 충무상회, 복발, 보쌈 부산세원축산......처럼

구입처 상호까지 정확히 명기해 두었다.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것 같아 왠지 믿음이 간다.

 




 

 

 

메인 메뉴인 족발이 들어오기전에 베풀어진 기본 반찬들.

양파절임, 미역줄기 볶음, 풋고추, 검은 콩조림,마늘, 무말랭이 무침, 상추.......등 기본반찬은 여느 족발집과 다를 바가 없다.

 

 

 

 

이윽고 커다란 쟁반에 김치와 함께 담겨나온 족발. 대충 대충 썰어서 스윽 쟁반에 담았는지 담긴 모양이 삐뚤빼뚤하다.

 

 

 

 

22,000원짜리 소(小)자 치고는 양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 양. 기분이 좋다.

 

 

 

 

그리고 족발은 전체적으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젓가락으로 족발 하나를 집어 들어 살펴보니 오오~~ 분홍빛 속살이 너무나 아름답다.

 


 

 

인간들의 식도락을 다리를 베이사 족발로 다시 태어나신 돼지님~ 감사하게 먹겠습니다!

쌈무에다 김치 하나 올리고 족발 한두개 얹어서 앙~ 하고 입안으로 넣고 조심스럽게 씹으며 맛을 음미해본다.

오~ 돼지 잡냄새가 거의 없고 향긋하다. 그리고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씹으면 기분좋게 쫄깃하다. 

족발도 맛있지만 곁들여진 김치는 정말 대박이다. 어떻게 김치가 이렇게 맛나지?


 

 

 

둘어서 순식간에 족발을 다 해치웠다. 이미 배가 많이 불러 그만 먹어도 될텐데......쟁반국수를 못 본 척 할 수는 없다!


 

 

 

쟁반국수 역시 7,000원짜리 소(小)자를 주문했다.

맛살이 너무 굵은게 좀 흠이었지만 쟁반국수 역시 쫄깃하고 새콤한 것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족발과 쟁반국수를 함께 시킨게 무리였나보다. 너무 배불러 쟁반국수는 다 먹어치우지를 못 했다.

주문한 음식을 싹싹 비우고 빈 그릇을 찍어야 뭔가 희열이 느껴지는데......^^;;

경주 최고의 족발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가마솥 족발의 족발과 쟁반국수.

윤기와 부드러움, 쫄깃함이 느껴지는 가마솥 족발은 찾아간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 기분좋은 맛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집의 보쌈 또한 참 인상적인 맛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보쌈을 한번 먹어봐야지! 맘 속으로 기약하며 식당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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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을 거쳐 옥산서원을 가는 길에 안강으읍에 위치한 외바우식당에 들러보았다.

안강 맛집을 검색하던 중 많은 사람들이 올린 리뷰글이 필자의 발걸음을 인도했기 때문이다. 


 



안강읍 산대리 2402-6(구부랑3길 12)로 네비를 찍고 식당 앞에 이르니 식당을 소개하는 글들이 화려하다.

2대 45년간에 거쳐 화끈한 맛을 선보여 온 곳이라고 하니 그 맛이 어떨까 들어가기도 전에 궁금해진다.





외바우 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으뜸음식점 인증도 받았다니 왠지 믿음이 간다.

식당 내부는 상당히 크고 온돌방으로 되어 있는 곳과 테이블에 의자로 된 곳 등 다양한 크기의 방도 준비되어 있다. 

놀이터도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은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듯......





테이과 의자로 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방으로 안내되니 벌써 상차림이 베풀어졌다.

오늘의 메뉴는 낙지, 불고기, 삼겹살, 버섯등이 들어간 '버섯낙물삼 철판볶음'. 1인분에 12,000원이다.

 




그런데 너무 배고픈 상태로 간지라 미쳐 사진도 찍기 전에 신나게 버섯낙불삼을 재빠르게 섞어버렸다.

낙지, 불고기, 삼겹살 위에 새송이버섯, 표고버섯, 팽이 버섯 등이 올려진 비쥬얼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ㅠㅠ

하는 수 없이 섞다 말고 지저분한 상태로나마 한컷 찍어 보았다.

 

 

 

 

사각 쟁반에 담긴 채로 서빙이 된 기본 반찬들은 매우 정갈하며 맛도 수준급이다.

