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카오 최고의 홍동가였던 펠리시다테 거리. 그 한켠의 거리 음식점이 슬금슬금 나를 부른다.

좁은 골목길 한켠에 비만 겨우 가리도록 쳐 놓은 차일 아래 펼쳐진, 허름하기 이를데 없는 길거리 식당이다.

 

 

사람들이 쉴새 없이 다니는 골목 한켠에 접이식 테이블을 몇개 펴놓고 플라스틱 의자 몇개 갖다 놓은 것이 전부이다.

 외식을 즐기는 마카오 사람들은 아침 식사 마져도 주로 사먹는 경우가 많아서

외식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길거리 음식도 매우 다양하다.

 

 

칼국수집, 비빔밥집, 곰탕집, 냉면집.....처럼 우리나라는 한가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지만

홍콩, 마카오 사람을 비롯한 중국 사람들은 음식점에 한두가지 메뉴 밖에 없다는 것을 아주 이상하게 생각한다.

세계 3대 음식으로 손꼽히는 중국 음식은 수십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골목에다 테이블을 놓고 장사하는 길거리 식당조차도 메뉴판의 앞뒤가 빼곡하도록 메뉴가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다.

 

 

세나도 광장 부근 시장에서 완탕면을 배불리 먹은지 아직 얼마 되지 않은지라 여기서는 차한잔 정도만 하기로 하고

골목 안 남의 집 벽에 기대어 놓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커피와 라이차, 그리고 파오(包=빵)하나를 주문했다.

커피와 라이차는 각 8 MOP(파타카). 한화로 1,00원 정도이다.

잠시 후 내어놓는 라이차와 커피. 커피는 우리네 자판기 커피와 별반 다르지 않는 맛이었지만 라이차는 제대로이다.

거리 식당에서 우유를 탄 글라스 위에 거름망을 놓고 클래식한 티포트까지 내어 놓다니.......역시나 마카오다.

 

 

티포트를 열어보니 차가 정말 많이 들었다. 한방울의 차도 허투르게 흐르지 않도록 끼워둔 꼭지도 인상적이다.

한참 우려낸 차를 우유가 담긴 글라스에 가득 따르고 그 맛을 보니 음~~~!

제법 제대로 된 영국식 '에프터눈 티(Afternoon Tea')이다.

마카오에 깃든 유럽의 식문화 중에 가장 여유롭고 가장 고상한 것이 에프터눈 티라는데

고급 호텔에서나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 에프터눈 티를 뒷골목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니......대박이다!

 

 

하나에 6 MOP(820원) 하는 큼지막한 파오는 양손으로 가르면 너무나 부드럽게 결대로 잘 갈라진다.

부드럽게 쭈욱 찢어서 입에 넣고 음미해보니 파오 맛이 정말 부드럽고 쫄깃하다.

 

 

파오 하나와 커피, 라이차로 점심을 대충 때우려다 옆 테이블을 보니 어떤 남자가 라면을 정말 맛나게 먹는다.

남이 먹는 자장면과 남이 먹는 라면은 언제나 맛나게 보이는 법! 갑자기 식욕이 동하여 여주인을 불러

건너편 테이블을 가리키며 똑 같은 걸로 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끄덕이더니 금방 라면을 준비한다.

 

 

보골보골 끓는 라면 옆 프라이팬에서는달걀 프라이와 중국식 햄이 함께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간다.

 

 

이윽고 다 끓여진 라면을 넓적한 라면 그릇에 붓더니

 

 

라면 위에 육수에 데쳐낸 배춧잎 몇 포기와 함께 중국식 햄, 달걀 프라이를 소담스럽게 올려 테이블애 올린다.

노르스름한 라면 위에 붉은색 햄, 그 위에 하얗고 노란 달걀 프라이, 하얀 숟가락, 연두색 젓가락......

햐~~! 정말 죽이는 색감의 조화이다.

음식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주인 아주머니는 '腿蛋麵(퇴단면)'이라고 쓰인 메뉴를 손가락으로 짚어준다.

'腿(넓적다리 퇴:중국식 햄),蛋(달걀 단)麵(면)'이니 '햄과 달걀을 올린 라면'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가격은 16 MOP(파타카)이니 한화로 약 2,200원 정도가 되겠다.

 

 

퇴단면의 면발을 들어 살펴보니 면발이 오돌오돌~~아주 탄력 있어 보인다.

한 젓가락 들어 맛을 보니 오~~올~~~!! 면발이 정말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하다.

겨기다 라면 육수는 또 얼마나 진하고 구수한지.....

달걀, 햄 등 동물성 고명으로 인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은 살찍 데친 배추가 산뜻하게 입맛을 다스려준다.

 

 

아침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라면 먹기 전에 파오(빵)와 차까지 미리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맛보는 퇴단면의 환상적인 맛에 반해 허겁지겁 먹다보니 금새 라면 그릇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백개의 라면을 먹었겠지만 이날 마카오 펠리시다데 거리 뒷골목에서 먹었던 라면 퇴단면은

첫손가락으로 꼽고 싶은 '내 생애 최고의 라면'으로 내 마음의 일기장 한편에 진하게 아로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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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꼴로안 빌리지는 마을 전체를 다 돌아보는데 한시간도 안 걸리는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꼴로안에 오는 관광객들이라면 빠뜨리지 않고 들리게 되는 유명한 맛집이 몇군데 있다.

