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 몽골 음식은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징기스칸(칭기즈칸) 요리?"라고 대답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몽골 음식으로 알고 있는 '징기스칸 요리'는 사실 몽골 요리가 아니다 

몽골에는 양고기를 삶아서는 먹어도 끓이거나 구워먹지는 않기 때문이다.

 

  징기스칸 요릿집에서는 몽골인들이 초원에서 먹었던 방식이라며  

부족한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 고기와 야채를 함께 끓여 먹었다 하고  

징기스칸이 전쟁 중 철모에 양고기를 구워 맛있게 먹은 데서 유래했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몽골 사람들은 자신들이 야채를 먹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는데  

그것을 몽골 전통요리처럼 소개하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라고 말한다.

 

 

사실 징기스칸요리는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서 유래한 양고기 요리로  

몽골이나 역사적 인물 징기스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퓨전 일본 요리이다. 

징기스칸 요리의 기원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구 일본군의 군복을 만들기 위해  

홋카이도에 양목장을 설치하면서 양털 자급을 했던 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본래 육식하는 습관이 없었던 일본은 육식을 해야 유럽인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메이지 유신이후로 일본화한 육식 요리를 속속 개발하고 있었는데  

양털로 군복을 만들고 남는 대량의 양고기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었다 

양털로 군복을 만들고 남은 양고기는 일본전통요리인 나베와 결합하여 요나베가 되었는데  

이 요나베((羊鍋))가 징기스칸 요리(일본어: ジンギスカン)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것은  

기마민족인 몽골의 식량인 양과 유럽까지 진격해 들어간 정복군주 징기스칸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당시 일본의 만주 침략등 대륙 진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인 이름으로 볼 수 있다. 

 

 

 

 

 

  몽골을 여행하는 동안 여러가지 형태의 몽골 음식을 대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전통적인 형태로 나오는 몽골 음식도 맛보긴 했지만  

도시에서는 전통 음식이 현대식으로 변모된 음식을 많이 대할 수 있었다 

여행 중 몽골에서 맛본 음식 몇가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해 드리자면...... 

 

 

 

 

 

  몽골에서 자주 먹은 음식은 '코릴타슐'인데 이것은 국물 있는 양고기 칼국수이다 

양고기와 국수를 넣고 끓이는 코릴테슬은 우리네 칼국수 미는 방법과 비슷하다 

밀가루 반죽을 둥글고 얇게 밀어낸 다음 반죽을 난로에 살짝 구운 후 칼로 썰어 면발을 만드는데  

물을 끓으면 양고기를 넣고 다 익을 때쯤 국수를 넣어 끓이는 간단한 요리이다. 

 

 

 

 

  

'초이방'은 넓적하게 썰어낸 손칼국수와 고기, 야채를 함께 볶아 양념을 쳐서 먹는 볶음국수이다. 

코릴타슐보다 다소 느끼하고 국물이 없어서 먹기에 상당히 뻑뻑하지만  

고기 삶은 국인 하르슐과 같이 먹으면 제법 먹을 만 하다.

  

 

 

 

 

  하르슐(Har shul)은 양고기만 넣고 끓인 국이다. 

야채는 양파 몇 조각 들어갔을 뿐인데 약간 느끼하지만 후춧가루를 뿌려 먹으면 제법 먹을 만 하다. 

 

 

 

   

몽골 전통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음식은 '호쇼르''보츠'이다. 

'호쇼르'는 한국의 튀김만두와 비슷한 형태로 속은 주로 양고기가 들어가는데  

요즘은 만두호쇼르, 김치호쇼르 등 다양한 종류의 호쇼르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몽골인들이 점심에 차와 함께 먹는 종요한 음식인 호쇼르는 한국인들의 입에도 제법 잘 맞다. 

 

우리나라 고기만두와 비슷한 '보츠'도 속에 주로 양고기가 들어가는데  

기름기가 굉장히 많아 한번 베어물면 기름이 주르르 떨어질 정도이다. 

보츠는 몽골에서 귀한 손님이 오거나 명절이 되면 만들어 먹는 음식인데  

몽골의 설날인 차강사르에는 보츠를 1,500~3,000개 정도 빚기도 한다고....... 