 


 






 

 

둥근 철판에 담긴 낙지, 불고기, 삼겹살, 버섯 등을 이리 저리 섞으니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금새 먹음직스러운 색깔이 나온다.



 

 

색깔 한번 대박이다. 화끈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색깔이다.

사람 잡아먹을 듯 완전 빠알간 색의 낙불삼 볶음이 "어디 한번 날 먹어봐라~"하고 유혹을 하는 듯 하다.

 

 

 

 

이 정도라면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은 먹기가 힘들 것 같다.

낙불삼 철판 볶음은 매운맛, 보통맛, 순한 맛이 있다고 하니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은 순한 맛으로 주문하면 될 듯.

 


 

 

물 없이 자작하게 볶아진 버섯낙불삼 철판볶음을 앞접시에 담으니 하얀 그릇과 어울려 보기가 그럴싸하다.

 


 

 

자! 이제 밥과 함께 상추에 싸서 입안으로 가져갈 때다. 한입 베어무니 정말 매콤하다.

낙지와 불고기, 삼겹살, 각종 버섯 등이 양념과 어우러져 달달하면서도 화끈한 맛을 내준다.

처음에는 입이 얼얼하도록 매운데 상추와 함께 싸서 호호거리며 먹다보니 어느새 철판의 바닥이 드러난다.

 


 

 

낙불삼을 어느 정도 먹었으니 마지막으로 밥을 비벼먹을 때다.

밥공기를 그대로 철판에 엎어 슥슥 비비니 보기 좋은 철판비빕밥이 되었다.

 


 

 

매뭐서 호호거리면서도 낙불삼 철판볶음을 다 해치우고

철판비빔밥까지 싹싹 긁어서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러 저절로 허리가 뒤로 젖혀진다.

 


 

 

반찬까지 깡그리 다 비우고 어지러진 테이블 위를 찍을 때가 가장 재미있다.

비록 tvn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식샤'님이 아니더라도 빈 그릇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이 음식이 참 맛잇습니다....라는 장황한 말보다는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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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내에서 신경주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충효동은 기와집을 비롯해 오래 된 주택이 많은 

경주 시내와는 달리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이 들어선 신주택단지이다.

서라벌대학과 경주대학이 있는 대학가이기도 한 이곳은 맛집도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충효동 끝자락에 자리잡은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대단지 아파트인 충효 이안을 지나면 듬성 듬성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리 넓지 않은 인공 저수지 바로 옆에 시골풍경이라는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을 처음 왔던 것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한 점심 시간이었는데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인데도 식당 전체에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좀 놀란 기억이 있다.

 

 

 

 

 

식당 안에 들어가면 홀 전체로 걸쳐 커다란 창문 밖으로 저수지가 펼쳐지는 시원한 시골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이집의 주력 메뉴는 8.000원 짜리 다슬기탕과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

지난번 왔을 때는 돌솥비빔밥과 함께 주는 다슬기탕을 먹었는데

다슬기탕 국물이 유달리 진하고 고소해서 무척이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다슬기탕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에 먹어보지 못한 10,000원 짜리 홍합비빔밥을 주문했더니

주문하자마자 강황을 넣어 부친 부추전과 함께 8가지의 맛깔스런 반찬이 베풀어진다.

 

 

   

 

   

 

  

 

  

 

 

반찬은 전체적으로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먹어보면 간이 잘 맞는 편이다.

반찬 중에서도 무쌈과 명태껍질 무침이 특히 인상적인데

명태 껍질 무침은 양념에 무쳤는데도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 계속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어 준다.

 

 

 

 

이윽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솥에 담긴 홍합비빔밥이 나왔다.

 

 

 

 

새싹, 팽이, 김, 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들이 돌솥 안에서 함께 지글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스윽 고인다.

 

 

 

 

홍합이 어디 갔나 하고 살펴보니 나물 아래 꼭꼭 숨어있기에 몇개를 집어서 돌솥밥 위에 올려 놓아본다.

 

 

 

 

이 얼마만에 먹어보는 홍합비빔밥인가......큼지막한 홍합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동하게 한다.

 

 

 

 

뜨거운 돌솥에 밥이 눌어붙기 전에 얼른 밥을 비벼야 한다.

한참이나 열심히 숟가락을 돌려 비빈 다음에 홍합과 함께 비빔밥을 한숟가락 푹 떠서 사진을 찍어본다.