드라마 '궁'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윤은혜가 에그타르트를 사먹던 '로드 스튜어드 카페'와

오늘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광장에 있는 '응아팀 카페'이다.

 

 

 

 

'응가'가 연상되어 살짝 웃음이 지어지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응아팀 카페'는

허름한 겉모양과는 달리 음식 맛이 좋아  식사 때만 되면 손님들로 가득차는 꼴로안 대표 맛집이다.

 

 

 

 

카페의 입구에 서면 응아팀카페의 대표 캐릭터가 한손을 들고 서서 오는 손님을 맞이해 준다. 

안 그래도 맛있는 해산물 요리로 인해 꼴로안에 오는 관광객들이 한번씩은 들리게 되는 유명한 레스토랑인데

지난해에는 1,298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도둑들'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해서 더 유명해졌다. 

 

카페 앞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에서 마카오 박과 펩시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영화에 나왔는데

이곳 응아팀 카페에서는 펩시와 예니콜이 한국에서 공수된 가짜 태양의 눈물 다이어몬드를 넘겨받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손님들의 분포는 다양하다. 꼴로안을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집일 뿐 아니라

마카오 반도보다도 저렴한 시세에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고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카페 안에는 이렇게 아름드리 반얀나무가 군데군데 자라고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고

 

 

 

 

주방 옆 거대한 수족관에는 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손님 상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자주색 깅엄체크의 테이블보가 깔린 테이블 앞에 앉아 응아팀카페의 메뉴판을 살펴보기로 한다.

 

 

 

 

광둥어와 포르투갈어, 영어로 된 메뉴판을 한참이나 보았지만 어느게 맛있는 요리인지 당최 짐작이 안 간다.

하는 수 없이 여종업원에게 맛있는 것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조개 요리와 왕새우 요리를 추천한다.

추천해주는대로 주문을 하니 씽긋 웃으며 '한국 스타일'이라는 멘트도 덧붙여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제일 먼저 상에 나오는건 물티슈 십여장과 많은 이쑤시개들.....

듣자하니 마카오에선 이렇게 물티슈를 많이 주는 식당이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따스한 차와 함께 따스한 빵이 먼저 나왔다. 모양도 예쁘지만 냄새 한번 정말 고소하다.

 

 

 

 

양손으로 쥐고 갈라서 빵맛을 보니 아.....! 고소하고 담백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윽고 상 위에 주문한 요리들이 다 차려졌다. 찔끔찔끔 내놓지 않고 우리나라 식당처럼 한꺼번에 내주니 너무 좋다. 히힛!

 

 

 

 

샐러드는 정말 신선한 맛이다.토마토, 오이, 양파....등의 야채에

올리브오일, 식초, 레몬 쥬스로 드레싱을 한 그린 샐러드는 마카오의 대표적 샐러드.

 

 

 

 

조개 요리는 짭짤하면서도 간이 잘 맞아 현지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왕새우와 피망을 볶아낸 요리도 고소하고 바삭하니 아주 맛나다.

 

 

 

 

새우는 매콤하면서도 바삭하니 씹는 맛이 있어 좋다. 역시나 재료가 신선해야 좋은 맛을 낼 수 있는건가 보다.

 

 

 

 

빵, 샐러드, 조개 요리, 새우 요리를 둘이서 순식간에 다 해치우고 나니 배도 살짝 부르고 노곤함마져 사르르 밀려온다.

 

 

 

 

새우와 조개 요리, 샐러드, 음료수를 먹은 합이 193 MOP, 세금을 합하니 모두 212 MOP가 나왔다.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약 28,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유명 카페라 그런지 음식 값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다.

가격은 그다지 착하지 않지만 음식 맛은 상당히 훌륭하고 카페 주변 분위기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편이다.

마카오 사람들이 좋아하는 수더분한 로컬 푸드에 도전하고 싶은 여행객들이라면 꼭 들러보아야 할 곳

마카오 꼴로안 빌리지의 노천 레스토랑 '응아팀 카페'를 소개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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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건지 먹으러 다니는건지 헷갈리는 루비의 마카오 여행.

동서양 음식의 조화가 특징인 먹거리의 천국 마카오 음식 소개 편에는

마카오의 유명 길거리 음식(Street Food) 어묵꼬치 포스팅에 이어

 어묵거리에 위치한 유명한 젤라토(아이스크림)가게를 소개할까 한다.

 

 

 

 

마카오 어묵거리에 위치한 유명 젤라토 가게 '레몬첼로(Lemon Cello)'.

이곳 레몬첼로는 유난히 젊은 여자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다. 

 

어묵거리에서 어묵꼬치를 먹고나서 약간의 느끼함을 달래기에는 산뜻한 젤라토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이곳의 젤라토는 모두 이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천연 젤라토라고 한다.

