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국수를 훨씬 더 좋아하는 필자. 하루에 한번은 국수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식성인데

몇년전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각 지방을 대표하는 세가지 전설의 국수에 눈이 번쩍 떠졌다.

각 지방 대표 전설의 국수는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 그리고 구룡포 모리국수.

밥보다 국수를 훨씬 더 좋아하는 필자가 이 전설의 국수들을 가만히 둘 리가 없다.

그중 안동 건진국수와 경주회국수는 찾아가 맛보고 그 맛을 상세히 포스팅하기도 했는데......

 

관련 포스트 : 스펀지 국수로드에 나온 전설의 안동 별미 건진국수

      허름한 맛집에서 먹은 최고의 회국수

 

전설의 국수 중 구룡포 까꾸네 모리국수는 구룡포에 갈 때 마다 근처에서 배회하기만 여러번.......

결국은 찾지 못 하고 골목을 배회하다 발견한 다른 모리국수집인 초원모리국수에서 맛보고 돌아왔다.

 

 

 

 

일전에 다시 찾아본 구룡포 여행길에서는 꼭 까꾸네 모리국수집을 찾아봐야지 하는 마음에 다시 도전!

이번에는 공영 주차장 맞은 편 매일신문보급소 골목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살펴보니 오호라! 까꾸네라는 상호가 눈에 뜨인다.

입간판이 잘 안 보이고 가게 유리창에 상호를 써놓아서 이전에는 찾아내지 못 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었다.

 

 

식당 안에 들어가 보니 내부는 상당히 협소하고 둥근 탁자 몇개 놓여있을 뿐 조촐하기만 하다.

주인할머니는 이곳에서만 거의 40년 동안 모리국수를 만들어 왔다고 하니 상당히 전통이 오래 되었다.

 

 

 

 

구룡포 모리국수의 원조(?)인 집이라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나무젓가락 끝으로 두런두런 팔뚝 굵은 사내들이 걸려나왔다,

뻑뻑한 국물 속에 가라앉은 옛시절을 건져 올리면......

이라는 모리국수 시의 귀절 하나 하나가 정겹게 다가온다.

 

 

 

 

 2인분을 시켰는데 커다란 양푼이에 철렁철렁할 정도로 국수가 한가득 담겨져 나왔다.

 

 

 

 

국자로 한번 떠서 살펴보니 국수와 함께 홍합, 아귀....등 각종 해물이 그득하다. 

모리국수에 들어가는 생선은 각양각색인데 미역추, 아귀, 홍합 등......

그날 그날 많이 잡힌 생선을 사서 끓이는 것이 특색이다.

일제강점기 때 이 지방에서 많이 잡힌 생선을 넣고 끓인 해묵칼국수를 모리국수라고 부른 것이

오늘날까지 이름해 오고 있다고 하는데 모리국수라는 이름이 붙은데는 어원이 분분하기만 하다.

 

 

 

 

어떤 사람들은 '모린다(모른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붙였다 하고

'해물을 모조리(모리) 넣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일전에 들렸던 초원모리국수 사장님은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이고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 것처럼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므로

모리는 '국수'라는 뜻과 같아서 '모리'라 한다기도 한다고......

 

 

 

 

까꾸네의 국수면은 직접 밀어 칼로 썰어낸 국수는 아니고 완제품 칼국수면으로 보인다.

다른 모리국수집인 초원모리국수에서는 주인 아주머니가 밀가루 반죽을 손수 반죽하여 넓게 민 후

도마 위에서 직접 칼로 썰어 국수에 넣어주는 것을 맛보았는데 모리국수의 원조로 알려진 까꾸네모리국수에서

손으로 민 수제 칼국수면을 쓰지 않고 공장에서 나온 완제품 국수면을 쓴다니 이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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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을 한자리에 있어온 구룡포 까꾸네 모리국수는 구룡포 모리국수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구룡포모리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고 맛보는 자타 공인의 원조 모리국수집이다.

하지만 까꾸네, 초원 두군데 식당의 모리국수를 다 맛본 필자의 미각으로는

까꾸네 모리국수보다 초원식당의 모리국수에 더 많은 별점을 주고 싶다.

 

양푼에 끓여내고 시판 되는 칼국수면을 사용하는 까꾸네 모리국수는 초원 모리국수보다 양이 많은데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장점이지만 기계로 잘 밀려진 칼국수면에서는 뭔가 부족함이 미각으로 느껴진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손으로 밀어내고 양푼이 아닌 프라이팬에 끓여내는 초원모리국수는

프라이팬에서 끓으면서 점점 더 깊은 맛이 나고 나중에 볶아주는 밥맛도 특이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 국수이다.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많이 알려져 구룡포 대포 맛집으로 알려진 까꾸네모리국수.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구룡포 현지인들이 알음알음으로 찾는 식당 초원모리국수.

