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낙지'라는 음식을 들어보셨는지....

부산이 원조인 조방낙지는 그 유래가 일제강점기로 거슬려 올라간다.

'조방'이라는 말은 과거 대륙침략을 꿈꾸던 일제가 추진한 '남면북양' 사업중 

남면의 한축을 담당했던 '조선방직'을 '조방'이라 하며,지금의 부산 범일동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식민지 노동자의 값싼임금에 기초를 둔 이 조선방직공장은 가혹한 노동 환경과 폭압적인 노조관리로 악명이 높았다고 하는데......

 

그러한 시대적인 아픔과 애환이 묻어있던 조선방직을 주변으로 하여 

훗날 근로자들을 위한 값싸고 영양많은 푸짐한 음식이 탄생하였으니 그게 바로 '조방낙지'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조방낙지. 경북 포항에도 오래 된 조방낙지식당이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포항시 북구 중상상가6길에 위치한 조방낙지. 오가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중앙상가길 뒷쪽에 위치한 이 식당은

1985년에 개점을 했다고 하니 올해로 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조방낙지 한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포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들어갔던 추억이 서려 있는 오래 된 식당.

필자도 포항에서 근무할 때 자주 가던 식당인지라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았다.



10년만에 찾아왔지만 식당의 외관은 물론 실내 장식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메뉴는 낙지전골, 낙지볶음, 새우볶음이지만 대부분 손님들은 낙지볶음을 주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인지라 이집의 상차림은 매우 신속하다.

주문하자마자 옛날 밥공기처럼 오목한 반찬 그릇에 반찬들이 후다닥 베풀어진다. 



    


     


     


     



원목 통판을 이용한 상이 비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반찬은 좁고 깊은 밥공기에 나오는데 반찬들은 대부분 깔끔하고 먹을만 하다.





밥은 커다란 스테인리스 면기에 넉넉하게 담아내진다.

낙지볶음이 완성되면 얹어 비벼먹기에는 넓은 면기가 제격이다.





그리고 바로 가스버너 위에 프라이팬이 올려진다. 

가스버너는 요즘 많이 쓰는 휴대용이 아니고 콕을 열어 불을 붙여 쓰는 옛날식이다.

프라이팬도 아주 얇은 옛날 프라이팬. 연탄불 위에 올리던 옛날식 프라이팬을 2014년이 된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프라이팬 안에는 양념 불고기, 새우, 낙지와 버섯, 당면이 들어있고 마늘과 빨간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입맛을 돋군다.


 



얇은 프라이팬과 가스 버너의 강력한 화력으로 인해 내용물은 얼른 끓어오른다. 보글보글......

양념과 낙지, 불고기, 새우 등 내용물이 잘 섞이도록 국자로 이리저리 휘저으니 금방 낙지볶음이 완성되었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든 낙지볶음을 한국자 떠서 밥 위에 올려 놓았다.

이제 면기에 담긴 밥과 이리저리 잘 섞어서 데쳐서 준비된 다시마쌈, 케일쌈, 깻잎쌈과 싸먹으면 되는 순간이다.





오랜만에 먹어본 조방낙지. 감흥과 아울러 새로운 맛이 입안으로 스며든다.

뻘에서 캐 낸 인삼이라 부를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한 낙지. 원기를 돋우는데는 낙지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방직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식인 조방낙지는  

오늘날에도 갖은 스트레스를 안고사는 근로자들의 피로를 날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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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의 대표적인 음식을 들라면 대부분 과메기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소주 마니아들의 최고의 안주인 과메기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졌기 때문.
하지만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말린 것이므로
겨울철 아니고는 제대로 된 맛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과메기를 제외하고 구룡포 명물 음식을 들라면 전복죽과 모리국수를 들 수가 있다.
전복죽이야 전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이니 설명할 것도 없지만
'모리국수'는 또 뭔가? 하실 분이 계실 듯 하다.
포항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다.