 

 

 

 

비빔밥은 간이 잘 맞고 홍합 또한 입안에서 부드럽게 잘 씹힌다.

돌솥에 비벼 먹으니 음식이 다 끝날 때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으니 좋고

제일 마지막 비빔밥은 살짝 누룽지가 되어 눌어붙어있는지라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먹으니 그것도 먹을만 하다.

 

 

 

 

다슬기탕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홍합비빔밥을 시켰는데 이렇게 곁들인 국으로 다슬기탕이 나오니 더욱 반갑다.

다슬기탕만을 시켰을 때보다 살짝 양은 적지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밑에 가라앉은 다슬기와 채소를 함께 숟가락으로 퍼올려 한입 먹어본다.

와......! 역시나 다슬기탕은 이곳 시골풍경 식당의 다슬기탕이 최고인 듯 하다.

홍합 비빔밥 맛도 그런데로 괜찮았는데 곁들여진 다슬기탕이 본 메뉴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저수지와 시골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맛집 시골풍경.

신경주역을 통하여 경주 여행을 오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소박한 맛집으로 소개해 드린다.

 

 

여기에 올려드린 제품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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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을 막론하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경주이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보는 이들을 유혹하는 요즘같은 봄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경주 시내 전역이 몸살을 앓곤 한다.

 

경주 여행객들은 관광 명소와 숙박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있는데

그중에도 어디에 가서 무슨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은 최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여행지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블로거들의 맛집 포스팅에 많이 의존하곤 하는데

심지어 여행 블로거인 필자의 블로그 최고의 검색어조차 <경주 맛집>인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광지의 맛집 검색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가 짐작이 간다.

 

경주를 찾아오시는 여행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평소 인터넷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 속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것을 즐겨하는 필자.

요즘은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여행길에 찾기 쉬운 오리백숙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소개해 드릴 오리백숙맛집은 정일품 식당.

경주시 하동 67번지에 위치한 정일품식당은 경주민속공예촌을 지나 불국사 가는 길인 보불로에 위치하고 있다.

 

 

 

 

메뉴 중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일품 정식은 15,000원, 쪽갈비 정식은 12,000원,

순두부정식은 7,000원으로 여행길에 오른 여러명의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다.

평소에 부담없는 가격의 식사를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이집의 특미라는 <한방특미전복오리백숙>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닭백숙이나 오리백숙은 조리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미리 예약하고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연잎이 그려진 정갈한 접시에 담긴 갖가지 반찬들이 베풀어진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샐러드, 김치를 비롯하여 새송이무침, 잡채, 도토리묵 무침......등

기본반찬들은 대부분 정갈한 편이고 샐러드는 약간 매운 편이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샐러드, 잡채 등 미리 나온 반찬들을 몇 점 집어먹지도 않아 바로 넓은 백숙 그릇에 오리백숙이 담겨져 나왔다.

 

 

 

 

백숙을 보니 주재료인 오리고기 위에 떡 하니 올려진 전복 몇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리고기만 먹어도 절로 몸이 좋아지는 기분일텐데 커다란 전복까지 함께 들어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끓고 있는 백숙 국물 속에 담겨 있는 대팻밥처럼 얇게 저민 나무토막이 인상적이다.

오리백숙 안에 들어 있는게 뭐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헛개나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오리고기의 영양 성분이야 자세히 열거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헛개나무 오리백숙은 간 피로 해복에는 최고의 영양간식이라고 한다.

 지방간과 숙취해소 변비, 술독을 푸는데 특효라고 본초강목에도 기록되어 있는 헛개나무는

오리와 함께 끓여 먹으면 헛개나무만 넣고 끓여먹는 것 보다 3~4배 정도의 간 해독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전복과 헛개나무를 살펴본 뒤 주재료인 오리고기를 한점 집어 자세히 살펴본다.

 

 

 

 

오리가 큰놈인지 닭백숙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크고 먹음직스럽다.

 

 

 

 

중간크기의 앞접시인데도 한다리 집어 앞접시에 올려놓으니 접시가 그득하다.

뼈다귀를 과감하게 손으로 잡고 뜯어먹어보니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헛개나무를 넣고 끓여서 그런지 오리고기의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연한 닭백숙처럼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엄청 많은 오리백숙의 양 때문에 금세 배가 봉긋하게 불러왔지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드러운 오리백숙의 식감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자꾸 고기를 뜯어먹게 된다.