어느 집을 선택하는가는 구룡포 모리국수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초원모리국수 관련 포스트전설의 국수를 만나다. 포항 구룡포 초원 모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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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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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의 대표적인 음식을 들라면 대부분 과메기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소주 마니아들의 최고의 안주인 과메기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기 때문.
하지만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말린 것이므로
겨울철 아니고는 제대로 된 맛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과메기를 제외하고 구룡포 명물 음식을 들라면 전복죽과 모리국수를 들 수가 있다.
전복죽이야 전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이니 설명할 것도 없지만
'모리국수'는 또 뭔가? 하실 분이 계실 듯 하다.
포항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다.

이전에 이미 구룡포 모리국수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그 맛을 보지 못했는데
얼마전에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와 함께
구룡포 모리국수도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리국수 맛을 보기 위해 구룡포로 향했다. 





구룡포 골목에는 모리국수집이 여러집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집은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비롯하여 '꿀꿀이식당','모정 식당', '초원식당, '석병 분식'...등이다.

필자는 처음에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물어물어 가다보니
골목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이나 구룡포 새마을문고 옆에서'모리국수'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응.....? 이집은 TV에 나왔던 집은 아닌데.....? 다리도 아프고 찾기도 힘들고..... 에라~~이 집에라도 들어가보지 뭐.'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니 실내가 완전 썰렁하니......사람이......없다!
앗...잘 못 들어온건 아닐까? 돌아서 다시 나가기도 민망하고......
식사 시간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아무도 없으니 느낌이 완전 쎼......하다.





메뉴를 보니 모리국수는 주문하는 인원에 따라 가격이 틀리는데 2명이 주문하면 14,000원,  3명은 20,000원,
4명이상의 인원이 주문하면 일인당 6,000원이니 일인당 5,000원 정도한다는 다른 모리국수집보다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모리국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국수를 주문했는데도 곁들이 반찬이 네가지 나왔다.
오이 무침, 도라지 무침, 부추 무침, 그리고 재피를 뿌린 명치 육젓 무침......
모두 경상도 반찬 답게 짭쪼롬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다른 모리국수집이 대부분 건면을 사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모리국수는 손으로 직접 미는 손칼국수인 것이 특징이다.
주인 아저씨의 허락을 받고 직접 칼국수를 미는 현장을 찍으려고 하니 
아주머니는 "이렇게 누추한데를 찍어 뭐할라꼬....."하면서 엄청 계면쩍어 하신다.
제대로 된 조리대도 없이 주방 옆에 붙은 방문턱에 반쯤 갈라진 둥근 상을 걸쳐 놓고 허리를 구부려 반죽을 미는 것이 너무나 불편해 보인다.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조리하면 좋을텐데......옆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안쓰럽다.





홍두깨로 슥슥 밀어 얇게 편 반죽을 이리저리 척척 접더니 손이 안 보이게 빨리 칼국수를 써는 아주머니.
마치 기계로 썰어낸 듯 일정하게 썰어낸 칼국수면을 보니 하루 이틀 칼국수를 민 솜씨가 아닌 듯 하다.





다 썬 칼국수는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가닥이 들러붙지 않게 살짝 살짝 추스린 다음 끓이게 된다.




이윽고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에 재료들이 담겨져 나왔다.
셋팅되어 있는 상태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미니 성격 급한 주인 아저씨가 국자로 얼른 뒤집어 버린다.
윽....아직 사진 못 찍었는데.....!
재료들은 심히 단순하다.
국수, 미역추, 아귀.....등 여러가지 생선에 깻잎, 양파, 콩나물, 대파....그리고 올려진 양념장이 거의 전부이다.





처음에는 약간 희멀겋더니 휘저어 끓이니 양념장이 어우러져 국물이 뻘건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생전 처음으로 생선을 넣고 끓이는 칼국수를 보는지라 그맛이 어떨지 호기심 가득이다.





모리국수는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기 때문에
국수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그날그날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오늘 모리국수의 주 재료는 구룡포에서 미역추라고 부르는 엄청 못생긴 생선과 아귀, 미더덕.....등이다.





그래서 "전번에 먹을 때는 아귀를 넣고 끓여주더니 이번에는 왜 아귀를 안 넣고 동태를 넣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구룡포에서는 촌놈(?) 취급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벽에 붙은 메뉴에 '모리'라는 음식 이름 위에 '森(나무 빽빽할 삼)'자가 써져있길래
주인 아저씨께 "생선을 숲같이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모리(森)국수라고 부르는건가요?"라고 물으니
주인 아저씨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며 설명을 시작하신다.