 

 

 

 

31가지의 골라먹는 재미를 느끼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못지 않게 다양한 맛과 재료를 자랑하는 레몬첼로의 젤라토.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레몬첼로의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인증샷들도 많이 붙여져있다.

 

  

젤라토는 싱글컵과 더블컵으로 담아주는데 싱글컵은 25 MOP(3,400원),

두가지 맛을 담아주는 더블컵은 30 MOP(4,100원) 정도이다.

 

 

 

 

우선 맛보기로 구아바맛 싱글컵 하나를 주문했다.

 

 

 

 

레몬첼로 앞에 서서 구아바맛 젤라토 한숟가락을 떠서 입안에 살며시 넣어본다.

음.....너~~~~무 상큼해!

부드러운 젤라토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입안에 상큼한 구아바향이 가득해진다.

 

 

 

 

구아바 젤라토 맛에 홀딱 반한 나머지 싱글컵을 다 비우자마자 다시 더블컵을 두개 주문했다.

젤라토맛은 키위, 진저, 구아바, 로즈티......^^

여러가지 맛의 과일 향과 함께 부드러운 젤라토를 음미하니 온몸에 행복감이 피어오른다.

 

아이스크림보다 공기를 덜 포함하고 있으며 밀도는 더 크다는 젤라토(Gelato).

본고장 이탈리아의 정통 젤라토에 별로 뒤지지 않는 마카오 레몬첼로는

마카오 어묵거리에서 스쳐지나지 말고 꼭 들려보아야 할 귀엽고 상큼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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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동양과 서양의 화려한 만남, 31개나 되는 세계문화유산,

별빛처럼 반짝이는 화려한 카지노와 럭셔리 호텔, 호화 쇼핑......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마카오가 각가지 음식을

골라 골라 맛볼 수 있는 먹거리의 천국이라는 것이다.

광둥요리와 포르투갈 요리가 조화를 이룬 매케니즈 요리를 비롯해서

필자와 S양의 마카오 처묵처묵로드 기행 중에서도 오늘은 

맛보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어묵거리의 어묵꼬치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마카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유명한 로우카우맨션앞에 이르니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물씬 풍긴다. 

 길거리 벤치에 앉은 사람들은 너도 나도 무엇인가 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여기가 바로 마카오의 유명한 어묵 거리(어묵 골목)인 것이다. 

어묵거리에 늘어서 있는 가게에는 다양한 재료와 모양의 어묵들이 꼬치에 잔뜩 꿰어져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우리나라의 길거리 어묵들은 길다란 원통형이거나 넓적한 모양이 많은데에 반해

마카오 어묵들은 동글동글한 어묵이 한 꼬치에 여러개 꿰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묵의 색깔과 재료는 정말 다양하기 그지없다.

맛살, 소시지, 새우, 치즈......여러가지 부재료가 어묵 속에 들어 있어 골라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꼬치는 재료에 따라서 가격이 서로 다른데 꼬치 한개 당 6~8 MOP 정도의 가격이다.

[1 MOP (마카오 파타카) = 1H$ (홍콩달러) = 한화 138원]

 

 

 

 

정통 어묵 뿐 아니라 어묵과 함께 먹는 기타 치의 종류도 정말 다양하기 그지 없다.

호박, 두부, 다시마, 두부 튀긴 것, 양배추, 배추, 각종 버섯.......

정말 꼬치로 못 꿰는게 없는 마카오 사람들이다.

 

 

 

 

때로는 오징어, 내장, 천엽......등의 다소 혐오스런 모습의 꼬치도 눈에 뜨인다.

 

 

 

 

어묵 꼬치를 먹을 때엔 어묵만 먹는 것이 아니라 어묵과 함께 

버섯, 다시마, 배추, 당면, 튀긴 두부껍직 등 자신에 기호에 맞게 믹스해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 

자지가 먹고 싶은 어묵을 종류대로 골라 주인에게 건네주면 담은 어묵이 모두 얼마인지 계산해준다.

 

 

 

 

계산하고 나면 골라 담은 어묵 꼬치와 기타야채 꼬치들을 펄펄 끓는 육수에 담궈 따끈하게 데워서 담아주는데

어묵 위에 고기와 야채들을 진하게 우려낸 육수도 함께 끼얹어준다.

일부 한국 사람들은 중국 특유의 약간의 노린내가 나는 이런 육수의 냄새가 싫어

어묵을 보고도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마카오에 와서 어묵 꼬치를 먹어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두고 두고 후회할 수 있다.

 

 

 

 

그리고 맨 마지막 꼬치 위에 끼얹는 소스는 카레 소스와 칠리 소스  두가지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각가지 어묵꼬치와 당면, 채소 등을 익혀 육수를 붓고

카레 소스를 올린 마카오의 대표 주전부리 어묵 꼬치 한그릇이 완성되었다.

커다란 그릇에 한가득 담은 어묵꼬치는 51 MOP(한화 약 7,000원).

어묵은 약간 커서 한입에 먹기는 약간 부담스러워 두어번에 베어먹는데

소스와 잘 어울린 따뜻한 어묵 꼬치는 정말 죽여주는 맛이다.

