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마다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는 임진년 설날이 코 앞으로 닥쳐 왔다.
이웃한 일본이 양력설을 신년 명절로 지내는데 반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는 대부분 음력 설날을 지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설날을 춘절(春節, 춘지에)이라 부르는데
포루투갈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 서양 풍속이 많이 배어있는 마카오도
설날을 준비하고 성대하게 지키는 건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마카오의 중심지이자 마카오 관광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에 도착해보니 

어라~? 뭐가 엄청나게 어수선하다. 광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저 어수선한 물건들은 대체 무엇인고?




거기다 우체국 건물 바로 앞 높이 만들어진 단상 위에는 뻘건 판자들이 한창 붙여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약돌을 물결무늬로 아름답게 깔아놓아
지중해의 분위기가 난다는 낭만의 광장 세나도 광장에 중국의 춘절 장식이 한창인 것이다.
 




거기다 평소에 시민들이 앉아서 쉬는 광장 가운데 '교황자오선 지구본 분수' 가에도 뻘건 천이 둘러지고
커다란 중국 인형장식등이 아직 비닐도 덜 벗긴 채로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설날을 앞두고 돌아본 마카오의 대표 중심가 릴세나도 광장에는 설날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인 필자가 보기에는 다소 촌스럽게도 보이는 춘절 장식이 중국인들에겐 너무 신나고 좋기만 한가 보다.

아직 제대로 배치되지도 않은 인형등 앞에서 너도 나도 기념 사진을 찍는다.




주변 건물들은 모두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물인데 가운데 걸린 등들은 용그림과 복(福)자가 새겨진 카다란 등이라니.....!

그야말로 동서양의 확실한 만남이요, 확실하기 그지없는 퓨전이다.


처음에는 "이잉~ 이게 뭐야!!!" 하고 눈쌀을 찌푸리고 말았는데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시 광장으로 와서 다시 언발란스한 가운데 은근히 조화가 된다.





눈부시게 노란 리바이스 건물 바로 옆에는 분홍색 스타벅스, 남유럽풍의 이중창들은 붉은색이나 초록색이다.

그 앞에 내걸린 완연한 중국풍의 커다란 등들......




노란색 건물에 걸린 붉고 노란 등들을 한참 보다 보니 눈이 세뇌되었나? 은근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한다.





성 도미니크 성당, 성 바울 성당, 나차 사원, 몬테 요새......등 부근 문화유산들을 돌아보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와 보니 아침에는 초기 작업 중이던 것이 이제 제법 완성이 되어 간다.
맨 위 임진(壬辰)이라는 글자 양 옆으로 거대한 용 장식을 붙이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다음날 아침 버스에서 내려 다시 세나도 광장 쪽으로 오다보니
맞은 편 '릴 세나도 빌딩' 위에서 사람들이 대형 플래카드를 줄에 매어 끌어올리고 있는게 보인다.

"어!!! 빨리 가보자!" 하고 뛰어 갔지만 플래카드가 올라가는 순간은 포착하지 못하고 다 올라간 순간 겨우 찍을 수 있었다.
'민정총서(民政總署)'라고 쓰인 '릴 세나도 빌딩'은 구 마카오 정부 청사인데
건물이 주는 상징성 때문에 여기다 새해 축하 메시지를 거는가 보다.
 




붉은 플래카드에 쓰인 '공희발재(恭喜發財)'는 중국의 새해 인사로
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 답게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이다.

중국 공용어인 북경어로는 '공희발재(恭喜發財)'를 "꽁 시 파 차이"라고 읽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광동어를 쓰기 때문에 "쿵 헤이 파 초이!(Kung Hei Fat Choy)"라고 읽어야 한다고......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릴세나도 빌딩 안으로 들어가보니 여기도 역시 춘절 장식이 진행 중이다.




2층 발코니에도 역시 용 장식이 걸려 있다. 올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용띠해라서 더욱 용 문양이 많이 보인다.




세나도 광장에 있는 '자비의 성채' 2층 발코니에 올라가 아래를 보니 광장의 춘절 장식 상황이 한눈에 보인다.
춘절 장식이 없었더라면 세나도 광장의 상징인 물결 무늬 바닥 타일을 좀 더 잘 담을 수 있었을텐데......그 점 참 아쉽다!




광장 뒷편에 위치한 재래시장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거기도 춘절 분위기가 완연하다.
최대의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필요한 물건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시장도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색동 설빔을 입었듯이 마카오 아이들도 이쁜 춘절빔(?)을 준비하겠지?