 

 

 

 

   

언뜻 보면 피자 조각같이 생긴 이것은 '감비르'라고 하는데 한국식 호떡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속에는 기름, 설탕, 소금을 넣거나 아니면 따로 양념해서 밀가루를 치대어 양념을 한다 

패스츄리처럼 따로 따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인데 고소하고 제법 맛나다.

 

 

 

 

 

울란바타르 시내에 위치한 유명 음식점 '알타이'에서는 '몽골리안 바베큐'를 맛 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고기와 야채를 접시에 담아가면 둥글고 넓적한 철판 위에서 순식간에 볶아서 내어주는데 

볶는 동안 뒤집개를 위로 던지거나 빙글 돌면서 볶는 등 여러가지 묘기를 부리기도 한다.

 

 

 

 

이름은 몽골리안 바베큐이지만 몽골 전통 요리라기 보다는 퓨전에 가까운 요리인데  

울란바타르 현지에서 아주 인기있는 음식이다.

 

 

 

 

 

몽골 요리 중에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바로 '허르헉'이다. 

허르헉은 양 한마리를 통째로 잡아 내장은 순대로 만들고 고기는 잘라  

뜨겁게 달구어진 돌과 함께 압력솥 안에 넣고 끓이는 몽골의 대표적인 요리. 

야채를 거의 넣지 않고 만들어낸 허르헉은 상당히 느끼하고 고기도 질기지만 

몽골의 전통 음식을 체험하기에는 허르헉 만큼 좋은 음식이 없을 것 같다.

 

  

 

 

  몽골의 휴양지에서는 아저씨들이 모여 염소를 잡아 요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염소의 털을 가스불로 그을린 다음에 고기를 하나 하나 분해하여 요리하는데 

불에 그을린 채로 누워 있는 염소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지던 현장이었다.

 

 

 

 

몽골인들의 주식은 고기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들은 서구인처럼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다. 

그대신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데 몽골인은 가축의 젖으로 무수한 음식과 유제품을 만든다고 한다. 

 

몽골에서 가장 보편적인 유제품은 우리들이 '마유주(馬乳酒)''라고 부르는 '아이락(Airag)'인데  

아이락은 말젖을 가죽 부대에 넣고 나무 막대기로 밤새 저어 발효시킨 술이다. 

마유주라고 불리우기도 하지만 사실 알코올 성분은 약 6~7도 정도여서  

몽골인들은 아이락을 술의 개념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암말의 젖은 젖소의 우유보다 비타민C가 세배 이상 들어있어서  

식사 대용이나 최고의 영양식으로 사랑받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여름에는 한 사람당 매일 3~5리터 정도의 아이락을 마신다고 하는데 

아이락의 맛은 첫맛은 약간 비릿하고 시큼한 것이 마치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자꾸 마시면 고소함이 입에 배어 자꾸 찾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 양, 염소젖으로 만든 '타라크(Tarag)'는 요쿠르트와 같은 발효식품인데 

설탕이나 방향제, 과일 등의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천연 그대로의 발효맛 요쿠르트 같은 맛이 난다. 

'으름'은 서구식 버터인데 우유를 윗부분이 엉겨붙을 정도로 진하게 끓여  

윗부분만 떠내 응고시켜 덩어리에서 물기만 빼고 뭉친 것이다. 

으름은 가축이 오줌보나 가죽 주머니, 나무통 등에 넣어두고 겨우내내 먹는다고 한다. 

 

 

 

 

 

  우유나 양유를 윗부분이 엉겨붙을 정도로 진하게 끓여  

물기가 빠진 우유덩어리를 눌러서 잘라낸 우유과자를 '아롤'이라고 한다. 

탈지분유보다 기름기가 많아 더 끈적하고 찰진 아롤은  

식량이 부족한 겨울을 위한 장기 비축 식량으로 훌륭한 역할을 하며 

몽골인의 보양식으로도 한몫을 톡톡히 하는 영양 간식이다. 

