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으로 2014년을 맞이한게 엊그제같은데 올해도 이제 2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를 위해 동해안으로 몰려드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해맞이장소는 누가 뭐라 해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대보면)에 위치한 '호미곶해맞이광장'일 듯.


떠들썩한 새해맞이행사를 마친 사람들이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갈 때는 대부분 구룡포항을 지나서 가게 되는데

과메기, 오징어, 대게 등으로 유명한 구룡포에 핫한 관광 명소로 주목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이다.





고기잡이 배들이 늘어선 구룡포항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길 하나를 건너면 바로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를 만날 수 있다.

1910~1930년 사이에 지어진 일본인 가옥(적산가옥)들이 늘어서 있던 구골목이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만난 한떼의 아리따운 일본인(?) 여성들을 만났다. 

인력거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아가씨들은 일본인 여성이 아니라 

이곳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색다른 추억을 남기고 싶은 우리나라 아가씨들.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는 기모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이 있어서

누구나 이색적인 기모노를 입고 색다른 컨셉의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단다.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기모노를 빌려준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좀 의아해했다.

아무리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지만 기모노 체험은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두운 역사를 부등켜 안고 아파하고만 있어서는 진정한 일등국민이 될 수 없다.

지난 시대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구룡포 종로골목, 또는 적산골목이라고 불리우던 이 거리는 일본인이 개발한 구룡포항이 한창일 때는 

기생을 둔 고급 술집이 10군데가 넘을만큼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해방이 되어 일본인들이 떠나게 되고 그들이 거주하던 일본인가옥(적산가옥)은 그대로 남겨졌는데 

1991년에는 '여명의 눈동자'가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우중충한 일본 적산가옥들이  늘어서 있던 좁은 골목에 개발의 바람이 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포항시가 '구룡포근대역사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한 것이 2010년 3월이니 몇년만에 그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오래 되어 낡고 삐꺽거리는 목조가옥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힘겹게 서 있던 일본인 가옥거리는 

1930년대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해 버렸고 주말에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좁은 거리가 가득 메워질 정도이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수탈하는 과정에 생겨난 구룡포항과 적산가옥들이 

이제는 일제강점기의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지역 관광 자원으로 삼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일본인이 개발하였고 해방 후에는 버려졌지만 지금은 핫 플레이스가 된 거리,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이다. 





근대문화역사거리 바로 위에는 구룡포공원이 있다. 구룡포공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신사(神社)가 있었던 곳이다.

공원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이렇게 특히한 돌기둥들이 서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원래는 구룡포항을 건설한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해방이 되자 구룡포주민들은  

일본인들의 이름이 쓰여진 돌기둥의 이름을 시멘트로 발라 땜질을 하고 뒤로 돌려 다시 세웠다.





 그리고 그 돌기둥에 신사를 무너뜨리고 충혼각을 짓는데 일조한 구룡포 주민들의 이름들 다시 새겼다. 





구룡포공원에 올라 뒤로 돌아보면 올라온 계단이 까마득하다. 그리고 계단 저 너머로 구룡포항이 한눈에 보인다. 




충혼탑 바로 아래에는 7m높이의 거대한 비취색 비가 눈길을 끈다.

구룡포 개발을 위해 힘 쓴 일본인 '十河 彌三郞’(도가와 야사부로)'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인데 

일본인들이 물러간 후  '十河 彌三郞 頌德碑(십하 미삼랑 송덕비)'라는 글귀에 시멘트를 덧발라 씌웠다.

이 또한 구룡포공원의 재활용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제수탈의 역사가 뭐가 그리 자랑스러워서 이렇게 관광상품화까지 시키느냐고 언짢아 하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를 보면 식민지시대의 아픈 상흔까지도 민족의 역사적인 사료로 온전히 보존하고 

아픈 상처를 넘어 온전히 관광상품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쓰리고 아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인 것을......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자만이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의  예전 모습이 궁금하세요? 아래 포스트를 클릭해 보세요~


관련 포스트 : 영화세트장 같은 구룡포 적산가옥 골목

관련포스트 : 일제 잔재 재활용의 역사 구룡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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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건설 소식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다. 배가 주교통수단이던 옛날도 아니고 요즘 시대에 웬 운하?