한국에서 먹는 어묵과는 달리 탱글거리고 쫄깃하여 씹는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어묵 한그릇 먹고나면 배가 어느 정도 불러지니 간식이 아니라 한끼 음식으로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 끌끔한 입가심을 위해 레몬녹차 한잔을 더하면 금상첨화!

 

여행중 길거리 음식을 사먹으면 혹시 탈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마카오에서 던져버려도 좋다.

마카오에서는 노점상의 음식도 위생상태를 걱정안하고 마음대로 사먹을 수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 마카오 전역의 먹거리 위생 상태를 철저히 점검할 뿐 아니라

자격요건에 미비하면 언제든 가차없이 허가 취소를 내리기 때문에 걱정없이 사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카오의 명물 골목 어묵거리. 마카오에서는 빠짐없이 들려야 할 필수 여행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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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도미니크 성당을 떠나 성 바울 성당의 유적으로 올라가는 길,

차 한대도 겨우 지나갈 듯한 조그마한 골목길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십여개의 육포집, 과자집이 저마다의 색깔과 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양옆으로 펼쳐지는 여러가지 먹거리 상점들 사이로

넓은 바구니를 펼쳐 든 남자들이 광동어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어조로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호객한다.

호객하는 남자들 손에 든 바구니에는 맛나 보이는 쿠키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너도 나도 손을 뻗어 쿠키를 한 두개씩 집어 들어 맛을 본다.

필자도 질새라 바구니로 손을 뻗어 쿠키 두어개를 집어들어본다.

쿠키 하나를 입안에서 깨물자 입안에서 파슬파슬 부서지며 고소함이 온 입 안으로 전해진다. 맛있다!

 

 

 

 

다른 가게도 여기 저기 살펴보니 쿠키며 육포들이 시식 코너에 진열되어 있다.

쿠키와 함께 마카오 명물 간식거리 육포도 얼른 몇개 집어 맛을 본다.

 

  

짭짜름하면서도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마카오 육포를 한번 맛보니 계속 손이 가게 된다.

육포집 종업원은 커다란 육포를 가위로 슥슥 잘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먹어보라고 강권한다.

골목 양옆에 늘어선 가게 마다 손만 내어밀면 여러가지 육포의 맛을 얼마든지 음미할 수 있다.

  

 

마카오의 육포는 고기를 짜게 해서 바싹 말린 일반 육포와는 조금 다른데

초벌구이한 육포를 중국 대륙에서 가져와 다시 양념해서 구워낸다고 한다.

주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을 도톰하게 자른 뒤 달콤한 맛, 매콤한 맛 등

여러가지 다양한 양념을 발라 쫄깃하게 구어낸 것이 대부분인데

가게 마다 육포의 육질은 비슷하지만 양념과 굽는 방식으로 승부를 낸다고......

 

 

 

 

종업원들이 잘라서 건네주는 육포를 시식한 후에는

원하는 만큼 중량대로 사면 되는데 가격은 대략 1磅(파운드)에 약 9천원 정도이다.

하지만 마카오 육포는 국내 반입금지인지라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게 아쉬운 점이다.

 

  

육포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코이케이(鉅記手信)는 초이 헝윤(咀香園)과 함께 아몬드 쿠키와 육포로 유명한 집.

세나도 광장을 비롯해서 마카오 일대에 수많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는 코이케이(Pastelaria Koi Kei)로 들어가본다.

길거리에서 노란색 큼지막한 봉투를 든 여행객들의 십중팔구는 이곳에서 쇼핑을 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가게 안에 발을 들이면 아몬드 쿠키, 계란 과자, 생강 캔디, 땅콩 누가 등

고소하고 달콤한 간식거리가 여행객의 입맛을 유혹한다.

 

 

  

 

 

 

가게 입구에서는 둥글넙적한 팬에 직접 계란과자를 굽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단권(蛋卷, dànjuǎn)이라고 부르는 마카오 계란과자는 계란 밀가루 반죽을 팬에다 얇게 편 후 돼지고기 간 것과 깨, 김을 넣고

살짝 구워 돌돌 말아내어놓는 과자인데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 사람들은 한참이나 옆에 서서 구경하곤 한다.

  

 

 

 

마카오의 쿠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아몬드쿠키(杏仁餠, Almond Cookie)이다.

녹두를 비롯해 아몬드, 분유, 땅콩, 깨, 코코넛 등의 가루를 다식판 비슷한 것에 넣어 다져 만드는데

쿠키를 만드는 기술자의 손길이 얼마나 빠른지 손이 안 보일 정도이다.

  

 

 

 

한 입 깨물면 파슬파슬 부스러지면서 고소함이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아몬드 쿠키.

블랙커피를 앞에 두면 제일 많이 생각나는 마카오 제일의 완소 쿠키이다.

 

 

 

 

한쪽 귀퉁이에는 이렇게 말린 생선이 몇 마리씩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포르투갈 사람들의 국민 음식 재료인 바칼라우(Bacalhau)이다.

소금에 절인 대구를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에 수백가지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는데

'포르투갈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활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느 집이든 어떤 요리든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다.  