  

 

 

   

'수테차(Suteychai)'는 발효차를 끓여서 우유와 소금을 넣은 것으로 설탕 대신 소금을 넣은 밀크티라고 할 수 있다. 

수테차는 물 5~6리터에 마른 찻잎 한 국자 정도를 넣어 차를 끓이는데 찻잎을 건져내는 시기는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다르고 떫은 맛을 좋아하는 집안에서는 찻잎을 건져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 후 마유나 우유를 국자에 담아 눈 높이까지 들어올린 뒤 끓고 있는 찻물에 서서히 쏟아 붓는데 

한꺼번에 부으면 찻물이 갑자기 차가와져 맛이 변하기 때문이고 또 우유가 엉겨 멍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일 마지막에는 소금을 넣는데 몽골 초원에서는 염분 보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수테차는 짭쪼롬하고 비릿한 맛이 나긴 하지만 입안의 누린내와 뱃속의 기름기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슬퍼도 술, 기뻐도 술인 몽골인들은 국민 1인당 연간 26리터 이상의 보드카를 마신다고 한다. 

몽골에서 술을 마실 때에는 만취하는 것이 예의이므로 꼭지가 돌도록 마시는 것이 몽골의 음주 풍습이고 

알코올 농도 39도 이상의 보드카를 마셔대다 보니 늘 취해 있는 것처럼 보이고 

거리에는 만취해서 비틀거리거나 주사를 부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양고기만 먹을 것 같은 몽골에도 인스턴트 음식이 엄연히 존재한다 

미스터 치킨을 테이크 아웃하면 이렇게 몽골판 맥심같은 남성전문잡지도 끼워서주는 것이 재미있다. 

맛은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편인데 몽골에서 닭고기 값은 쇠고기의 무려 5배나 된다고 한다. 

몽골에서 가장 비싼 고기는 닭고기이고 그 다음으로 돼지고기, 쇠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낙타고기 순이다.

생닭 한마리에 한국돈으로 무려 18,500원 정도 한다고 하니  

몽골에서 치킨은 한번 먹으려면 엄청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고급 음식이다.

 

 

 

 

 

   몽골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곡식이 들어간 음식을 장만해준다. 

농산물 생산이 거의 없어 유목 생활을 햐야만 했던 몽골에서는 곡물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몽골인들은 야채도 거의 먹지 않았는데 야채는 가축들이 먹는 초원의 풀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울란바타르의 호텔이나 고급 식당에서는 각가지 채소가 테이블 위에 올라오는걸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야채는 중국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상당히 비싼 음식이다. 

비싸고 귀한 야채를 흔쾌히 대접해주었던 몽골의 친구들에게 감사드리며

간략하게나마 몽골 음식 소개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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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서 의지할 식량이라고는 가축 뿐인 몽골인들의 주식은 고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몽골인들은 서구인들처럼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몽골인들의 주식은 유제품이며 고기는 부족한 유제품을 보충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몽골인들은 가축의 젖으로 무수한 음식과 유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우유로 치즈나 버터는 물론이고 아이락, 타라크, 으름, 아롤.....등

 10여가지의 음식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몽골인들은 초원에서 하루 평균 가축의 젖을 30~40리터 정도 채유하는데

이는 일가족이 마시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므로 

모든 가축의 젖은 장기보관과 소독을 겸해 끓이거나 발효를 시킨다.

 

 

 

 

몽골에서 가장 보편적인 유제품은 우리들이 '마유주(馬乳酒)''라고 부르는 '아이락(Airag)'인데

아이락은 말젖을 가죽 부대에 넣고 나무 막대기로 밤새 저어 발효시킨 술이다.

마유주라고 불리우기도 하지만 사실 알코올 성분은 약 6~7도 정도여서

몽골인들은 아이락을 술의 개념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암말의 젖은 젖소의 우유보다 비타민C가 세배 이상 들어있어서 

식사 대용이나 최고의 영양식으로 사랑받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여름에는 한 사람당 매일 3~5리터 정도의 아이락을 마신다고 하는데

아이락의 맛은 첫맛은 약간 비릿하고 시큼한 것이 마치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자꾸 마시면 고소함이 입에 배어 자꾸 찾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 양, 염소젖으로 만든 '타라크(Tarag)'는 요쿠르트와 같은 발효식품인데

 설탕이나 방향제, 과일 등의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천연 그대로의 발효맛 요쿠르트 같은 맛이 난다.