이전에 이미 구룡포 모리국수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그 맛을 보지 못했는데
얼마전에 스펀지 ZERO 국수 특집에서 안동 건진국수, 경주 회국수와 함께
구룡포 모리국수도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리국수 맛을 보기 위해 구룡포로 향했다. 





구룡포 골목에는 모리국수집이 여러집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집은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비롯하여 '꿀꿀이식당','모정 식당', '초원식당, '석병 분식'...등이다.

필자는 처음에 TV에 방영되었던 '까꾸네 모리국수'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물어물어 가다보니
골목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이나 구룡포 새마을문고 옆에서'모리국수'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응.....? 이집은 TV에 나왔던 집은 아닌데.....? 다리도 아프고 찾기도 힘들고..... 에라~~이 집에라도 들어가보지 뭐.'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니 실내가 완전 썰렁하니......사람이......없다!
앗...잘 못 들어온건 아닐까? 돌아서 다시 나가기도 민망하고......
식사 시간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아무도 없으니 느낌이 완전 쎼......하다.





메뉴를 보니 모리국수는 주문하는 인원에 따라 가격이 틀리는데 2명이 주문하면 14,000원,  3명은 20,000원,
4명이상의 인원이 주문하면 일인당 6,000원이니 일인당 5,000원 정도한다는 다른 모리국수집보다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모리국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국수를 주문했는데도 곁들이 반찬이 네가지 나왔다.
오이 무침, 도라지 무침, 부추 무침, 그리고 재피를 뿌린 명치 육젓 무침......
모두 경상도 반찬 답게 짭쪼롬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다른 모리국수집이 대부분 건면을 사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모리국수는 손으로 직접 미는 손칼국수인 것이 특징이다.
주인 아저씨의 허락을 받고 직접 칼국수를 미는 현장을 찍으려고 하니 
아주머니는 "이렇게 누추한데를 찍어 뭐할라꼬....."하면서 엄청 계면쩍어 하신다.
제대로 된 조리대도 없이 주방 옆에 붙은 방문턱에 반쯤 갈라진 둥근 상을 걸쳐 놓고 허리를 구부려 반죽을 미는 것이 너무나 불편해 보인다.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조리하면 좋을텐데......옆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안쓰럽다.





홍두깨로 슥슥 밀어 얇게 편 반죽을 이리저리 척척 접더니 손이 안 보이게 빨리 칼국수를 써는 아주머니.
마치 기계로 썰어낸 듯 일정하게 썰어낸 칼국수면을 보니 하루 이틀 칼국수를 민 솜씨가 아닌 듯 하다.





다 썬 칼국수는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가닥이 들러붙지 않게 살짝 살짝 추스린 다음 끓이게 된다.




이윽고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에 재료들이 담겨져 나왔다.
셋팅되어 있는 상태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미니 성격 급한 주인 아저씨가 국자로 얼른 뒤집어 버린다.
윽....아직 사진 못 찍었는데.....!
재료들은 심히 단순하다.
국수, 미역추, 아귀.....등 여러가지 생선에 깻잎, 양파, 콩나물, 대파....그리고 올려진 양념장이 거의 전부이다.





처음에는 약간 희멀겋더니 휘저어 끓이니 양념장이 어우러져 국물이 뻘건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다.
생전 처음으로 생선을 넣고 끓이는 칼국수를 보는지라 그맛이 어떨지 호기심 가득이다.





모리국수는 구룡포 주민들이 그날그날 갓잡은 신선한 생선이나 여러가지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여먹던 국수이기 때문에
국수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그날그날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오늘 모리국수의 주 재료는 구룡포에서 미역추라고 부르는 엄청 못생긴 생선과 아귀, 미더덕.....등이다.





그래서 "전번에 먹을 때는 아귀를 넣고 끓여주더니 이번에는 왜 아귀를 안 넣고 동태를 넣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구룡포에서는 촌놈(?) 취급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벽에 붙은 메뉴에 '모리'라는 음식 이름 위에 '森(나무 빽빽할 삼)'자가 써져있길래
주인 아저씨께 "생선을 숲같이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모리(森)국수라고 부르는건가요?"라고 물으니
주인 아저씨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며 설명을 시작하신다.

