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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9 밀양 아랑각에 어린 아랑의 슬픈 전설 24


밀양 '영남루(嶺南樓)'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멋진 건축물이다.


남천강(밀양강) 건너편에서 당당한 모습의 영남루를 마주 대해 바라보노라면 오른쪽 언덕 아래에 사당이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남루를 돌아본 후 동쪽 문으로 나와 남천강변으로 난 계단을 한참 내려가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당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배산임수의 멋진 위치를 가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은 문을 통해서 계단 위에 있는 사당이 보이는데 노랑과 빨강이 주를 이루는 단청의 색감이 곱다.


아랑각(阿娘閣)이라 불리우는 이 사당은 은 조선 명종(재위 1545∼1567) 때 미모가 뛰어났던 밀양 부사의 외동딸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은 얼굴만큼 마음씨도 고울뿐 아니라 글과 바느질 솜씨가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흠모를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관아에서 심부름을 하는 통인이 아랑의 고운 모습을 본 후. 그만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랑의 유모에게 뇌물을 주고 아랑을 꾀어내게 되었다.

보름달이 뜬 어느날밤, 통인은 영남루에서 달 구경을 하던 아랑에게 나타나 그동안 혼자 연모해 온 것을 아랑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하였는데 그 말을 들은  아랑은 냉정하게 통인의 무례함을 꾸짖었다.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한 통인은 사모하던 마음이 그만 증오로 변하여  갖고 있던 비수로 아랑을 찔러 죽이고 말았다. 
아랑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후 밀양에는 부임하는 신임부사들마다 죽음을 당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밀양 부사로 오는 것을 꺼려했다.



이때  서울 남산골에 사는  한 대담한 선비가 자원하여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정말 소문대로 부임한 첫날 밤에 여자의 혼령이 나타났다. 
그는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이렇게 부사가 오기만 하면 나타나느냐"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랑은 통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이 선비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내일 한 나비가 나타나서 한 사나이의 머리에 머물테니 그가 곧 자신을 죽인 범인이라고 말했다.
부사는 처녀 귀신과 약속한 대로 통인을 잡아 처단하고 처녀의 묘까지 만들어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밀양 주민들은 아랑각을 지어 그 처녀의 정절을 기리고 소원을 기원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가 <밀양 아리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16일이면 소복한 처녀들이 제관이 되어 제등을 밝히고 그의 정숙한 넋을 기리는 아랑제가 열린다.


아랑각 문을 통해서 보는 남천강은 푸르고 깨끗하기만 해서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겼던 곳이란걸 짐작하기 힘든다.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와 같은 인면수심의 치한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 시기에
아랑처럼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우리의 딸들이 이 땅에 다시는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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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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