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경주 수학여행 특집이 6일 저녁 3회로써 막을 내렸다.
3회 방영분은 대부분 경주 수학여행 특집을 마지막으로 하차하게 되는 김C에게 많은 촛점이 맞추어졌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촬영에 임하는 김C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례적으로 3회에 걸쳐 방영되었던 경주 수학여행 특집은 경주에 살고 있는 필자에게는 특히 기억에 남는 방송이었다.
경주 시내 전역에 걸쳐 7명의 출연자들이 스탬프 투어 레이스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장면들 마다
"어.....저기는 안압지 뒷편 유채밭이야.....음......김종민이 지금 선덕여고 앞을 거쳐서 분황사로 향하고 있네....
강호동이 어두운 길바닥에 앉아 짖는 개를 나무라는 저 장면은 사마소 앞길 하수구 위에 앉아서 찍었군......" 했는데
이렇게 출연자들이 숨을 헐떡이며 달리는 장면에서 순식간에 스쳐가는 장면 하나하나 너무나 눈에 익은 곳인지라
경주 수학여행 특집 내내 타지역 분들은 맛보지 못할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1박 2일 경주수학여행 특집이 방영되고 난 지난 휴일날 첨성대 앞으로 가보았는데
벚꽃도 지고, 유채꽃도 다 져버리고 아직 연꽃은 피지도 않은데다 수학여행 성수기도 이미 지난지라
약간은 비수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시기인데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차를 주차할 곳이 잘 없도록 주변이 붐비고 있었고
특히 스탬프 투어나 자전거 투어를 하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으로 보아
1박2일의 가공할만한 파급 효과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유적지 지도를 보면 짐작을 하시겠지만 첨성대를 중심으로 하는 동부사적지구에는 많은 유적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첨성대를 중심으로 하여 바로 앞에 반월성, 계림, 경주 향교, 교촌마을이 있고 맞은편에는 대릉원이 위치하고 있으며
반월성이 끝나는 지점에는 안압지, 경주국립박물관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황룡사지, 분황사 등이 위치하고 있어
불국사, 석굴암을 제외한 많은 유적지가 도보 이동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이번 1박2일 스탬프투어 레이스도 첨성대에서 출발하여 도보로 유적지에 가서 스탬프를 찍고는 다시 첨성대로 돌아오는 미션이었는데
모든 이동 수단, 심지어는 자전거 이용조차도 금지했기 때문에 살며시 자전거를 타고 분황사 스탬프를 찍은 이수근은 자동 탈락되기도 했다.



스탬프 투어의 시작과 끝은 첨성대에서 장식되었다.
경주 여행을 와서 첨성대를 돌아보고 가지 않는 사람은 한명도 없으리라....
요즈음은 담장을 거의 없애 버린지라  밖에서만 보고 '에게게....이게 첨성대야?' 하고 돌아서며 관람료 500원을 아끼려는 사람들도 많은데
경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첨성대를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다는 것은 500원이 아니라 5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특히 밤에 조명을 받은 첨성대는 그 자태가 이루말할 수 없이 섹시하니 반드시 밤에 다시 한번 들려서 첨성대를 보고 가셔야 한다.



첨성대 바로 길 건너편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대릉원이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고분 여러 기가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마치 공원과 같이 경관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대릉원의 꽃은 역시 천마총인데 1973년 발굴 시에 하늘을 나르는 말의 그림이 그려진 말다래가 출토되었다고 해서 천마총이라고 불리운다.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을 발굴한 후 고분의 반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반은 공간을 비워 출토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아 눈길을 끄는 고분이다.

대릉원에서는 MC몽이 먼저 스탬프를 찍어 아쉬워하는데
나중에 이승기 역시 대릉원에서 스탬프를 찍은 사실이 밝혀져 함께 자폭하게 된다는 반전이 재미있다.
 첨성대에서 도보로 이동하기엔 약간은 먼 분황사에서는 의외로 은지원, 이수근, 김종민이 다 스탬프를 찍어서 모두 자폭하게 되는데



선덕여왕 재위때에 세워진 분황사는 분황사 모전석탑을 장식하는 인왕상이 특히 인상적이다.
모전석탑이란 안산암을 벽돌모양으로 잘라 쌓은 석탑을 말하는데 원래 7~9층으로 추정되는 이석탑은 임진왜란 때 파괴되어 지금은 3층만 남아 있다. 



강호동이 스탬프를 찍으러 찾아 갔던 곳은 최부잣집이 있는 교촌마을이다.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알려진 최부자는 12대 300년 동안을 만석지기로 지내면서
'재산을 모으되 만석 이상은 모으지 말아라'등 자손들에게 가훈을 남겨 
진정한 부자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몸소 실천함으로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겨주고 있는 집안이다.



