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초에 처음으로 마카오 항구에 도착한 포르투갈 사람들은
현지인들을 붙잡고 "이곳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항구 앞에 있는 사원의 이름을 묻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마곡('아마 사원'이 있는 지역)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포르투갈 사람들은 자기들이 들리는대로 소리를 따서
이곳을 '아마가오(A-ma-gao,아마만)'라고 부르게 되었고
아마가오라는 말이 변해서 지금의 '마카오(Macao)'가 되었다고 한다.




펜하 성당, 릴라우 광장, 만다린 하우스를 돌아보고 무어리쉬 배럭 앞을 지나 아마 사원으로 향한다.
빨래가 주렁주렁 걸려 있는 아파트 사이로 난 일방통행도로를 한참 걸어내려 가니
항구가 보이는 너른 바라 광장 앞에 도교 사원이 하나 보인다. 사원의 이름은 '아마 사원'.
바로 마카오의 이름의 유래가 된 아마 사원이다.




약 500년전 초라한 행색의 소녀가 중국 남부의 항구 푸첸을 찾아왔다.
소녀는 다급하게 마카오행 배를 수소문했지만 모든 배는 그녀를 무시한 채 항구를 떠나버렸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항구를 지나던 가난한 어부가 그 소녀를 배에 태워주었다.
그런데 마카오를 향해 돛을 올리자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더니 거대한 풍랑이 몰려와 모든 배들을 일시에 집어삼켜버렸다.
소녀가 탄 배만 빼고......
배가 마카오에 도착하자 배에 탔던 소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홀연히 아마여신이 나타났다.
이 광경을 목격한 어부는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여신을 위한 사원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이곳에 있는 아마 사원이고
그 이후부터 아마여신은 뱃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관장하는 항해의 여신으로 모셔졌다고......





이런 전설을 가진 아마 사원은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데 
여러 차례의 화재로 인해 창건 당시의 건축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사원 한가운데에는 아마 여신을 기리기 위한 봉헌대가 설치되어 있다.




항해의 여신 아마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정크선을 타고 고향인 푸젠성에서 마카오까지 배를 타고 왔다는데
해마다 음력 3월 23일에는 아마를 모시는 축제가 이곳에 열린다고 한다.




사원 입구에 들어오기 전부터 피어오르는 연기가 코 끝을 자극하는데
참배객등은 향단에 향을 꽂고 종이를 태우며 소원을 빈다. 




홍콩, 타이완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아마에 대한 신앙이 깊어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사원은 펜하 언덕의 지형적 위치를 잘 살려서 단계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서 사원 내부의 신상제일전, 홍인전, 관음각 등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사원을 돌아보다 보면 자욱한 향 연기로 인해 약간은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참배객들이 향단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향을 피울 뿐 아니라
사원 앞과 옆에 이렇게 수많은 나선형의 향들이 천정에 매달려 연기를 내뿜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드는 이런 나선형의 향들은 짧은 길이의 향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타기 마련인데
사원 참배객들은 향을 피우면 자신이 바라는 소원이 하늘에 닿아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지라  

좀 더 긴 시간 동안 향이 피어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탈 수 있는 나선형의 향을 매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 타는 향을 '만수향'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향들은 몇달씩 타오르기도 한다고 한다.




수없이 많이 걸린 향 아래엔 아주머니 한분이 쉴 새 없이 향의 위치를 바꿔 걸거나 다 타버린 향을 내리고  있었는데




향을 내리고 거는 동안 나선형의 향에서 재가 떨어져서 머리가 옷에 떨어져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알고 보니 향이 타는 도중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재를 맞으면 재수가 좋다고 생각해서
이곳 사람들은 일부러 향에서 떨어지는 재를 맞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 매일 매일 사원에서 나선형 향을 달고 내리며 재를 맞는 저 아주머니는
마카오에서 제일 재수가 좋은 아주머니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원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다시 광장으로 나와 사원을 뒤돌아보니 

사원의 향단에서 나오는 연기가 사원 전체에 가득하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포르투갈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중국풍의 아마 사원,
그리고 사원 바로 앞의 포르투갈식 모자이크 타일 바닥.

마카오에서나 볼 수 있는 진귀한 그림이고 동서양 퓨전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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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 하우스에서 아마 사원을 가기 위해 서쪽으로 난 일방통행로로 걸어가본다.
마카오의 이면도로는 도로 폭이 너무나 좁고 일방통행인 곳이 대부분인데
이는 마카오 시내 전역에 퍼져 있는  옛 건물들과 세계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다.





노폭이 조금 넓은 길을 가다 보면 느닷없이 길이 좁아지고 심지어는 보행자도로조차 끊기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차라도 지나가면 건물에 바싹 붙어 서서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우리 같으면 도로를 넓히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거나 이전하고 도로를 낼텐데.....
전통 건물과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생활의 불편함도 감수하는 마카오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면도로 양옆에는 이렇게 건물과 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서민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좁은 도로와 건물도 답답해 보이는데 베란다조차 모두 창살로 가려져 있어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대부분의 사무실과 가게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
간혹 가다 문을 연 동네 구멍가게가 보이길래 한장 살짝 찍어보았다.
우리나라 시골 점방처럼 가게 안에는 갖추어진 물건들도 얼마 없어보이지만 친근감이 드는 것은 웬 일인지......





조금 걸어가니 느닷없이 근처 서민아파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독톡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난다.
마카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르투갈풍도 아니고 중국풍도 아닌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의 이름은
'무어리쉬 배럭(Moorish Barracks, Quartel dos Mouros, 港務局大樓)'라고...... 






1874년에 이탈리아 건축가인 카슈토(Cassuto)의 설계로 지어졌다는 무어리쉬 배럭은 
무굴제국의 요소가 가미된 신 고전주의 양식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본래는 인도 고아(Goa)에서 파견된 용병을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현재는 마카오 해상청으로 쓰이고 있는지라 관광객들에게는 건물의
테라스만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일인지라 테라스 참관도 하지 못 하고 바깥에서 한바퀴 돌면서 사진만 담았다.
아마 사원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야경 사진을 한번 담아보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그것 또한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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