쓰잘떼기 없는 일(?)에 또 국고를 낭비하는구나하고 내심 못 마땅했던게 사실이다.

2012년 5월에 착공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미 착공이 되었고 10월에 운하 축제도 열렸다고 한다.

포항에 오래 살았던 필자, 운하가 있던 지역이 어떻게 변했나 궁금해져 난생 처음 운하 구경을 나서본다.





포스코 맞은편 형산강 둔치에 마련된 포항 운하관에 이르니 운하관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미지 출처 : http://innerharbor.ipohang.org/


 

포항 운하는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운하와 해안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고 한다.

5월에서 10월까지 크루즈를 타고 외항까지 돌아보는 A코스가 성인이 10,000원, 어린이가 8,000원 정도이다.

외항까지 한바퀴 돌아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기상 악화로 내항인 운하만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B코스 6,000원)

운하 크루즈 체험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도보로 산책하면서 운하를 돌아보기로 했다.





포항운하관 바로 앞 형산강 건너편에는 포스코(포항제철)이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외지에서 오시는 분들은 포스코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보면 대부분 입을 쩌억 벌리곤 한다.

 





포항 살면서도 몰랐던 일! 원래 포항은 상도, 하도, 분도, 죽도, 해도 등 다섯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라고 한다(!)

포항의 동빈 내항은 각종 수산물과 어선들이 몰리는 항구요 포항 유일의 갯벌지역으로 철새들의 도래지였다.

1960년대에 포스코의 건설과 함께 형산강 물길이 바뀌자 동빈내항은 일부 매립되어 막혀 버리게 되었는데 

종 어선으로 분주하던 동빈 내항은 점점 퇴적된 뻘층으로 인해 물이 썩어가고 내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울창한 송림으로 덮혀 있던 송도해수욕장 또한 1970년대 몰려온 해일로 인해 해안 모래 대부분이 유실되었는데

해일로 인한 피해는 그 자체가 자연 재해라기 보다는 바뀐 형산강 물길과 방파제 건설로 인한 인재였던 것. 

모래가 유실된 송도해수욕장은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의 명성을 잃고 폐장되고 주변은 슬럼가로 전락했는데......

현재의 포항 운하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썩어버린 동빈 내항의 물길을 다시 연결하여 관광자원화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키 위한 포항시의 노력이라고 한다.





새로운 운하 물길을 도보로 돌아보려면 운하관 2층에서 출발하여 아래로 난 길로 쭈욱 걸어가면 된다.





운하의 현재 구간은 포항운하관이 있는 형산강 둔치에서부터 죽도시장이 있는 송도교까지니 크게 멀지 않은 구간이다.

 




운하관과 연결된 육교에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하면 운하 옆길로 갈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운하는 생각처럼 크게 넓지는 않았고 수심도 그다지 깊지 않아 보인다.

어선이나 상선이 다닐 수 있는 수상로라기 보다는 유람선 정도가 다닐 수 있는 관광 운하로 보인다.





운하가 자리잡고 있는 송도와 해도는 6~70년대 단독주택이 밀집한 곳인데 포항에서는 비교적 낙후된 지역이다.

그런데 운하가 들어선 이후로 주변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게 변모했다. 새로운 건물도 들어서고 커피전문점까지 들어섰다.





운하길에는 가로수와 쉼터가 잘 조성되었는데 곳옷에 다양한 조각들이 설치되어 있어 돌아보는데 심심하치 않다.







시골 개울을 건너는 것 같은 징검다리도 있고......여기저기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두었다. 





 운하의 물색은 비교적 탁해 보인다.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바닷물이니 탁하기도 하겠지만 날이 흐려서 물빛이 더 탁해 보이는 것 같다.





설치물 중에서 거대한 꽃다발을 연상시키는 Flower Tree가 너른 광장에 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아직은 주변 나무들이 많이 자라지 않아서 조금은 썰렁하지만 이곳에 심었던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

포항 시민들이 쉬며 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휴식 공간이 될 것 같다.





