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여름철은 어느 계절보다 바쁜 하루가 계속된다.

여름에는 가축들이 풀을 뜯고 젖을 많이 생산하기 깨문에

유목민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가축의 젖을 짜기에 바쁘다.

젖짜는 일은 주로 여성들이 하며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에 맞추어 젖을 짜서는 겨울용 식량으로 비축해둔다.

 

여름철의 몽골 사람들은 특히 인심이 좋다고 한다.

여름에는 가축의 젖이 넘쳐나고 먹을 것이 넉넉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유제품을 나눠주고 고기도 나눠주는데

외국 여행자들을 특히 신기해하여 음식을 베풀며 대대적인 환영을 한다.

 

 

 

 

초원의 유목민들에게 풀은 생명과 직결되는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초원의 풀을 이용하기에 따라 가축의 젖의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소, 말, 양, 염소 등 여러 가축을 함께 먹이는데

 

 

 

 

가축에게 풀을 뜯기는 것도 조상 대대로의 전수받아온 비법이 있다고 한다.

 

 

 

 

그 비법은 가능한한 풀을 짧게 뜯어 먹을 수 있도록 가축을 순서대로 몰고 다니는 것이다.

 

 

 

 

소나 양, 염소를 같이 사육하는 유목민은 양보다 소가 먼저 나가며 풀을 뜯게 하는데

소는 풀뿌리 근처까지 뜯어먹지 못 하므로 소가 먹고 남긴 풀을 양이나 염소가 샅샅이 헤쳐 먹는다고 한다.

 

 

 

 

고비지방 같이 낙타와 양을 함께 유목하는 지방에서는 양에게 풀을 먼저 뜯기게 한다는데

양은 가시가 있는 풀을 먹지 않기 깨문에 거친 풀을 잘 먹는 낙타를 양 뒤에서 뜯어먹게 한다.

 

 

 

 

한낮의 더위로 인해 한동안 조용하던 초원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한다.

게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유목민들이 모두 일어나더니 갑자기 염소들을 한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한다.

 

 

 

 

염소의 뿔을 잡고 끌고 오는 사람들 중에 태반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학기중에는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방학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일을 돕는다.

몽골의 여름 방학은 6, 7, 8월로 세달이나 되는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기숙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와
부모를 도와 양을 치거나 말을 훈련시키거나 하며 자신들의 몫을 훌륭하게 해 낸다.

 

 

 

 

염소를 잡아서 끌고 오는 방법은 제각기 다른데

염소를 안고 오는 아이도 있고 염소의 한쪽 뿔을 잡고 끌고 오는 방법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염소의 목 위에 올라타고 끌고 오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한다.

두 뿔을 손으로 잡고 염소 목에 올라타서 끌면 염소는 순순히 따라 오게 된다고......

 

 

 

 

끌고 온 염소는  서로 마주 보게 한 후  길다란 끈으로 굴비 엮듯 목을 엮는다.

 

 

 

 

아이들이 염소 뿔을 잡고 끌고 오면 엄마는 끌고 온 염소들을 한마리씩 굴비 두름 엮듯 엮어 나간다.

 

 

 

 

이제 상당히 많은 염소가 긴 노끈에 차곡차곡 묶여졌다.

 

 

 

 

목을 노끈으로 묶으면 답답해서 금방이라도 반항하고 도망갈 것 같은데

묶인 염소들은 전혀 요동도 않고 가만히 순종하고 있는게 참 신기하기만 하다.

 

 

 

 

 머리를 서로 마주하고 묶인 염소들의 뒤를 보면 엉덩이만 보여서 약간은 우스꽝스러운데

이렇게 염소를 굴비 두름 엮듯 엮는 이유는 바로 젖짜기에 수월하게 하려는 것이다.

 

 

 

 

유목민 아낙은 커다란 양동이를 염소 궁둥이 아래에다 놓고 젖꼭지를 사정없이 잡아당기며 젖을 짜낸다.

 

 

 

 

젖을 짜는 것은 여성들이 도맡아서 하는 일인데 여름에는 하루에도 10여 차례씩 쉬지 않고 젖을 짜낸다고......

