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애정하는 이다(2da)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인 <불완展>이

2018년 6월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삐딱'님의 갤러리인 '앤케비넷'이 전시 공간인데요.





갤러리 2층으로 올라가니 조그마한 의자가 제일 먼저 맞아 주었습니다.

어쩐지 여기 앉아서 <불완展> 인증샷을 찍어야만 할 것 같더군요.





지난 토요일 작가 도슨트(dosent) 시간에는 동시에 50명이나 되는 인원이 전시장에 몰려왔다는데

주말이 아닌 평일에 찾아간지라 한결 조용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왜 <불완展>인가? 하는데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줄 글이 제일 앞에 걸려 있었는데요.


누구에게든 흠집은 있다. 깨어진 부분도 있다.

이다의 여섯번째 개인전 <불완展>은

내면 자아의 부서지고 깨어진 흔적,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다.


인간은 어떤 사고(accident)로 깨진 접시가 된 것이 아니라

본래 그리 타고 난 존재라는걸 말하고 싶어 깨진 접시를 그리기 시작했나 봅니다.





이다(2da)작가의 지난 전시에는 도록이 없었는데 이번 전시에는 도록을 출판한 것이 눈에 뜨였어요.

도록을 사는 것은 작가의 전시 작품을 모두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얼른 도록을 손에 집어 들었는데요.

불완전 연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도록 맨 처음 부분에 쓰여 있었어요.


'불완전함(incomplete)에 대한 생각은 오래 되었다.

10년 전, 목회자인 아버지는 설교 중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깨진 접시와 같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고 하지만

깨진 곳으로 어떤 것이든 금방 새어나가 버린다.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이 필요하다."

그 순간 나는 종교적인 의미를 깨닫기에 앞서 '인간은 깨진 접시' 라는 말과

그것이 품고 있는 강렬한 이미지에 사로잡혔다. 불완전 연작의 시작이었다.

-'불완展' 도록에서-


도록을 잠시 살펴 본 후 작품 하나 하나를 상세히 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불완展의 모든 작품은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이번 전시의 메인 그림인 <불완전. 완전>인데요. 

구름에서 내린 비가 깨진 컵 위로 흘러내려 강을 이루고

깨진 접시가 만든 산 사이로 강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불완전 강산>

불완전한 깨진 접시들이 만든 강산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

불완전한 것들이 모여 있는 그림인데 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것일까요?





메인 그림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그림이 <불완전 테이블>이었습니다.

완전한 자연물로 둘러 싸인 가운데 깨진 접시에 누워 있는 이다(2da)가 충격적이었는데요.

그림 마다 등장하는 깨진 접시에 대한 의문은 작가의 그림 설명에서 풀리게 되었습니다.


그림 속의 깨진 접시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상징한다.

접시와 함께 등장하는 자연물. 즉 새, 늑대, 해, 달, 별, 구름, 번개, 비, 돌, 물,나뭇잎, 산들은

영원한 완전성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인간은 깨진 접시이며 자연물은 온전한 접시이다.

반대로 자연물은 완전함에 대한 갈망이 없고, 인간은 스스로 깨어져 있음을 늘 인지하고 완전함을 갈구하는 존재이다.

-'불완展' 도록에서-





제일 큰 사이즈의 그림인 <불완전 세계>입니다. 

러프한 느낌이 너무 맘에 들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늑대까지 그려져 있어 좋았어요.

노출 콘크리트의 카페 벽에 걸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림이었는데요.

거실에 걸어두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사고 싶은 그림 1호로 찜했습니다.





<INCOMPLETE - 염원>

벨벳 끈에 묶인 두 손은 한 사람의 손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마주 잡은 손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해와 달, 산이 있는 완전한 자연 속에 마주 잡은 두 손은 무엇을 염원하고 있을까요.

그림 속에 담긴 의미도 의미지만 너무나 예쁜 그림이라 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 2호로 찜했습니다.





<INCOMPLETE 플라스틱 플라워>

이다(2da)의 <불완展> 작품에서 자연물은 모두 완전함(complete)을 상징하지만

이 꽃은 플라스틱 플라워를 그렸기 때문에 불완전함(Incomplete)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INCOMPLETE - 풀밭 위의 점심 식사>

특이하게도 사각 프레임이 아닌 타원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이 몇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입니다.

