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타르에서 머무는 동안 밤의 몽골을 느껴보기 위해 여기저기 다녀보았는데
다운타운 한가운데 엄청나게 큰 게르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몽골에서는 이와 같은 전통식 이동주택인 게르가 시내 한복판에도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
울란바타르 시민의 거의 반 정도가 게르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이전 포스트  아파트와 섞여 있는 몽골 천막집 게르 에서 자세히 말씀드린바 있다.



가까이 가보니 이 엄청난 규모의 게르는 다름아닌 갤러리였다.


'Welcome to our Gallery' 라고 쓰여진 게르의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가 보았다.


아.....! 소박하기 그지없는 외관에 비해 내부는 엄청나게 넓었고 분위기 또한 아주 아늑했다.


넓기만 한게 아니라 유니(uni,나무기둥 윗부분)가 2중으로 되어 있고
보통은 2개 뿐인 게르의 중심 기둥 바가나(bagana)도 4개로써  
천정까지의 높이도 엄청 높은 거의 호화 주택 수준의 게르였다. 


지붕의 둥근 천정인 터너(toono)도 엄청나게 큰 사이즈인데 한쪽 부분은 열어두어서 컴컴한 밤 하늘이 그대로 드러났다.


벽에는 소품을 비롯해서 상당한 크기까지 많은 미술품들이 걸려 있었는데 몽골의 풍속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림 아래에 쓰여진 글자에 눈이 갔는데 이 글자는  위구르 문자를 개량한 몽골의 전통 문자로서 한자처럼 위에서 아래로 쓰는게 특징이다.
몽골은 이렇게 몽골 전통 글자를 쓰다가 공산화 이후 현재는 키릴문자(Cyrillic=러시아어 표기에 쓰임)을 차용하여 쓰고 있다.


그림 중에는 말을 형상화한 추상적인 그림으로부터  


사실적인 그림까지 말 그림이 많이 등장하는데


걸음마보다 말타기를 먼저 배운다고 할만큼 몽골인들의 삶은 말과 깊이 관련되어 있고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교통 수단이다.


몽골의 파란 하늘 아래 낙타의 무리가 떼지어가는 아주 시원한 그림도 있는데 


아라비아 낙타가 혹이 하나인데 반해 고비사막의 낙타는 혹이 두개이라서 혹 속의 지방질로 열악한 환경을 잘 견딜 수 있다.


 '루브즈'라는 방한모를 쓴 남자가 연주하는 악기는 몽골의 대표적인 악기 '모린호르(morin khuur)로써
 악기의 머리에 말머리를 조각했을 뿐 아니라 말총을 현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마두금(馬頭琴)이라고 부른다.
모습과 소리는 우리나라 해금과 흡사하여 애절한 느낌이 든다.


여인네들이 모여 앉아 양털을 두들겨 손질하고 있는데 양털은 옷은 물론이고 양탄자에서 게르를 덮는 직물까지 다양한 용도로 널리 쓰이는 필수품이다.


독수리를 한팔에 앉히고 말을 달리는 그림에서는 유라시아를 평정한 몽골인의 기상이 느껴진다.
몽골의 관광지에 가면 이렇게 독수리를 한팔에 앉히고 사진을 찍는 경험도 해볼 수가 있다.


아주 큰 사이즈로 그려진 몽골 씨름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체급 구분과 경기 시간 제한이 없는 몽골 씨름은 상대방의 무릎이나 팔꿈치등을 먼저 땅에 닿게 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데
최후의 승자는 나담 축제(7월 11~13일)기간 중 시합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몽골 대통령에게 푸짐한 선물을 받는다.

 선수들은 시합이 개시되기 전이나 승리하고 나서는 이와 같이 '잔진 말드가이'라는 모자를 쓰고
'가루다(전설 속의 동쪽 새)' 모형 주위를 돌며 날갯짓을 흉내낸다.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칭호는 매, 코끼리, 사자,거인인데 '거인'은 나담 축제 연승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칭호이다.


아이는 몽골인들에게 신앙과도 같은 존재이다.
태아숭배사상이라고 할 정도로 아이는 귀하게 대접받으며 임산부는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용서받는다.
교육열도 엄청 높아서 교육을 국가 정책의 우선 과제로 생각하며 
몽골인의 가장 큰 소망은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몽골 민속의상은 지금도 남녀 구분이 없이 언제나 애용되는 옷이다.
 델(deel)이라고 부르는 이 옷은 위아래가 하나로 된 소매가 달린 헐렁한 가운인데
칼라가 있고 앞부분이 크게 겹쳐져 허리띠로 졸라매게 되어 있다.
몽골에 살고 있는 각 민족은 델의 재단, 색깔, 장식품으로 자기들의 민족을 구분한다.