"빽빽할 삼字의 뜻을 아는 분 같으니까 내가 '모리'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갈체 주끼요.....
구룡포 사람들이 모리국수를 많이 먹지만 정작 모리국수가 뭔교? 하고 물으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니더.
스펀지 ZERO에서 방송되기로는 모리국수의 어원이
첫째는 '이 국수가 뭔교?'하고 물으면 '나도 모리는데(모르는데)....'하고 대답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했다고 하고
둘째는 여러가지 해산물을 모아서(모디) 끓인다고 해서 모디 국수라고 했다가 그게 변해서 모리국수라고 했다 하기도 하고
셋째로 일본말로 모리(숲 같이 재료를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해서 모리 국수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다고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모리 국수'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말이라 이말입니다.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인데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걸 봤지요?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니 '모리국수'라고 하는 말이 어법에 맞는 말은 아니지요."

"아....그럼 '모리국수'라고 말하는건 '역전앞'이라고 부르는거나 '처갓집'이라고 말하는거나 같은 이치겠네요.
그래서 이집 메뉴엔 '모리국수'라고 쓰지 않고 '모리(森)'라고 썼네요?"

"맞니더.....! 손님이 뭘 제대로 아시네요!
그러니까 '모리'라는 말이 이미 '국수'를 이르는 말인데 '모리국수'라고 부르는건 틀린 말이라 이거지요!"






필자가 열심히 들어주는데 신명이 난 아저씨, 국수는 끓다가 못해 한창 졸아들고 있는데도
메모지에 한자까지 열심히 휘날려 쓰시며 설명을 하신다.
"저......사장님.....국수 다 퍼지는데요......."하고 말하고 싶은걸 참으며 열심히 듣고 있자니
국수가 졸아드는걸 눈치 채신 주인 아저씨, 그제야 서둘러 국수를 퍼서 앞접시에 담아 주신다.


 

 
그릇에 담긴 국수를 보니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심하게 걸죽하다.
'이런......다 퍼진 국수를 무슨 맛으로 먹지? ㅠㅠ" 이렇게 생각하며 시큰둥하게 한젓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그렇게 국물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면발이 탱글탱글하고 국물은 진하고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생선도 부드럽게 잘 익은데다 양념이 골고루 잘 배어들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생선을 넣고 끓였는데도 비린 맛이 전혀 안 난다는게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





"후루룩......후루룩......쩝쩝접.....와, 진짜 얼큰하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프라이팬 하나를 다 비웠다.





모리 국수 한 프라이팬을 다 비워서 이미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도 불구하고 주인 아저씨는
"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으면 기똥 차니데이~"하시면서 서비스로 밥 한공기까지 볶아주신다.





걸쭉하고 질펀하게 볶아진 밥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이미 과하게 먹어 배를 두드릴 지경이었지만 이 또한 싹싹 비워 그릇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생선을 넣어 영양만점이며 얼큰한 모리국수는 다른 지역의 칼국수와는 차별되는 특별한 맛이다.
필자는 구룡포의 많은 모리국수집 가운데 초원식당 모리국수에 대해 소개해 드렸지만
구룡포 부두에는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는 모리국수집이 골목 마다 자리잡고 있으니
이번 여름 포항 구룡포 쪽으로 휴가를 오시는 분들은 구룡포의 명물 음식 모리국수를 꼭 체험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며.....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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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메인에 소개가 되었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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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하기도 귀찮은데 오늘 오랜만에 뭐 시켜먹어볼까?
현관에 붙어 있던 외식 스티커북을 찾아와 첫페이지부터 하나 하나 살펴본다.
교촌치킨, 굽네 치킨, 네네 치킨, BBQ 치킨, 페리카나 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 파닭......
브랜드 치킨으로부터 동네 치킨까지 몇 페이지를 넘겨보아도 치킨....치킨...... 치킨의 연속이다.

치킨 시켜먹어볼까? 무슨 치킨 시켜먹어보지?
스티커북을 이리저리 뒤적거려도 당최 눈에 들어오는 치킨이 없다.
"아......옹치기 치킨 먹고 싶다. 그런데 너무 머네......"
갑자기 이곳에서 한시간 이상 운전해서 가야 먹을 수 있는 청도의 '옹치기 치킨'이 떠오른다.




스펀지 치킨로드에 소개되었던 옹치기는 경북의 작은 마을 청도에 위치한 오경통닭집의 주 메뉴이다.





통닭집이라면 동네의 번듯한 번화가 상가에 자리잡아야 하겠지만
오경통닭집은 녹색 철문을 밀고 들어가는 일반 주택에 위치하고 있다





스펀지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집이라기에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눈앞에 나타나는 집 안의 광경은 혼돈 그 자체이다.




냉장고, 김치 냉장고 등이 놓여 있고 음료수 냉장고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마당 한쪽에는 통닭 주문이 많을 때 조리하는 커다란 조리대가 여럿 놓여있어 눈길을 끈다.




