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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1 비엔나 명물 쌍두마차 휘아커(Fiaker) 21
  2. 2010.12.17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36


250년 이상 신성 로마 제국의 중심지였던 비엔나(빈, Wien)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말러, 쇤베르크.......
수많은 서양 음악가들이 그들의 본거지로 삼은 품위있고 아름다운 도시 비엔나.

과거와 현대가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도시 비엔나의 거리는 트램이 사통팔달로 다니고
벤츠 , 아우디 등의 고급 승용차를 비롯해 정류장에는 택시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
하지만 비엔나를 비엔나답게 해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마부가 끄는 마차 휘아커(Fiaker)이다.






호프부르크 왕궁, 스테판 성당, 국립 오페라 극장.......비엔나 중심 거리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분주히 오가는 마차들이 비엔나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준다.





휘아커(Fiaker)라는 말은 프랑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세기 초반 파리의 생 휘아커
(St Fiacre)호텔에 앞에는 요즘 택시처럼 마차들이 모여들어 손님들에게 서비스했는데 
파리의 유행이 비엔나로 흘러들러온 이후 돈을 내고 타는 마차나 그런 마차를 모는 마부을
휘아커라고 불렀다.




비엔나에 휘아커(Fiaker)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93년이라고 하니 오늘에 이르기까지 3백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1800년대에 마차가 인기 절정일 때에는 비엔나에만 마차 800여대가 있었고 마부는 1,000명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수십대 정도가 호프부르크 영웅광장, 슈테판성당 옆, 그리고 국립오페라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휘아커는 대체로 두마리의 말이 이끄는데 거기에 반해서 말 한마리가 끄는 마차나 마부는 아인슈패너라고 한단다.
우리나라에서 비엔나 커피라고 하는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 크림을 잔뜩 끼얹어 글라스에 담아주는 커피를 아인슈패너라고 하는데 

카페로 들어오기 어려운 마부들이 한손에 말고삐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설탕과 생크림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마차위에서 마시게 된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아인슈페너는 혼자 있는 사람, 또는 별난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는데
카페에 와서 갈데도 없는지 장시간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청승을 떠는 사람이 아인슈패너라나.....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겠지만 마부들 중에서는 여자 마부도 눈에 뜨인다.





까만 망또에 까만 중산모를 쓰고 마차를 모는 여마부들을 보니 남자 마부보다 더 멋져보이고 어쩐지 골라서 타고 싶은 마음도 든다.





비엔나 시내에서 휘아커(Fiaker)가 큰 길을 다닐 때에는 모든 차량에 우선하여 다닐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울 중심지 대로에 이런 마차가 느릿느릿 다닌다면 어떨까.....
택시, 버스들의 경적 소리가 하늘을 찌를 것 같아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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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할리스, 카페베네.....
가는 곳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성업 중인 요즈음
된장남, 된장녀가 아니라 하더라도 커피 전문점 한
 구석에 짱 박혀 앉아
느긋하게 커피 한잔 마시며 사색에 잠기는 여유를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출입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주문하는 과정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기가 일쑤인데
에스프레소, 카페 모카,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에스프레소, 커피 프라푸치노,카라멜 마키아토...... 
커피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그냥 "커피 한잔 주세요~"하면 쉽게 해결되던 커피숍이 살짝 그리워질 때도 있다.

한때 우리나라 커피숍에서 비엔나 커피라는게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너도 나도 유행처럼 비엔나 커피를 시켜 분위기 있게 마시다가
입술에 휘핑 크림이라도 묻으면 아주 우아하고 섹시하게 혀를 돌려서 살포시 닦아 먹곤 했다.

이번에 비엔나에 갔다 왔다고 하니 동료들이 비엔나 커피 마시고 왔냐고 물어본다.
비엔나 커피는 본 고장인 비엔나에 가서 마셔야 더 환상적인 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비엔나의 카페에 들어가서 '여기 커피 좀 주세요'라고 한다든지 또는 '여기 비엔나 커피 한잔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종업원들은 갸우뚱하며 왜 제대로 주문을 안 하나...하고 생각한다고 한다.





비엔나의 카페에는 다양한 커피가 있지만 메뉴를 아무리 살펴 봐도 비엔나 커피라는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비엔나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브라우너, 카푸치노와 비슷한 멜랑쥬,
블랙커피 위에 휘핑 크림이 얹은 아인슈패너.....등을 비엔나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커피로 들 수 있다.





브라우너(Brauner)는 커피 향이 아주 고소하고 진한 에스프레소인데 크림은 옆에 곁들여서 나온다.
주문할 때에는 작은잔 브라우너(Kleiner Brauner) 또는 큰잔 브라우너(Grosser Brauner)로 구분해서 주문해야 하는데
사진 오른쪽의 브라우너는 작은잔 브라우너(Kleiner Brauner)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2.8유로에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비엔나에서 제일 보편적으로 마시는 커피는 멜랑쥬라고 볼 수 있다.
멜랑쥬(Melange)란 '섞다'란 의미의 프랑스어인데 보기에는 카푸치노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커피 위에 생크림을 거품으로 만들어 올렸기 때문에 거품만 가득한 모습을 보면 커피가 맞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멜랑쥬(Melange)는 물 한잔과 함께 가져다 주는데 휘핑 크림 위에 계피가루나 초콜릿 가루를 살짝 뿌려 먹어도 맛있다.
멜랑쥬를 마실 때에는 세 단계로 나누어서 음미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제일 처음에 커피 향이 배어 있는 
독특한 휘핑 크림을 맛본 후  그 다음에는 뜨거운 커피의 쓴 맛을 음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커피 잔의 아래에 녹아 있는 설탕의 단 맛을 즐기며 달콤하고도 씁쓸한 멜랑쥬의 맛에 빠져들어 본다.