꽃과 금붕어 등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소매없는 덧옷의 가격은 110 파타카(MOP)였다. 한화로 16,500원 정도.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설날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노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 나게 되고 
길상용품 가게에는 온통 붉은색의 지앤즈(剪紙,전지) 종이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요대)로 가득하다.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특히 '상서롭고 기쁘다'고 생각하고 귀신을 쫒는데에도 특효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마지막 날 다시 세나도 광장으로 가보니 신년 장식이 부분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양쪽에는 흑룡이 불을 뿜고 가운데는 귀여운 애기 용과 어린이들이 서 있는 재미있는 모습이다.
준비 중에는 그리도 엉성해 보이더니.....! 밤에 불을 켜고 보니 제법 보기가 좋다.


마카오에서는 춘절 전날 '아마 사원' 앞에서 폭죽 터트리기 행사가 진행되고 화려한 불꽃놀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지는 23일 춘절 당일에는 길이가 238m에 달하는 용 인형을 든 사람들의 흥겨운 춤사위를 따라
18마리의 사자탈, 12지신과 행운, 행복, 재산, 장수의 신의 탈을 쓴 사람들이
성 바울 성당부터 아마 사원을 거쳐 사이반 광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가로지르는 행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춘절까지 마카오에 머물렀다면 이런 축제를 직접 보고 올 수 있었을텐데.....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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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오면 기다리는 마음들도 설레이고 준비하는 발길들도 분주해지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에서는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다. 

 

 

 중국에서 설날은 '춘지에(春节,춘절)'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멀리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고향에 돌아가서 식구들과 함께 지낸다.
영토가 넓은데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춘지에 기간은 중국 땅 전체에서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기간이다.
예전에는 춘지에 기간 동안 거의 한달여를 휴가 기간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대화의 영향으로 쉬는 기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춘지에는 다른 말로 '꾸어니엔(年,과년)'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옛날에 니엔(年)이란 괴물이 겨울에 인가로 내려와 가축과 사람을 잡아 먹었는데
사람들이 이 괴물이 붉은색과 불빛,큰 소리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대문 양쪽에 붉은 색의 '춘리엔(春联,춘련)'을 붙이고 폭죽을 터뜨려 괴물을 내쫒은데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춘리엔(春
联,춘련)이란 신년에 대문이나 기둥 등에 붙이는 댓구로써
해마다 풍성하고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춘에 붙이는 춘련을 입춘서,또는 입춘방이라고 한다.



춘지에 때에는 니엔이란 괴물을 쫒아내기 위해 밤새도록 성대한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으로 인해 많은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지금은 법으로 금지한 구역도 늘어 났다.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설날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노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 나게 되는데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특히 '상서롭고 기쁘다'고 생각하고 귀신을 쫒는데에도 특효가 있다고 생각하여
명절이나 중요한 날이 되면 붉은색으로 집안과 주변을 엄청나게 치장해두기 때문이다. 

 

 

특히 길상용품을 파는 가게 앞을 보면

온통 붉은색의 지앤즈(剪紙,전지) 종이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요대)로 가득하다.
붉은색의 요대는 중국에서 '번밍니엔(本命年,자신이 띠에 해당하는 해)'가 된 사람들이
허리에 두르게 하여 액땜을 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며
액막이로 착용하는 붉은색의 양말,브래지어,팬티 등 속옷도 불티나게 잘 팔린다고.....  


 

지난 12월 부산에 새로 개점한 롯데백화점에는 문을 열기 몇시간 전부터 고객들의 장사진으로 긴줄이 이루어 졌는데
이는 '새로 지은 백화점에서 개점 첫날 붉은 속옷을 구매하면 복이 온다'는 영남 지방의 속설에 따른 것으로
이 백화점은 개점 첫날에 17억원 원어치의 속옷이 팔렸다고 하니
이런 정서는 중국의 붉은색 선호 현상에서 영향받은 것이리라... 
 

 

 

 

 

 

중국에는 우리나라처럼 세배드리는 풍습은 없지만
홍빠오(红包)라고 하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줌으로 받는 사람을 축복한다.
붉은색은 잡귀를 쫓고 부귀를 부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뱃돈이나 축의금을 우리나라처럼 하얀 봉투에 넣어주면 큰 실례인데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에게만 하얀 봉투를 쓰니까 아주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왕에 받는 세뱃돈을  '大吉大利'처럼 이렇게 축하문구가 쓰여진 홍빠오와 함께 받으면
받는 사람의 기분은 배가되고 기분좋은 설날을 맞이하지 않을까.....

 

 

 

 

 하여튼 중국인들의 설날은 왁자지껄하고 요란하다.
설날에 우리들이 즐겨 하는 덕담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지만
중국인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꽁시 파 차이(恭禧發財,공희발재)'다.
이는 '돈 많이 버세요' 라는 뜻.

 

새해 덕담 역시 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답다. 
한동안 유행했던 우리나라 덕담 "부자 되세요~"는
중국인의 이 새해 인사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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