 

 

 

 

오리백숙을 거의 다 먹어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는 상태인데 종업원이 뚝배기에 담긴 영양죽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검붉은 죽 위에 하얀 통깨와 검은 통깨가 살짝 흩뿌려진 영양죽을 보니 다시 식욕이 돋아 죽그릇 앞으로 몸을 당겨 앉아본다.

 

 

 

 

숟가락으로 죽을 한숟가락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곡식이 함께 들어있는 영양죽이다.

흑미, 녹두, 찹쌀을 함께 넣어 오랫동안 뭉근히 끓인 죽에 통깨를 살짝 올렸단다.

 

 

 

 

작은 그릇에 한국자 퍼서 넣고는 한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정말 맛이 그만이다.

죽이긴 한데 푹 퍼져버린 죽이 아니라 흑미와 찹쌀, 녹두 등 주 재료가 그대로 살아 있어 하나 하나 씹히는 맛이 있다.

그런데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것이 정말 오묘한 맛이다. 이렇게 죽을 잘 끓일 수가 있다니.....!

 

 

 

 

커다란 오리백숙 한마리를 두사람이 먹어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영양죽 맛에 빠져들어 계속 퍼 먹다 보니 어느덧 영양죽 뚝배기가 바닥을 드러낸다.

 

 

 

 

배가 너무 불러 바지 단추를 끌르고 뒤로 물러 앉아 벽에 기대어 한참 쉬고 있노라니

종업원이 흑미식혜라며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내어 놓는다.

슬러시 상태로 되어 있는 빨간 흑미식혜는 보기에도 좋지만 맛이 정말 예술이다.

시원하고 상큼하게 입안에서 톡톡 부서지는 맛이 오리고기를 먹은 후의 기름진 뱃속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준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찾아가 먹어 보았던 경주 정일품식당의 한방흑미전복오리백숙.

부드럽고 담백한 오리고기의 맛도 물론 좋았지만 이 식당만의 특징인 흑미영양죽과 흑미식혜는 반할만한 맛이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 사이에 위치한 보불로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많은 식당이 있고

그중 많은 곳에서 오리 백숙을 맛볼 수 있지만 이곳의 오리백숙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이어서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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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이 연일 30여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 될 때에도

동남부 해안 지역은 한낮에도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그동안 여름 무더위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지내곤 했다.

하지만 주말에 비가 내린 후 두텁게 끼어 있던 구름이 물러가더니

언제 시원했냐는 듯 따가운 햇살이 내리쪼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더워지니 입맛도 없어지고 따뜻한 밥은 입에 대기도 싫어진다.

어디 뭐 시원하게 한끼 해결할 음식이 없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경주 대릉원 맞은 편에 유명한 밀면식당이 있다더라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밀면은 부산이 원조인지라 부산에 가야 제대로 된 밀면을 먹을 수 있다는데

경주에서 밀면을 제대로 하는 식당이 있을까 약간의 의혹도 들었지만

점심 때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서

대릉원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길을 건너 청기와쌈밥 옆 작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골목에 들어가자 마자 밀면전문이라고 쓰인 식당이 보이는데

이집이 유명한 식당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홀에 사람이 별로 없다.

긴가민가 하면서 골목 안쪽을 보니 몇집 건너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아항......이 집이 아니고 저 집인가 보다.

처음 눈에 뜨였던 식당을 가볍게 패스하고 밀면식당이라는 곳으로 향해본다.

  

경주밀면의 원조 밀면식당이라고 써져 있는 간판 윗부분의 since 1972 라는 표시가 눈에 들어온다.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이라면 여느 집과는 다른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줄지어 선 사람들 뒤에 서 기다리니 주인 아저씨가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미리 주문을 받는다.

비빔인지......물인지......곱배기인지 보통인지 물어보는 걸 보니 주방에서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주문을 받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먹을 것 같은 기대감에 기다림이 덜 지루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주방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식당 안을 슬며시 살펴보니 좁은 줄 알았던 홀 안에는 테이블이 제법 많이 놓여있고

의자와 함께 좌식 테이블도 한쪽에 갖추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밀면전문식당 답게 메뉴는 물밀면, 비빔밀면 딱 두가지이다.