'으름'은 서구식 버터인데 우유를 윗부분이 엉겨붙을 정도로 진하게 끓여

윗부분만 떠내 응고시켜 덩어리에서 물기만 빼고 뭉친 것이다.

으름은 가축이 오줌보나 가죽 주머니, 나무통 등에 넣어두고 겨우내내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건조된 우유 과자는 '아롤(Aruul)'이라고 하는데

초원의 게르에서 아롤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제일 먼저 우유나 양유, 염소젖을 솥에다 담고 윗부분이 엉겨붙을 정도로 진하게 끓인다.

 

 

 

 

우유가 끓기 시작하면 바가지로 끓고 있는 우유를 한바가지  떠서 위에서 아래로 주르륵~따르기를 계속한다.

 

 

 

 

이때 우유를 따르는 바가지를 한껏 높이 들어 높은 곳에서 우유를 주르르~~ 떨어지게 하는데

 이렇게 하면 나중에 만들어진 아롤이 더 쫄깃해진다고......

 

   

 

 

우유를 오래 끓여 윗부분이 엉겨붙을 정도로 진하게 끓여지면 

물기가 빠진 우유 덩어리를 큰 그릇에 담고 손으로 칼국수 반죽하듯 여러번 주물러 덩어리를 만든다.

 

 

 

 

덩어리가 된 우유 덩어리는 베 주머니에 넣어 흩어지지 않도록 꾸욱꾹 눌러서 잘  응고시킨 후

 

 

 

 

가는 실을 이용해서 우유 덩어리를 세심하게 잘라내는데

칼로 자르는 것 보다 이렇게 실로 잘라내면 흩어지지 않고 더 깔끔하게 잘라진다.

 

 

 

 

실을 사용해서 잘라낸 우유 덩어리를 다시 깍둑썰기하여 햇빛에 말리면

 몽골인들이 좋아하는 영양 간식 우유과자 아롤이 되는 것이다.

 

 

 

 

탈지분유보다 기름기가 많아 더 끈적하고 찰진 아롤은

식량이 부족한 겨울을 위한 장기 비축 식량으로 훌륭한 역할을 하며

몽골인의 보양식으로도 한몫을 톡톡히 하는 영양 간식이다.

 

 

 

 

잘 마른 아롤은 엄청 딱딱한데 입에 넣고 베어물면 너무 딱딱하여 이가 아플 정도이다.

딱딱하게 굳은 아롤은 입 안에 넣고 침으로 녹여 먹어야 한다는데

일부 몽골인들은 아롤을 씹어 먹으면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아이들에게 계속 먹인다고 한다.

아롤 중에서도 설탕을 뿌려 말린 아롤은 어린이의 간식으로 최고 인기라고......

 

 

 

 

여름철 초원에서는 게르마다 지붕 위에서 아롤을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있다는데

몽골인들은 아롤이 널려 있는 지붕을 쳐다보면서 멀리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릴적 추억을 되살린다고 한다.

 

 

 

 

초원의 게르 안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던 아롤은 요즘은 공장에서 편하게 만들어져서

어느 집을 가든지 손님 대접상에서 아롤이 나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투브 초원에서 맛본 아롤이 생각나 몽골을 떠나던 날 수퍼마켓에서 아롤 한 봉지를 사가지고 왔다.

 

 

 

 

완제품으로 나온 아롤은 집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아롤보다는 덜 딱딱하고 크기가 작아서 먹기도 쉬웠다.

하지만 게르 안 화덕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순수 우유과자 아롤에 비해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수도 없이 우유를 높이 떠서 따르고 우유 덩어리를 주물러  직접 손으로 잘라 말리던 그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투브 초원 게르 안에서 베어물던 고소한 아롤이 불현듯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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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게 개인 날,
버스에 올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Ulannbataar)의 남쪽 외곽지역으로 향한다.