 

 

 

 

울란바타르대학에 다니는 여대생도 염소 뒤에 앉더니 거침없는 손길로 염소젖을 쭉쭉 짜낸다.

차도녀인 그녀가 염소젖을 능수능란하게 짜내는 모습은 필자를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 도시 학생들이 농촌 생활에 데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데 반해서

몽골 사람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도 말타기, 젖짜기 등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젖을 다 짜내면 이렇게 궁둥이 부분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 많은 젖을 생산한다고......

 

 

 

 

양이나 염소의 젖짜기보다 말의 젖짜기는 훨씬 더 중노동인 것 같다.

염소젖을 짤 때에 바닥에 편하게 놓았던 양동이를 무릎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고 말젖을 짜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한쪽을 보고 모여있는 양이나 염소와는 달리 말들은 스스로 머리를 한데 모으고

 엉덩이를 밖으로 내고 있는지라 노끈으로 묶을 필요없이 바로 젖을 짜내면 된다.

이렇게 짜낸 말젖은 아이락이라고 불리우는 마유주를 만드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루종일 가축을 돌보고 젖을 짜서 저장식품으로 만들어 비축하느라 분주한 나날이 계속되지만

여름에는 말랐던 아이들의 얼굴에도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유목민들의 생활에는 활기가 넘치며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 유목민 아낙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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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카파도키아의 네브세히르를 떠나 서남쪽으로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를 지나 코니아(콘야,Konya)로 가는 길...
사도행전 14장 1절~7절에서 바울과 바나바가 전도하던 '이고니온 (Iconium)'은 바로 오늘날의 코니아이다.

코니아로 가는 길은 밀 추수가 끝난 듯 비어 있는 너른 평원. 몇 시간을 가도 끝이 보일 기미가 없다.
사도 바울의 고향 다소를 지나 버섯집들이 늘어선 카파도키아를 거쳐 코니아로 가는 여정 내내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고 핸들을 놓고 가도 될 정도로 일직선으로 쭈욱 뻗은 길이 계속된다.
우리 나라는 산지가 많아 고속 도로 조차도 커브길과 터널이 많은데 넓은 국토를 가진 터키에서는 5~6시간을 가도 끝도 없는 평원이 이어진다. 





어쩌다가 야트막한 산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밀 추수가 끝난 끝없는 평원이 펼쳐지고..... 
가끔 가다 밀밭 사이로 올리브 나무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또 끝이 안 보이는 나른 초원이 가도 가도 계속된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 멀리 보이지 않는 언덕까지 말 위에 올라 그냥 내달리고 싶은 충동이 드는 곳이다. 



이렇게 넓디 넓은 땅들이지만 몽골 땅처럼 척박하지 않고 모두 경작이 가능한 비옥한 땅이기 때문에 터키의 농산물은 유난히 값이 싸고 맛 또한 뛰어나다.
농산물과 식료품 값이 싸니 국민 소득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식생활은 걱정이 없고 길에서도 구걸하는 사람이 보기힘든 곳이 터키이다.



가다가 보면 길을 막아서는 수백 마리의 양떼들과도  맞닥뜨리게 되는데
목자가 작대기로 길을 인도하려고 애써도 양떼들은 무작정 차 앞으로 달려들기만 한다.



기다리다 못한 차가 양떼 앞으로 서서히 바퀴를 굴려도 양떼들은 무조건 앞 양의 꽁무니만 보고 차 앞으로 돌진해 들어온다.
이럴 땐 사람이 지는 수 밖에.....할 수 없이 양떼가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양들은 지독한 근시여서 바로 코 앞만 보이기 때문에 앞의 양의 궁둥이만 보고 무조건 따라간다고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앞의 양의 꽁무늬만 따라가는 양들의 모습들은
갈 바를 모르고 앞만 보고 내달리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어찌 그리 비슷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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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인 초가집이나 기와집을 볼 수 있는 곳은...?

정답은 '민속촌'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 가옥인 초가집이나 기와집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 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옥은 이제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라고 말하는게 더 합당할 듯 하다.