운하 주변을 산책하는 동안 크루즈 유람선들이 쉴새 없이 스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후로 배 타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크루즈 유람선마다 승객들로 가득하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니 배를 타더라도 안전하겠지?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운하 주변과 유람선의 모습을 더 생생히 보기 위해 육교 위로 올라가 본다.





운하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은  두 종류인데 17인승 규모의 유람선 리버 크루즈는 

바닷바람을 직접 얼굴에 맞으며 운하를 관람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외항으로 나기지 않고 운하만 돌아보기에 적합한 크루즈 유람선인 듯......





46인이 탈 수 있는 연안 크루즈는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더 멀리 나가 외항을 한바퀴 돌아 보는데는 안성맞춤이다.





운하 구경이 뭐 그리 즐거운 일이라고....생각했는데 유람선에 탄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다.





육교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 환한 얼굴로 소리 지르며 손을 흔든다. 모두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운하를 걷다 보니 어느새 포항 운하의 끝지점인 송도교 부근까지 오게 되었다.

송도교 바로 앞에는 동해안 최고의 시장인 죽도시장과 함께 커다란 회센터가 여행객을 손짓해 부른다.

포항 운하 여행의 종착점은 죽도회장 회투어인가? 싱싱한 생선회를 생각만 해도 스르르 배가 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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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있는 인물이 많다'는 뜻의 '덕동(德洞)마을'이란 이름으로 불리우는 포항 기북면 오덕리 

이곳은 '여주(여강) 이씨' 집성촌으로 임진왜란 때 이곳에 피난 왔던 '농포(農圃) 정문부(鄭文孚')가 

전쟁이 끝난 후 전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손녀사위인 '사의당 이강'에게 물려준 것을 계기로 형성된 마을이다.

포항 도심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는 이곳은 조상의 숨결을 느끼면서 청정 자연 속에서 힐링 여행을 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고문서, 생활용구, 농기구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는 '덕동민속전시관'을 지나

 마을길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이 '용계정(경상북도 유형문화재 243호)'이다.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용계정은 조선 명종 1년인 1546년에 건립된 것으로 임진왜란 때 북평사를 지낸 '정문부'가 별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정문부의 손녀사위인 '사의당 이강'이 1687년에 착공한 것을 손자인 '시중'이 완성하였고 그후 '시중'이 손자인 '정응'이 1778년에 중수한 것이 지금에 이른다, 정조(재위 17761800) 이후에는 세덕사의 강당으로 사용되었으며고종 5(1868)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의 화를 면하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동원되어 밤새도록 담을 쌓은 덕분에 세덕사만 철폐되고 용계정은 훼철당함을 면하였다고 한다.

  

 

 

용계정의 출입문은 세곳이 있는데 북쪽, 동쪽, 서쪽으로 난 문들이 그것이다.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통허교 앞에 서서 용계정을 바라보는 경치는 마치 한폭의 그림 같다.

 

 

 

 

동쪽 문에서 보는 경치도 통허교 너머로 보이는 경치 못잖게 수려하다. 

이같이 수백 년 된 은행나무, 향나무, 백일홍 등이 용계정을 둘러싸고 있어 그림같은 경치를 만들어낸다.

 

 

 

 

용계정 누마루에 앉으면 바로 아래에는 맑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건물 앞쪽에는 기이하게 생긴 절벽이 보여 신선경이 따로 없는데

이 날은 용계정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어 용계정 경치의 참 맛을 보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서야 했다. 

  

 

 

 

용계정 바로 옆에는 마을 수구막이 숲으로 조성된 아름다운 숲이 있어 눈길을 끄는데 이름이 '덕동숲'이다.

 

 

 

 

덕동숲과 연못은 2006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을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덕동숲과 자연적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잘 어우러져 연어대, 합류대, 와룡담 등을 이루는데 이곳은 합류대라고 한다.  

 

 

 

 

합류대 표지석을 돌아 계곡 아래로 내려가 보았더니 계곡물은 너무나 맑고 깨끗해서 청량한 느낌마져 가져다 준다.

 

 

 

 

계곡 저편으로 보이는 용계정이 살포시 보인다. 우거진 수풀 때문에 용계정의 수려한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진 덕동 숲은 연못과 솔숲 사이로 지압길이 펼쳐져 있어 건강을 선물해주는 힐링숲이다.