"빽빽할 삼字의 뜻을 아는 분 같으니까 내가 '모리'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갈체 주끼요.....
구룡포 사람들이 모리국수를 많이 먹지만 정작 모리국수가 뭔교? 하고 물으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니더.
스펀지 ZERO에서 방송되기로는 모리국수의 어원이
첫째는 '이 국수가 뭔교?'하고 물으면 '나도 모리는데(모르는데)....'하고 대답했다고 해서 모리국수라 했다고 하고
둘째는 여러가지 해산물을 모아서(모디) 끓인다고 해서 모디 국수라고 했다가 그게 변해서 모리국수라고 했다 하기도 하고
셋째로 일본말로 모리(숲 같이 재료를 빽빽하게 넣고 끓인다고 해서 모리 국수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다고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요!"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모리 국수'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말이라 이말입니다.

'모리(森)'라는 것은 일본어로 '많은, 무성한(盛)'이란 뜻인데 
일본 국수 소바가 나올 때 국수 면발을 둥글게 말아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서 주는걸 봤지요?

국수 위에 국수를 얹어 포개진 것을 '모리'라고 하니 '모리국수'라고 하는 말이 어법에 맞는 말은 아니지요."

"아....그럼 '모리국수'라고 말하는건 '역전앞'이라고 부르는거나 '처갓집'이라고 말하는거나 같은 이치겠네요.
그래서 이집 메뉴엔 '모리국수'라고 쓰지 않고 '모리(森)'라고 썼네요?"

"맞니더.....! 손님이 뭘 제대로 아시네요!
그러니까 '모리'라는 말이 이미 '국수'를 이르는 말인데 '모리국수'라고 부르는건 틀린 말이라 이거지요!"






필자가 열심히 들어주는데 신명이 난 아저씨, 국수는 끓다가 못해 한창 졸아들고 있는데도
메모지에 한자까지 열심히 휘날려 쓰시며 설명을 하신다.
"저......사장님.....국수 다 퍼지는데요......."하고 말하고 싶은걸 참으며 열심히 듣고 있자니
국수가 졸아드는걸 눈치 채신 주인 아저씨, 그제야 서둘러 국수를 퍼서 앞접시에 담아 주신다.


 

 
그릇에 담긴 국수를 보니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심하게 걸죽하다.
'이런......다 퍼진 국수를 무슨 맛으로 먹지? ㅠㅠ" 이렇게 생각하며 시큰둥하게 한젓가락 떠서 먹어보니...... 오~~!
그렇게 국물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면발이 탱글탱글하고 국물은 진하고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생선도 부드럽게 잘 익은데다 양념이 골고루 잘 배어들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생선을 넣고 끓였는데도 비린 맛이 전혀 안 난다는게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





"후루룩......후루룩......쩝쩝접.....와, 진짜 얼큰하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프라이팬 하나를 다 비웠다.





모리 국수 한 프라이팬을 다 비워서 이미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도 불구하고 주인 아저씨는
" 남은 국물에 밥 볶아 먹으면 기똥 차니데이~"하시면서 서비스로 밥 한공기까지 볶아주신다.





걸쭉하고 질펀하게 볶아진 밥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이미 과하게 먹어 배를 두드릴 지경이었지만 이 또한 싹싹 비워 그릇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생선을 넣어 영양만점이며 얼큰한 모리국수는 다른 지역의 칼국수와는 차별되는 특별한 맛이다.
필자는 구룡포의 많은 모리국수집 가운데 초원식당 모리국수에 대해 소개해 드렸지만
구룡포 부두에는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는 모리국수집이 골목 마다 자리잡고 있으니
이번 여름 포항 구룡포 쪽으로 휴가를 오시는 분들은 구룡포의 명물 음식 모리국수를 꼭 체험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며.....


올려드린 맛집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모든 리뷰는 전혀 댓가를 받지 않고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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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메인에 소개가 되었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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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겨울.
코끝을 알싸하게 하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날개 돋히게 팔려나간 먹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전국 애주가들에게 최고의 안주로 손꼽히는 '과메기'이다.