울란바타르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몽골 적십자사 칸-울 지부(Khan -Uul District Red Cross Branch)'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칸-울 지역은 14개 구역에 약 9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사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달동네와 같은 지역이다.



수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지만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이 주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고
가옥 또한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Ger)나 대충 지어진 판잣집이 많고 도시 기반 시설이 부족하여 매우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4일 나담 축제 기간에는 화재가 일어나서 게르 14채가 불타는 불상사가 일어났으며
7월 21일 , 울란바타르를 강타한 집중 호우로 인해 게르 1,000여채가 떠내려 가고 사상자도 났으며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당시 칸-울 지구에 물이 차 올라 사람들이 걷거나 차가 운행하기도 힘든 형편이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길 곳곳에는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어서 길에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칸-울지구의 건강과 구호 활동을 위해 봉사하는 '몽골 적십자사 칸-울지부'를 찾아가는데 거리에 고인 흙탕물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걸어 가야 했다.



조그만 판자문을 통해 들어간 좁은 공간에는 벽돌집 한동과 몽골식 전통 가옥인 게르(Ger) 두채가 있었다.



몽골 적십자사 칸-울지부는 2001년도에 적십자사에서 건립했는데 우리를 맞아준 게르는 EU에서 지어준 것이다.



동네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몇 분이 먼저 오셔서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셨다.



한국 RCY 일행들은 준비해 간 우정의 선물 일부를 칸-울 지역에 전달했는데 우정의 선물은 생활 필수품과 학용품들이다.



우리가 준비해 간 작은 선물이 이분들에게 귀하게 쓰여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어 복지 센터로 쓰이는 게르 안으로 인도되어 들어갔는데



밝은 외부에서 게르의 실내로 처음 들어가면 갑자기 너무 어두컴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게르의 둥근 천정(터너)에서 들어오는 환한 햇살로 인해 곧 눈이 밝아지고 모든게 익숙해진다.



게르의 북쪽인 신성구역에는 칭기즈 칸의 초상화가 붙어 있고



역대 칸-울지구 적십자 책임자인 듯한(?) 사진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게르의 중앙에는 귀한 생수와 사탕이 전통식 탁자 위에 베풀어져 있었고



 몽골 전통 우유과자인 '아롤(aaruul)' 도 '무지개의 나라 솔롱고스(solongos,몽골에서 한국을 이르는 말)'에서 온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칸-울지구 적십자 지부장과  자원봉사자 대표의 인사가 있은 후 한국측 대표의 인사와
가지고 간 우정의 선물 및 대한 적십자사 총재의 선물 전달식이 이어졌다.




환영해 주신 분들 중에서 녹색 '델(Deel,몽골 전통 의상)'을 곱게 차려 입으신 이 할머니는 1955년부터 지금까지 54년간 자원봉사를 하셨다는데
가슴에는 여러개의 기념 뱃지와 훈장이 빛나고 있어 할머니의 활동 경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자신을 내어주는 자원 봉사를 하셨기 때문일까?
올해 86세라고 하시는데 그 태도는 배우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고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자주색 델을 곱게 차려 입으신 이 할머니는 70년 동안 적십자 자원 봉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몽골 적십자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것을 생각하면 이 할머니는 거의 몽골 적십자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란 델을 입으신 라마승은 이곳에서 학생들에게 전통 예절을 교욱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이 지역 노인들이 나와서 멀리서 온 방문자들을 환영하는 '장기 자랑 공연'이 이어졌다.



봉사 활동을 하러 갔는데 노인들에게 도리어 '위문 공연'을 받은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서 처음에는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노래를 부르거나 기타를 치는 이 노인들에게는
멀리서 온 방문자들에게 자기들의 숨어 있던 실력을 보여준다는게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생각하며 기분좋게 들으면서 박수도 신나게 칠 수 있었다.



노래의 반주로 아코디언과 기타를 연주하던 할아버지는 이어서 기타 독주, 하모니카 독주까지 한다.
한곡이 끝나는가 하면 또 다른 곡이 이어지고......^^
젊었을 때에 한가락 날리고도 남았을 이 할아버지의 끼는 이날 완전 날개를 달았다.