 

 

 

 

예쁜 그림으로 된 지압길은 빨리 신발을 벗어던지고 걷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르게 한다.

 

 

 

 

이런 곳에선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다.

샌들을 벗어 한쪽 곁에다 고이 모셔두고 맨발로 살금살금 걸어보았다. 그런데 아앗.....! 발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건강해진다니 꾹 참고 지압길을 끝까지 걸어가본다.

 

 

 

 

길옆 연못에는 노랑어리연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어서 봐달라고 손짓을 한다.

 

 

 

 

이곳에 있는 것은 그것이 잡초이더라도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니 왠일일까......

 

 

 

 

계곡과 연못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덕동숲에서는 수생식물 관찰도 할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도 딱이다.

 

 

 

 

지압길을 한참 걸은 후 더러워진 발을 합류대 앞 계곡물에 살며시 담궈 보았다.

이렇게 차가울 수가! 발의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이곳은 진정으로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힐링숲이 분명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400여 년 전 과거로의 여행을 하며 조상의 숨결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힐링되는 곳, 바로 덕동마을이다.

 

관련포스트 : 덕동마을로 힐링여행 떠나볼까? 포항시 기북면 오덕동 애은당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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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을 대표하는 산인 내연산은 해발 710m로 그리 높지 않고 능선도 완만하지만
크지 않는 산 속에 거느리고 있는 12폭포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남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 산이다.
일찌기 겸재 정선은 내연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내연삼용추>에 그 모습을 담기도 했다고 한다.

내연산의 주봉으로 알려진 향로봉은 전문 산악인들이나 찾는 험한 코스라서
대부분의 산악인들은 문수암으로 올라 문수봉을 거쳐 계곡으로 하산을 하는데
등산을 즐기지 않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사시사철 사랑을 받는 곳이 내연산 계곡이다.

내연산 계곡, 또는 보경사 계곡이라고도 부르는 이 계곡의 정식 이름은 갑천 계곡이다.
이 갑천 계곡을 포항 시민들이 특히 사랑하는 이유는 
보경사 경내를 지나 연산폭포까지 비교적 완만한 계곡 트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등산로가 잘 갖추어져 있어 가벼운 운동화차림으로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내연산 입구에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한 보경사가 자리잡고 있는데 절 자체는 크게 불 것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등산객들은 보경사를 관람하지 않고 내연산으로 바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입구에서는 여전히 연령, 단체 구분없이 2,500원의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어서 등산객들과의 마찰이 많다.
필자도 입구에서 거금의 문화재 관람료를 냈지만 쿨하게 보경사를 그냥 지나쳐 바로 계곡으로 향한다.




내연산에 숨은 12폭포를 다 돌아보려면 거의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연산폭포까지 2.5km의 거리를 가볍게 걸어보기로 한다.
소나무와 잡목들이 우거진 계곡 트레킹 코스는 평평하게 다져진 길은 아니지만 오밀조밀 심심치 않고
대부분의 길은 굳이 등산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될만큼 완만하고 편안하다.





오솔길을 오르면 왼쪽으로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이어져 눈을 시원하게 하고




오르막에는 군데군데 이렇게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편안한 차림으로 오르내릴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대부분 숲길이라 요즘같이 더운 날에 피서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오르다가 계곡 옆 바위에 앉아 발을 담그고 놀면 금새 땀이 다 식고 물소리, 새소리와 함께 신선의 경지를 체험할 수 있다.




계곡이 깊고 물이 많은 산인 내연산 계곡에는 총 12개의 폭포가 있는데
상생폭포라는 이름을 가진 이 폭포는 주변 절벽과 절벽 위에서 자라는 나무들로 인해 주변 경관이 너무나 아름답다.




상생(쌍생)폭포의 왼쪽 바위를 기화대(妓花臺), 폭포 아래 소를 기화담(妓花潭)이라고 부르는데
옛날 절벽 위에서 풍류객과 가무를 즐기던 기녀가 술에 취해 절벽 아래 소로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비단결 같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폭포 줄기를 담으려면 삼각대를 가지고 와야 하지만
콤팩트 디카 하나 달랑 든 편안한 차림으로 걷는 계곡 트래킹이라 사진에 대한 욕심은 버리기로 한다.