 

 

     

      

      

 

 

코이 케이를 비롯하여 육포 거리의 모든 쿠키전문점에서는 이렇게 시식용 과자들이 즐비하다.

육포거리에 산재한 가게 여기저기를 한 바퀴 돌며 진열된 과자 앞 통에 담겨진 시식용 과자들을 집어먹다 보니

어느덧 요기가 되고 배가 살짝 불러와 점심을 안 먹어도 될 정도가 되어 버렸다.

필자 뿐 아니라 다른 여행객들도 시식 음식에 혹하여 가게를 떠나지 않는 모습이 많이 보이기도 했다.

 

  

100여 m남짓한 거리를 육포 맛 , 쿠키 맛이 골목길을 하루 종일 휘감고 있는 마카오 육포거리.

마카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빠지지 않고 지나가는 마카오 최고의 시식코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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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를 대표하는 음식을 크게 몇가지로 나눈다면
광동요리와 포르투갈 요리가 만난 매케니즈요리(Macanese Food),
광동요리(Cantonese Food),
현지 음식(Local Food),
길거리 음식(Street Food)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마카오의 로컬 푸드(현지 음식)야 말로
가장 유니크한 마카오만의 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맛은 물론이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영어가 통하지 않는 불편을 감수하고도
몇번이고 들려서 맛보고 싶은 곳이 마카오의 로컬 푸드 식당이다.


마카오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메뉴는 국수(麵)와 죽(粥)이라고 한다.
국수와 죽을 함께 파는 식당을 '죽면전가(粥麵專家)'라고 하는데 죽면전가 중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은
세나도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웡 치 케이(黃技記, Wong Chi Kei)'이다.


홍콩에도 분점이 있는 웡 치 케이는 세나도 광장에 위치한 이집이 본점인데 의외로 식당 안은 매우 협소하다.
1층은 카운터와 테이블 4개 정도가 고작인 정도.......

2층, 3층도 협소한 공간이긴 마찬기지인데 이곳에서 국수와 죽을 즐기기 위해 온 손님들로 아침부터 초만원이다.





이곳에서는 완탕면을 비롯해 볶음 국수, 매콤한 사천식 국수 등 다양한 면요리와 죽, 볶음밥을 주메뉴로 삼고 있는데
아침인지라 부담없이 위를 달래기 위해 완탕면(雲呑麵)과 우편죽(牛片粥)을 한그릇씩만 주문해본다.




앉자마자 내다주는 차 한잔으로 빈 속을 달래니 온 몸이 따스하고 속이 확 풀려 자꾸만 홀짝거리며 차를 들이키게 된다.

 



차 한잔 마시고 있으니 금방 완탕면이 나왔다.
가느다란 국수면 위에 마치 날개가 달린 듯 특이한 모양의 만두가 여러개 올려진게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통새우와 돼지고기를 얇은 피로 싸서 만두처럼 만든 완탕을 칼칼한 국물에 넣어 만드는 완탕면은 
마카오에서 꼭 맛보아야 할 음식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완탕을 하나 집어 베어물어본다. 얇디 얇은 만두피 안에 오동통하니 살이 오른 붉은 새우가 더욱 식감을 자극한다.
새우는 탱탱하고 쫄깃한게 씹는 맛이 그저그만인데 완탕면의 국물 맛도 느끼하지 않고 시원하고 칼칼하다. 




완탕도 완탕이지만 국수면은 정말 예술이다.
처음에 입에 넣었을 땐 약간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씹으니 입 안에서 잘 퍼지고 
라면과는 달리 다 먹을 때까지 전혀 퍼지지 않고 꼬들꼬들한 맛을 유지해서 너무 좋다. 
면발의 굵기가 우리나라 스낵면보다 훨씬 가는데 면발의 색깔이 유난히 노란빛이다.

알고 보니 계란, 간수 등을 넣어 반죽했기 때문에 노란빛을 띤다고 하는데
계란에는 소화를 돕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 먹기에 특히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완탕면 한그릇을 둘이 나누어 먹고 이번에는 우편죽(牛片粥))을 맛보기로 한다.
마카오에서 죽은 '콘쥐(congee)'라고 하는데 중국인들의 아침 식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것이 바로 죽이다.




쇠고기를 얇게 썬 우편(牛片)은 꼬들꼬들한 것이 씹는 감칠 맛이 있고 죽은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게 목으로 잘 넘어간다.
분명히 한국적인 죽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맛이 깔끔하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충분히 잘 맞는 맛이다.




완탕면 한그릇과 우편죽 한그릇을 시켜 두사람이 바꾸어가며 맛보다보니 어느새 그릇이 싹 비워졌다.
주문할 때는 양이 너무 적지 않을까 우려도 했는데 다 먹고 수저를 놓으니 아침 식사으로는 위에 부담도 적고 딱 맞는 양이다.

