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와 왈츠의 본 고장, 음악의 도시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비엔나.
비엔나 시내에는 미술 전시를 알리는 시설물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시선을 끈다.

13세기 후반 이후 600년간 합스부르크 왕가는 비엔나(빈,Wien)을 황제의 도시로 삼고
비엔나를 기점으로 유럽 대부분의 영토를 지배하였는데
권력의 척도가 얼마나 많은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가로 결정되던 시대에
유럽 최고의 미술 작품들이 비엔나로 몰려든 것은 당연한 결과.

이와 같이 유럽 최고의 화려한 미술 문화를 지니고 있는 비엔나에는 
빈 미술사 박물관, 벨베데레 궁전, 알베르티나 미술관 등 셀 수 없이 많은 미술관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클림트, 에곤 쉴레 등 '빈 분리파'의 작품을 마음껏 관람할 수 있는 곳은 
비엔나 자연사 박물관과 미술사 박물관 건물의 길 건너편에 위치한 
박물관 지구 뮤지엄 쿼터(뮤제움스 콰르티에,Museums Quartier,MQ)이다.





2001년 6월 미술관 단지로 개관한 이곳은 미술을 축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가 망라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약 일만평 가량의 부지인 뮤지엄 쿼터는 놀랍게도 예전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굿간이었다고 하는데
전체 틀을 둘러싼 마굿간의 형태를 그대로 남겨둔 채로 전시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젊은 복합 문화 공간인 이곳 뮤지엄 쿼터에는 레오폴드 미술관, 현대 미술관 무목(MUMOK), 쿤스트할레 빈,
줌 어린이 미술관과 담배 박물관 같이 전시 위주 공간과 함께 건축 전시 및 공연 이벤트 공간인 건축 센터, 무용 이벤트 공간인 탄츠 콰르티에,
실험적인 뉴 미디어 전시 공간인 퍼블릭 넷 베이스, 어린이 전용극장과 영화관, 디자인 숍, 카페테리아 등
10 여개의 독립적인 공간이 유기적으로 커다란 단지를 이루고 있어 관람객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이 복합 미술 단지에서 필자가 돌아 본 곳은 레오폴드 미술관이다.
미술관 앞에 이르러 건물을 바라보니 아니! 이게 그 유명한 레오폴드 미술관이란 말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고전적인 건축 양식이 시내 건물의 주를 이루고 있는 비엔나의 미술관 건물이 이리도 썰렁할 수가 있나.....
아무런 장식도 없고 마치 상자처럼 네모 반듯한 기능성 위주의 미술관이라니!
도무지 예술성도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현대적이지도 않는 황당한 미술관 건물 외관에 약간은 실망감이 앞선다.


레오폴드 뮤지엄은 2001년 개관했다고 하니 정말 역사가 짧은 미술관이다.
하지만 루돌프 레오폴드와 그의 아내가 수집해 온 5,000점 이상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레오폴드 미술관은 현대 오스트리아 회화 작품 중 가장 훌륭한 컬렉션을 자랑하는데 
쿠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등 '빈 분리파'의 작품을 특화 전시하여 
1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진주 같은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20점이나 되는 에곤 쉴레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에곤 쉴레 미술관으로도 불리우기도 한다.





필자가 갔을 때에는 클림트, 에곤 쉴레, 콜로먼 모저 등 빈 분리파 작품 외에 세잔느, 피카소, 쟈코메티  특별전도 열리고 있었는데
에곤 쉴레 마니아라면 꼭 들려보아야 할 레오폴드 미술관과 소장 작품 소개는 다음 기회에 올려드리기로 하고......





레오폴드 미술관의 멋진 작품 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미술관 문을 나서니 어느새 저녁 시간.
미술관 문을 나서니  어.....! 아까와는 바깥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동행한 분들의 "우와~!!!!"하는 감탄 소리에 뒤를 돌아 미술관을 보니 세상에나~!
창고 같이 밋밋하고 심심하기만 하던 레오폴드 미술관 벽에 아름다운 영상이 그려져 있다.





MQ로고를 새긴 비행기가 날아가며 떨어뜨린 수많은 선물 상자가 미술관 벽에 가득 하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가 바쁘다.
필자도 질새라 무한 셔터질을 반복했다.
이런! 이런 멋진 야경을 위해서 삼각대가 필수인데....!
무거운 삼각대를 가지고 올 수가 없어 손각대로만 이런 풍경을 담은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화려한 PIGI 쇼는 미술관 벽 뿐만이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레오폴드 미술관 뿐 아니라 뮤지엄 콰르티에 마당 바닥 전체가 화려한 영상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낮에는 미술관 마당에 웬 비닐 하우스인가? 어울리지 않게.....! 라고 생각했던  가건물들도 모두 화려한 색색의 전구들로 치장을 했다.





대체 뭐하는 곳이지....?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비닐로 둘러싸인 가건물들은 음식물과 주류등을 파는 가건물들이다.
안에는 비트가 강한 음악 속에서 흔들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비엔나 젊은이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낮과 밤의 모습이 이리도 다를 수가 있다니.....!
죽어 박제된, 격식만 차리고 있는 미술관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숨쉬고 즐기는 뮤지엄 쿼터의 모습들은 못내 부럽기만 했다.





이곳에서 비엔나의 젊은이들과 함께 음료를 나누며 비엔나의 예술과 낭만을 만끽해보고 싶었지만
느긋한 밤시간을 보내기엔 너무나 여유가 없는 여행자인지라
새로운 얼굴로 변신한 뮤지엄 쿼터의 야경을 뒤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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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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