경북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는
전국 유통량의 50% 가량이 죽도시장에서출하되는데
주말이면 대구,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과메기를 사려는 인파로
죽도 시장 좌판을 가득 메워 시장은 그야말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포항 죽도 시장에서 출하되는 과메기는 영덕, 울진에서도 나오긴 하나
대부분은 포항 인근 구룡포읍에서 말린 것이다.
구룡포가 과메기의 최대 생산지로 히트를 치는데에는
영일만 호미곶이라는 지정학적 위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태백산맥을 넘어온 북서풍과 염분이 제대로 뒤섞이는 영일만의 해풍은
과메기 맛을 배게 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과메기'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도 있을 것인데 과메기란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밤에는 냉동을, 낮에는 해동을 거듭하여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을 말한다.


 


과메기의 어원은 예전에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하는데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근래에 와서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고 비싼데다
청어 과메기는 건조 기간이 오래 걸려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청어 과메기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서 청어 풍년인 해에는 청어 과메기가 대량으로 나오기도 한다.




과메기는 보통 20마리를 새끼로 엮어 말리는데 이것을 통과메기(엮걸이)라고 한다.
통과메기는 겨울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20일 정도가 되면 먹기 좋게 꾸덕꾸덕해진다.





하지만 요즈음은 통과메기보다 꽁치나 청어의 배를 째고 내장을 들어 낸 편과메기(배지기)가 더 많이 유통되는데
이것은 통과메기를 손질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편과메기의 경우는 꾸덕해지는데 2~3일 정도면 된다.





과메기 말리는데 최적의 조건은 한겨울에 영하 5, 6~영상 6, 7℃의 기온과 40%의 습도를 유지하는 데다
살짝 소금기가 밴 영일만 갯바람까지 가세하면 겨울철 최고의 별미 ‘구룡포 과메기’로 다시 태어난다.
과메기는 손가락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약간 있는 정도가 건조가 잘된 것이며
잘 말린 과메기는 꾸덕꾸덕하고 쫀득쫀득하여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과메기는 꽁치를 반 정도 말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먹어보면 생각처럼 많이 비리지 않다.
간혹 비린 맛이 나는 과메기는 제대로 말리지 않은 것인데 차가운 바닷바람으로 자연 건조시킨 것을 상품으로 친다고......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재료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어린이 성장과 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증가하고
또한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체력 저하나 정력 저하를 막아주는데 도움이 된다.
과메기는 피부 미용에는 특효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메기 기름으로 미용 비누도 생산하고 있을만큼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저녁에 과메기를 먹고 잔 날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본 여성분들은 과메기가 얼마나 피부에 좋은지를 체험해 보셨을 듯......




과메기를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맛을 창조해낼 수 있다.
싱싱한 물미역과 초고추장맛이 과메기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데 초고추장은 너무 짜거나 달지 않아야 한다.
김이나 배추잎에 물미역을 놓고 초고추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파를 함께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미역은 과메기의 기름기가 잘 배이도록 해 과다한 영양 섭취를 억제하고, 마늘은 과메기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데
잘 건조된 과메기 한 점을 양념장에 푹 찍어 김과 미역, 마늘, 고추, 미나리 등과 함께 싸서 입에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전국 어디서든 하루만에 택배가 가능한 지금은 서울이든 부산이든 앉아서 과메기를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최고의 과메기 산지인 구룡포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덕장을 둘러보고 먹는 맛에는 비길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요즈음 구룡포 항구에는 과메기 전시장도 있어 여러 덕장의 신선한 과메기들을 즉석에서 맛보고 구입할 수 있어 좋다.