마카오 여행을 와서 호텔 레스토랑의 스탠다드한 음식만 먹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마카오를 반만 이해하고 가는 것이 아닐까?
웡 치 케이에서 맛본 완탕면과 우편죽은 글로벌한 미각을 가진 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식성이 다소 까다로운 한국인여행자가 먹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마카오 로컬푸드의 최강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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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하 성당, 릴라우광장, 만다린 하우스, 아마 사원을 돌아보고
바라 광장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한참의 휴식을 하고 나니
벌써 서산에 해가 넘어가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져 간다.
헨리스갤리에서 배를 두드리며 매케니즈 요리를 먹었지만 여러곳을 돌아보느라 벌써 허기가 진다.
아마 사원에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생각했지만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막상 근처에 가서 보니 가게가 문을 닫은 상태이다.
길목의 다른 작은 식당들도 마찬가지. 일요일인데다 이미 많이 어두워져서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다.
이 골목, 저 골목.......한참을 헤매어 봐도 문을 연 식당은 커녕 노점도 하나 없다.
다리는 아프고......배는 등에 붙었고.....지친 다리를 질질 끌며 걷다 보니
저멀리 골목 중간에 문을 연 식당이 하나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여 식당 앞에 가 보니 그야말로 자그마하고 평범한 동네식당이다.
우리나라 김밥천국같은 동네분식집인 듯.....
문을 밀고 안에 들어가니 의외로 실내가 매우 깔끔하다. 인테리어를 비롯해서 식탁도 상당히 청결하다.
마카오는 모든 식당이 5개 기관의 점검을 거쳐야 영업을 할 수 있고 기준에 어긋나면 당장이라도 영업정지라더니 정말 그런 듯......





중국 사람들은 일류 식당일수록 메뉴가 많고 수많은 메뉴를 다 요리할 수 있어야 최고의 요리사이기 때문에
한국 식당 중에서 곰탕집, 국수집, 북엇국집....처럼 한가지 메뉴만 있는 집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더니
동네에 위치한 자그마한 분식집인데도 메뉴의 수가 정말 정말  많다.

그런데 무얼 먹어야 하나.....?
짧은 한자실력을 총동원해서 읽어보아도 도대체 메뉴에 적힌 음식을 유추하기가 힘들다.
거기다 주인은 영어를 한 마디도 할줄 모르고 우리는 광동어를 한마디도 모르고.....
보다 못한 아기와 함께 와서 식사를 하고 있던 옆 좌석의 젊은 새댁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새댁은 굴러가는 듯 유창한 영어로 메뉴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해주어
 고민 끝에 양고기, 버섯 탕면, 배추 작채 등을 시켰다.





음식을 주문하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버섯 탕면 한그릇이 나왔다.
우리나라 같으면 표고버섯을 곱게 채썰어 국수에 넣었을텐데 여기서는 커다란 표고버섯 6~7개가 통째로 들어있다....ㄷㄷㄷ




버섯 탕면은 보기에는 라면 같은데 훨씬 더 면발이 가늘고 고들고들하다.
이렇게 큰 버섯을 어케 베어 먹어?라고 생각했던 버섯도 의외로 먹을만 하다.




그 다음에 나온 배추 작채는 배추를 그냥 고깃물에 데친데다 위에 소소를 슬쩍 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의 비쥬얼은 불쌍하기 짝이 없는데 먹어보니 이것 또한 신기하게 맛이 있다.
단순한 요리에서 이런 맛이 나다니!





그 다음에 주요리로 시킨 양고기가 중간 정도 크기 냄비에 양고기 한가득 담겨나왔다.
우리나라 샤부샤부같이 얇게 저민 양고기를 예상했는데 이건 고기 토막 하나가 완전히 주먹만 하다.




처음에 탁자에 올려졌을 때 약간은 식은 듯하던 냄비가 탁자 위에 올려놓고 조금 있으니 바글바글 끓기 시작한다.
어! 이거 웬일이지? 자세히 보니 검정유리처럼 되어 있는 탁자가 알고보니 인덕션(induction)이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검정색유리탁자인줄 알았는데......
숯불화덕이 내장되어 있거나 휴대용버너를 올리는 우리나라 시스템보다 훨씬 있이는 시스템이다.




바글바글 끓고 있는 양고기토막을 꺼내어 살펴본다. 갈비 사이로 보이는 골수며 살코기들이 푸짐해 보인다. 




앞접시에 몇점 덜어서 맛을 본다. 야채는 거의 없이 양고기만 넣고 삶은 것이라 역시나 많이 느끼하다.

거기다 고기토막 하나는 얼마나 큰지 베어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고......
뱃속 깊은 곳에서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이 마구마구 밀려온다.




느끼함을 참으며 양고기 몇점 베어먹으니 금방 배가 불러 그만 먹을까? 생각도 되었지만

'언제 또 마카오 동네 식당에 와서 이런거 먹어보겠어?' 하는 마음에 주문한 음식은 다 해치우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먹어본다.




냄비 속에 살코기 외에 이렇게 정체모를 부위(?)도 몇개 들어 있는게 보인다.

'대체 이게 뭐지?' 앞접시에 덜어서 먹어보니 혐오스럽게 생긴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쫄깃쫄깃한 맛이다.