교촌마을 일대는 대부분 최부자와 그 자손들의 집인데 현재 경주시에서는 낡은 집들을 헐고 신축하는 등 한옥마을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특히 최부잣집이 있는 교촌마을은 바로 앞에는 남천이 흐르고 월정교, 반월성, 계림, 경주향교 등이 지척에 이어져 있어 경주 최고의 명당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경주 향교는 외부 관광객들은 그 위치도 잘 모르고 잘 찾지도 않는 곳이지만 강호동은 스탬프를 찍으러 향교까지 오게 되는데
스탬프를 찍어주어야 할 문화해설사가 이미 퇴근해버려 난감해진 강호동.
 교촌마을을 대표 유명인사 윤덕환 어르신의 도장을 대신 받아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1박2일 최고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강호동 낙오>.
운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김종민은 가위 바위 보의 전설, 불패의 신화 강호동을 단 한 차례의 주먹을 냄으로 일시에 침몰시켜 버리는데.....

단 한번도 낙오된 적이 없었던 1박2일의 최대 강자 강호동은 일시에 낙오자가 되어
어딘지도 모를 베이스캠프를 물어물어 찾아가야할 지경에 이르게 되니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통쾌함이 물밀듯 밀려옴을 느끼게 된다.



강호동이 한탄을 하며 베이스캠프를 추정하는 전화를 하던 곳은 바로 교촌마을 맞은편에 위치한 사마소.
사마소란 조선시대 과거에 합격한 생원과 진사들이 조직하여 유학을 가르치거나 정치를 토론하던 협의기구로
이 건물은 교촌마을 바로 앞을 흐르는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 북쪽 교각 위에 서 있던 건물을 1984년에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이다.
무너져 기반만 남아 있던 월정교는 지금 한창 복원 중인데 월정교가 다 세워지면 다리 위에 사마소와 꼭 같은 건물이 양쪽에 세워질 것이다.
사마소 바로 앞에는 김유신의 생가터에 남아 있는 우물인 제매정이 있다.

택시 기사와 작가, 이수근, 사마소 주민의 힌트를 종합하여 베이스캠프가 불국사 유스 호스텔이라는 것을 유추해낸 강호동은
어두워진 길을 걸어 불국사로 향하는데 가다가 이쁜 카페도 기웃거려 본다.



교촌마을에서 대릉원 가는 삼거리에 위치한 이 코딱지만한 카페는 주변의 풍경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가 3,000원으로 비교적 차 가격이 저렴하고 아늑하여 알만한 사람들은 자주 찾는 곳이다.

카페를 지나가다가 들어간 코딱지만한 슈퍼(??)는 첨성대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알토란같은 위치의 구멍가게.
강호동이 엄청 먼 길을 온 것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첨성대를 중심으로 뱅글뱅글 돈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첨성대 앞을 지나가다 보면 낮이고 밤이고 찾는 이가 거의 없어보이는 관광 슈퍼.
이제 강호동이 들어와서 과자도 사고. 계란 넣은 컵라면도 먹고 갔으니 관광객들이 많이 들려 주인 아저씨의 얼굴이 미소가 더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는 반월성 앞 유채밭을 지나가는데 유채꽃의 상태로 보아 이미 절정을 지난 시기인 듯 하다.



지금은 이미 유채꽃이 다 져버려 다 갈아엎고  늦여름을 환하게 장식할 황화 코스코스 씨앗을 뿌려 놓았지만
4월의 반월성 유채밭은 밤낮으로  유채가 환하게 꽃 피어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꽃밭 속으로 유혹하곤 한다.
반월성 유채밭이 끝나는 지점에는 경주 제일의 야경 명소 안압지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 왕궁의 동궁으로 문무왕 14년인 674년에 완성된 이 연못의 원래의 이름은 월지(月池)로써 
조선시대에는 거의 페허가 되어 기러기와 오리만이 날아들었기에 안압지(雁鴨池)라고 불리웠다.



어느 곳에서도 연못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게 조성된 안압지는 낮에도 좋지만 야경이 특히 화려하여
밤에 안압지를 찾는 이들은 가슴이 설레일 만큼 아름다운 반영의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1박2일 경주 수학여행편의 대미는 불국사에서 마무리가 된다.  너무나 유명한 불국사이므로 부연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고.....

경주를 자세히 알리기 위한 수학여행 특집은 김C의 하차로 인해 눈물로 마무리가 되었다.
예능감은 다소 부족했지만 항상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하던 김C.
그 또한 그의 마지막 수학여행지 경주를 언제까지나 기억하리라....

 Copyright 2010. 루비™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원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진이나 글을 퍼가는 행위는 저작권법에 위반됩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