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건축가, 환경운동가, 건축치료사로 불리우는 훈데르트바서(Hundert wasser)는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를 통해 인간성 회복을 주장하고
자연의 법칙으로부터 기인한 모티브로 예술 활동을 펼쳤으며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현대 미술의 새로운 한 획을 그은 작가이다.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이 전시된 비엔나의 마술관 쿤스트하우스빈 바로 옆에는 그가 디자인한 레스토랑 '둥겔분트'가 있다.
레스토랑 이름 '둥켈분트'는 '암다채(暗多彩)'란 뜻으로
훈데르트바서는 원색인 칼라에 물기가 더해져서 더욱 빛을 발하는 어둡고 다채로운 색감 둥겔분트를 너무나도 좋아했다.





둥겔분트는 쿤스트하우스빈  건물에 바싹 붙여서 지어졌는데 앞 마당은 온통 나무와 넝쿨식물로 뒤덮였다.





트렌치 코트를 입은 오스트리아 신사의 뒤를 따라 둥겔분트의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쿤스트하우스빈의 블랙과 화이트의 체커보드 무늬의 컨셉을 따라 둥겔분트 역시 블랙과 화이트의 체커보드 무늬로 뒤덮여 있다.





블랙과 화이트가 반복되는 체커보드 무늬지만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이 아니고 크거나 작고, 삐뚤거나 깨어져있으며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등 하나도 일정하지 않은 무늬가 레스토랑 바닥 전체를 뒤덮고 있고





바닥 뿐 아니라 쿤스트하우스빈과 이어진 벽에도 체커보드 무늬가 이어지는데 역시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무늬가 일정하지 않지만 난잡하지 않고 파격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균형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이 들게 한다.





눈에 뜨이는 디자인 외에 레스토랑 내부가 온통 살아숨쉬는 식물들로 뒤덮여있는 것 또한 둥겔분트의 특징이다.





훈데르트바서는 사람이 건축물을 지으면서 빼앗은 식물의 공간을 옥상이나 옥내 정원으로 다시 만들어 
살아갈 터전을 잃은 식물들에게 충분한 자리를 얻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럼으로써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파라다이스를 이루길 원했기 때문에 
그가 디자인한 모든 건물에는 어디든 이와 같이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온실처럼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천정이 유리로 된 것이 이곳에서는 당연한 일로 보인다.





모든 작품의 원료를 자연에서 가져왔지만 평생 자연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았던 훈데르트바서는 
버려진 빈 병이나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건축 자재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둥겔분트에서는 이렇게 깨어진 타일과 색유리를 모아 붙여 예술로 승화시킨 멋진 테이블도 있어 앉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레스토랑에 왔으니 이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여 음식을 맛볼 차례다.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앉은 테이블 역시 훈데르트바서의 멋진 회화 작품이다.





식사 전에 탄산이 섞인 '알름두들러(Almdudler)'라는 음료를 먼저 맛본다.
살짝 찝찔한 느낌이 나면서 톡 쏘는 맛! 음...그다지 기분좋은 맛은 아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어찌나 탄산 음료를 좋아하는지.....!
생수인줄 알고 사서 열어보면 어김없이 탄산수여서 시원한 생수 한병이 너무나도 그리웠던 기억이 난다.





스프와 메인 디쉬로 이루어진 간단한 점심 메뉴에서 먼저 나온 호박 스프는 정말 엄청나게 짜다.
우리나라 사람이 소금 섭취가 많다지만 비엔나에서 이날 먹은 스프는 너무 짜서 물을 타서 드시는 분도 있었다는.....^^;;





메인 디쉬는 파스타와 돼지고기가 한접시에 담겨져 나왔는데 요리의 이름은 '슈바인츠라구나'이다.
스파게티는 평범한 맛이고 돼지고기는 살코기만으로 되어 있어 약간 퍽퍽한데 소스 역시 많이 짠 편이고
한 접시에 담겨 나온 음식의 양이 남자들도 다 먹기 힘들 정도로 많아 필자는 다 먹지 못하고 남겨야만 했다.





레스토랑 둥겔분트를 떠나기 전에 꼭 들려야 할 곳은 화장실이다.
지난번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한 휴게소 아우토그릴 화장실도 구경하셨겠지만
이곳 둥겔분트의 화장실 역시 훈데르트바서의  디자인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화장실이기 때문이다.