양고기 샤부샤부 한 냄비, 탕면과 데친 배추 한접시......역시 두 사람이 다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나온 음식 다 먹기'가 도전과제였지만 여자 두명이 다 먹기엔 역부족이라 접시 비우는 목표는 부득이 수정을 해야했다.




배터지게 먹고 나서 계산대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양고기는 68파타카, 배추 작채는 15파타카, 버섯 탕면은 17파타카로 합이 100파타카가 나왔다.

우리나라 환율로 치면 약 15,000원 정도이다.
식당의 문을 밀고 나서니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이 마구마구 밀려와 김치찌게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지만
간만에 푸짐하게 먹은 양고기의 힘으로 호텔까지 힘있는 발걸음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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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10시 30분에 마카오 국제 공항에 도착하고 택시로 리베라 호텔로 이동하여
체크인 후 호텔 룸에 짐을 풀고 나니 아직 12시도 안 되었다.
아침 8시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에어 마카오편은 일찍 도착하기 때문에
하루 일정을 짜투리 시간 없이 그대로 소화할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마카오에서의 첫날! 하루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식사부터 해야 할 일.
이번 여행에서의 식사는 호텔에서 해결하지 않고
모두 현지식으로 해결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먼저 호텔 밖으로 나서본다.




펜하 언덕 위 리베라 호텔에서 5분 정도 걸어서 내려오니 사이반 호수가 바로 눈 앞에 펼져진다.
크지 않은 호수이지만 주변엔 아름드리 나무들이 심겨져 있고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너무 쾌적한 느낌을 준다.




호수 바로 맞은 편엔 마카오 타워가 위엄있게 버티고 있고 그 뒷편으로는 사이반 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낮에는 약간의 박무로 인해 하늘이 뿌옇게 보이지만 밤에 호숫가에서 보는 주변 야경은 정말 환상 그 자체인 곳이다.




호수 앞길 '민국대마로(民國大馬路)' 앞에 마카오 맛집으로 유명한 '헨리스 갤리(Henri's Galley)'가 있다.
가이드북과 지도에도 빠짐없이 나와 있는 '헨리스 갤리'는 매케니즈 요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란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 정오가 되기도 전에 찾아간지라 우리가 헨리스 갤리의 오늘 첫 손님이다.




지도에도 나와 았는 맛집이라기에 아주 클 줄 알았더니 의외로 테이블 8개 정도의 자그마한 레스토랑이다.




벽에는 갤리선의 그림들이 걸려 있고 닻과 키, 배의 핸들......등 모든 인테리어는 바다와 항해를 주로 한 컨셉이다.
'갤리(Galley)'가 바로 '로마시대 노예선인 갤리선'이란 뜻과 함께 '선박, 항공기의 조리실'을 의미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36년간 마카오 사람들과 여행객들의 입맛으로 검증을 거친 이 레스토랑은
지금은 '헨리'의 아들 '레이몬드'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하나 하나 물어보고 있다.
 


허락을 구한 후 레스토랑 내의 사진을 여기저기 찍고 있으니 훈남 직원이 손짓을 하며 문 입구에 걸린 종도 찍으란다.
사진을 다 찍고 생각하니 줄을 흔들어 종을 한번 쳐 보지 않은 것이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매케니즈(Macanese)'란 포트투갈인과 중국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들을 이르는 말인데 

1500년대 명나라 군대를 도와준 대가로 마카오 거주권을 얻게 된 포르투갈 사람들은 고향 음식을 마카오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악한 운송 여건 탓에 재료들은 마카오에 도착하기도 전에 썩어버렸는데
이들은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마카오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 대체하고 요리법까지 마카오의 것과 혼합했다.
이들은 중국의 재료를 비롯해 대양을 누비며 가져온 인도의 후추와 칠리, 아프리카의 피리피리 고추,
말레이의 고수와 코코넛 밀크, 브라질의 고구마와 땅콩 등을 자유롭게 적용해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내었다.
세대를 거듭하며 포르투갈 요리를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 마카오 사람들까지 가세해서
마카오 만의 독특한 음식인 매케니즈 푸드(Macanese Food)가 완성되었다.

오직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케니즈 푸드는 그야말로 '퓨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요리이다.




여행의 동반자인 B양과 필자의 이번 마카오 여행은 '처묵처묵 로드'라고 명명할 만큼 '먹는데 주력한 여행'이므로

매케니즈 요리의 대표적 메뉴인 바칼라우 수프, 커리 크랩, 아프리칸 치킨, 샐러드를 다 주문했다.
도대체 이 많은 음식을 다 먹기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커리 크랩을 주문했더니 살아서 움직이는 게를 테이블까지 가져와서 보여준다.

커리 크랩은 보통 280파타카(MOP) 정도의 시세이나
오늘 게는 크기가 작은 것이라 210파타카를 받는다고 하길래 요리를 부탁했다.




제일 먼저 빵이 나왔다. 우리나라 말 '빵'은 바로 포르투갈어 '빠오(pão)'에서 온 것.
마카오에서도 역시 빵을 빠오라고 부르는데 원조의 맛 답게 따스하고 부드럽기 이를데 없는 맛이다.