보현 폭포는 이렇게 수줍은 듯 그 모습을 바위 뒤로 살짜기 숨겼다.
아름다운 그 자태를 드러내 주어도 좋으련만.....

보현폭포 이후로는 계곡을 따라 삼보폭포, 문수폭포, 잠룡폭포가 이어지는데
계곡 트레킹 코스 저 아랫쪽으로 폭포가 펼쳐지는 탓에 그 모습을 제대로 담기는 어렵다.





얼마 걷지 않으니 이내 구름다리가 나타나고 그 아래로 관음폭포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병풍처럼 우뚝 솟은 선일대와 비하대, 학소대의 모습을 뒤로 하고
당당하게 서 있는 구름다리, 그 아래 두줄기로 흘러내리는 관음폭포,
바로 옆 바위에 뚫려있는 관음굴, 
넓직하게 물이 고인 감로담이 이루어내는 모습은 가히 한폭의 그림이다.






겸재 정선도 내연산의 폭포를 좋아하여 그의 진경산수화인 <내연삼용추>에
잠룡폭포와 관음폭포, 연산폭포의 모습을 한폭의 그림으로 남겨두었다.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으로 있을 때에 그린 <내연삼용추>에는 맨 위에서부터 연산폭포, 관음폭포, 잠룡폭포의 모습이 담겨져있다.





출렁출렁거리는 구름다리를 건너 모퉁이를 돌아서면 12폭포 중에 가장 낙차가 크고 아름답다는 연산폭포가 나타난다.





고개를 들어보니 폭포에서 바위절벽의 높이는 30m 정도......




비가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터라 물줄기는 옆 사람의 말이 잘 안 들릴 정도로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리고
날아 흩어지는 물방울은 폭포 앞에 선 사람들의 등줄기에 고인 땀을 일시에 식게 만들어준다.




떨어져 흩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계곡 위에 무지개 다리가 생겼다.
연산폭포에서 만나는 무지개는 그야말로 선녀들이 건너는 구름다리이다. 





폭포 아래 바위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새겨놓고 간 이름들이 여기저기 새겨져있다.
겸재 정선도 이곳을 찾은 기념으로 '정선갑인추(甲寅秋)'라는 글을 새겨놓고 갔다던데 바위가 위험하여 제대로 찾지 못했다.




다시 구름다리를 지나 관음폭포 앞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연산폭포의 윗부분으로 올라본다.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윗부분이 이렇게 평온하고 고요하다니......
바위 위에 앉아 가져간 김밥을 먹으며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너무나 시원하고 온몸이 편안하다.




폭포가 떨어지는 학소대 꼭대기로 올라서 아래를 보니 연산폭포의 윗부분이 보인다.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정말 장관이다.




높은 절벽 위에 올라 서서 주변을 살펴보니 오금이 짜릿짜릿하게 저려오긴 하지만 아래서 못보던 새로운 절경이 반겨준다.





내친 김에 절벽 위에 납작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어보기로 한다.
이러다가 실수로 미끄러져 기암절벽 아래로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落花)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니겠지?





절벽을 깔고 엎드린 배가 간질잔질, 발바닥이 짜릿짜릿, 오금도 저려오지만 용기를 내어 절벽 아래를 보니
관음폭포 아래 아까 건너온 콘크리트 다리가 보이고 그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함께 이어지는 계곡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카메라를 줌인해서 보니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한참을 엎드려 있으니 어느새 절벽 위에 엎드려 있다는 두려움도 멀리 사라지고
주변의 산새 소리까지 귓전으로 들려오니 여기가 바로 신선경이 아닐까.....





