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에 놓인 12개의 다리 중에서
수성교 옆에 위치한 대봉동 신천대로 옆 방천시장 입구에 이르면
다리를 비스듬히 꼬고 앉아서 기타를 치고 있는 가수 故 김광석의 동상을 만나게 된다.

김광석의 동상이 서 있는 이유는 바로 이곳이 김광석이 태어나 5세까지 자란 곳이기 때문.
1964년 대구 대봉동 번개전업사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광석은
5세까지 신천 옆 대봉동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1968년 아버지를 따라서 상경했다.

1984년 김민기의 음반에 참여하면서 데뷔한 그는 노찾사 1집에도 참여했는데
이후 동물원의 보컬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일반 대중에까지 알렸으며
동물원 활동을 그만둔 후에 솔로로 데뷔하여 정규 음반 4집을 발표하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그후 꾸준한 활동으로 1995년에는 1,000회의 공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애잔하고 서정적인 노랫말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한국 모던포크의 계승자로 주목받던 그는 1996년 1월 스스로 생을 마감해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
그의 자살은 그를 아끼고 사랑했던 많은 팬들에게는 아쉬움과 슬픔을 자아내는 일이었다. 

김광석은 쓸쓸하게 세상을 저버렸지만 그의 팬들은 아직도 그를 잊지 않고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곳을 찾아 그를 그리워한다.
그의 동상이 있는 곳에서 시작되는 방천시장 골목길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에는 
故 김광석을 추모하는 벽화와 글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데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가사와 함께 김광석의 민들레 홀씨를 부는 그림, 김광석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만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주제로 만든 나무 우체통......등 감성을 자극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김광석의 생전 모습과 그의 노래와 관련된 벽화길을 걸으며
시장 모퉁이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어느새 그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일어나, 나의 노래, 광야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느 60대 노부부의 사랑이야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주옥같은 김광석의 노래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의 벽화 몇점을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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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신천에 놓인 다리는 12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수성교 바로 옆에 자리잡은 재래시장을 대구사람들은
방천(제방의 경상도 방언)을 따라 생겨난 시장이라고 해서 방천시장이라고 불렀다.

해방 이후 피난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방천 둑 옆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 시장의 시초인데

1960년대는 방천시장의 주력 품목인 싸전과 떡전을 비롯한
1,000여개의 점포가 이곳에 밀집하기도 해서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 3대 시장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신천을 따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백화점과 대형 마트로 몰리게 된 요즘
수많은 점포로 가득 차 문전성시를 이루던 방천시장도 그상권이 점점 축소되어
요즘은 65여개의 점포가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문전성시 프로젝트'와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로
세간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대구 방천시장을 찾아보았다.





방천시장 가장자리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도심 한복판의 섬처럼 고립되어 버린 방천시장.




옛날의 영화는 어디로 가고 상당수의 점포는 낙후되고 빈 채로 버려져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슬럼가가 연상되기도 한다.




상업적으로 쇠퇴해가는 재래시장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어 전통 시장을 지역 문화 공간이자 일상의 관광지로 살리기 위한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방천시장도 문화체육관광부 시범시장 14곳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는데.......




침체되어 가는 방천시장을 살리기 위한 첫번째 시도는 '방천시장 별의 별 별 프로젝트'이다.
공공미술과 재래시장의 만남을 주선한 '방천시장 별의 별 별 프로젝트'는 방천시장의 비어있는 점포를
예술 창작 공간으로 제공해
자신의 작업실을 시장 손님들에게 공개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천시장으로 들어서보니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아케이드 곳곳에
현수막천에 시장 상인들의 대형 사진들이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이 사진들은 '방천 상인들이 찍은 전통 시장 사진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방천시장의 삶과 풍경의 주인인 상인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은 이 사진들에서는
사진을 전혀 모르는 상인들도 즉석에서 사진기 이용법을 배워 참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시장을 한바퀴 돌며 사진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평범한 일상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들의
결코 평범하지 않는 특별한 순간 순간들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을 살리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래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아직 저녁장 보기에는 이른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상인끼리 모여 시장 한가운데 길을 막고 윷놀이 삼매경에 빠진 모습도 보인다.




열심히 점포를 지키는 상인들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시장이 너무 조용하니 물건을 사지 않고 사진만 찍는 것이 너무 송구스러울 정도이다.
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라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 시장 본연의 목표인 상권 활성화가 더 중요한 일일 듯 하다.




사진만 찍고 가는 것이 미안스러워 모퉁이 도너츠집에서 '앙꼬 도나스'와 '찹쌀 도나스' 몇개를 사서 맛을 보았다.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도너츠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추억의 시장 도너츠 맛이다.




시장 바로 옆 방천길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에서는 신천에서 멱을 감으며 유년시절을 보낸 
가수 김광석을 추억할 수 있는 벽화길이 마련되어 있으니 방천 시장과 함께 들려보면 금상첨화이다.




매주 토요일 3시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예술 문화시장이 '토요 컬쳐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토요일 오후에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방천시장 골목을 지나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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