빵과 함께 제일 먼저 '바칼라우 수프(Bacalhau Soup)'가 나왔는데 '바칼라우'는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 같은 재료이다.
포르투갈에는 '꿈을 먹고 살고, 바칼라우를 먹고 생활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칼라우는 포르투갈의 국민요리로 통한다.
바칼라우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것인데 수백가지의 요리에 사용되고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날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곁들여져 나온 고수를 적절히 투입한 다음 수프의 맛을 보았다.
우리 나라 레스토랑의 야채 수프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말린 대구인 바칼라우가 수프 안에 듬뿍 들어있다.
바칼라우는 짭쪼롬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이 좋았는데 대구 가시가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스프를 해치우고 나니 드디어 주요리인 '커리 크랩(Curry  Fresh Crab)'이 나왔다.
핸리스 갤리의 베스트 메뉴인 커리 크랩은 신선한 대게 한 마리를 넣고 볶은 후
커리 소스에 마늘, 고추, 양파를 섞고 후추로 간을 한 음식이다.

소스 특유에 향에다 매콤한 맛이 가미된 커리 크랩은 2인 정도가 함께 먹으면 알맞은 양이다.




작은 대게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은 커리 크랩은 스푼과 포크로 집어서 개인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된다.




자! 이젠 우아하게 나이프나 포크를 쓸 때가 아니다.
엄청나게 많이 비치된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 게 딱딱하게 무장한 게껍질을 집게로 부스러뜨리고 해체한 후
그 속에 꼭꼭 숨은 게살을 하나 하나 발라먹을 차례이다.





마카오의 해산물은 모두 다 신선하기 그지 없다더니 커리 소스와 어울린 게살은 부드럽고도 쫄깃한 것이 맛이 일품이다.
과연 헨리스 갤러리의 대표 메뉴라 할만한 음식 다워서 게딱지 속까지 싹싹 긁어서먹고 나니 테이블 위는 전쟁터가 되었다.
남은 커리 크랩 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커리 크랩을 다 해치우고 나니 이번에는 '아프리칸 치킨(Galinha Africana)'이 나왔다.
너무 매워서 이 요리를 먹으면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더워진다든지 아니면 처음 이 요리를 만든 사람이
모잠비크 사람이라서 아프리칸 치킨으로 이름 붙었다든지
이름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치킨이 매워도 괜찮느냐고 물어보길래 많이 매운걸 예상했는데 매운 맛에 강한 한국 사람에겐 새발의 피 정도이다.
이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불닭 같은 걸 먹여보면 단번에 두 손 들고 항복하게 되지 않을까?
10여 종의 향신료를 넣어 구웠다는 아프리칸 치킨은 맵싸한 향과 달콤 쌉싸래한 맛이 치킨의 질감과 잘 어우러진다.
그런데 치킨의 양이 너무 많다. 이미 수프와 빵, 커리 크랩으로 배가 어느 정도 찬지라 다 먹을 수나 있을른지.....




치킨이 매우 부드러워 보여서 나이프와 포크로 먼저 해체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치킨이란건 손으로 뜯어 먹어야 제 맛인 것!
영국 사람들도 치킨을 먹을 땐 꼭 손으로 뜯어 먹으면서
"빅토리아 여왕께서도 이렇게 손으로 뜯어 먹었어!"하고 자랑스럽게 먹는다니 말이다.





한참 아프리칸 치킨을 뜯어 먹다 보니 주문한 샐러드가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샐러드는 안 주냐고 했더니 아차! 실수로 빠뜨렸다고 황급히 주방으로 뛰어간 종업원. 금방 신선한 샐러드 접시를 가지고 왔다.




매케니즈 요리에서 가장 일반적인 '그린 샐러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야채 샐러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식초와 찬 물에 담가 놓아 식감을 잘 살린 양파, 토마토, 피망, 오이, 양상추, 올리브 등의 재료에
올리브 오일과 레몬 주스를 뿌려 놓은 너무나 신선한 샐러드이다.
아삭거리는 식감과 함께 상큼한 맛의 샐러드는 치킨으로 다소 느끼해진 위장을 다시 산뜻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주문한 메뉴를 다 먹었지만 후식으로 커피 한잔 빠뜨릴 수는 없는 법.
필자는 에스프레소 한잔을, B양은 아이스 카페 한잔을 주문했다. 커피 맛도 역시 기대 이상이다.




식사가 끝나면 제 자리에서 계산서(bill)을 갖다 달라고 하면 된다.
샐러드, 수프, 아프리칸 치킨, 커리 크랩, 커피에 10% 봉사료를 포함해서 합이 546.7파타카(MOP)가 나왔다.
1MOP가 150원 정도이니 한화로 치면 82,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이곳의 종업원들은 하나 같이 친절하고 항상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게 특징이다.
필자와 B양이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고 음식 이름을 수첩에 적고 하는 동안 
너무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금방 환한 웃음으로 웃어주곤 했다.

마카오 유명 맛집이라기에 다소 형식적으로 손님을 대할 줄 알았던 필자에게는
맛과 서비스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헨리스 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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