남녀가 마주보고 있는 타일 작품 가운데 문을 밀고 들어서면 남녀 화장실로 갈라지게 된다.





세면대 앞에 서니 쪼끄만 거울이 정말 귀엽다.
커다란 전신 거울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이 보기엔 다소 답답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개성 만점인 프레임 속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흔하지 않는 기분좋은 경험이다.
거기다 가운데를 톡 건드려 멋지게 깨어진 거울이라니......!





화장실 안도 역시나 예술 작품이다.
늘 하얀 타일이 반듯하게 정열된 화장실만 보다가 사선으로 눕기도 하고 깨진 것을 이어붙이기도 한 타일을 볼 때의 신선함이란.....!
편안하게 앉아 볼일을 보며 좌우의 멋진 예술 작품을 즐기는 것 또한 훈데르트바서의 화장실에서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다.





식사를 마치고 둥겔분트 마당으로 나오니 이곳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져 뒹구는 낙엽조차 멋스럽다.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어 생활로 녹아드는 곳, 바로 훈데르트바서의 레스토랑 둥겔분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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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마술사 훈데르트바서는 우리의 외피와 의복에 이어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집과 건물을 세번째 피부라고 표현했다.
행복한 집과 다채로운 집을 꿈꾸던 그는 자연스럽게 건축에 관심을 가졌고
자신만의 이념과 꿈을 반영하는 건축물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스스로의 창의성과 꿈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城)을 짓기를 바랬을 뿐만 아니라
집은 외부에서 건물을 바라 볼 때 누가 사는 지 알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이 담긴 집을 지을 수가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주거지의 창문을 에워싼 공간만이라도 스스로 만들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권리를 '창문의 권리'라고 불렀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쿤스트하우스빈,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등 그가 디자인한 모든 건물은
제마다 모양이 다른 창문으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뜨이는 건물은
오스트리아 그라쯔(Graz)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는 블루마우 온천 리조트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상이 공존하는 이곳의 건물은 땅에서 금방 솟아난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있는 느낌을 전해주고
금방이라도 동화 속의 난장이가 집안에서 불쑥 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마져 들게 하며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를 그대로 살려서 지은 집들은
유선형으로 물결치듯 서로 이어지다가 땅으로 연결되며 언덕으로 이어진다.
모든 지붕은 1m이상 흙으로 덮고 옥상 정원을 만들었는데 지붕이 온통 잔디와 나무로 우거져 있어
언덕을 산책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지붕 위로도 돌아다니게 된다.

312개의 객실이 있는 블루마우 온천 리조트에는 창문이 무려 2,200개나 된다.
하지만 창문이 이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양의 창문은 하나도 없다. 

블루마우에 머무는 동안 사람들은 2,200개의 서로 다른 창문을 통하여
그동안 억눌렸던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동화의 성(城)의 왕자와 공주가 되는 것이다.

2,200개의 표정을 가지고 있는 블루마우의 창문들.
그중 일부를 사진으로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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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데르트바서의 미술 작품과 그가 디자인한 건축물을 돌아보기 위한 오스트리아 여행,
이번에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빈,Wien)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km를 달려
스티리아(Styria, Steiemark)주에 위치한 바른바흐(Barnbach)로 향한다.
스티리아의 주도 그라츠(Graz,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에서 얼마 멀지 않은 바른바흐는 
스티리아주 보이츠베르크구에서도 가장 조그만 도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도시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곳에 훈데르트바서가 새롭게 디자인한 성 바바라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평화롭다 못 해 한산한 느낌까지 드는 시골 마을 바른바흐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성바바라 교회에 이르니
바로 앞에 보이는 교회 건물....
아.....교회가 너무 예쁘네....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유럽을 여행하는 중에 그 도시를 대표하는 교회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날아갈 듯 가벼워보이는 교회는 처음이다.
많은 유럽의 교회들이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과 함께 근엄하고 묵직하게 버티고 있다면
훈데르트바서의 교회는 쓸데없는 권위를 훌렁 벗어 던진 듯 가볍고 행복해 보인다.




성 바바라 교회(Church of St. Barbara)입구에는 그가 디자인한 건물에는 빠질 수 없는 분수가 자리잡고 있다.