"나 지금 내연산에 와 있거든. 근데 산이 되게 좋다.
폭포가 12개나 있는데 다 예쁘고 올라가기가 쉬워 너도 좋아할 것 같고......
다음에 같이 한번 와볼까 해서......"
영화 '가을로'에서 갑천계곡을 찾은 김지수가 유지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축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계곡을 따라 얼굴을 내미는 12폭포가 너무나 아름다운 곳,
가족끼리 와도 좋지만 연인끼리 오면 더욱 사랑스러운 곳. 포항 내연산 갑천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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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의 대표적인 음식을 들라면 대부분 과메기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소주 마니아들의 최고의 안주인 과메기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기 때문.
하지만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말린 것이므로
겨울철 아니고는 제대로 된 맛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과메기를 제외하고 구룡포 명물 음식을 들라면 전복죽과 모리국수를 들 수가 있다.
전복죽이야 전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이니 설명할 것도 없지만
'모리국수'는 또 뭔가? 하실 분이 계실 듯 하다.
포항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다.

이전에 이미 구룡포 모리국수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그 맛을 보지 못했는데
얼마전에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와 함께
구룡포 모리국수도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리국수 맛을 보기 위해 구룡포로 향했다. 





구룡포 골목에는 모리국수집이 여러집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집은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비롯하여 '꿀꿀이식당','모정 식당', '초원식당, '석병 분식'...등이다.

필자는 처음에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물어물어 가다보니
골목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이나 구룡포 새마을문고 옆에서'모리국수'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응.....? 이집은 TV에 나왔던 집은 아닌데.....? 다리도 아프고 찾기도 힘들고..... 에라~~이 집에라도 들어가보지 뭐.'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니 실내가 완전 썰렁하니......사람이......없다!
앗...잘 못 들어온건 아닐까? 돌아서 다시 나가기도 민망하고......
식사 시간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아무도 없으니 느낌이 완전 쎼......하다.





메뉴를 보니 모리국수는 주문하는 인원에 따라 가격이 틀리는데 2명이 주문하면 14,000원,  3명은 20,000원,
4명이상의 인원이 주문하면 일인당 6,000원이니 일인당 5,000원 정도한다는 다른 모리국수집보다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모리국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국수를 주문했는데도 곁들이 반찬이 네가지 나왔다.
오이 무침, 도라지 무침, 부추 무침, 그리고 재피를 뿌린 명치 육젓 무침......
모두 경상도 반찬 답게 짭쪼롬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다른 모리국수집이 대부분 건면을 사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모리국수는 손으로 직접 미는 손칼국수인 것이 특징이다.
주인 아저씨의 허락을 받고 직접 칼국수를 미는 현장을 찍으려고 하니 
아주머니는 "이렇게 누추한데를 찍어 뭐할라꼬....."하면서 엄청 계면쩍어 하신다.
제대로 된 조리대도 없이 주방 옆에 붙은 방문턱에 반쯤 갈라진 둥근 상을 걸쳐 놓고 허리를 구부려 반죽을 미는 것이 너무나 불편해 보인다.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조리하면 좋을텐데......옆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안쓰럽다.





홍두깨로 슥슥 밀어 얇게 편 반죽을 이리저리 척척 접더니 손이 안 보이게 빨리 칼국수를 써는 아주머니.
마치 기계로 썰어낸 듯 일정하게 썰어낸 칼국수면을 보니 하루 이틀 칼국수를 민 솜씨가 아닌 듯 하다.





다 썬 칼국수는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가닥이 들러붙지 않게 살짝 살짝 추스린 다음 끓이게 된다.




이윽고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에 재료들이 담겨져 나왔다.
셋팅되어 있는 상태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미니 성격 급한 주인 아저씨가 국자로 얼른 뒤집어 버린다.
윽....아직 사진 못 찍었는데.....!
재료들은 심히 단순하다.
국수, 미역추, 아귀.....등 여러가지 생선에 깻잎, 양파, 콩나물, 대파....그리고 올려진 양념장이 거의 전부이다.





처음에는 약간 희멀겋더니 휘저어 끓이니 양념장이 어우러져 국물이 뻘건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생전 처음으로 생선을 넣고 끓이는 칼국수를 보는지라 그맛이 어떨지 호기심 가득이다.





모리국수는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기 때문에
국수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그날그날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오늘 모리국수의 주 재료는 구룡포에서 미역추라고 부르는 엄청 못생긴 생선과 아귀, 미더덕.....등이다.