보통은 4,500원, 곱배기는 5,000원이니 냉면보다는 약간 저렴한 편이다.

 

 

 

 

부산이 원조인 밀면은 서울 등 중부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식일 수 있는데

1950년대 피난시절 이북사람들이 내려와 냉면을 만들어 먹을 때에 메밀이 부족하자

미군의 주식인 밀가루를 응용하여 만든 것이 곧 밀면의 시초이다.

 

 

 

 

한동안 경주에 서늘한 날이 계속 되어 물밀면에 얼음육수가 안 담긴 것이 조금 서운하다.

보기에 시원해 보이지 않아서 그릇을 만져보니 얼음만 없을 뿐 육수는 상당히 차갑게 느껴졌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아마도 살얼음 낀 육수를 부어서 내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 맑은 육수에 돌돌 말린 면이 앉아 있고

오이채, 무 위에 갖은 다대기로 양념을 만들어 얹었는데 제법 큰 수육이 두점이나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냉면을 먹을 때에 편육이 너무 얇고 작은 것이 늘 불만이었는데

이집의 편육은 두터울 뿐 아니라 맛도 퍽퍽하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었다.

 

 

 

 

밀면을 맛있게 먹는 법을 말씀드리자면 면은 부드러우니 가위질은 한번만 하는 것이 좋고

기호에 맞게 식초, 겨자를 넣고 모든 양념이 잘 섞이도록 부드럽게 풀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계란은 위를 보호하니 반드시 먼저 먹어야 한다고 한다.

 

 

 

 

모든 양념을 고루 섞이게 한 후 그릇을 통째로 들고 후루룩 마셔 육수의 맛을 음미해 본다.

사골을 고아 만든다는 육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해서 입안이 너무나 개운하고 시원하다.

밀가루를 이용해서 바로 뽑은 면이라 그런지 면발은 상당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메밀로 만든 냉면보다 목으로 술술 더 잘 넘어간다.

 

 

 

 

물밀면의 새콤달콤한 맛에 취했다면 이제 비빔밀면의 맛도 어떠한지 음미해볼 때이다.

 

 

 

 

사실 물밀면이나 비빔빌면이나 재료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밀면과 다른 점이라면 육수가 조그만 그릇에 따로 담겨나온다는 것과

물밀면보다 비빔밀면이 약간 더 매콤다는 것 외에는 별로 다른 바가 없어 보인다.

 

 

 

 

비빔밀면을 받아 한참을 비볐지만 양념이 여전히 바닥에 많이 가라앉아 있다.

비쥬얼상으로는 그다지 매워보이진 않지만 젓가락으로 한번 두번 먹다보니 한참 후에는 입안이 얼얼해진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거나 더운 날에 상큼한 음식을 워하는 분들에게는 물밀면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

 

 

 

 

보통을 시켜서 양이 좀 적으려나 했더니 여자들이 먹기에는 전혀 적은 양이 아니다.

삭삭 긁어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바로 일어나기에 조금 힘들었지만

식당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상큼하고 시원한 기운이 한참이나 입안에 남아 한낮에 찌는 더위도 물러가게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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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천년고도 경주.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이라 먹거리도 풍성할 것 같이 생각되지만

한두번 거쳐 가는 손님을 위한 눈가림식의 식당만이 즐비할 뿐

현지에 사는 사람이 자주 찾으며 단골로 둘만한 식당은 좀체로 없는 편이다.

가족 외식이나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함께 할 때에도

오늘은 어디 가서 뭘 먹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 때도 많다.

 

 

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어느 날.

"시청 근처에 갈치 정식 잘 하는데 있다는데 가봤나?"라고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청 앞 골목 안에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인데 식당 내부나 분위기는 많이 허술하지만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을 먹는 것 같은 편안한 음식 맛을 맛볼 수 있다기에

시청 앞 골목으로 향했다.

 

 

 

 

시청 사거리를 지나 동천 우체국 골목으로 접어들어 조금 가니 '경주 칼치 불낙'이란 상호가 눈 앞에 나타난다.

80년대의 2층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듯 식당은 한눈에 보기에 약간 허름하게 보이는 외관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홀은 없고 고색창연(?)한 나무문들로 둘러싸인 방들이 나온다. 

방 크기에 따라 식탁이 둘, 셋 정도 놓여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 본다.