역시 겨울이라 분수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성모상인가 했더니 광부와 건축업자의 수호성인인 성녀 바바라상이란다.
전승에 의하면 그녀는 디오스쿠루스의 딸로서 뛰어난 미모를 지녔는데,
그의 부친은 수많은 청혼자들의 기를 꺾기 위하여 그녀를 탑 속에 가두었다고 한다.
어느날 부친은 그녀가 크리스챤이 된 것을 발견하자 그녀를 죽이려고 덤벼들었으나
아버지의 분노를 피하여 기적적으로 도망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곧 다시 붙잡힌 그녀는 이번에는 재판관 앞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였다.
이러한 벌로도 만족하지 못한 그의 부친은 그녀를 산으로 끌고가서 죽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녀는 끝내 순교를 당하게 되었다고.....




교회 파사드(facades)엔 마치 유치원 아이가 그린 듯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심볼들이 한가득 새겨져 있다.





교회 첨탑 높은 곳을 장식하며 화려하고 근엄하게 자리잡고 있기 십상인 시계는
여기서는 가볍게 변모했으며 심지어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두개의 시계 중 하나는 상식을 뒤엎는 시계!  아예 윗부분이 없다.
그리고 시계의 숫자도 8,9,10,11,12,1,2,3,4......뿐이다.  도대체 5,6,7은 어디로 실종된거지?
시간을 어떻게 보는건지 아무리 보아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하다....아시는 분 조언 주시길....




교회 파사드(facades) 왼쪽에 새겨진 이 심볼을 보고 왜 국민은행 로고가 여기에 있지? 하며 우스개 소리를 하는 분이 계셨는데
P자에 X자가 겹쳐진 이런 십자가 모양의 심볼은 카톨릭 교회의 제단이나 제구에 많이 쓰이는 것을 본다.
이는 그리스어인 '크리스토스(Xρωτδ = XPISTOS)'의 앞에 두 글자 X와 P를 따온 말로서
영어로는 크라이스트(Christ)로, 한국에서는 그리스도라고 읽으니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말이다.
읽을 때는 '엑스 피' 나 '피 엑스'로 읽으면 안되는데 이 단어는 그리스어이므로 '키로'(Chi Ro)로 읽어야 한다고.....
크리스 마스를 뜻하는 X-Mas의 X가 바로 이 키로 (XP)를 뜻하는 말로서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의 미사'를 의미하는 말이다.




파사드의 왼쪽에는 이렇게 돛을 단 배가 그려져 있다.
어쩐지 훈데르트바서의 자유로운 영혼을 감싸 주었던 보트 레겐탁(Regentag)과 같은 느낌을 준다.





파사드의 옆면엔 대형 십자가와 기도하는 사람의 형상이 모자이크로 되어 있다.





교회 첨탑에는 오스트리아의 교회에서 볼 수 없는 양식인 황금색의 꾸뽈(Coupole)이 눈에 확 들어온다.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에는 어디든지 이 꾸뽈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이는데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블루마우, 그리소 심지어는 슈피텔라우 소각장의 높은 굴뚝에도 이 꾸뽈 양식이 채용된 것을 볼 수 있다.

꾸뽈(Coupole)이란 러시아 -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양파 모양의 돔을 일컫는 말인데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있는 바실리 성당의 돔 등에서 볼 수 있는 러시아 정교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꾸뽈은 신에 대한 간절한 기도를 형상화한 것으로 둥근 양파 머리는 촛불을, 그 위의 십자가는 촛불의 심지를 의미하는데
러시아 정교회 건물에 하나같이 꾸뽈이 서 있는 것은
꾸뽈이라는 촛불이 인간의 간절한 기도의 염원을 하늘을 향하여 대신 태운다는 의미라고 한다.





종탑의 옆면과 뒷면에도 역시 시계가 있는데 옆면의 시계를 자세히 보면 '스마일'의 형상이다.
이마에 해당되는 윗부분에는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하트가, 웃는 입 모양은 움직이지 않는 믿음을 상징하는 닻이,
그리고 두 눈은 알파와 오메가로 되어 있는데 이는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
하는 요한계시록 1:7~8절의 말씀에서 따 온 것이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슥슥 그린 것 같은 이 형상들을 보니 보는 필자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교회를 둘러싼 마당에는 특이하게도 세계 모든 종교를 의미하는 열두개의 문들이 서 있다.
기독교, 유태교, 불교,  이슬람교, 일본의 신도, 기타 원시 종교의 상징물까지.....