전국 애주가들이 최고의 안주라고 한결같이 손꼽는 포항 구룡포 특산 과메기의 제철은
차가운 해풍이 부는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라고 하니 지금이 과메기를 먹기엔 최적기라고 하겠다.
포항 구룡포에 오셔서 항구 풍경과 과메기 덕장을 둘러보고 신선한 과메기를 맛보신 후 
주변 일본인 가옥거리와 대보 호미곶 광장, 등대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바다 정취를 즐기는 코스,
이 여행길을 '과메기 로드'라고 맘대로 명명해 본다.
미각과 시각이 함께 충족되는 과메기 로드!
겨울이 가기 전에 들려봐야 할 필수 여행길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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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이제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 여러분은 새해맞이를 어떻게 할 예정이신지 궁금하다.  지난번 소개해 드린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가락 사이로 2010년의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감격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안 계신지?  혹시 호미곶에서 <헌>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감격과 행운을 체험하셨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룡포에 들려 밤새도록 새로운 해를 기다리며 깔깔해진 위를 죽으로 달래어 보심은 어떠신지....


호미곶에서 남쪽으로 차를 달려 구룡포에 이르면 부두 못 미쳐 나타나는 '구룡포 할매 전복집'.  외지에까지 알려진 상당히 유명한 맛집이고 작년에는 롯데 백화점에 분점까지 개점한 30년 전통의 전복집이라고 해서 아주 크고 화려한 식당인가 했더니 웬걸...살짝 골목으로 들어앉은 2층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다.  지금은 할매 전복집의 원조가 되시는 '할매'이신 시어머니가 타계하고 며느리인 김정희씨가 2대째 전복집을 하고 있다. 

" 어머니가 하실 때는 자연산 전복이 앞바다에서 많이 났는데,
요즘은 여기 것만으로는 물량이 모자라 동해 전역에서 나는 전복을 쓴다"는데

종패(새끼전복)를 동해안을 따라 뿌려뒀다가 자라면 해녀나 해남(경북 동해안에는 해남이 있다)이 들어가서 채취하는 식이다.
완전 자연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양식산도 아니니....
마치 장뇌 산삼과 같은 방법의 전복 채취라고나 할까?

메뉴는 전복회, 전복 물회, 전복 비빔밥, 전복회국수, 해삼 무침.....전복을 이용한 여러가지 음식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전복죽을 시켜보았다.

1인분에 12,000원.....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전복죽을 끓이는 동안 도토리묵이 나왔다. 도토리묵의 맛이 제대로이다.



간소하지만 깔끔한 반찬과 ......



무지 소박한 부추전.....



그리고 커다란 그릇에 한가득 짙은 녹색을 띤 전복죽이 나왔다.
짙은 녹색을 띤 전복죽의 비결은 싱싱한 전복에다 전복 내장을 적당히 으깨어 넣는 특유의 조리법에 있다고 한다. 



전복살이 얼마나 들었나.....하고 숟가락을 넣어 휘저어 보니 제법 큼지막한 전복살이 숟가락에 걸려 올라온다.
큼지막하게 썬 전복살이 대여섯개나 죽 속에 들어 있으니 다소 비싸다고 생각했던 전복죽값이 이해가 된다.




잘게 썰지 않고 큼직하게 썬 전복살이 다른 지역 전복죽과는 모양새가 다르고 한입 떠서 입에 넣으니 전복의 신선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영양가 만점인 전복죽 한 그릇을 다 먹고 나니 포만감에 온 세상이 내것 같고 추운 날씨에도 몸에 따스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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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낡았지만, 빛 바랜 정다움이 있는 소박한 마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지금은 인근의 호미곶 해맞이 광장의 명성에 가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어촌 마을이 되었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동해안 최대의 항구였던 곳.
아직도 뒷골목길은 3,4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며 구룡포 명동에는 일제 시대의 적산 가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여명의 눈동자같은 드라마나 마요네즈 같은 영화의 회상 장면이 여기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외지인들은 별로 볼 것 없는 어촌이라며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빛 바랜 마을 구룡포.
한번쯤은 차에서 내려 좁은 구룡포 뒷골목으로 성큼 들어가 오래 전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기도 하고

소박하고 정감어린 부두나 해변에서 싱싱한 회나 과메기, 전복죽을 맛보는 것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구룡포의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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