멜랑쥬를 마실 때 이렇게 스푼으로 휘~ 저어서 마신다면 촌사람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카페 라테는 멜랑쥬와 비슷하지만 밀크와 휘핑 크림의 양이 더 많은 것을 말하며 이렇게 글라스에 담겨져 나온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엔나 커피와 가장 흡사한 커피는 아인슈패너(Einspaenner)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패너는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 크림을 잔뜩 얹은 것으로 커피잔에 주지 않고 글라스에 담겨져 나온다.

아인슈패너는 카페로 들어오기 어려운 마부들이 한손에 말고삐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설탕과 생크림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마차위에서 마시게 된것이 시초였다고 하는데
사전적 의미로도 아인슈패너는 한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마부를 뜻한다고.....

비엔나가 유럽의 커피 문화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된 일화가 있는데.....

헝가리를 정복한 오스만제국의 튀르크 군대는 20만의 병력을 이끌고 비엔나를 침공하였다.
이때가 1683년,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처지가 된 비엔나 시민군은 독일에게 지원을 요청하려고
폴란드인이면서 튀르크말을 잘 하는 ‘게오르크 콜츠스키’에게
비엔나를 에워싼 포위망을 뜷고 지원군인 로렌 공작에게 서신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겼다.

튀르크인으로 변장한 콜츠스키가 튀르크 군대의 막사를 통과할 무렵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는데
콜츠스키를 발견한 튀르크 장교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대접했을 뿐 아니라 친절하게 길까지 안내해주었다.
적군의 호의 덕에 그는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을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고 도착한 지원군으로 인하여 튀르크군은 퇴각하게 되었다.

이때 세운 공으로 폴란드 출신 콜크츠키는 비엔나 시민권을 얻었고 튀
르크군이 퇴각시 남겨놓은 커피 500포대를 전리품으로 받게 된다.
빗속에서 맛보았던 한잔의 커피 향기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었던 콜츠스키는 전리품인 커피로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커피잔 아래에 침전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터키식 커피(Türk Kahvesi)는 비엔나 사람들의 기호에 맞지 않았으므로
고민 끝에 종래의 터키식 방법에서 벗어나 여과지를 사용하여 침전물을 걸러내고 투명한 액체 상태로 만든 후
꿀과 우유를 가미하여 맛을 순하게 만든 커피를 만들어 내었다.
그가 개발한 커피는 많은 비엔나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고
이때부터 커피와 우유,토르테 등을 메뉴로 한 비엔나 카페의 주메뉴가 만들어졌다.



Cafe Griensteidl (since 1847)

그 후 비엔나의 카페는 비더마이어 시대에 절정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내부를 벨벳, 샹들리에 등으로 고급스럽게 장식하고
신문이나 당구 등의 놀이 기구를 비치해 정치, 문학, 예술인들의 모임 장소로 각광 받았다.



  Cafe Demel (since 1786)

지금도 성업 중인 Cafe Landtmann은1873년에 문을 열었는데
지그문트 프로이트, 마렌 디트리히, 로미 슈나이더, 힐러리 클린턴, 폴 메카트니 등 유명 인사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고
비엔나 관광객들이 연일 몰려드는 Cafe Demel은 1786년 문을 열었으니 무려 22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Cafe Gloriette (1757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프로이센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여 지은 건물을 현재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1950년 이후 주춤했던 비엔나의 카페 문화는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는데
1994년도에 와서는  무려 1,156개의 카페와 Cafe-Restaurants, 984개의 에스프레소 바,
카페를 겸한 제과점등이 우후죽순처럼 비엔나에 생겨났다고 한다.   
2001년 12월에는 미국계 스타벅스까지 비엔나에 진출하게 되었는데 당시 오스트리아 언론들은
미국 커피가 비엔나를 점령했다며 대대적으로 반대 기사를 싣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진출로 인해 비엔나의 커피 하우스는 모던과 올드의 구분이 더욱 명확해졌으며
올드 카페에는 관광객을 비롯하여 비엔나의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 더 몰려들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Cafe Griensteidl (since 1847)

비엔나를 여행하는 짧은 시간 동안 가는 곳 마다 멜랑쥬를 비롯한 비엔나의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쇤브룬 궁 언덕 위 Cafe Gloriette, 최古의 역사를 가Cafe Demel, 왕궁 앞에 자리잡은 Cafe Griensteidl,
그리고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이 빛나는 Autogrill에서도.......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18세기 프랑스 문호 테레랑의 글귀가 아니더라도
특별한 장소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는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어 대화의 물꼬를 터주며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게 해주는 신기한 마력을 지닌 묘약이다.

혹시 유럽의 낭만이 넘치는 도시 비엔나에 가시게 된다면 꼭 커피 한잔의 추억에 빠져보시기를 권한다.
단......"비엔나 커피 주세요~!"하지는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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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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