모자는 남자 여자 모두 사용하며, 과거에는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기 위하여 모자를 썼다.
몽골인들은 모자를 아주 귀하게 여겨 모자는 반드시 허리띠 윗부분이나 선반 위에 놓아야 하는데
모자를 발로 밟으면 그것은 결투를 신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몽골에서 패션의 완성은 모자이다.
모자는 전통의 의미와 실용적인 목적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
몽골사람들은 말드가이(모자)를 쓰지 않으면 복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몽골을 알리는 포스터에 제일 많이 등장하는 머리에 독수리 날개를 단 형상의 이 머리 모양은
몽골인의 난로를 지킨다는 독수리 설화처럼 난로를 지키는 여성의 임무를 표현한 것이라고....


소녀들은 꼭대기에 단추 모양의 보석 장식이 달린 '토르촉' 모자를 쓴다.
모자 꼭대기에서 길게 늘여뜨린 끈이 바람에 날리게 하는데
돈 많은 여자들은 여기다 진주를 매달기도 한다.


이런 모자를 보면 우리네 전통 모자인 '남바위'가 생각난다.
고려말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원나라의 풍습이 전해져 우리의 전통 복식에도 몽골에서 유래한 것이 많은데
남바위나 족두리, 원삼을 비롯하여 연지 곤지, 은장도 등도 그 기원이 몽골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몽골 사람들은 검소한 유목민의 평소 생활을 보상받기 위해 멋지게 입고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난폭한 기후와 거친 생활에도 불구하고 옷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중세의 여행객들은 몽골사람들이 모든 계절에 적합하고 실용성까지 갖춘 옷을 만든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감탄했다.
 


갤러리 안의 그림을 다 돌아본 후 몽골 전통 의상을 아름답게 차려입은 몽골 소녀 앞에 서서 눈을 맞추어 보았다.
눈이 있는 부분을 과감하게 크롭한 구도로 인해 그녀의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눈을 드러내 표현한 것보다 더 과감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소녀의 모습은 내 기억에 아주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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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사람들은 참 감성이 풍부하다.
그들은 사물을 보고 느낀 감정을 바로 시(詩)로 표현할 수 있는 놀라운 감성을 가지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나 남의 시를 낭송하기도 하지만 주로 자기가 지은 시를 낭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 딱딱 들어맞는 멋진 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장기자랑을 하라고 하면
TV에 나오는 유명 가수의 최신곡을 몸을 흔들며 부르는데 반해
몽골 아이들에게 장기 자랑을 하라고 시키니 
다섯명 중에 네명이 시를 암송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란 기억이 있다.



살고 있는 환경은 거칠고 척박하지만 너무나 부드러운 감성을 가진 몽골인들의 음악 또한 듣는이의 가슴을 파고 드는데
몽골을 대표하는 음악이라고 하면 먼저 '흐미'라는 뱃속 저 깊은 곳에서 나는 듯한 노래와 마두금이라고 하는 '모린호르'가 떠올려진다.



몽골을 방문했을 때에 운 좋게도 흐미와 모린호르 연주를 두번이나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한번은 토르고 패션쇼 오프닝 민속 공연에서 들은 음악이었고  또 한번은 울란바타르 인근 투브(Tov)지역을 방문했을 때였다.



투브에서 모린호르 연주를 준비한 아이들은 13세의 인근 지역 중학생이었는데
연전에 한국에 와서 SBS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한 적이 있는 아이들이란다.



흐미( 후미,
회메이, Khoomei ) 는 배와 가슴, 목, 심지어는 머리까지 사용하여 발성하는 몽골인 특유의 전통 음악이다. 

동영상을 보면 확인하시겠지만 도대체 13살된 어린 소년의 목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흐미 한곡을 부르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만큼 힘든다고 하는데
부르는 이의 혼신의 힘과 기가 다 표출되는 듯 콘트라베이스의 음색처럼 굵고 깊은 소리로 울리는 흐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수쳔년 동안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영혼이 깨어나 수천 마리 말과 함께 초원으로 한없이 달려나가는 듯한 착각마져 든다.