 

 

 

 

상호는 '경주 칼치 불낙'인데 지금은 메뉴에서 불낙이 빠져 있는건지 가격이 적혀 있지 않고

갈치 찌개, 갈치 구이가 12,000원, 추어탕, 열무비빔밥이 7,000원의 가격대이다.

 

 

 

 

갈치 구이 2인분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지 않아기본 반찬들이  후다닥 상 위에 차려졌다.

 

  

    

    

    

    

    

    

 

 

코다리 조림, 멸치 조림, 표고버섯 무침, 콩나물 무침, 부추전, 고추 장아찌, 호박 나물, 가지 나물......

몇 가지 나물과 함께 쌈을 싸 먹기 위한 강된장도 곁들여져 나왔다.

반찬은 모두 평범하지만 맛은 하나 같이 깔끔하면서 간이 잘 맞다. 반찬의 맛은 이만하면 합격점이다. 

 

 

 

 

제일 마지막으로 메인 메뉴인 갈치구이가 나왔다.

 

 

 

 

갈치 한 마리 만원 주고 사먹기도 힘든 요즘에 두툼하게 구워져 나온 갈치 도막을 앞에 두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

 

 

 

 

방금 구워져 지글거리는 채로 상 위에 올려진 갈치 도막의 허리를 댕강 분질러 들고 보니 두께도 제법 두툼하니 먹음직스럽다.

 

 

 

 

자! 이젠 갈치 도막을 관찰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방금 지어져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 위에 올려놓고

살과 뼈를 잘 분리해서 입 안에서 그맛을 음미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갈치와 함께 밥을 조금 먹다 보니 식탁 바로 옆에 참기름병이 올려진 것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눈에 뜨인 것은 먹음직스럽게 잘 담아진 열무 김치.

 

 

 

 

비빔밥 그릇과 고추장을 부탁해서 먹던 밥을 모두 비빔밥 그릇에 투하해 넣고는

 

 

 

 

열무김치를 밥 위에 듬뿍 올린 후 호박나물, 가지 나물, 통나물, 산나물......등

나머지 반찬을 모두 함께 쓸어 넣고 그 위에 고추장을 척하니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비비기 신공 발휘,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비고 마구 마구 비빈 후에 

숟가락 척하니 걸쳐서 허겁지겁 입 속으로 가져간다.

갈치구이 시켜놓고 열무 비빔밥도 함께 먹게 되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갈치구이와 열무 비빔밥......상 위에 올려진 음식을 모두 싹쓸이하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벽에 기대 앉아 다리를 쭈욱 펴고 허리를 풀고 앉으니 그때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진다.

큰 기대 없이 찾아갔던 '경주 칼치 불낙'의 갈치 구이 정식.

마치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같이 풍성하고 푸근한 맛이 일품인 우리 동네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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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밥 보다 국수를 더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국수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콩국수이다.

어릴적 어머니가 직접 손으로 국수를 밀고 직접 콩을 갈아서 만들어 주셨던

고소하고 쫄깃한 콩국수에 대한 추억이 너무나 깊게 남아 있어서

자주 콩국수집을 찾아보곤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콩국수집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꼭 같이 차가운 음식이지만 사시사철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냉면과는 달리

콩국수는 '여름 한철만 먹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어

음식점에서 콩국수라는 메뉴가 붙은 것을 보고 "콩국수 돼요?" 라고 물으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아직요.....한여름에만 콩국수가 돼요."가 대부분인 것.

 

 

 

 

 

그런데 경주시 안강읍에 사시사철 콩국수로 유명한 집이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경주시 안강읍 안강리 안강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본집 콩국수 식당'은 

경주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포항에 더 많이 알려진 맛집인데

한참 무더위에는 가게 안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꽉 들어찬다고 한다.

 

 

 

 

식당으로 들어가 메뉴를 쭈욱 살펴 보니 메뉴는 모두 국수, 콩국수 일색이다.

콩국수, 검은 콩국수......거기다 겨울울용 콩국수까지 갖추어져 있다.

사계절 콩국수를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전문점이라니!

콩국수 마니아인 필자에게는 반갑기 짝이 없는 음식점이다.

 

 

 

 

콩국수를 주문하니 어느 집에 가든 나오는 콩국수 기본 반찬인

김치, 풋고추, 된장 외에 쪽파 무침과 참나물 무침도 함께 나왔다.