Friedrich  Zeck 신부의 계획에 따라 훈데르트바서는 세인트 바바라 교회를 재 디자인하는 일을 허락했는데
훈데르트바서는 교회 주변 또한 이 계획에 포함시켜 달라고 했고 세계 모든 종교를 의미하는 열두 개의 문들을 디자인했다.













유대인인 훈데르트바서가 카톨릭 교회 마당의 12개의 문에 각 종교의 상징을 박아 둔 것은 그의

종교 다원주의 성향 때문인 듯.....
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자신의 민족이 겪는 아픔을 똑똑히 목도했기에 종교가 서로 관용하고 대화함으로 평화를 유지하길 원했다.





이 교회를 재디자인한 것은 1987년인데 화가인 훈데르트바서가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기능주의와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현대 건축들이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는 신념이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의 메마른 건축들을 치료하여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동거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크고 작은 건축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게 되면서 ‘건축 치료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의 예술이 ‘행복한 삶의 추구’에 기초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그가 인간이 실질적인 삶을 영유하는 공간인 건축물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자연의 굴곡을 그대로 보존하고 바닥의 갈라진 틈 사이에 식물이 자라나며 불규칙하며 둥글게 굴려진 구석과 모서리’ 등
그가 추구한 공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행복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암다채(暗多彩)를 좋아하지만 성 바바라 교회 벽의 색감은 전혀 어둡지 않고 너무나 가볍고 밝다.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둡고 음산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오묘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톤의 벽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마력까지 있다.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에 대한 철학을 생각하며 교회 건물과 마당의 상징물들을 다 훑어 본 후 내부를 보기 위해 교회 문을 밀고 들어가 본다.





눈 앞에 펼쳐지는 교회의 내부는 의외로 외부와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훈데르트바서가 재디자인한 건물이니 교회 내부도 의례히 구불구불한 곡선과 울퉁불퉁한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교회 안은 의외로 평범하다고 느껴질만큼 단순하고 간결하다.


 

 
이렇게 외부와 내부가 다른 것은 훈데르트바서는 교회의 외부 디자인과 마당의 종교적 상징물을 디자인하고
교회 안 인테리어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 내부 장식도 훈데르트바서 스타일로 했더라면 더욱 통일미가 있었을텐데.....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훈데르트바서는 교회 내부의 두군데만 디자인했는데 그 중 하나는 교회 출입문 왼쪽 세례반 뒤에 있는 나선형 창문이다.





훈데르트바서는 나선은 생명의 원초적인 형태이며 자연과 닮은 유기적인 형태라고 생각했고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나선은 인간의 삶과도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했다.
하나의 나선은 가늘고 약하지만 돌고 돌아 겹쳐질수록 그 세계는 견고해지고 풍성해지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인 동시에 다른 존재와 존재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훈데르트바서의 나선창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양과 색의 배합이 우리나라 부채 태극선과도 흡사한 느낌을 준다.





또 하나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은 제단 위 예수 그리스도상의 후광 부분이다.





십자가상의 예수상에서 비치는 후광은 빛의 습성상 똑바로 나가지만 
직선으로 된 부분도 자세히 보면 삐뚤빼뚤한 모자이크 타일을 붙여서 완성했다.
직선의 표현도 곡선으로 하는 훈데르트바서. 정말 누구도 하기 힘든 발상의 전환이다.




훈데르트바서의 색채 감각과 그의 남다른 생각이 함께 빚어낸 멋진 작품 성 바바라 교회.
날이 흐리고 우중충한지라  아이들의 그림 같이 천진난만한 이 교회를 환하게 담아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 날아갈 듯 가볍고 쾌활하고 즐거운 교회에 찬란한 햇살이 비추어주었더라면 더욱 화사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아쉬움 때문이었을까.....그의 천진함과 자유에 대한 감동 때문이었을까.......
떠날 시간이 되어서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재촉하는 소리를 여러번 들은 후에야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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