 몽골 칸-울지구에서 선물받은 모형 모린호르

흐미와 함께 연주되는 이 악기는 '모린호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말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마두금(馬頭琴)이라고 불리우는 이 악기는
실제로 말총을 현으로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활로 현을 문질러서 소리를 내고 두중의 강약을 서로 다르게 해서 연주하는 악기이다.
음색은 우리나라의 해금과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몽골인들은 애절한 모린호르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지면 두고온 초원의 고향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심지어는 말이 젖이 잘 나지 않을 때도 어미 말 옆에서 모린호르를 연주하기도 한다.
한시간 정도 모린호르를 연주하면 신기하게도 어미말에게서 젖이 돌아 새끼에게 젖을 먹일 수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몽골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편곡된 흐미도 등장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몽돌에서도 전통적인 음악을 전수하려는 젊은이는 그다지 찾기 어렵다고 한다.
흐미를 전수 받으려는 젊은이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몽골인들은 흐미가 그 원형을 잃고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있는데
이는 흐미가 너무 배우기 힘들 뿐만 아니라 전수받아 보아야 그 재능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든 형편이라
청년들은 모두가 보다 실질적인 직업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전통 음악을 전수받고 있는 이  두 아이들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지며
그들이 가진 재능을 더욱 잘 살려 몽골의 귀한 전통을 잘 이어나가는 재목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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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게 개인 날,
버스에 올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Ulannbataar)의 남쪽 외곽지역으로 향한다.




울란바타르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몽골 적십자사 칸-울 지부(Khan -Uul District Red Cross Branch)'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칸-울 지역은 14개 구역에 약 9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사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달동네와 같은 지역이다.



수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지만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이 주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고
가옥 또한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Ger)나 대충 지어진 판잣집이 많고 도시 기반 시설이 부족하여 매우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4일 나담 축제 기간에는 화재가 일어나서 게르 14채가 불타는 불상사가 일어났으며
7월 21일 , 울란바타르를 강타한 집중 호우로 인해 게르 1,000여채가 떠내려 가고 사상자도 났으며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당시 칸-울 지구에 물이 차 올라 사람들이 걷거나 차가 운행하기도 힘든 형편이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길 곳곳에는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어서 길에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칸-울지구의 건강과 구호 활동을 위해 봉사하는 '몽골 적십자사 칸-울지부'를 찾아가는데 거리에 고인 흙탕물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걸어 가야 했다.



조그만 판자문을 통해 들어간 좁은 공간에는 벽돌집 한동과 몽골식 전통 가옥인 게르(Ger) 두채가 있었다.



몽골 적십자사 칸-울지부는 2001년도에 적십자사에서 건립했는데 우리를 맞아준 게르는 EU에서 지어준 것이다.



동네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몇 분이 먼저 오셔서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한국 RCY 일행들은 준비해 간 우정의 선물 일부를 칸-울 지역에 전달했는데 우정의 선물은 생활 필수품과 학용품들이다.



우리가 준비해 간 작은 선물이 이분들에게 귀하게 쓰여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어 복지 센터로 쓰이는 게르 안으로 인도되어 들어갔는데



밝은 외부에서 게르의 실내로 처음 들어가면 갑자기 너무 어두컴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게르의 둥근 천정(터너)에서 들어오는 환한 햇살로 인해 곧 눈이 밝아지고 모든게 익숙해진다.



게르의 북쪽인 신성구역에는 칭기즈 칸의 초상화가 붙어 있고



역대 칸-울지구 적십자 책임자인 듯한(?) 사진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게르의 중앙에는 귀한 생수와 사탕이 전통식 탁자 위에 베풀어져 있었고



 몽골 전통 우유과자인 '아롤(aaruul)' 도 '무지개의 나라 솔롱고스(solongos,몽골에서 한국을 이르는 말)'에서 온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칸-울지구 적십자 지부장과  자원봉사자 대표의 인사가 있은 후 한국측 대표의 인사와
가지고 간 우정의 선물 및 대한 적십자사 총재의 선물 전달식이 이어졌다.




환영해 주신 분들 중에서 녹색 '델(Deel,몽골 전통 의상)'을 곱게 차려 입으신 이 할머니는 1955년부터 지금까지 54년간 자원봉사를 하셨다는데
가슴에는 여러개의 기념 뱃지와 훈장이 빛나고 있어 할머니의 활동 경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자신을 내어주는 자원 봉사를 하셨기 때문일까?
올해 86세라고 하시는데 그 태도는 배우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고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자주색 델을 곱게 차려 입으신 이 할머니는 70년 동안 적십자 자원 봉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몽골 적십자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것을 생각하면 이 할머니는 거의 몽골 적십자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란 델을 입으신 라마승은 이곳에서 학생들에게 전통 예절을 교욱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이 지역 노인들이 나와서 멀리서 온 방문자들을 환영하는 '장기 자랑 공연'이 이어졌다.