접시와 테이블의 선명한 보색이 아주 맘에 드는 작품이었어요.





<INCOMPLETE - 지하 바다>





<INCOMPLETE - 불완전 공유>





<IINCOMPLETE - 낙원>

선악과로 추정되는 나무를 바라 보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INCOMPLETE - 비 맞는 산>

깨진 접시가 이룬 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너무 귀여웠어요.





<INCOMPLETE - RED, BLUE>





<INCOMPLETE - MINT, PINK>





<담을 수 없는 비>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고 하지만 깨진 곳으로 어떤 것이든 금방 새어나가 버리는 

불완전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은 그림이었습니다.





<in INCOMPLETE>





<불완전 우물>

작은 사이즈의 그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이었어요. 불완전한 인간의 현실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왼쪽은 <불완전 우물>, 오른쪽은<두개의 마음>인데요.

오른쪽 <두 개의 마음>은 면에 자수로 직접 수놓은 것이었습니다.





 <INCOMPLETE - 완전.불완전>, <깨진 접시가 별을 먹다>

종이 위에 목탄으로 그린 왼쪽 그림 <INCOMPLETE - 완전.불완전>이 특히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불완전방>

유일하게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고 디지털 프린트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한쪽에는 도록 끝부분에 실린 동화<불완전 세계> 원판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불완전 세계>를 먼저 읽어보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불완전(INCOMPLETE) 연작의 아이디어 스케치들도 전시되어 있어 어떻게 작품 구상이 이루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빛이 잘 드는 창가에 마련된 <불완展샵> 또한 전시장에 오는 분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었는데요.

주머니가 가벼워 작가의 원화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기분 좋은 코너였습니다.





진열된 엽서를 여러 개 사서 따로 따로 액자에 넣어 벽에 장식하면 아주 멋질 것 같았어요.





원화 이미지로 만든 핀도 너무나 귀여웠는데요. 필자는 10개나 사서 백이나 옷에 달았답니다. 포인트로 안성맞춤이었어요!





자석도 되고 병따개도 되는 일석이조 불완전 자석도 선물용으로 딱이었구요.





길드로잉할 때 메고 다닐 수 있는 길드로잉 가방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다(2da)작가가 손으로 직접 밀어서 만든 실크 스크린 에코백도 마음에 들었는데요. 

원화가 새겨진 에코백을 매니 뭔가 모르게 간지가 나는 것 같더군요.  작가가 직접 만든 것이라 더더욱.





원화 이미지로 만든 책갈피도 있었는데요. 안에 자석으로 되어 있어 책장에 붙이면 딱 하고 들어붙는 것이에요.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이라서 선물용으로 구입하기엔 아주 좋더라구요.





이다(2da)작가의 작품으로 만든 핸드폰 케이스도 대표적인 굿즈(goods)였어요.

필자는 제일 마지막 <불완전 강산>그림으로 된 핸드폰 케이스를 주문했는데요. 집으로 배송해 준다고 해요.





지난번 전시에 나왔던 늑대 그림 핸드폰 케이스도 너무 멋지죠.





커다란 창 앞 테이블에는 이다(2da)의 원본 노트와 함께 그동안 출간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편안하게 앉아서 작가의 원본 노트를 얼마든지 오래 감상해도 되었어요. 작가의 원본 노트를 직접 만져 보는 감격스러움!

















아리랑 TV 다큐멘터리 '길, Drawing Tour with 2da'에서 그렸던 작업 노트 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작게 걷기, 끄적끄적 길드로잉, 리얼토킹, 내 손으로 발리, 내 손으로 교토, 내 손으로 치앙마이......등 

이다(2da)의 저서와 작업 도서 십여 권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심지어 2003년 출간되어 지금은 구하기도 힘든

이다의 허접질, 무삭제판 이다플레이도 이곳에서 직접 살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다른 전시와는 달리 '불완展"전시를 관람하러 오시는 분들은 전시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주 길었는데요.

한 시간 이상 머무르며 작가의 세계에 빠져 드는 분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작가의 불완전한 세계와 자신의 불완전한 세계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불완展>이었습니다.



완전한 해와 달, 별과 산과 구름, 그들을 바라보는 불완전한 너와 나.

완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불완전한 우리는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 

-불완展 도록에서-



Copyright 2da.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작가의 허가를 받은 후 작품을 촬영하고 게시하였습니다.



Posted by 루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