 

 

 

 

그리고 커다란 그릇에 듬뿍 담겨져 나온 콩. 국. 수......!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는 아닌지라 콩국수에 얼음은 띄워져 있지 않았지만

그릇을 만져보니 시원한 콩물이 듬뿍 담겨진게 분명하고

계란 지단 같은 고명을 배제하고 오이채와 깨소금으로만 고명이 올려져 있는 것이 눈에뜨인다.

 

 

 

 

한 젓가락 듬뿍 집어 국수 면발의 상태를 본다.

국수 가락을 살펴 보니 손으로 밀고 썰어낸 국수이 면발이 분명하다.

국수 면발을 입 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 안으로 퍼진다.

면 역시 콩가루를 넣어 반죽해 밀어낸 면발이다.

 

 

 

 

콩국물도 수준 이상이다. 어떤 집은 콩국물이 너무 걸쭉해서 먹고 나면 텁텁한 뒷맛이 남고

어떤 집의 콩국물은 콩을 너무 거칠게 갈아 씹히는 것이 너무 많은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의 콩국수 국물은 어떻게 갈아 내었는지 부드럽고 너무나 고소하다.

이런 부드러운 콩국물은 믹서로 갈아서 만들어내기에는 불가능한 것!

아마도 맷돌로 정성스럽게 갈아낸 콩국물이 분명하다.

 

 

 

 

콩국수를 먹으면서 국물을 남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본다.

만약에 국수만 먹고 콩국물을 남긴다면 그건 알멩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취하는 것과 같으니까......

국수면도 양이 많아 이미 배가 불러 있는 상태이지만 바닥에 보일 때까지 삭삭 긁어서  

콩국물을 다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눈 앞까지 약간 노래질 정도이다.

 

콩국수를 좋아하는 콩국수 마니아로써 이 정도 콩국수는 별점 5개 정도는 주어도 되겠다.

가격도 6,000원이니 콩국수가격치고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거기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전문점이라니!

오늘부로 이 콩국수를 필자의 맛집 리스트 한쪽에 기분좋게 끼워넣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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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맛집을 발굴해내어 포스팅하는 것을 즐겨왔던 필자.
오늘은 경주를 대표할만한 맛집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도솔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입소문으로나 인터넷으로나 잘 알려진 도솔마을을 또 소개할 필요가 있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주에서 가장 경주스러운 맛집인 도솔마을을 소개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도 그래서
오늘은 도솔마을의 이모저모와 대표 메뉴인 수리산 정식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북적거리는 대릉원 앞을 지나 돌담길로 접어들면 7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한옥마을이 펼쳐지는데
하늘 높이 솟은 솟대 아래 멋스럽게 새겨진 서각간판이 이곳이 경주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도솔마을임을 알려준다.
100년이 된 한옥을 수리하여 식당으로 쓰고 있는 도솔마을은 오래전부터 경주의 문인들이 즐겨찾아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다.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면 도솔마을 작은 사립문을 지나 들어가는 골목이 더욱 운치가 있다.
 

 

어......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방 마다 사람이 그득그득하다.
평소에도 찾는 이가 많은 식당이지만 그래도 자리는 잡을 수 있었는데 주말 저녁이라 통 빈 자리가 없다.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고 해서 발걸음을 되돌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오늘이 도솔마을에 첫걸음인 동행이 꼭 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길래 평상에 앉아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니 사람이 적어지기는 커녕 점점 기다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래도 온지 한참 되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방에 들어가 밥 먹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겠지?



 

안뜰에서 뒷뜰로 가보니 거기도 방마다 손님이 그득그득하다. 이런.....! 오는 날이 장날이구나.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기가 그지없다.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하니 다소 지루함이 덜해진다.




40분 정도를 기다리니 방에 자리가 나서 행랑채에 자리를 틀고 앉을 수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를 보니 글씨나 그림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어느 서예가가 도솔주 한잔에 써주고 갔을까?