봉사 활동을 하러 갔는데 노인들에게 도리어 '위문 공연'을 받은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서 처음에는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노래를 부르거나 기타를 치는 이 노인들에게는
멀리서 온 방문자들에게 자기들의 숨어 있던 실력을 보여준다는게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생각하며 기분좋게 들으면서 박수도 신나게 칠 수 있었다.



노래의 반주로 아코디언과 기타를 연주하던 할아버지는 이어서 기타 독주, 하모니카 독주까지 한다.
한곡이 끝나는가 하면 또 다른 곡이 이어지고......^^
젊었을 때에 한가락 날리고도 남았을 이 할아버지의 끼는 이날 완전 날개를 달았다.



칸-울지부 적십자사 복지센터에서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일과 식사 등을 제공하는 등의 봉사를 하고 있는데



이날 한국에서 방문한 일행은 노인들에게 생활 필수품을 전달하는 외에 몽골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마사지 봉사를 했다.



라마승 또한 한국에서 온 사이비 마사지사(?)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고 편안함을 즐겼다.
발에 신은 특이한 부츠는 '고탈(Gutul)'이라고 하는데 가죽으로 되었으며 우리나라 고무신처럼 앞코가 살짝 들리고 좌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마사지 후 할머니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이쁘게 문신 스티커를 붙여 드리니 너도 나도 와서 팔뚝을 내미셨다.



살며시 스티커를 떼어 문신이 나타나면 "오~~!" 하면서 너무 즐거워 하셨다.



화장을 곱게 하고 몽골 전통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주던 이분도 문신이 아주 맘에 드셨나 보다.



요술 풍선으로 만든 꽃 한 송이를 흔들며 웃으시기도 하고....



풍선 왕관에 팔뚝에는 문신을 하고 이쁜 손길로 주물러주는 마사지까지 받으니 만면에는 웃음이 피어난다.



별 것 아닌 봉사에도 너무나 좋아하고 기분 좋아 하시던 어르신들은 우리의 마사지 봉사를 다 받고 나시더니 
이번엔 수고한 한국 방문자들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싶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놀라서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손사레를 치고 여러번 거절한 후에야 간신히 그분들의 마사지 시도를 막을 수가 있었다. 




몽골 어르신들은 특히 사진 찍히기를 즐거워 하셨는데....



적십자 뱃지를 단 라마 승려는 최고의 모델이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들에 뺨에 연신 뽀뽀하는 장면을 연출하시는 할머니는 오늘의 히로인이다.



필자는 우리를 환영해 주신 분들의 사진을 한분 한분 다 찍어 드렸는데



특히 이 멋쟁이 할머니는 사진 찍는걸 너무나 좋아해서 수십컷의 사진을 찍었다.



포라로이드 카메라가 있다면 즉석에서 사진을 현상해서 드렸으련만.....
미쳐 가져 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분들의 사진을 인화지로 현상해서 몽골 적십자사로 우송해 주려고 한다.



선물 전달과 마사지 봉사를 마치고 나니 칸-울 지사에서는 방문한 일행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내놓는다.
아니...이런....
봉사받는 분들이 선물을 준비하다니....이런 경우도 있나....ㅠㅠ
우리는 극구 만류했지만 이분들은 자신들이 정성이라며 조그만 민속 악기 모형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나무로 만든 몽골을 대표하는 민속 악기의 이름은 '모린호르(morin khuur,馬頭琴)'인데



모린호르의 음색이나 연주하는 영상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고....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몇 시간 머무르지 않았지만 어르신들은 헤어짐을 너무나 서운해 하셨다.
초원의 거친 삶 속에서 한번 헤어지고 나면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었던 것처럼 솔롱고스의 방문객들도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으므로....



계속 손을 흔들며....



'바야르태(Баяртай, 안녕히 가세요)'! 를 말하면서도 손을 쉽게 놓지 못 했다.



짧은 만남이지만 헤어짐은 모두를 찡하게 했다.



할머니는 들어가시라는 우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 어귀 도로까지 따라 나오며 손을 계속 흔드셨다.



어렵게 사는 몽골의 달동네에 가서 건네 주고 온 선물은 별 것 아닌 생활 필수품이었지만
그들에게서 받은 관심과 사랑은 전해 준 선물보다 더욱 크고 귀한 것이었다.
힘들게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여준 그 어르신들을 보니
우리가 과연 그들을 도와주러 갔던건가.....생각되어 조금은 부끄럽게 여겨졌다.

몽골 가서 무엇을 하고 왔냐고 물으시는 분들에게 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주러 갔다가 더 많이 받고 왔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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