그래서 "전번에 먹을 때는 아귀를 넣고 끓여주더니 이번에는 왜 아귀를 안 넣고 동태를 넣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구룡포에서는 촌놈(?) 취급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벽에 붙은 메뉴에 '모리'라는 음식 이름 위에 '森(나무 빽빽할 삼)'자가 써져있길래
주인 아저씨께 "생선을 숲같이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모리(森)국수라고 부르는건가요?"라고 물으니
주인 아저씨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며 설명을 시작하신다.

"빽빽할 삼字의 뜻을 아는 분 같으니까 내가 '모리'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갈체 주끼요.....
구룡포 사람들이 모리국수를 많이 먹지만 정작 모리국수가 뭔교? 하고 물으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니더.
스펀지 ZERO에서 방송되기로는 모리국수의 어원이
첫째는 '이 국수가 뭔교?'하고 물으면 '나도 모리는데(모르는데)....'하고 대답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했다고 하고
둘째는 여러가지 해산물을 모아서(모디) 끓인다고 해서 모디 국수라고 했다가 그게 변해서 모리국수라고 했다 하기도 하고
셋째로 일본말로 모리(숲 같이 재료를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해서 모리 국수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다고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모리 국수'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말이라 이말입니다.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인데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걸 봤지요?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니 '모리국수'라고 하는 말이 어법에 맞는 말은 아니지요."

"아....그럼 '모리국수'라고 말하는건 '역전앞'이라고 부르는거나 '처갓집'이라고 말하는거나 같은 이치겠네요.
그래서 이집 메뉴엔 '모리국수'라고 쓰지 않고 '모리(森)'라고 썼네요?"

"맞니더.....! 손님이 뭘 제대로 아시네요!
그러니까 '모리'라는 말이 이미 '국수'를 이르는 말인데 '모리국수'라고 부르는건 틀린 말이라 이거지요!"






필자가 열심히 들어주는데 신명이 난 아저씨, 국수는 끓다가 못해 한창 졸아들고 있는데도
메모지에 한자까지 열심히 휘날려 쓰시며 설명을 하신다.
"저......사장님.....국수 다 퍼지는데요......."하고 말하고 싶은걸 참으며 열심히 듣고 있자니
국수가 졸아드는걸 눈치 채신 주인 아저씨, 그제야 서둘러 국수를 퍼서 앞접시에 담아 주신다.


 

 
그릇에 담긴 국수를 보니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심하게 걸죽하다.
'이런......다 퍼진 국수를 무슨 맛으로 먹지? ㅠㅠ" 이렇게 생각하며 시큰둥하게 한젓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그렇게 국물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면발이 탱글탱글하고 국물은 진하고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생선도 부드럽게 잘 익은데다 양념이 골고루 잘 배어들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생선을 넣고 끓였는데도 비린 맛이 전혀 안 난다는게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





"후루룩......후루룩......쩝쩝접.....와, 진짜 얼큰하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프라이팬 하나를 다 비웠다.





모리 국수 한 프라이팬을 다 비워서 이미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도 불구하고 주인 아저씨는
"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으면 기똥 차니데이~"하시면서 서비스로 밥 한공기까지 볶아주신다.





걸쭉하고 질펀하게 볶아진 밥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이미 과하게 먹어 배를 두드릴 지경이었지만 이 또한 싹싹 비워 그릇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생선을 넣어 영양만점이며 얼큰한 모리국수는 다른 지역의 칼국수와는 차별되는 특별한 맛이다.
필자는 구룡포의 많은 모리국수집 가운데 초원식당 모리국수에 대해 소개해 드렸지만
구룡포 부두에는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는 모리국수집이 골목 마다 자리잡고 있으니
이번 여름 포항 구룡포 쪽으로 휴가를 오시는 분들은 구룡포의 명물 음식 모리국수를 꼭 체험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며.....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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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메인에 소개가 되었네요..감사합니다^^ 

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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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겨울.
코끝을 알싸하게 하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날개 돋히게 팔려나간 먹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전국 애주가들에게 최고의 안주로 손꼽히는 '과메기'이다.