전화기 위 벽에는 박철, 서수남 등 이집을 다녀간 연예인들의 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어 이집이 유명맛집인 것을 짐작케 한다.




마당 평상 위에 놓인 '20년 전통의 맛 오경통닭' 스티커를 보니 이집 역시 365일 신속배달하는 전형적인 통닭집임이 분명하다.
메뉴는 매콤한 옹치기, 달콤한 옹치기, 반반, 야채 찜닭, 양념 치킨 등이 있는데 매콤한 옹치기를 주문했다.
"공깃밥도 추가할까요?"아주머니가 되묻는다.
통닭집에 엉뚱하게 공깃밥이라니? 의아했지만 공깃밥도 추가해본다.






현관에서 주문을 하니 아주머니께서는 "방에 들어가서 기다리이소~"하신다.
신을 벗고 현관으로 들어서서 보니 좁고 긴 복도가 있고 좌우로 방들이 늘어선 것이 오래 된 시골 여관같은 분위기이다.
어두침침한 복도 좌우로 늘어서있는 나무 문들은 뭔가 음침한 분위기까지 자아내는데
이방 저방 문을 살짝 열어보니 장롱 등 살림살이가 있는 방에도 식탁이 놓여 있고 살림살이없이 식탁만 여러개 놓여있는 방도 있다.


옹치기 나오기를 앉아서 기다리기가 심심한지라 주방에서 일하는 주인 아주머니께 사진 한장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 보니
"아이구.....이렇게 어수선한데 사진을 찍으면 우짜노....."하고 수줍어하신다.




실례를 무릅쓰고 아주머니가 서 있는 조리대 옆으로 가서 살펴보니 커다란 프라이팬 안에서는 이미 닭이 한참 졸여져가고 있다.




진간장으로 지글지글 조려지고 있는 옹치기는 색깔이 진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청량고추를 넣어 조려서 그런지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이윽고 다 조리된 옹치기가 식탁으로 나왔다.
이집 옹치기는 다른 집 통닭과 달리 공깃밥을 추가하면 반찬도 함께 나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곁들여진 반찬은 지극히 평범하다. 열무김치, 배추김치, 양파 절임, 그리고 나물 한가지.





포일이 씌워진 사각접시에 담긴 옹치기를 보니 이집 통닭을 왜 옹치기라고 하는지 그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진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을 가진 청도의 치킨 '옹치기'는 '닭이 웅크린 모습'을 보고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오직 경북 청도 오경통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옹치기는 '한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입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마력의 맛이다.
스펀지 녹화 도중 스튜디오에 차려진 옹치기와 해물치킨을 맛본 출연자들이 허겁지겁 달려들어 먹느라 한동안 촬영이 중단되었고
당시 다이어트 중이던 2AM 창민조차도 유혹을 참지 못하고 식사를 해버렸다고 한다.
스펀지 옹치기편이 방영되던 날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한꺼번에 '옹치기'를 검색해서 네이버 검색위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는 소식.




식탁 옆에 놓인 일회용 장갑을 손에 낀 후 닭다리 하나를 집어 들고 천천히 탐색을 해 본다.
대체 무얼 넣고 조렸는지 옹치기의 빛깔은 진하고 맛깔스러워 보일 뿐 아니라 윤기까지 자르르 흐른다.
조심스럽게 한입 베어 물어보니 육질이 정말 부드럽다.
첫맛은 부드럽고 달콤한데 씹어보면 입안에서 매콤한 맛이 나고 퍽퍽한 가슴살조차도 제법 부드러워 거부감없이 목으로 잘 넘어간다.




옹치기를 먹으며 함께 공깃밥과 반찬도 먹어본다. 통닭과 함꼐 먹는 공깃밥이라니....!
당최 줄이 그어지지 않는 조합이지만 의외로 밥과 반찬과 함께 통닭을 먹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육질, 진하고 매콤하게 조려진 옹치기의 맛은 기존 통닭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고
한번 먹기 시작하면 그만두지 못하고 자꾸만 먹게 되고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옹치기를 먹고 나니 바닥에 남은 양념이 많이 남았다.
밥도 제법 많이 남아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보았더니 제법 윤기가 돌며 그럴싸한 모양이 난다.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니 밥도 매콤 달콤하다.
그런데 계속 먹으니.....너무 달콤하다!  비벼 먹지 말고 그냥 따로 먹을껄.....^^;;

 



밥과 비벼먹기엔 단맛이 너무 강했지만 맛보기 힘든 옹치기인지라 비빔밥도 깨끗이 그릇을 다 비웠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라이드나 양념 치킨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형태의 맛을 경험하게 해준 청도 오경통닭 옹치기.
오늘도 주인 아저씨는 청도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신나게 옹치기를 배달하시겠지.
오직 경북 청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옹치기 치킨. 우리 동네에 분점 하나 내면 안 될까?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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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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