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아하고 정교한 토기를 본 적이 있으신지......







국보 91호인 이 '기마 인물형 토기'는 1924년 경주 노동동에 있는 금령총에서 발굴한 것이다. 

금령총은 6세기, 다시 말해서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쯤의 신라 무덤인데

지하에 목관과 곽을 만들고, 그 위에 돌과 흙을 두껍게 덮은 무덤이다(적석 목곽분이라고 한다).






항공 사진으로 금령총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황남대총, 천마총이 있는 대능원이 길너머로 보이고 가운데 길을 중심으로 하여

오른쪽이 노서리 고분군(서봉총이 있는 곳), 봉황대,금령총이 있는 곳이 노동리 고분군이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금관은 보물 제338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었는데

금관테에 출자(出字) 모양 입식 3개와 사슴뿔 모양 입식 2개를 세우고 곱은옥은 달지 않았다. 

아래로는 금방울,달개 등으로 꾸민 드리개가 달려 있어서 고분에 금령총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금령총 내부에서 금관 외에도 금제 허리띠, 유리잔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어 신라 왕족의 무덤으로 여겨지는데 

특이한 점은 금령총의 금제 허리띠의 길이가 다른 것과 달리 무척 짧은 것으로 보아

어쩌면 무덤의 주인은 일찍 죽은 왕자였을지도 모른다고.....






1924년 금령총 발굴 당시의 생생한 사진에서 현장감이 느껴진다.




기마 인물형 토기는 말을 탄 사람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숨은 기능이 있다.

이 토기는 신라 왕실에서 술이나 물을 따르는데 쓰이던 주자(注子,주전자)인 것이다.

말 등의 깔때기로 액체를 넣고 말 가슴의 대롱으로 액체를 따르게 되어 있다.







당연히 말 내부는 비어 있어 물 240cc 정도를 담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위의 엑스레이 투시 사진에서 기마 인물형 토기의 속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라 사람들은 이처럼 말을 이용한 독창적인 주자를 만들었는데 왜 말을 디자인에 응용했을까...

이는 말이 죽은 자를 하늘로 인도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믿음 때문에 경주 덕천리 출토 기마 인물상을 비롯하여 






경주 미추왕릉 지구 출토 서수형 토기와 같이 옛무덤에서는 말과 관련된 자료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이 토기와 함께 하인으로 여겨지는 또 하나의 기마 인물형 토기가 출토되었는데

손에 방울을 들고 있어서 앞장 서서 하늘로 주인을 안내하는 듯 하다. 




 

기마인물형 토기 출토 당시의 사진 기록에서 실제로 발견 당시 하인상이 주인상 앞에 놓여 있었던 걸 볼 수 있다. 








어려서 죽은 왕자가 말의 인도를 받아 하늘에 도달해서도 왕족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편안하게 시종의 호위를 받으면서 살 것을 기원하여 그런 부장품을 넣어 장사지냈으리라....



죽은 왕자의 내세를 위해 무덤에 함께 넣었던 기마인물형 토기.

왕자의 유체는 흙이 되어 흔적도 없어졌지만 기마인물형토기는 엊그제 만든 것처럼 그대로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데....



천 오백년이 지난 지금 복제품이나마 들고 한 잔 술을 따라 마시면

"거 인생 참 무상하구나..."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올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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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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