칸-울지부 적십자사 복지센터에서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일과 식사 등을 제공하는 등의 봉사를 하고 있는데



이날 한국에서 방문한 일행은 노인들에게 생활 필수품을 전달하는 외에 몽골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마사지 봉사를 했다.



라마승 또한 한국에서 온 사이비 마사지사(?)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고 편안함을 즐겼다.
발에 신은 특이한 부츠는 '고탈(Gutul)'이라고 하는데 가죽으로 되었으며 우리나라 고무신처럼 앞코가 살짝 들리고 좌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마사지 후 할머니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이쁘게 문신 스티커를 붙여 드리니 너도 나도 와서 팔뚝을 내미셨다.



살며시 스티커를 떼어 문신이 나타나면 "오~~!" 하면서 너무 즐거워 하셨다.



화장을 곱게 하고 몽골 전통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주던 이분도 문신이 아주 맘에 드셨나 보다.



요술 풍선으로 만든 꽃 한 송이를 흔들며 웃으시기도 하고....



풍선 왕관에 팔뚝에는 문신을 하고 이쁜 손길로 주물러주는 마사지까지 받으니 만면에는 웃음이 피어난다.



별 것 아닌 봉사에도 너무나 좋아하고 기분 좋아 하시던 어르신들은 우리의 마사지 봉사를 다 받고 나시더니 
이번엔 수고한 한국 방문자들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싶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놀라서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손사레를 치고 여러번 거절한 후에야 간신히 그분들의 마사지 시도를 막을 수가 있었다. 




몽골 어르신들은 특히 사진 찍히기를 즐거워 하셨는데....



적십자 뱃지를 단 라마 승려는 최고의 모델이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들에 뺨에 연신 뽀뽀하는 장면을 연출하시는 할머니는 오늘의 히로인이다.



필자는 우리를 환영해 주신 분들의 사진을 한분 한분 다 찍어 드렸는데



특히 이 멋쟁이 할머니는 사진 찍는걸 너무나 좋아해서 수십컷의 사진을 찍었다.



포라로이드 카메라가 있다면 즉석에서 사진을 현상해서 드렸으련만.....
미쳐 가져 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분들의 사진을 인화지로 현상해서 몽골 적십자사로 우송해 주려고 한다.



선물 전달과 마사지 봉사를 마치고 나니 칸-울 지사에서는 방문한 일행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내놓는다.
아니...이런....
봉사받는 분들이 선물을 준비하다니....이런 경우도 있나....ㅠㅠ
우리는 극구 만류했지만 이분들은 자신들이 정성이라며 조그만 민속 악기 모형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나무로 만든 몽골을 대표하는 민속 악기의 이름은 '모린호르(morin khuur,馬頭琴)'인데



모린호르의 음색이나 연주하는 영상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고....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몇 시간 머무르지 않았지만 어르신들은 헤어짐을 너무나 서운해 하셨다.
초원의 거친 삶 속에서 한번 헤어지고 나면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었던 것처럼 솔롱고스의 방문객들도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으므로....



계속 손을 흔들며....



'바야르태(Баяртай, 안녕히 가세요)'! 를 말하면서도 손을 쉽게 놓지 못 했다.



짧은 만남이지만 헤어짐은 모두를 찡하게 했다.



할머니는 들어가시라는 우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 어귀 도로까지 따라 나오며 손을 계속 흔드셨다.



어렵게 사는 몽골의 달동네에 가서 건네 주고 온 선물은 별 것 아닌 생활 필수품이었지만
그들에게서 받은 관심과 사랑은 전해 준 선물보다 더욱 크고 귀한 것이었다.
힘들게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여준 그 어르신들을 보니
우리가 과연 그들을 도와주러 갔던건가.....생각되어 조금은 부끄럽게 여겨졌다.

몽골 가서 무엇을 하고 왔냐고 물으시는 분들에게 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주러 갔다가 더 많이 받고 왔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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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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