경북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는
전국 유통량의 50% 가량이 죽도시장에서출하되는데
주말이면 대구,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과메기를 사려는 인파로
죽도 시장 좌판을 가득 메워 시장은 그야말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포항 죽도 시장에서 출하되는 과메기는 영덕, 울진에서도 나오긴 하나
대부분은 포항 인근 구룡포읍에서 말린 것이다.
구룡포가 과메기의 최대 생산지로 히트를 치는데에는
영일만 호미곶이라는 지정학적 위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태백산맥을 넘어온 북서풍과 염분이 제대로 뒤섞이는 영일만의 해풍은
과메기 맛을 배게 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과메기'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도 있을 것인데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을 말한다.


 


과메기의 어원은 예전에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하는데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근래에 와서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고 비싼데다
청어 과메기는 건조 기간이 오래 걸려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청어 과메기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서 청어 풍년인 해에는 청어 과메기가 대량으로 나오기도 한다.




과메기는 보통 20마리를 새끼로 엮어 말리는데 이것을 통과메기(엮걸이)라고 한다.
통과메기는 겨울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20일 정도가 되면 먹기 좋게 꾸덕꾸덕해진다.





하지만 요즈음은 통과메기보다 꽁치나 청어의 배를 째고 내장을 들어 낸 편과메기(배지기)가 더 많이 유통되는데
이것은 통과메기를 손질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편과메기의 경우는 꾸덕해지는데 2~3일 정도면 된다.





과메기 말리는데 최적의 조건은 한겨울에 영하 5, 6~영상 6, 7℃의 기온과 40%의 습도를 유지하는 데다
살짝 소금기가 밴 영일만 갯바람까지 가세하면 겨울철 최고의 별미 ‘구룡포 과메기’로 다시 태어난다.
과메기는 손가락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약간 있는 정도가 건조가 잘된 것이며
잘 말린 과메기는 꾸덕꾸덕하고 쫀득쫀득하여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과메기는 꽁치를 반 정도 말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먹어보면 생각처럼 많이 비리지 않다.
간혹 비린 맛이 나는 과메기는 제대로 말리지 않은 것인데 차가운 바닷바람으로 자연 건조시킨 것을 상품으로 친다고......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증가하고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체력 저하나 정력 저하를 막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과메기는 피부 미용에는 특효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메기 기름으로 미용 비누도 생산하고 있을만큼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저녁에 과메기를 먹고 잔 날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본 여성분들은 과메기가 얼마나 피부에 좋은지를 체험해 보셨을 듯......




과메기를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맛을 창조해낼 수 있다.
싱싱한 물미역과 초고추장맛이 과메기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데 초고추장은 너무 짜거나 달지 않아야 한다.
김이나 배추잎에 물미역을 놓고 초고추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미역은 과메기의 기름기가 잘 배이도록 해 과다한 영양 섭취를 억제하고, 마늘은 과메기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데
잘 건조된 과메기 한 점을 양념장에 푹 찍어 김과 미역, 마늘, 고추, 미나리 등과 함께 싸서 입에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전국 어디서든 하루만에 택배가 가능한 지금은 서울이든 부산이든 앉아서 과메기를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최고의 과메기 산지인 구룡포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덕장을 둘러보고 먹는 맛에는 비길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요즈음 구룡포 항구에는 과메기 전시장도 있어 여러 덕장의 신선한 과메기들을 즉석에서 맛보고 구입할 수 있어 좋다.

전국 애주가들이 최고의 안주라고 한결같이 손꼽는 포항 구룡포 특산 과메기의 제철은
차가운 해풍이 부는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라고 하니 지금이 과메기를 먹기엔 최적기라고 하겠다.
포항 구룡포에 오셔서 항구 풍경과 과메기 덕장을 둘러보고 신선한 과메기를 맛보신 후 
주변 일본인 가옥거리와 대보 호미곶 광장, 등대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바다 정취를 즐기는 코스,
이 여행길을 '과메기 로드'라고 맘대로 명명해 본다.
미각과 시각이 함께 충족되는 과메기 로드!
겨울이 가기 전에 들려봐야 할 필수 여행길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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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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