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따스한 오월의 휴일, 문득 죽장 수목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포항을 벗어나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 가다 청하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한적한 2차선 도로를 한참 가다 보면 서정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삼거리에서 유계리 쪽으로 핸들을 돌리니 곧이어 눈 앞에 나타나는 구불구불한 산길.
산길 따라 한참이나 커브를 돌아 오르다 보면 어느새 귀도 약간 멍해지고
구비구비 한참이나 산길을 돌아 고지대에 올라서면 저 건너 산봉우리들도 발 아래 펼쳐진다.

원래부터 죽장면 상옥리와 하옥리는 포항 인근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첩첩산중 골짜기인지라
지금 같이 도로 포장이 되기 전에는 차 한대가 겨우 비킬 수 있는 그런 가파른 산길이었다고 한다.
도로 포장 전에 하옥으로 시정 시찰을 가던 포항시 유력 인사님의 관용 차량이 하옥리를 갔다 오면
어김없이 머플러가 너덜거리도록 망가져 버려 하는 수 없이 머플러를 교체하기도 했다는 곳이라니......

 

 



첩첩산속 고지대에 자리잡은 죽장 수목원.
입구를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들어가니 제일 먼저 수목원대장군과 수목원여장군이 방문자들을 반긴다.





수목원의 정식 명칭은 경상북도 수목원이지만 경북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에 위치해 있어 죽장수목원이라 부르는 것이 훨씬 더 친근감이 든다.
평균 해발 650m 고산지대에 위치하는 죽장수목원은 희귀한 고산식물과 여러가지 볼거리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면적이 3,222ha 로 국내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수목원이다.





험한 산들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봄도 더디 온다.
평지에서는 이미 나뭇잎도 많이 자라고 신록이 무르익는 계절이지만 고지대에 위치한 이곳 수목원에는 이제야 새봄이 찾아 왔다.





지금 막 뾰족이 내밀기 시작한 연둣빛 잎사귀들은 쳐다보기만 해도 눈이 부시다.





평지에서는 떨어져버린 배꽃, 복사꽃들도 이곳에서는 이제야 제철이다. 





햇살아래 눈부시도록 화사하게 피어난 복사꽃.




순결하도록 하얀 살빛의 배꽃도 수줍은 봉오리를 이제야 열었다.




조팝나무도 마치 팝콘이 터지듯  조그만 꽃봉오리들을 활짝 열었다.




산허리에 따사로이 비추이는 햇살 속에서 산철쭉도 다소곳이 피어나고.....





한귀퉁이 그늘에서 복주머니를 대롱대롱 매달아 놓은 듯한 금낭화도 수줍은 자태를 뽐낸다.





꼬부라진 허리를 펴지 끝내 펴지 못하고 백발을 휘날리는 할미꽃. 곧 바람결에 그 하얀 머리카락을 날려보내겠지?




산골 수목원에 새봄이 오니 경내 너와집 앞에서 장작을 패는 남정네의 모습에도 따스함이 묻어난다.





입구에는 수목원대장군과 여장군이 버티고 서서 방문객을 반기더니 수목원에는 가는 곳 마다 장승들이 진을 치고 있다.





호숫가에 서 있는 가족 장승들. 아이들은 무얼 보고 저리도 놀란 표정을 지을까......?




때론 이렇게 우스꽝스런 표정의 퓨전 장승들도 걸어가던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호숫가 나무들이 연둣빛 새옷으로 갈아입으니 호수 물빛도 한결 부드럽고 따사롭다.






수생식물원 물위를 가로지른 나무 데크 위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따사로운 봄햇살을 맞이해 본다.
첩첩산중 수목원에 늦게서야 찾아온 따사로운 봄소식.
모질게도 추웠던 지난 겨울을 꿋꿋이 이겨내고 찾아온 산골의 봄소식은 더욱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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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이란 마을이나 절 입구,길가에 세운 사람 머리 모양의 기둥의 통칭인데
일반적으로 지킴이(수호신), 이정표, 경계표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승은 벅수, 법수 , 벅시, 수살막이, 수살목, 장승, 장신 등 여러가지로 불리웠으나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이 장승이며 그 다음이 벅수이다.

우리네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속담에서도 장승과 관련한 말들이 많은데
키가 멋없이 큰 사람을 '구척 장승 같다'라고 표현하고
멍청하게 서 있는 사람은 '벅수같이 멍하니 서있다'고 표현했다.

신라밀레니엄파크에는 여러가지 특이한 모양의 장승들을 모아둔 '담목원'이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같은 장승이 아니고 새로운 형태의 장승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나무 뿌리 부분이 하늘로 향하게 해서 조각한 장승, 신랑 신부가 마주보고 뽀뽀하는 장승,
혀를 날름거리는 장승, 팔을 길게 뻗은 장승.....생긴 모습도 가지가지이다.

사람들은 담목원의 장승을 만져보거나 사진 찍으러 가까이 다가가다가 깜짝 놀라곤 하는데
그것은 장승들이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하기도 하고 혀를 길게 뻗어 날름거리든지
입술을 딱딱거리며 소리를 내거나 길게 내민 팔을 흔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신기한 장승들로 인해 이 담목원은 토우공원과 함께 어린이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통을 잘 계승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신라 밀레니엄 파크의 장승들을 몇 장의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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