도솔주(동동주). 여여주(소주), 법명주(사이다), 부질주(맥주), 청담주(막걸리), 소담주(매실주)....등
예스러운 이름을 붙인 주류와 함께
나오는 모듬전, 가오리무침, 도루묵 찌개 같은 안주류는
일만원에서 일만오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일만오천원짜리 모듬전을 시키니 둥그런 채반에 각가지 전이 잘 구워져서 나왔다.
(몇개 집어먹다가 생각나서 찍은 것이라 약간은 그림이 엉성하네요...^^)



 

 주류나 안주 외에 이집에서 주력하고 있는 식사류는 단 한가지. 수리산정식이다.
몇년전에도 가격이 팔천원이었는데 아직도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모든 식재료의 원가가 인상되는요즈음에 몇년간 음식값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주방 입구에는 음식재료의 인상으로 인해 추가 반찬을 제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주인의 인삿말이 커다란 플래카드에 적혀 있었다.
여름에 왔을 때만 해도 반찬 리필이 가능했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음식값을 인상하지 않으려는 도솔마을측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조금 기다리니 금방 수리산정식이 나왔다.
그런데 반찬이 어딘가 약간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반찬의 가짓수가 줄어든건가?


 

여름에 찍었두었던 수리산 정식의 사진을 꺼내 비교해 보았다.
여름에 먹었던 상차림에 비해서 감자알조림이 없어지고 호박잎 쌈이 지금은 김으로 변한 것 외에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경주에 있는 많은 쌈밥집과 한정식집에서도 맛깔스런 반찬들이 많이 나오지만
도솔마을의 반찬들은 세련미보다는 투박함이 느껴지는 반찬들이다.
마치 시골 할머니댁 툇마루에서 먹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그릇도 유기, 목기, 뚝배기에 양은냄비, 이빠진 사기그릇까지 각양각색이다.





반찬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목기에 담겨나온 호박전이 있고.....


 



붉은 색감이 맛나 보이는 닭볶음탕(닭도리탕)은 그 맛도 훌륭하다.


 



마늘쫑 무침은 푸르름이 살아 있는 색감처럼 입안에서도 상큼한 맛을 남겨준다.



 



메밀채에 김치와 계란지단, 김가루로 고명을 얹은 묵국이 보인다.
일반적인 쌈밥집 메뉴에서 잘 안 나오는 메뉴이다.



 

열무 물김치는 맛이 갈끔하면서도 심심하고........




어느 상에서도 빠지면 섭섭한 김치는 비쥬얼도 맛도 그저 그런 맛이다.


 

그리고 양배추에 돌돌 말린 반찬.....뭔가 했더니 두부 양배추말이이다.


 

두부양배추말이 역시 다른 집에서는 잘 보지 못한 반찬인데 비쥬얼과 함께 맛도 훌륭하다.




콩나물, 울릉도나물, 고사리의 삼색이 잘 어울리는 나물. 특히 고사리와 울릉도나물의 풍미가 좋다.




경상도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삭힌 콩잎 김치......안 먹어본 다른 지방의 사람들은 콩잎의 맛을 모를 것이다.




굽지 않고 찢어서 간장을 얹어서 먹는 김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간장을 얹어서 먹는 생김에 맛을 들이면 조미하여 구운 김은 맛이 없어 못 먹게 된다.




비지 찌개는 보기에는 허전해 보이지만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끓여 보기보다 맛이 아주 훌륭하다.


 



그리고 양은 냄비에 끓여져 나온 꽁치 김치찌개는 너무 시큼하고 맛이 너무 짜다.  너무 시어버린 김치로 찌개를 끓였나 보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지 않고 텃밭에서 따온 듯한 비쥬얼의 상추도 양은냄비에 담겨 한쪽에 놓여졌다.




제일 맛난 것은 자작하게 끓여낸 강된장이다.
상추에 밥 한숟가락과 함께 올려서 먹는 매콤한 강된장은 시골 할머니댁에서 맛보던 바로 그 맛이다.



 



도솔마을의 8천원 짜리 수리산정식은 다른 집 찬에 비해서 특별히 세련되지도,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솔마을을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이곳에서 고향집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강된장이며 생김, 비지찌개, 양푼이에 담긴 상추쌈......예전부터 누구나 먹어와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시골 할머니가 해주신 것 같은 반찬들을 먹으며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오래전부터 경주 지역 문화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던 도솔마을은 시월의 마지막날에는 음악회도 열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그날 매출의 전액을 이웃돕기를 위해 내어놓기도 한단다.
나눔을 실천하는 경주 대표 맛집 도솔마을, 다음번에는 마지막 수요일에 들려봐야겠다.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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