그럼 몽골을 대표하는 전통 가옥, 유목민의 이동식 천막집은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 분.....?
학교다닐 때 사회책에선 '파오'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이것은 중국어 'bao(包)'에서 기인된 말이고
영어로는 유르트(Yurt), 몽골어로는 게르(Ger)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에 초가집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로
아무리 몽골이라도 도시에는 현대식 건물이 있고 멀리 떨어진 초원에 가면 게르를 볼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나의 예상은 완전 어긋나버렸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시내 한복판에 게르가 즐비하다.

울란바타르를 둘러선 나즈막한 야산에 온통 게르 천지다.
현대적인 아파트 앞에도 게르, 차들이 분주하게 다니는 길가에도 게르, 심지어는 빌딩의 옥상에도 게르가 올라 앉아 있다.
수도 울란바타르 주민의 반이 게르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몽골은 온통 게르천지여서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울란바타르 인근에서 돌아다니며 찍은 <게르 풍경>을 소개해 드린다.
게르 짓는 과정과 게르의 내부 구조....등 게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 기회에 다시 자세히 설명드리기로 하고...



울란바타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이승 전망대에 올라서 시내를 본 풍경이다.
저 멀리 울란바타르를 둘러싼 산중턱까지 집들이 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집들의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카메라의 렌즈를 줌으로 당겨 자세히 보니 헉...울란바타르 산중턱에 있는 건물의 반이 게르다.



판자로 울타리를 친 구역 안에 게르가 한두채 씩 자리잡고 있다.



자이승 전망대의 남쪽에는 이렇게 게르 집단촌이 보인다. 게스트 하우스나 캠프촌이 아닐까...추측을 해 본다.



손기노-카이르칸 지역의 주택들. 2층 양옥과 게르가 한 동네에 섞여 있다.



게르는 초원에 가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건 완전 오산. 아파트 앞에 게르가 있다.



이렇게 관공서 앞 마당에도 버젓히 게르가 있고



공터만 있으면 어디든지 게르가 빠지지 않는다.



달동네의 앞의 게르...



가게 앞에도 게르가 버티고 있는데 게르 앞에 간판이 있는 걸로 보아 상점의 용도로 쓰이는 듯 하다.



때로는 옥상 위에 이렇게 버젓이 올라앉아 게스트 하우스로 쓰이기도 한다.



다운 타운의 고급 아파트 앞에도 게르가 버티고 있는데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이런 게르는 대부분 영업용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게르 갤러리도 있는데 엄청나게 규모가 큰 게르 갤러리의 안에는 수준 높은 미술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게르의 모양과 게르를 둘러싼 울타리는 어느 지역을 가도 비슷한 모습이다.



시골 동네에 자리잡은 게르나...



민가가 별로 없는 길가에 자리잡은 게르나 다 판자로 담을 둘렀다.



담장은 판자로 , 대문은 함석으로 된 곳이 많이 보인다.



때로는 이렇게 컬러풀하게 담을 장식한 집도 보인다.



물론 초원 한가운데서 사는 유목민들에게야 구역을 정하는 담이야 필요조차 필요가 없겠지만
도시 변두리에 사는 주민들의 게르 주변은 담을 판자로 둘러친 모습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울란바타르의 휴양지구인 나이람달로 가는 길목에도 별장들과 게르가 섞여 있다.
몽골 사람들은 조금만 살만 하면 누구나 별장을 가지고 있는데 부자들은 여름 별장, 겨울 별장도 따로 있다고 한다.



테를지 국립 공원에서 본 풍경. 웅장한 산 아래 게르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나이람달 캠프장의 게르. 몽골에도 이렇게 멋진 숲이 있고 이런 곳에는 맑은 물이 졸졸 흘러가는 개울도 있다.



이런 게르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별도.... 달도....은하수도 고스란히 게르 위로 쏟아진다.



몽골에는  울란바타르와 테를지 단 2곳에 골프장이 있다는데.......골프장의 게스트 하우스도 게르다.



부족의 깃발이 나부끼는 이렇게 멋진 게르 안에서는 당장이라도 칭기즈칸이 칼을 차고 나올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게르라면 역시 이렇게 초원의 하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어야 제격이다.
파아란 하늘과 눈부신 초원의 푸르름 속에 있는 게르의 하얀 색은 초원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게르 앞에 이렇게 양떼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몽골의 초원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후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초원의 게르 주변 풍경들은 몽골을 떠나온 여행자의 마음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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